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딸 2 - 로마의 여인들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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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티움 전투에서 옥타비아누스에게 대패를 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자살을 강요 당하면서 영욕의 종지부를 찍었다.전쟁에서 지고 남은 클레오파트라의 딸과 아들은 화려했던 알렉산드리아의 생활을 뒤로 하고 로마로 끌려 가는 신세였다.기원전 29년의 일이고 딸 셀레네는 열 살 남짓의 애띤 소녀였다.그녀와 남동생을 뒷바라지 하는 유모와 함께 옥타비아누스가 집정하게 될 로마로 가게 되었던 것이다.이제 부왕 안토니우스와 생모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역사는 늘 승자의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옥타비아누스는 로마제정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집정을 하게 되었다.그의 부인 리비아 사이에 낳은 딸 율리아 그리고 안토니우스의 첫 째 부인 풀비아와 옥타비아누스의 누이 옥타비아가 그의 뒤에서 정중동을 했다.이러한 가운데 셀레네는 부모를 잃고 이역 땅에 머무르고 있는 이방인 신세로서 가련하고 연민의 정까지 느끼게 한다.알렉산드리아 학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세 누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옥타비아누스의 승전고와 개선식에 참여를 하기는 했지만 이웃집 잔치를 구경하는 구경꾼과 다를 바 없었다.두 남동생 알렉산드로스 헬리오스와 프톨레마이오스 필라델푸스는 옥타비아에 의해 양육될 예정이었으나 두 남동생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역사 기록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기에 프랑스아즈 상데르나고르 작가는 추측만 내놓을 뿐이다.

 

 

 클레오파트라 전작(前作)이 전쟁,권력,사랑,암투 등으로 얼룩졌다면 이번 글은 옥타비아누스의 집정기와 더불어 원로회의,옥타비아누스 친인척들을 자기사람 만들기,그리고 특이하고 기괴한 옥타비아누스의 소년에 대한 애정집착,참모의 부인을 겁탈하는 등 권력을 무기로 자유분방함을 즐겼다.궁정 안에서  십여 년 이상을 함께 한 리비아 부인과는 잠자리를 하지 않는 등 옥타비아누스의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한편 누이 옥타비아는 안토니우스 첫 번째 부인 풀비아에게 낳은 자식과 자신이 낳은 자식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낳은 셀레나의 앞날에 대해 정치적 권력과 정략적 꼼수를 치밀하게 세워 나간다.옥타비아누스에게는 좌청룡 우백호가 있었으니 왕정파 마에케나스와 공화파 아그리파가 있었다.둘은 옥타비아누스의 정치적 참모가 되기도 하고 후견인이 되기도 한다.특히 아그리파는 옥타비아의 배려에 의해 리비아의 딸 율리아와 혼인을 맺어 옥타비아누스의 집정을 견고하게 하고,때로는 원로회의를 거쳐 정책조율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패자인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로마인의 관념은 냉정하고 모욕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는다.이를 지켜 보는 딸 셀레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부모의 복수를 위해 와신상담의 염을 풀고도 남았을 것이다.그렇지만 셀레네는 연약한 소녀로서 궁정 울타리에 갇힌 신세로서 누군가를 복수하고자 마음을 품었어도 아직은 때가 일렀던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옥타비아누스는 셀레네의 재기에 매혹을 느끼면서 티베리우스와 결혼을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는데...그러나 이것은 셀레네의 기분을 북돋우고자 했던 상황극에 지나지 않게 되자 셀레네는 단검과 약혼을 하는 심정으로 치닫게 되고,셀레네는 승자들의 세상에서 패자의 혈통을 이어가려 이를 앙다문다.결국 셀레네는 그녀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아프리카 왕자 미우레타니아 유바와 혼인을 맺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역사자료를 토대로 이 글이 쓰여졌되 불분명한 자료는 작가의 상상력과 개연성을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악티움 전투에서 안토니우스가 패배하고 알렉산드리아가 살육이 횡행할 때 클레오파트라의 딸과 두 아들은 패배한 자의 자식들로 온갖 수모와 좌절을 느껴야만 했다.셀레네가 열살 무렵이던 AD29년에서 AD19년 사이에 로마에서의 옥타비아누스의 집정기의 역사적 사건을 꼼꼼하게 재조명하고 있다.여린 소녀가 어엿한 영양이 되어 아프리카 왕자와 혼인을 맺고 어떻게 살아갔을지,셀레네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 갔을지 역사소설을 탐닉하는 나로서는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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