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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홀릭 - 유쾌한 런더너 박지영의 런던, 런더너, 런던 라이프
박지영 지음 / 푸르메 / 2010년 7월
평점 :
런던홀릭을 읽으면서 저자의 열정적이고 도전적이며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남편의 뒷바라지와 자신의 향햑에 대한 열정과 어린 자식의 교육을 위해 분투하고 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더욱 자극이 되었다.
아직 영국 런던의 생활 모습과 물가 수준,다민족,다언어,다종교가 뒤섞여 영국의 심장,런던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읽으면서 영국은 현대화 속에서도 옛 모습을 잃지 않으며,급속화 보다는 느리게 변모해 나가는 색다른 인상을 받게 되었다.
저자의 남편 직업이 건축가로서(니콜라스 그림쇼에서 근무) 영국에서도 꽤나 엘리트들만 모이고 알아 주는 회사에서 근무해서인지,영국의 천정부지같은 물가수준을 따라 갈 수 있었던거 같다.먹는거부터 월세,유치원비,교통비등 영국의 물가수준은 살인적이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그 높은 물가를 웬만한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어 그만 중도하차하고 귀국했을텐데,저자는 다행스럽게도 그곳에서 학업과 여행,자식 교육을 위해 투자를 할 수 있었고,그 고단한 삶의 편린과 과정이 이 도서 안에 고스란히 남아 독자들의 시복을 안겨 주었던 것이다.
저자는 중앙일보 기자생활을 해서인지 필체가 사실,사건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어,읽는 내내 런던홀릭에 홀릭당하고 만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인상에 남는 것은 영국인들의 인내력이다.비행기를 타려고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기다리는데,기상악화나 기타 문제로 비행기를 제시간에 못타게 되면 대부분의 한국인이라면 항공사에 불만은 기본이고 배상금까지 걸고 넘어질 판인데,영국에서의 사정은 비행기가 올때까지 묵묵히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오리라는 심경으로 대기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영국인의 심성이고 영국의 국민성일까,몇 백년 된 건물도 헐지 않고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되 내부의 결기된 부분은 유지보수하면서 깨끗한 새집처럼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변화보다는 옛것을 살리며 살아가는 그들의 보수적인 기질이 국민성에도 잘 나타나 있는거 같다.
또한 공무원들의 청렴결백과 단 돈 몇 푼이라도 개인적으로 착복하고 횡령한다면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한국을 이끌어 가는 분들은 자못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은 기질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의 파워가 세다고 한다.그래서인지 남편은 가정의 생계를 위해 죽도록 일을 해도 집에 들어오면 밥짓기만 빼고,설겆이,세탁,육아,쓰레기 버리기등을 도맡아 한다고 하며,으례 그렇게 습관이 되었다 한다.샐러리맨들의 유일한 낙은 동료,친구들과 만나 펍(선술집)에 가서 맥주로 인생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고 여성들은 자신의 몸매 가꾸기등에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또한 동물의 천국인지는 모르겠지만,애완견,애완묘가 있을 정도로 사람보다도 개나 고양이를 끔직이도 사랑하고 챙긴다는 것이다.동물에 대한 생각의 차이일지 모르지만 식육으로 하기 위한 한국의 정서와는 너무도 대비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
한국의 기준으로 볼때 물가,세금수준이 상상을 초월하는 영국이지만 그들은 노인들이나 장애인,아이가 줄줄이 딸린 가정들에 복지혜택을 부여하는 모습도 한국과는 크게 대비가 되며,그들만이 갖고 있는 생각과 체제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이 된다.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영국의 이모 저모를 낱낱이 현장 르포형식으로 전해준 저자의 유쾌발랄한 여행 이야기가 오래도록 남을 것같다.영국 현지를 떠나 이웃 나라의 잠깐 동안의 여행기도 무척 정성이 담긴 수기라 여행에 관심이 많은 내게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