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과학 - 이윤석의 웃기지 않는 과학책
이윤석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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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지 않는 과학책이란 부제에 충실하게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번도 웃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책의 맨 마지막 장에 있는 추천사 한 대목을 읽고 웃으면서 독서를 마쳤다. “그 누구보다 웃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친구, 그래서 살이 빠진 사람.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서 그를 살찌우게 하소서

 

남을 웃기는 개그맨으로서 웃음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태도가 좋은 책을 만들어 낸 듯 싶다. 다만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증명해 낼 순 없었지만 과학자들의 책을 많이 읽고 자기의 현장 경험을 예로 들어 정리해낸 점이 탁월했다.

 

나도 평소 웃음에 대해 관심이 많다. 같은 미소라도 선악과 미추가 느껴지는 까닭을 궁금해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그 문제를 풀었다. 좋은, 아름다운 미소는 부드러운 치아를 드러내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하자면 송곳니가 드러나면 미소로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좋은 미소, 아름다운 미소를 위해 송곳니를 갈아 주는 성형술이 곧 판을 칠 것이다. ㅋㅋ

 

<인상 깊은 구절>

 

진지하고 지적으로 보이기 위해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거나 아예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남자들을 볼 수 있다. 여성들은 타고난 외모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성형, 마사지, 피부 관리, , 머리 모양, 화장술 등에 의존한다. 그러나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가장 안전하고 손쉬우며 경제적인 방법은 웃는 것이다. 좀 더 섹시하고 지적이고 잘생겨 보이고 싶은 (여성의 경우 예뻐 보이고 싶은) 사람은 일단 한번 웃어 보자.”

 

인류의 조상은 위험에 대한 경고와 안전에 대한 안도로 웃음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거짓 위험과 잘 짜인 안도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웃음을 창조해 낸다. 우리는 수동적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복을 만들며 산다. 유머와 코미디는 웃음을 통해 느끼는 본능적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인위적 장치이다. 코미디언들은 웃음 유발 장치요, 방송국은 웃음 공장이다. 비유적으로도 실제로도 그렇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처럼 유전자의 명령에 복종만 하기를 거부한 최초의 동물이다. 우리는 자연계를 배반한 위대한 혁명가이다. 물질로 이루어졌지만 물질을 뛰어넘은 경이로운 존재이다. 물질이지만 물질을 인식하는 위대한 철학자이다. 진화된 웃음을 물려받았지만 이제는 그 웃음을 창조하는 위대한 코미디언이다. 생존과 번식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추구할 줄 아는 아름다운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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