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딸 2 - 로마의 여인들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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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티움 전투에서 옥타비아누스에게 대패를 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자살을 강요 당하면서 영욕의 종지부를 찍었다.전쟁에서 지고 남은 클레오파트라의 딸과 아들은 화려했던 알렉산드리아의 생활을 뒤로 하고 로마로 끌려 가는 신세였다.기원전 29년의 일이고 딸 셀레네는 열 살 남짓의 애띤 소녀였다.그녀와 남동생을 뒷바라지 하는 유모와 함께 옥타비아누스가 집정하게 될 로마로 가게 되었던 것이다.이제 부왕 안토니우스와 생모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역사는 늘 승자의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옥타비아누스는 로마제정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집정을 하게 되었다.그의 부인 리비아 사이에 낳은 딸 율리아 그리고 안토니우스의 첫 째 부인 풀비아와 옥타비아누스의 누이 옥타비아가 그의 뒤에서 정중동을 했다.이러한 가운데 셀레네는 부모를 잃고 이역 땅에 머무르고 있는 이방인 신세로서 가련하고 연민의 정까지 느끼게 한다.알렉산드리아 학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세 누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옥타비아누스의 승전고와 개선식에 참여를 하기는 했지만 이웃집 잔치를 구경하는 구경꾼과 다를 바 없었다.두 남동생 알렉산드로스 헬리오스와 프톨레마이오스 필라델푸스는 옥타비아에 의해 양육될 예정이었으나 두 남동생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역사 기록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기에 프랑스아즈 상데르나고르 작가는 추측만 내놓을 뿐이다.

 

 

 클레오파트라 전작(前作)이 전쟁,권력,사랑,암투 등으로 얼룩졌다면 이번 글은 옥타비아누스의 집정기와 더불어 원로회의,옥타비아누스 친인척들을 자기사람 만들기,그리고 특이하고 기괴한 옥타비아누스의 소년에 대한 애정집착,참모의 부인을 겁탈하는 등 권력을 무기로 자유분방함을 즐겼다.궁정 안에서  십여 년 이상을 함께 한 리비아 부인과는 잠자리를 하지 않는 등 옥타비아누스의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한편 누이 옥타비아는 안토니우스 첫 번째 부인 풀비아에게 낳은 자식과 자신이 낳은 자식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낳은 셀레나의 앞날에 대해 정치적 권력과 정략적 꼼수를 치밀하게 세워 나간다.옥타비아누스에게는 좌청룡 우백호가 있었으니 왕정파 마에케나스와 공화파 아그리파가 있었다.둘은 옥타비아누스의 정치적 참모가 되기도 하고 후견인이 되기도 한다.특히 아그리파는 옥타비아의 배려에 의해 리비아의 딸 율리아와 혼인을 맺어 옥타비아누스의 집정을 견고하게 하고,때로는 원로회의를 거쳐 정책조율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패자인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로마인의 관념은 냉정하고 모욕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는다.이를 지켜 보는 딸 셀레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부모의 복수를 위해 와신상담의 염을 풀고도 남았을 것이다.그렇지만 셀레네는 연약한 소녀로서 궁정 울타리에 갇힌 신세로서 누군가를 복수하고자 마음을 품었어도 아직은 때가 일렀던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옥타비아누스는 셀레네의 재기에 매혹을 느끼면서 티베리우스와 결혼을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는데...그러나 이것은 셀레네의 기분을 북돋우고자 했던 상황극에 지나지 않게 되자 셀레네는 단검과 약혼을 하는 심정으로 치닫게 되고,셀레네는 승자들의 세상에서 패자의 혈통을 이어가려 이를 앙다문다.결국 셀레네는 그녀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아프리카 왕자 미우레타니아 유바와 혼인을 맺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역사자료를 토대로 이 글이 쓰여졌되 불분명한 자료는 작가의 상상력과 개연성을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악티움 전투에서 안토니우스가 패배하고 알렉산드리아가 살육이 횡행할 때 클레오파트라의 딸과 두 아들은 패배한 자의 자식들로 온갖 수모와 좌절을 느껴야만 했다.셀레네가 열살 무렵이던 AD29년에서 AD19년 사이에 로마에서의 옥타비아누스의 집정기의 역사적 사건을 꼼꼼하게 재조명하고 있다.여린 소녀가 어엿한 영양이 되어 아프리카 왕자와 혼인을 맺고 어떻게 살아갔을지,셀레네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 갔을지 역사소설을 탐닉하는 나로서는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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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고 싶어
클레어 메수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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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든 여자든 성인이 되어서 다시 한 번 사춘기가 찾아오나 보다.이상적인 이성을 만나지 못하고 일에 파묻힌 채(워커홀릭) 살다 보니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겼다든지 아니면 독신주의를 고수하는 자일 수도 있다.그런데 인간은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만나게 되면서 생각과 감정에 변화가 일어난다.특히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은 성인이 되어 억눌렸던 감정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품에 보듬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자신의 허허한 내면을 누군가를 통해 채우려 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도 일어날 것이다.그래서 이 글은 인간의 내면에 결핍된 사랑과 애정이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감정이 싹트면서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자신이 입은 감정의 생채기와 상처를 스스로 보듬도 새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학벌에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는 주인공 노라는 프랑스에서 전학 온 남학생 레자를 눈여겨 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낀다.레자의 영어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노라는 그런 레자를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대한다.노라가 미혼이고 노처녀이지만 꼬마 제자를 둘도 없는 자식마냥 가까이 대하는데,어느 나라나 텃새라는 것이 있듯 기존학생들이 레자를 괴롭히는 일이 생기면서 레자의 부모가 학교에 쫓아 오면서 노라와 레자의 부모와 대면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레자의 아버지는 레바논 출신이고,어머니는 이탈리아계이며 설치미술을 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노라는 예술가인 어머니와 같이 예술 쪽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교육학을 전공하여 교사직을 맡게 된다.어머니가 루게릭병에 걸려 일찍 돌아가시고 이제 아버지,오빠와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 노라는 마음 속에 예술에 대한 환상과 잠재력이 꿈틀댄다.그러던 가운데 레자의 어머니 시레나와의 만남과 접촉의 회수가 늘어나면서 시레나는 노라가 예술에 대한 소질과 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설치예술 공간을 함께 쓰도록 한다.노라는 프랑스에서 온 이방인 샤히드 가족에 대한 매력을 느끼면서 세레나와는 동성으로서 동질감을 느끼고 레자의 아버지 스칸다르에게는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비쳐진다.노라는 꿈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스칸다르와의 농밀한 성행위까지 하는 등 마음이 붉게 타오르고 만다.

 

 살다보면 내 인생이 하찮아 보이고,내 주변은 언제나 그대로인 것처럼 보일 때가 온다.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며,희망은 날 위한 게 아리라는 생각이 들 때,그러니까,저 루시 조던의 때가 온다. -P86

 

 사람은 만나면 만날수록 가까워지고 정도 두터워지는 법이다.노라와 샤히드 가족이 만남과 접촉의 회수가 늘면서 마치 자매와 같이 보이고 (레자의 아버지 입장에서)처제와 같이 느꼈을 수도 있다.노라는 시레나가 쓰는 스튜디오 한 쪽을 자신의 작업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하는 등 시레나도 노라에게 간담상조하는 사이가 되었다.노라 자신의 재능인 예술성을 더욱 연마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사랑에 눈이 멀면 주위 사람이 알아 차린가 보다.노라가 스탄다르 가족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관계에 대해 세레나와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남편과는 섹스를 하고 싶으며 레자는 훔치고 싶다는 마음을 읽어 냈던 것이다.그런데 이 일을 어쩌나.노라는 혼자 애가 타고 속앓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시레나는 설치예술 전시(원더랜드)를 위해 영국을 떠나게 되버리면서 노라의 마음은 비정함과 배신감으로 남게 된다.원더랜드 전시에서 발견한 충격적인 장면 바로 시레나가 노라의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행위들을 몰카식으로 찍어 전시했던 것이다.

 

 샤히드 가족은 노라가 생각한 대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노라의 검은 옷의 수도승이었는지 모른다.노라 안에 진짜 수도원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그들 각자는 열정으로 들끓는 내면의 대화 속에서 노라가 가장 애틋하게 보듬으면서도 가장 치열하게 숨겨놓은 마음의 욕망 가운데 어떤 일면을 허락했다.-P473

 

 노라가 하찮은 인간이 아니고,가식 없는 그대로의 자아를 보이며,가면을 쓰지 않았기에 이 세상에 무언가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는 위대하고 고혹한 약속.그 약속이 사실이라면 노라는 예술가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이제 샤히드 가족에게 노라는 어떠한 존재이고 어떠한 의미였는지가 해명되었다.분노와 배신의 땅을 가로질러 노라는 스스로 새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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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마리아
다니엘라 크리엔 지음, 이유림 옮김 / 박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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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11월 초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그 뒤로 구소련이 연방공화국으로 해체 분리되고 동유럽도 구소련의 종속적인 이데롤로기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이념과 사상은 국가의 정체성과 통치이념이지만 통치권자가 국민들에게 이를 어떻게 펼쳐 가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사고방식과 의식구조,삶의 형태가 정해질 것이다.특히 공산주의를 지향했던 국가들은 집단체제 및 공동생산방식이 그들이 말하는 인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경쟁력을 따라 갈 수 없기에 스스로 두 손을 들고 시장자본주의를 도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구동독 브란덴부르크 주변과 집단농장을 배경으로 스토리를 펼쳐 가고 있는 <그 여름,마리아>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인 1989년 여름날 브렌델 농장과 헤너 농장에서 열여섯 살 마리아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다.10대 소녀라면 한창 배워야 할 시기이지만 마리아는 부모의 이혼과 경제력을 이유로 집단농장에 몸을 옮겨 일손을 돕고 학비를 충당하는 가엾은 소녀이다.그런데 그녀를 탐하는 남정네들이 있었고 마리아 그들이 싫지는 않았는지 몸과 마음을 다 주고 만다.마리아와의 관계를 갖었던 남정네들은 바로 요하네스와 헤너이다.둘은 공교롭게도 마흔 살 노총각들이다.

 

 현대적 시설을 갖춘 브렌델 농장에 온 마리아는 침실이 다락방으로 요하네스와 함께 한다.브렌덴 농장은 바깥주인,안주인,할머니,머슴,어린 형제들이 사는데,늦이 밤이 되면 다락방 불을 끄고 마리아와 요하네스는 사랑을 나눈다..또한 같은 학교에 다니기도 하며 요하네스가 마리아보다 2년 선배이다.마리아는 요하네스를 첫 남자라고 생각한다.한편 이혼한 아버지는 러시아 여자와 재혼하고 어머니는 일자리를 잃고 시집에서 머물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카톨릭 성모 마리아를 흠모하여 자신의 딸인 마리아에게 마리아라고 이름 붙인 마리아의 생모를 만나기 위해 찾아 간다.마리아는 진학을 할 것인지,농장에 눌러 앉을 것인지 마음을 정하지를 못한다.

 

 한편 헤너 농장의 헤너가 마리아에게 접근하면서 마리아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요하네스보다는 헤너가 더 믿음직스럽고 든든하게 여겨지는 듯 마리아의 마음은 헤너에게 돌아가고 만다.마리아는 틈틈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기도 하고,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의 독일의 전투적인 분위기가 담긴 선언문 등에서는 공산주의 특유의 단결과 경직성이 묻어 나기도 한다.마리아는 요하네스가 첫 남자라고 느꼈지만 갈대와 같은 마리아는 헤너에게 푹 빠지면서 그에게 삶을 함께 해 줄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넉넉한 경제력에 인간미마저 요하네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헤너에게 마리아는 몸과 마음을 다 주고 만 것이다.그런데 헤너는 만취 상태로 기차길을 걸어 갔을까.자상하지만 협동농장과는 체질에 맞지 않은 헤너는 종마를 키우면서 마리아와 미래를 꿈꾸었을텐데.

 

 열여섯 살 마리아는 마음을 고쳐 먹고 요하네스에게 되돌아 온다.헤너가 기차에 치여 운명을 달리할 무렵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동서독이 하나가 된다.경직되어 자유스럽지 못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한 동독은 자유화 시대를 맞이하여 생각과 감정도 이른 봄날 따사로운 햇살에 두터운 얼음이 녹아져 가듯 유연해져 갈 것이다.어린 나이에 사랑을 느끼고 경험한 마리아는 지난 여름보다는 더욱 성숙하고 의젓한 숙녀로 거듭나리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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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하네스는 졸업반학생입니다 마흔살이아니에요^^
 
히든위치 - 새롭게 태어난 넷(Net) 마녀 엘로리 이야기 모던 위치 2
데보라 기어리 지음, 유수아 옮김 / 초록물고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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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접했다.신출귀몰하며 악마의 화신으로 생각되는 마녀들의 이미지를 이 글은 불식시켜 주었다.피가 섞이지 않은 타인들끼리의 마녀 집단이 아닌 혈육으로 뭉친 마녀 집단이기에 가족애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도서의 표지아 같이 꽃동산으로 둘러 싸인 꽃의 정원은 마녀의 본향이었다.어떠한 사건을 예고하고 긴장감과 스릴감을 기대했지만 스토리의 전개는 마녀 할머니의 얘기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인간적인 소통과 협동심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마녀역사 시간이 첫 쪽부터 시작되는데 주인공 엘로리의 마법 능력과 모이라 할머니의 교사경험이 잘 배합되어 마술사 능력을 키워 나간다.바로 넷 에너지를 이용한 주술코드를 익히면서 노트북상에서 주술능력을 발휘해 나간다.주술을 펼치는 공간이 넷상이기에 마녀들의 채팅방도 이채롭기만 하다.꼬마 마법사를 훈련시키기도 하고 결계(結界)의식이 행해지면서 특정 장소에 마법을 걸기도 한다.재미있는 것은 장난감 상자를 찍어 USB에 연결하니 핑크빛 그래픽 창이 뜨면서 마녀로 화(化)하는 장면이다.꼬마 마법사들에겐 꿈과 흥미를 유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마법사 왕국'의 마법사 전용 레벨에 주술코드를 도입하기도 한다.주인공 엘로리는 외계 행성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고 비디오 게임을 통해 승부를 겨루기도 한다.엘로리는 마녀 공동체를 위한 삶과 남편인 아론과 바다유리가 있는 삶의 경계에서 고민하기도 한다.그래서 바깥공기를 쐬면서 현실적 공간에도 발을 붙일 수 있는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꼬마 마법사들의 실력은 늘어만 가는데 단지 주술코드 실력만 지니고 있는 엘로리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마법 왕국 로그인을 하게 되면 주술코드가 막히기도 하는 등 주술은 시행착오를 겪는다.다행히 주술 경험과 예지력이 뛰어난 할머니 모이라와 소피가 있어 주술코드 능력은 발전해 나가고,응용가능한 것들에 대한 연관성도 이해하게 된다.

 

 근원 에너지를 이해하고 마력을 더욱 발휘하면서 교신 통로가 열리게 된다.넷 에너지가 마음을 읽는 마력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신기롭기만 하다.넷 에너지는 육안으론 식별하기 어려운 슈퍼 에너지일지도 모른다.마법 왕국은 안되는 것이 없다.화상 채팅도 되고 공간이동 주술도 가능하며,모든 에너지로 아이까지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설렘이 만발한다.넷 에너지를 활용한 마법 왕국이 주술코드 능력만 제대로 발휘하면 원하는 것은 뭐든 이루어지지만 모이라 할머니를 비롯하여 엘로리 역시 노바스코샤 마녀 사회를 전통적인 분위기로 유지하는 것을 고수하고 노력해 왔다.그 근간은 사랑과 따스함이다.

 

 환영 주술,도청 주술 등 이름 모를 주술 등이 소개가 되고,주술 꾸러미를 선물하기도 하면서 엘로리를 둘러싼 마법사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변한다.엘로리,마커스는 새로운 삶을 꾸려 가고,병이 든 모이라 할머니를 위해 도움의 손길이 밀려 들면서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히든 위치를 발현하게 된다.뇌졸증에 걸린 모이라 할머니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격려에 힘입어 빠른 회복을 보인다.펜던트를 손에 꼭 쥔 엘로리,집이 생긴 소피,수많은 아기들을 보살펴야 할 모이라 할머니,이것은 노바스코샤 마녀 사회의 전통적인 기쁨이다.이것은 현대적인 마법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엘로리는 마녀가 된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긴다.동화 같은 이야기,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판타지로서 가슴 훈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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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난폭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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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를 일이 남녀 관계이다.남자와 여자의 생각과 감정이 다른 것도 커다란 이유일 것이다.살아 가다 보면 흔히 말하는 '바람 피우기'는 남자 쪽이 많고 여자 쪽은 방어적이고 피해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그런데 간혹 드센 여자인 경우에는 맞바람을 피우며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영원할 것 같이 백년해로를 언약했던 두 남녀가 살다 보면 성격,사고방식,취향,생활태도의 문제로 티격태격할 터인데 요조숙녀와 같이 가정교육을 잘 받아 살림을 잘 꾸려 가는 아내를 두고,남편이 다른 여자와 놀아나고 아이까지 생겼다면 풍파가 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요시다 슈이치 작가는 비교적 여성의 관점에서 생각과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했다.대화체는 짧막짧막하지만 여성들의 말과 행동 묘사는 군더더기 없을 만큼 현장감을 자아내게 한다.독자인 내가 바로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그런데 특이하게도 남편의 불륜에 맞서 이혼 및 위자료를 요구하기 보다는 아내는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그 주된 인물이 남편 마모루 아내 모모코 그리고 내연녀 나오이며 모모코의 시부모 및 친정 식구,애묘 삐돌이가 나온다.도쿄 하세가(家)의 불륜 문제는 아내 모모코가 남편 마모루와 전화 통화 속에서 들려 오는 '바스 타월'이 모모코를 불안의 늪으로 빠지게 하면서 이야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남자는 단순하면서 고지식한 면이 강한 반면,여자는 관계 및 감성을 중시하는가 보다.특히 여자는 직감력이 고단수이다.물론 밖에서 직장생활의 연장선에서 만난 여성과의 접촉을 아무리 지우려 해도 아내는 육감으로 알아 차린다.좀 더 심할 경우에는 세탁물 검사,남편의 통화내용,뒷조사 등까지 하는 경우도 있기도 하다.남편 마모루는 결혼 생활 8년이 지나도록 아이도 없고 집에 오면 신나는 일도 없다 보니 결혼생활에 매너리즘이 생겼나 보다.게다가 모모코는 비고의적이었지만 아이를 한 번 유산한 경험까지 있기에 시집생활은 더욱 조신하지 않았나 싶다.모모코는 수제비누 만들기 강사로 채용되어 부정기적으로 문화센터에 출강하면서 따분한 가정생활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자기계발에도 충실하고,시부모님께도 늘 정성과 성의를 당하는 보기 드문 현대여성이다.일본식 안채와 별채로 나뉘어진 하세가에 모모코는 별채에 살고,시부모는 안채에 산다.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에는 시어머니의 수고를 덜어 드리기 위해 모모코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마모루는 이십대 중반의 여성과 깊은 관계에 빠져 들면서 2세까지 갖게 하면서 모모코와는 헤어질 결심을 한다.'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적당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모코는 남편의 행선지를 뒤쫓아 가면서 내연녀의 거주지를 알아내게 되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커다란 회의를 갖게 된다.설상가상으로 시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모모코는 시어머니와 교대로 병문안을 가기도 한다.그런데 마음은 늘 허전하고 불안하기만 하다.수제비누 강좌가 끝나고 핑계 삼아 내연녀의 집에 불시 찾아간다.즉 뱃속에 있는 아이를 떼고 마모루와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 것이다.본부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요구이다.내연녀 나오는 아이를 유산시키게 되었지만 차마 마모루에게는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한다.마모루는 나오가 유산한 사실을 모른 채 새로운 삶에 대한 꿈으로 부풀어 있고,모모코에게는 한사코 이혼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모모코는 내연녀와의 관계를 끊고 다시 가정을 시작하자고 호소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좀 아쉬운 점이 남는다.마모루와 모모코가 당면한 애정문제를 집안문제로 국한시키다 보니 권위 있는 제3자의 사정청취와 심판이 이어졌으면 스토리가 더욱 긴장감과 스릴감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모모코는 남편의 불륜과 외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다 잡아 다시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하는 모습에서 남편 마모루는 과연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연민의식을 느낀다.모모코는 시어머니와의 오해를 풀고 새로운 모습으로 하세가를 잘 꾸려 가리라는 점에서 마음 든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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