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마리아
다니엘라 크리엔 지음, 이유림 옮김 / 박하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1989년 11월 초 냉전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그 뒤로 구소련이 연방공화국으로 해체 분리되고 동유럽도 구소련의 종속적인 이데롤로기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이념과 사상은 국가의 정체성과 통치이념이지만 통치권자가 국민들에게 이를 어떻게 펼쳐 가느냐에 따라 국민들의 사고방식과 의식구조,삶의 형태가 정해질 것이다.특히 공산주의를 지향했던 국가들은 집단체제 및 공동생산방식이 그들이 말하는 인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경쟁력을 따라 갈 수 없기에 스스로 두 손을 들고 시장자본주의를 도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구동독 브란덴부르크 주변과 집단농장을 배경으로 스토리를 펼쳐 가고 있는 <그 여름,마리아>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직전인 1989년 여름날 브렌델 농장과 헤너 농장에서 열여섯 살 마리아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다.10대 소녀라면 한창 배워야 할 시기이지만 마리아는 부모의 이혼과 경제력을 이유로 집단농장에 몸을 옮겨 일손을 돕고 학비를 충당하는 가엾은 소녀이다.그런데 그녀를 탐하는 남정네들이 있었고 마리아 그들이 싫지는 않았는지 몸과 마음을 다 주고 만다.마리아와의 관계를 갖었던 남정네들은 바로 요하네스와 헤너이다.둘은 공교롭게도 마흔 살 노총각들이다.

 

 현대적 시설을 갖춘 브렌델 농장에 온 마리아는 침실이 다락방으로 요하네스와 함께 한다.브렌덴 농장은 바깥주인,안주인,할머니,머슴,어린 형제들이 사는데,늦이 밤이 되면 다락방 불을 끄고 마리아와 요하네스는 사랑을 나눈다..또한 같은 학교에 다니기도 하며 요하네스가 마리아보다 2년 선배이다.마리아는 요하네스를 첫 남자라고 생각한다.한편 이혼한 아버지는 러시아 여자와 재혼하고 어머니는 일자리를 잃고 시집에서 머물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카톨릭 성모 마리아를 흠모하여 자신의 딸인 마리아에게 마리아라고 이름 붙인 마리아의 생모를 만나기 위해 찾아 간다.마리아는 진학을 할 것인지,농장에 눌러 앉을 것인지 마음을 정하지를 못한다.

 

 한편 헤너 농장의 헤너가 마리아에게 접근하면서 마리아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요하네스보다는 헤너가 더 믿음직스럽고 든든하게 여겨지는 듯 마리아의 마음은 헤너에게 돌아가고 만다.마리아는 틈틈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기도 하고,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의 독일의 전투적인 분위기가 담긴 선언문 등에서는 공산주의 특유의 단결과 경직성이 묻어 나기도 한다.마리아는 요하네스가 첫 남자라고 느꼈지만 갈대와 같은 마리아는 헤너에게 푹 빠지면서 그에게 삶을 함께 해 줄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넉넉한 경제력에 인간미마저 요하네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헤너에게 마리아는 몸과 마음을 다 주고 만 것이다.그런데 헤너는 만취 상태로 기차길을 걸어 갔을까.자상하지만 협동농장과는 체질에 맞지 않은 헤너는 종마를 키우면서 마리아와 미래를 꿈꾸었을텐데.

 

 열여섯 살 마리아는 마음을 고쳐 먹고 요하네스에게 되돌아 온다.헤너가 기차에 치여 운명을 달리할 무렵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동서독이 하나가 된다.경직되어 자유스럽지 못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한 동독은 자유화 시대를 맞이하여 생각과 감정도 이른 봄날 따사로운 햇살에 두터운 얼음이 녹아져 가듯 유연해져 갈 것이다.어린 나이에 사랑을 느끼고 경험한 마리아는 지난 여름보다는 더욱 성숙하고 의젓한 숙녀로 거듭나리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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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하네스는 졸업반학생입니다 마흔살이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