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色, 광狂, 폭暴 - 제국을 몰락으로 이끈 황제들의 기행
천란 엮음, 정영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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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광폭(色狂暴) 이 단어는 분명 인간의 뇌를 어지럽게 하고 정상인이 아닌 소인배나 뇌의 구조가 한 쪽으로 쏠린 불건전성을 띠게 하고 고개를 절로 흔들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또한 아편과 같이 중독성이 짙기에 한 번 빠지면 그 맛에 홀려서 헤어나오기 또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특히나 한 국가를 이끌고 최고 권좌에 있는 사람이라면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을 가졌을 테이고 군주제에 있던 그 옛날이라면 사람 하나 죽이고 살리는 것은 ’누워 떡 먹기 보다’도 더욱 쉬운 일이고 권좌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이라면 이성보다는 일인의 생각과 감정이 우선임에 틀림이 없다고 본다.

 예나 지금이나 권좌에 오른 이들의 겉으로 드러난 실체보다는 그늘에 가려지고 눈에 보이지 않아 ’그럴까,그럴리가 없지’라고 애써 외면해 버리고 마는 상상의 일들이 중국 북경대 학자 천란에 의해 중국 황제의 기원인 진 이세 영호해부터 명 희종 주유교까지 20인의 기이한 행동을 색광폭으로 나뉘어 엮어졌는데 읽어 가는  순간순간이 섬뜩하기도 하고 해괴망측하기도 하며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변태적인 행각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왜 그들은 그들의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독서망양(讀書亡羊)격이 되어 후세에 손가락질을 당하고 이름을 더럽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폭정,살육,간신배 중용,주색에 홀려 근친상간,엽기적인 애정 행각,동성애,황제의 눈에 거슬리는 반대파들을 무참하게 학살하는등 자비로운 황제라기 보다는 일종의 모리배 같기도 하고 현대판 야쿠자와 같은 조폭의 변형이 아닌가 싶다.물론 이 표현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기이한 황제의 행각을 전부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그들 모두가 부모의 DNA가 어떠한지 가정 교육은 어떻게 받고 어떻게 성장해 왔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황제라는 권좌에 올라 왔는지 심히 의심스럽고 부패한 왕조가 몇 십년간을 한 제국을 좌지우지하고 휘하에선 말 한마디 제대로 간언하지 못한 채 일국의 흥망성쇠마저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무한한 권력과 명예를 받고 그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은 황제의 권력이 인간의 악한 본성을 더욱 극대화했음을 실감했고 그들보다 더욱 악랄하고도 악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면수심의 소유자들은 무수히 많다.단지 이들은 고대 역사학자에 의해 사료가 발견되어 고증이 되고 각색화하여 썩어 빠진 황제의 뇌 구조와 부패상을 보여 준 점은 또 다른 역사의 한 면을 맛볼 수가 있어 의미가 있고 중국의 유구한 역사 속에 그들이 왜 산업과 경제 발전이 뒤쳐졌는지도 가늠할 수가 있다.역시 한 나라의 사회 구조나 체제,정신적인 이념등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듯이 말이다.

 영호해,유오,유굉,사마충,유자업,소보권,고위,진숙보,양광,이현,이존욱,이욱,조길,완안량,조윤,토곤 테무르,주후조,주후충,주익균,주유교가 색광폭의 주인공이요 당대를 주물렀던 장본인들이다.물자가 풍부하지 않은 농경 시대에 기우제를 지내고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며 선정을 베풀어도 모자랄 판에 최고 권력자 황제는 제 눈에 맞으면 중용하고 빗나가면 헌신짝처럼 버리며 그것도 모자라 온갖 구실을 만들어내 살육을 자행하고 몸이 근질근질해지면 어엿한 색시들과 색을 즐기고 나아가 광분으로 변하면 남녀가 실오라기 걸치기 않은채 집단 섹스로 화하여  정사는 손에서 멀어지며 장사 기질이 많았던 한 황제는 이재에 빠지고 정권은 환관에게 넘겨 주기도 하며 아버지의 무덤에 분뇨를 쏟아 붓고 작은할아버지의 배를 가르고 눈알을 뽑아 그것을 꿀에 넣어 ’귀목종(鬼目棕)이라는 것을 만들고 친누이와 고모를 후궁으로삼고 숙부를 ’돼지왕’이라고 부르는등 음란함과 폭력성,광기의 극치를 달렸던 이도 위 20인 중에 있다.

 이제 역사는 문명의 발전을 위해 시원스레 뚫린 대로를 질주해 가고 있으며 지나온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나쳐 버린다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생각하고 판단하고 시비를 가릴줄 모르는 의미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또한 권력과 권좌에 있는 자들 선량한 시민의 눈과 귀,판단이라는 손에 의해 뽑혀 그들로부터 보다 나은 국정과 국가의 위상 제고를 원하지만 그들도 인간인지라 혹여 독서망양과 같은 처세를 하지 않을까 일침을 매섭게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역사를 만들어 가는데에는 보이지 않고 이름 없는 선량한 대다수의 시민들의 힘에 의해 탄탄하게 다져간다는 사실을 권좌에 있는 이들은 머리로만 알지 말고 마음으로 알고 함께 상생해 가는 모습을 견지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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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 유럽과 아시아를 품은 제국의 도시
존 프릴리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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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제게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이 유구한 역사와 수많은 고적들이 살아 숨쉬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곳,’이스탄불’이다.마침 손에 들고  보니 딱딱한 역사적인 교과서라는 선입견보다는 이스탄불의 탄생에서 현대사에까지 연대기 순으로 역사,문화,여행지등으로 이스탄불에 대해 문외한인 제게도 성큼 눈이 유쾌해 지는 장면들이 여기 저기에 실려 있었다.또한 주요 유적지는 주석을 달아 놓아 한층 이해를 돋구어 주는등 친절하게 엮어져서 좋았다.또한 이 도시에 대해 토박이보다도 더 정치(精緻)하게 전문성을 띠고 집필하신 존 프릴리의 현장 감각에 믿음이 가기도 했다.

이스탄불은 기원전 658년 그리스 도시국가 비잔티움  시대부터 비잔티움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릿,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을 거쳐 (현재는 수도가 앙카라로 되어 있음)현대에 이르기까지 이 도시의 화려한 도시의 역사와 생활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BC 2000년경 그리스 신화속의 보스포루스 해협의 유래,이아손의 항해 이야기등의 등장과 함께 4,000년의 세월을 아우르고 있는 셈이니 실로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와 테오도라 황후의 비잔틴 스테인드글라스,하기아 소피아의 그리스도 벽화,성 소피아 성당,톱카프 궁전의 하렘을 장식하고 있는 타일,빨간 벽의 하기야 소피아와 푸른빛의 블루 모스크등은 이스탄불의 유적지로서 그들만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이스탄불을 여행하게 되면 비탄진 문화를 꽃피웠던 그곳들을 응시하고 음미해 보고 싶은 감흥까지 일어났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을 품고 있는 이스탄불은 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보스포루스 해협에 내딛고 신화 속의 제우스의 연인 이오가 흰 암소로 둔갑한 채 해협에 뛰어들고,비자스가 "눈먼 자들의 땅 반대편"에 도시를 건설하라는 아폴로 신의 신탁에 따라 비잔티움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는 듯한 흥취도 일어났다.

그러던 천년 제국이 오스만 군에 무너지고 터번을 쓴 새 주인들이 도시명을 이스탄불로 개명하고 유적들이 이슬람식으로 바뀌게 된다.톱카프 궁전에는 술탄과 하렘의 여인들이 권력 다툼으로 암투를 벌이는 세계가 나타나고 모스크 건설,길드의 행렬도 일미이다.오스만 제국 마지막 황족이 시르케지 역에서 망명길에 오르는 모습이 처연하게 느껴지며, 1923년 터키 공화국이 탄생하면서 현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터키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지만 한국전쟁시 혈맹국으로써 아군을 돕기도 하고 2002년 월드컵 때에는 3,4전에서 우리의 건아들과 한판 승부를 벌였던 인연이 깊은 나라이다.결문에서 저자는 이스탄불로 가는 지름길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참고가 될 듯하다.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이스탄불의 역사와 신화의 주역들과 다시 만나고 기회를 만들어 멋진 이스탄불 여행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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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훔친 황제의 금지문자 - 문자옥文字獄, 글 한 줄에 발목 잡힌 중국 지식인들의 역사
왕예린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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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권력자의 눈에 가시가 되고 장애물이 될 경우에는 거의 토사구팽의 대상이 되고 주살의 과녁이 되어 왔다.

 하지만 정책의 부재,올바른 국가 경영을 위해 신하의 장고 끝에 나온 상소문이 일고의 가치도 없이 중간에서 끊기고 기회주의자들에 의해 목이 잘리고 갱유처럼 산채로 죽어가야 했던 중국의 문자옥은 희대극을 넘어 현대 정치,권력을 쥔 자들에게도 꼭 필독해야 하는 것이요,문명의 참화는 한 나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문명의 재앙이라는 것을 필지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중국의 문명사에서 문자옥은 수많은 인물들이 쓰러져 갔고 그들이 남긴 멋진 문장과 촌철살인적인 문자는 '죽음의 도구'로 혹은 '좌절의 상징'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저자는 문자가 가진 힘과 영향,이를 지키고 빼앗으려 했던 인물들의 정치.문화적 배경과 심리도 그리고 있으며 특히 문자의 힘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 주고 있다.

 30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중국의 문자옥을 보노라니 권력이란 참으로 무서운 존재라는 말 밖엔 생각이 나지 않는다.이사와 진시황제의 합작품인 분서와 갱유는 시황제의 존엄과 기득권을 확고히 하고자 정권과 관련이 없는 수많은 나부랭이 책(그들이 보았을때)들을 불사르고 적대세력을 가차없이 구덩이 속에 산채로 매장하였던 가혹하고 거대한 문자옥의 일례라고 할 수가 있다.

 그들은 지식과 문화를 짓밝고,백성들을 유린하며 옛것에 기대 절대권력을 조롱했으며, 총애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았던 한 시인,개혁과 보수의 한 판 대결,권력의 거센 물결을 피하는 자와 부딪히는 자,충직함이 화를 부르기도 했으며,간신들의 입맛대로의 역사 만들기,남송시대의 금시령 사건,곧아서 꺾이고 약아서 눌리고,추악한 황실,날뛰는 환관이 신하의 볼기를 치며,북경에서의 천문학 논쟁,가문의 영광(장정롱사건)을 이루려다 대학살을 자초하고,역모를 이용해 반역을 씨를 말리며,글과 말을 막아도 마음은 얻을 수가 없으며,청말 새로운 세상을 꿈꾼 소보 사건등을 읽고 그 시대를 음미하고 반추할 수가 있다.

 중국에서는 문자를 사랑하고 문인들을 우대했던 전성기는 당시대라고 할 수가 있다.왕발,원만경,유우석등을 들 수가 있고 송(남송.북송)대에 이르러서도 사대부에 대한 우대가 좋았던 거같다.다만 남송시대는 음모와 술수에 능한 인물들이 많이 나온 탓인지 시인들에게 '금시령'까지 내려지기도 했던 것이다.

 원에서 명으로 넘어가고 몽고족의 지배를 받던 중국은 주원장의 통치권에 들어가면서 한족의 시대를 열었건만 그들은 주원장의 출신 성분이 분명치 않아 그와 정치하기를 싫어하고 입성하더라도 곧 물러나고 말았는데,훗날 중국 국민성의 하나가 된듯하다.

 출신에 연연하고 이를 비하하는 태도는 중국인의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듯 하다.중국의 민간 이야기에는 가난한 사람이 부유한 지주를 비웃고 농민이 선비를 조롱하는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오랜기간 분출되지 못하고 쌓아온 시기심과 열등감이 표출한 것이라 할 수가 있다.주원장 역시 엹은 지식으로 문인들을 철저하게 유린하고 제거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중국 역사상 감옥을 가장 많이 드나든 사람으로는 이몽양을 들 수가 있는데 그의 문장은 그 수가 많고 재주가 커서 속박되는 것을 참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재주가 너무 많았던 탓인지 세 번이나 문자옥에 갇혔고 다섯 번이나 감옥으로 끌려갔다고 한다.

 서양에서 천문학이 들어오고 천주교가 전래되면서 중국의 위정자들은 갑자기 불어 닥친 서학에 대해 조선과는 달리 세상을 두루 보고 새로운 문물을 이해하며 수용하고자 노력했던 숭정제의 힘이 컸고 신학문과 진리에 대한 탐구열이 남달랐던서광계의 도움으로 독일 선교사 탕약망은 이국에서 화를 입지 않고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 수 있었던 시대의 행운아라고 할 수가 있다.

 끝으로  청나라의 국운이 시들어 가고 신시대를 요구하고 부르짖는 주역이 바로 진범,진정이었는데 그들은 <소보>사건으로 유명하다.그들은 '학계풍조'라는 목록을 추가하면서 학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의화단 사건과 맞물려 백성들은 만청 정부에 대해 실망을 드러내고 일본에 유학중인 채원배등을 위시해 애국학사가 세워지며 최고조는 1903년 장사쇠가 소보의 총편집장으로 초빙되면서 반청 혁명의 기치를 굳건히 했다.이후 청조 정권에 의해 만청 전복을 꾀한 이들이 대역죄로 몰리고 체포되면서 소보 사건은 일단락되게 된다.

 저자가 문자옥과 관련하여 원문과 해석을 꼼꼼하게 실어 놓아 당시의 상황과 사대부들의 심경등을 간접적이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며,올곧은 신하,사대부,선각자들이 내세운 상소문,서신,시문,사론,격문,정론(政論),비명,주석등이 모두 글로 되어 있고 문자옥은 문자 그대로 '글로 말미암아 화를 입은 것'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겠다.

 이 글에 실려진 30여개 항목의 문자옥은 유구한 역사 속에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또한 중국 뿐만이 아니고 역사 이래 권력 연장에 도움이 되지 않은 반역자들은 거의가 숙청이 되고 그들의 고유한 이념과 사상등이 어처구니없게도 흔적이 없이 불구대천이 되고 말았다.

 권력은 짧다.글과 말은 길다는 것을 배워 보는 시간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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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권력 - 왕을 매혹한 여자들
엘리노어 허먼 지음, 박아람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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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엘리노어 허먼은 유럽의 여러 왕가들과 친족관계에 있어서인지 그 피를 물려 받고 어릴때부터 왕들의 삶을 연구하고 그들이 살았던 궁전을 여행하면서 역사의 기록물은 95%가 남자들에 의한 것이며 슬프게도 여성들은 역사의 기록물에서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국의 운명이 한 여인의 침실에서 결정이 되고 유럽 왕가들의 500년이 간통과 권력,사치와 유혹의 에로틱한 향연에서 비롯됨을 이 도서는 말하고 있다.서문이 시작되기 전에 실어 놓은 9장의 여성들의 풍채에서 보여지는 요염한 자태는 유럽의 왕들을 유혹하고 정치권력을 조종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려 하다가 미움을 받고 쫓겨나는 신세가 된 여성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유럽 역사에서 왕의 정부라는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한 시점은 중세 암흑기를 벗어나면서부터이고 왕실의 ’부적절한’ 관계는 어두컴컴한 고해소에서나 한탄의 대상이 되었으며 엄격한 교리로 유명한 카톨릭에서도 이러한 관계는 묵인이 되었으며 왕실 요부들은 음지에서 확고하게 수성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왕실 정부들이 번성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은 왕가의 혼인이었는데,왕가의 혼인은 화려하고 성대하지만 불행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왕족 결혼의 목적은 부부의 행복,멋진 섹스,가족을 형성하기 위함이 아닌 왕자들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군주  나폴레옹은 "나는 차라리 자궁과 결혼하겠다"라는 발언을 했다.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 본부인과는 억지로 관계를 가졌던 왕들도 정부와는 만족스러운 정사를 벌였을 것으로 본다.

 하기야 왕이든 백성이든 본능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함을 알게 되는데,왕이 부적절하든 본능적으로 정사를 벌이는 데에는 때와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음도 알게 되는데,왕의 침실,만찬장등 다양하다.청소해 주는 시녀들은 원치 않아도 왕의 명령에 굴복해야 하고 일종의 화대를 받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옆 방을 청소하러 가고,궁정녀는 임금이 마음만 먹으면 단둘이서 만찬을 열고 비싼 보석 선물과 함께 왕의 결정에 따라 공식 정부(혹은 메트레상티트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악녀형(아테나이 드 몽테스랑 및 레이디 카슬라인 바버라),백치미형(마드무아젤 디스카우),매력적인 추녀형(에르멘가르다 멜루시나)가 있는데 체격과 성정,외향적인 용모를 엿볼 수가 있는데,제 눈에 안경이듯 잘 빠지고 매력여부와는 달리 그의 눈에 들어야 침실의 역사가 제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봉건적인 시대였다 하더라도 왕인 남편이 정부와 놀아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숙명의 라이벌도 볼만 한데 헨리 2세의 왕비인 엘리노어 왕비는 질투와 시기심,분노를 억누르지 못한채 정부를 독살,상해치사,목욕탕에 밀어 넣어 죽였다라는 전설이 남아 있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권세를 휘두른 루이 14세는 스페인의 공주와 결혼식을 올렸는데,근친 결혼의 소산으로 난쟁이 수준의 단신이었던바,마리아 테레사의 프랑스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점,정신연령이 낮음등으로 베르사유 사람들은 무자비하게 비웃음을 샀고,루이 14세는 중간에 바람을 피우기도 하지만 잠자리만큼은 테레사 왕비와 하는 것을 신조로 삼았던 거같다.

또한 정부는 궁정에서 살아 남기 위해 갖은 음모와 간계로써 왕을 유혹하고 일을 벌여 나간다.천성적으로 왕의 사랑을 받고 살고 싶었던 정부들은 또 다른 정부에 의해 사랑이 빼앗기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하수인이나 친위대를 동원하기도 했다.물론 왕비를 빼앗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왕이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지 않도록 철저하게 경계하고 파멸시키고야 말겠다는 근성을 갖고 있는 왕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왕의 권한 대행 정부도 특이한데,프랑스의 앙리 4세는 외국 대사들이 모두 그의 정부를 배알해야 한다는 법령을 공포하고,왕에게 용무를 마친 국내 인사들은 곧바로 정부에게 문안을 드려야 한다는 규정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왕의 침실에서는 오로지 달콤한 사랑의 나눔과 속삭임이 존재하지만 밖의 정치권력을 결정하는 문제에서는 지혜롭고 파워있는 정부가 실세로 나서는 것도 사실(史實)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정부가 있는가 하면,사치와 향락으로 창녀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쫓겨나야 하는 정부도 있고,무도회등 축제등에 열을 올리는 국민들의 뜻에 반해 행동하는 정부는 다른 정부로 바꿔치기 당하며,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바닥난 국고를 메꾸기 위해 가혹한 세수를 확충하려다 보니 당연히 국민들에게 미움과 원망의 대상이 되어,삶을 마감해야 하는 정부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좋아하고 자신의 편이며 외로움을 씻어주는 정부라 할지라도 왕비가 아닌 정부에 태어난 서자나 서녀들은 자랑스러운 부왕의 아들이면서도 수치스러운 창녀의 아들로 오명을 뒤집어 씌워야 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으며,나라에 환란이 생기면 서자는 전쟁터로 내몰리고 서녀들은 일반인과 결혼으로 팔려 나가는 아이러니도 정과 부의 차이점이고 비극의 씨앗임을 알게 되었다.

 이제 왕은 병들어 세상을 떠나고 남게 된 왕비와 정부는 심한 내홍을 거치면서 화려하고 달콤한 한 시대의 막을 내린다.왕이 좋아해서 뽑히고 왕의 후견인 노릇까지 했던 정부이지만, 왕이 떠난 후에는 그동안 남편인 왕으로부터 못받은 사랑을 한풀이라도 하듯 왕비는 정부를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 취급을 할 것이고,후폭풍이 불어 닥칠 것이다.

 왕관을 쓰고 화려하며 근엄하게 국민들 앞에 성큼 발걸음을 내딛는 왕의 사적인 침실 이야기를 시대와 인물,사료를 통해 읽어 가는 동안 동안,한 나라의 수장인 왕의 탐욕과 야심,그리고 잔인한 간통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사랑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며,전장에서 희생된 영령의 제단 앞에 백합을 선물로 바치는 여인을 보며,"저 여인은 사랑이 아닌 부와 명성,권력의 우상을 숭비하는 것일가?"아니면 정부의 진정한 목표는 "역사의 한 부분인 간통 속에서 명예를 얻는 것"인가?

 정답은 누구도 알 수 없을거 같다.당사자의 마음 속에 그려진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다면 상황에 따라 목표의식이 달라 질수도 있으니 말이다.유럽 왕가의 혈통을 물려 받은 작가 ’엘리노어 허먼’의 치밀한 사료조사와 유럽 여행을 통해서 얻은 ’침실 권력’은 내용면에서나 사료면에서 풍부한 실증과 방담으로 엮어져 있어,유럽(영국,프랑스,독일등)각국들의 왕가,왕비,정부등의 행적을 운좋게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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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
아카자와 시로 지음, 박화리 옮김 / 소명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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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총리가 개인적으로 참배했다느니 비공식적으로 알려 지지 않은 일본의 고위급 인사들이 전범들이 잠들고 있는 곳에 참배를 하고 있는 모습이나 소식을 접하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당하고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산화해 간 무명의 조선 젊은 전사들의  영령과 피해 당사국인 한국,중국의 전범국에 대해 광복절 무렵이면 매체를 타고 주변국들을 자극한다.일본이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주변국들에게 많은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고 젊은이들을 강제로 전쟁 일선으로 내몰아 ’대동아 공영’의 망령된 꿈을 이루려했지만 패전으로 막을 내리고 피해국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배상이 말끔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 속에서 위정자들은 과연 어떻게 한일외교를 구상하고 펼쳐 나가고 있는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일본측에 어떻게 대응하고 주변국들과는 어떠한 연대 계획이라도 있는지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이 도서는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쟁 전,점령기,1950년대,국가수호법안,국제화 속에서의 야스쿠니 문제를 다루고 있다.메이지유신 때 "국사에 즈음하여 존귀한 생명을 희생하신 분들의 영"이었던 것이 "인류의 평화를 위해 사회의 안녕을 위해 존귀한 희생이 되신 혼"으로 뒤바뀌어 설명되고 있다.국사가 인류의 평화,사회의 안녕이 될 수 없고 순국이 평화를 위한 희생론으로 설명이 될 수 없는 것이다.모든 일이 본래의 취지에 어긋나게 진행되면 안 되지만 세계 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전범들을 안치 시킨 야스쿠니에 이러한 말들이 설 자리가 있는지 어이가 없다.

전범들(A급에서 C급까지)에 대한 합사 문제와 더불어 구 식민지인 군인.군속들의 합사 문제가 언제부터 이루어졌는지 명확하지 않고,그들은 전후보상 대상에서 국적 조항에 의해 제외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후 국가 유족원호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합사인 것이고 구 식민지인의 지위와 관련해서 발생한 전후의 커다란 변동을 ’순국’과 고려해서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대한제국의 왕가로 황족에 준하는 지위로서 편입되었던 이우 공에 대한 합사 방식은 특별히 문제가 되고 결국 기타시라가와노미야와 같이 ’하나의 신’으로 모셔지지 않은 채 신하 수백만 육해군 군인과 같은 취급으로 합사되었다 한다.점령기에는 황족이었지만 패전 후에는 국적이라는 문제로 애매모호하게 마음대로 취급한 거 같아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1974년 야스쿠니 신사 국가수호법안 성립운동이 좌절된 후 1975년부터는 8월 15일 종전을 기해 야스쿠니신사 ’공식 참배’실현으로 좁혀 지게 되며 천황과 수상이 일본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참배하게 된다는 것이다.1979년 싱카포르 화교신문에 A급 전범 합사와 오히라 수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판하면서 피해 당사국인 아시아국가들을 자극하지만 그들의 국수주의는 못말린 수준인 거 같다.하물며 교과서 왜곡사건(침략이란 용어가 사라짐)까지 겹치며 한국을 비롯해 거센 반말,항의를 받으며 수그러드는 듯  쇼와천황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나카소네수상,고이즈미(가장 빈번하게 참배를 한 인물)수상이 공식 참배일을 피해 가면서까지 그들의 전몰자들에게 위령을 하지만 속 내의는 뭔지 언제까지 일본만의 네셔널리즘을 봐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들은 전쟁을 일으키고 패전한 패전국으로써 세계에 대해 진정으로 속죄를 했는지는 믿지 않는다.그것은 그들의 속좁은 국수주의와 외국인의 차별 정책등을 통해서도 특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특히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된 무명 군인들에 대한 이렇다 할 사죄나 문구는 너무나 피상적이고 애매하기만 하고,전쟁을 기획하고 세계를 제패하려 했던 대동아 공영의 주역이었던 전범들을 위해 수상이 여 봐라는 듯이 언론에 알려 질때마다 그들의 군국주의가 되살아 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많이 든다.

2004년 후쿠오카 지방재판소에서 수상의 야스쿠니 공식 참배 문제에 대해 판결문은 수상이 ’종교 행위’에 해당하는 위헌 행위’라 하였고 ’공식 참배’로 인정 위헌 판결이 나온 것이 된다.또한 위헌 판결에 대해 감상을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를 16차례나 반복했다 한다.즉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가깝고도 먼 나라인 듯한 느낌이 강하게 몰려 들기도 했으며,특히 그들의 혼네(속마음,속사정)에 대해 깊게 알아 가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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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0-11-2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싫다. 싫어...
좋은글 추천하고 갑니다.

우보 2010-11-27 12:21   좋아요 0 | URL
저도 일본의 군국,국수주의를 혐오하는 한 사람이지만 지나간 역사를 바르게 알아야 하는 냉철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관심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