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실천 - 대안사회를 일구는 사람들 이야기
서화숙 지음 / 우리교육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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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본주의는 몰락하고 협동조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 사회에 있는 여러 공동체와 협동조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건축협동조합이 눈에 들어 온다.

 

1990년 하월곡동에서 빈민운동을 하던 허병섭 목사가 이 지역 일용노동자들을 모아 만든 ‘일꾼두레’


1992년 봉천동에서 빈민운동을 하던 송경용 신부의 제안으로 일용노동자들이 모여 만든 ‘나누며 섬기는 건설노동자 협동조합(나섬건설)’


1993년 나섬건설과 일꾼두레가 합쳐 만든 ‘나누며 섬기는 일꾼공동체 노동자협동조합 두레(나레건설)'


2000년 “일하는 사람들의 공동 소유, 공동 경영, 공동 노동과 분배정의의 실현을 원칙으로 설립된 노동자 기업으로서 경제정의의 실현과 출생에 의해 차별 받지 않는 기회 균등의 사회를 건설하여 더불어 사는 세상을 확대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는 조합정관으로 시작한 ‘CNH(Cooperation Nature Human)종합건설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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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과학으로 읽는 지구 설명서
김추령 지음 / 양철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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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는 진부한 소재이다. 심각한 문제로 늘 화제가 되지만 대안이 없다는 핑계로, 먼 미래의 일에 불과하다는 안일함으로 진부하게 느껴지는 소재이다. 그런데 그 진부한 소재를 참신하게 느껴지게 하는 저자의 글힘이 대단하다.

 

예를 들어, 뉴올리언스 홍수 때 할머니를 잃은 소녀의 이야기나 중국 황사에 자식을 잃은 부모 이야기는 지구온난화가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걸 절감하게 해 준다.

 

한번 손에 잡으면 하루이틀만에 다 읽게 되는 재미있는 과학책이다. 100년만의 가뭄이라는 요즘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인상 깊은 구절>

 

"하나님은 지구를 창조할 때 가장 마지막에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인간을 가장 먼저 만들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쯤 죽을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월, 화, 수, 목, 금요일에 뭔가를 만들어 놓지 않으면 인간은 살 수가 없었을 겁니다. 따라서 인간은 지구의 마지막 날까지 다른 생명들과 조화롭게 살 의무가 있습니다" -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왕가리 마타이

 

"인간은 핵분열을 밝혀낼 만큼 똑똑하다. 또 핵분열을 실제로 일으킬 만큼 멍청하다" - 어느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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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전 - 염상섭 중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9
염상섭 지음, 김경수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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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이 1920년대에 쓴 중편소설이다. 3.1만세 전에 시대상을 그린 작품인데, 원래 이름은 묘지였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주인공 이인화는 처자식을 조선에 두고 일본으로 유학가서 술집 여자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조선으로 돌아가 아내의 임종을 보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줄거리 속에 일제 강점기 지식인의 나약한 시대인식을 엿볼 수 있다.

 

내지(일본)의 각 회사에서 연락해 가지고 요보(조선인을 비하하는 말)들을 붙들어 오는 것인데.... 즉 조선 쿨리(중국, 인도인 노예) 말씀요. 농촌 노동자를 빼내 오는 것이죠 (중략) 요보들은 말을 잘 듣고 쿨리만은 못해도 힘드는 일을 잘 하는데다가 삯전이 헐하니까 안성마춤이지...그야 처음 데려갈 때에는 품삯도 많고 일은 드러누워서 떡먹기라고 푹 삶아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갈 노자며 처자까지 데리고 가야 하고, 게다가 빚까지 갚아주는 데야 제아무런 놈이기로 아니 따라나설 놈이 있겠소. 한번 따라나서기만 하면야 전차가 있는데 그야말로 독 안에 든 쥐지. 일이 고되거나 품이 헐하긴 고사하고 굶어뒈진다기루 하는 수 있나, 하하하

 

조선노동자를 꾀여 일본 공장이나 광산에 팔아먹는 일본상인의 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인공 이인화는 마땅한 저항도 치열한 시대인식도 없다.

 

망국 백성이 된 지 벌써 근 십 년 동안 인제는 무관심하도록 주위가 관대하게 내버려 두었었 다. (생략) 칠 년이나 가까이 일본에 있는 동안에, 경찰관 이외에는 나에게 그다지 민족관념을 굳게 의식케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원래 정치 문제에 흥미가 없는 나는 그런 문제로 머리를 썩여본 일이 거의 없었다 하여도 가할 만큼 정신이 마비되었었다. (생략) 조선사람이란 무엇에 써먹을 인종인지 모르겠다. 아침에도 한잔, 낮에도 한잔, 저녁에도 한잔, 있는 놈은 있어 한잔, 없는 놈은 없어 한잔이다. 그들이 이렇게 악착한 현실 앞에서 눈을 감는다는 것은 그들에게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노력이요, 그리 하자면 술잔밖에 다른 방도와 수단이 없다. 그들은 사는 것이 아니라 목표도 없이 질질 끌려가는 것이다. 무덤으로 끌려간다고나 할까? 그러나 공동묘지로는 끌려가지 않겠다고 요새는 발버둥질을 치는 모양이다. 하여간 지금의 조선사람들에게서 술잔을 뺏는다면 아마 그것은 그들에게 자살의 길을 교사하는 것일 것이다. 부어라! 마셔라! 그리고 잊어버려라! 이것만이 그들의 인생관인지 모르겠다.”

 

일제 강점기에 부유한 일본 유학생인 이인화는 그저 조선인이란 무덤 속에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걸 숨기고 싶은 사람에 불과하다. 조강지처의 죽음 앞에 큰집 형님이란 사람은 이인화에게 내년 봄에는 재혼해야 하지 않겠냐고 묻고, 이인화도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렇게 조강지처 조국의 죽음은 오히려 그들의 바람이었다. 

 

이인화는 한 소설가의 필명이기도 하다. 친일파 박정희를 미화해서 논란이 된 작가인데 그가 왜 이인화를 필명으로 사용했는가를 알고 싶다면 만세전을 읽어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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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고 왜 학교를 그만뒀냐고 물으시면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다들 고민하시고 있는 부분일 텐데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사기를 좀 안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랑 다투기도 했는데 어쨌든 그런 상황들이 아이들에게 전파되는 과정을 보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랑 다툰 그분들이 제 학교 적 은사시거든요. 제 성정이 여려서 그런 날에는 잠이 잘 안 와요. ”

 

- 이계삼, <오늘의 교육> 20123~4월호

 

한권의 책 속에 있는 수천개(또는 수만개)의 문장 가운데 기억 속에 남는 건, 모르고 있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해 주거나,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느낌과 같아 반가운 또는 위로가 되는 경우다.  이번 호 이계삼 샘의 문장은 후자에 속했다.

 

나도 솔직히 현 입시강점 시대에 교사나 사기꾼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왜 사기꾼으로 살고 있느냐? 사기꾼이 덜 되려고 관리자랑 열심히 다투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그 분들이 은사님은 아니시기 때문이다. 처음 교직 진출했을 때 하마터면 천주교계 학교에 채용될 뻔했었다. 어릴 때부터 천주교 신자인데 만약 그 학교에 채용되었다면 교장수녀님과 어찌 감히 다툴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은사님은 아닐지라도 동료교사들과 다투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최근에도 어쩔 수 없이 동료교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분들이 내 욕을 하는 것을 전해 듣고 화가 나기보다는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관리자의 큰 폭력에 순종하는 것 역시 폭력이 아니겠는가? 내 성정은 이계삼 샘보다 조금 덜 여려서 다행히 당일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음날은 괜찮아진다. , 성정의 문제라기보다는 워낙 건망증이 심해서 그럴 수도 있다. 타고난 기억상실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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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과학 -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
이윤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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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 않는 과학책이란 부제에 충실하게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 있는 추천사 한 대목을 읽고 웃으면서 독서를 마쳤다. “그 누구보다 웃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친구, 그래서 살이 빠진 사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서 그를 살찌우게 하소서

 

남을 웃기는 개그맨으로서 웃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태도가 좋은 책을 만들어 낸 듯 싶다. 다만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증명해 낼 순 없었지만 과학자들의 책을 많이 읽고 자기의 현장 경험을 예로 들어 정리해낸 점이 탁월했다.

 

나도 평소 웃음에 대해 관심이 많다. 같은 미소라도 선악과 미추가 느껴지는 까닭을 궁금해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그 문제를 풀었다. 좋은, 아름다운 미소는 부드러운 치아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자면 송곳니가 드러나면 미소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좋은 미소, 아름다운 미소를 위해 송곳니를 갈아 주는 성형술이 곧 판을 칠 것이다. ㅋㅋ

 

<인상 깊은 구절>

 

진지하고 지적으로 보이기 위해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거나 아예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남자들을 볼 수 있다. 여성들은 타고난 외모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성형, 마사지, 피부 관리, , 머리 모양, 화장술 등에 의존한다. 그러나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가장 안전하고 손쉬우며 경제적인 방법은 웃는 것이다. 좀 더 섹시하고 지적이고 잘생겨 보이고 싶은 (여성의 경우 예뻐 보이고 싶은) 사람은 일단 한번 웃어 보자.”

 

인류의 조상은 위험에 대한 경고와 안전에 대한 안도로 웃음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거짓 위험과 잘 짜인 안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웃음을 창조해 낸다. 우리는 수동적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복을 만들며 산다. 유머와 코미디는 웃음을 통해 느끼는 본능적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위적 장치이다. 코미디언들은 웃음 유발 장치요, 방송국은 웃음 공장이다. 비유적으로도 실제로도 그렇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처럼 유전자의 명령에 복종만 하기를 거부한 최초의 동물이다. 우리는 자연계를 배반한 위대한 혁명가이다. 물질로 이루어졌지만 물질을 뛰어넘은 경이로운 존재이다. 물질이지만 물질을 인식하는 위대한 철학자이다. 진화된 웃음을 물려받았지만 이제는 그 웃음을 창조하는 위대한 코미디언이다. 생존과 번식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추구할 줄 아는 아름다운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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