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왜 하지? - 수업으로 읽는 우리 교육
서근원 지음 / 우리교육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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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분, <머리 어깨 무릎> 노래 알지요?”

“예.”

“그 노래 한번 불러 보자.”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바아알. 머리 어깨 발 무릎 발. 머리 어깨 무릎 귀 코 입.”

우리는 손으로 머리, 어깨, 무릎을 짚으면서 노래를 부른다.

“결국은 다 조용히 시키려는 수작이라니까! 왜 귀, 코, 입으로 끝나냐고······.”

 

 

놀이를 통한 수업과 학급운영을 10년 넘게 연구하고 있는 나에게, 참 당황스러운 대목이었다. 좋은 수업 또는 신나는 수업에 대한 교사와 학생간 관점차가 크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정보화기자재를 활용한 수업을 강조하고 유용한 수업기법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던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깨달음을 줄 것이다.


교과서를 성경으로 생각하고 전국일제고사에 의한 학력평가를 맹신하는 사람들도 반성을 하길 바란다.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현재의 삶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려가 빠졌을 경우에, 그 수업이 삶으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해야 한다.”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다.

바보야, 문제는 ‘기법’이 아니라 ‘관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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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냥 - 시민의 힘으로 공공기관의 정보 캐내기
성재호 외 지음 / 도요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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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의 숨겨진 정보는 시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 정보의 공개를 요구하지만, 사생활 침해 등을 핑계로 거부당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는 명백히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안하는 경우다. 누가 개인의 사생활을 공개하라고 했는가? 공무원의 직무를 공개하라고 했지. 그러나 실수든 고의든 공무원의 직무를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비공개한다. 참으로 답답하기 이를 때가 없다.

그런 참에 이 책을 만났다. 앞서 고민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위로가 많이 된다. 정보공개청구의 비결들도 솔깃하다. 각 분야에서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 사회가 좀더 투명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인상 깊은 구절>

비공개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 청구한 정보가 마땅히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임에도 공개하지 않으면 곧바로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의신청을 하면서 정보공개심의회 개최를 요구한다든지 혹은 고의적 비공개라면 직무감찰을 요청하겠다는 등 최대한 귀찮게 해야 조금이라도 공개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국정감사 기간에는 국회의원들이 각 부처에 온갖 정보들의 자료 제출 요구를 한다. 이 자료들은 국회의원들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는 정보들이므로 가치가 높은 정보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제출된 정보들은 각 부처마다 별도로 목록 및 백서를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 필자는 2008년 국정감사 기간이 끝난 뒤 각 부처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했던 자료 목록을 정보공개 청구해서 입수할 수 있었다.

가령 공무원행동강령을 위반한 공무원들의 실태를 알고 싶으면 각 기관에 정보공개청구를 하기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청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각 기관의 공무원 심리를 잘 파악하면 정보공개청구의 공개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정보공개청구를 할 때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은, 한번 비공개 결정을 받으면 이의신청, 행정심판 등을 통해서도 그 결정을 뒤집기가 매우 어렵고 시간도 많이 소모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청구할 때 미리 예상되는 답변 내용을 고민한 다음 민감한 부분을 비공개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공개 비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행정심판은 여러 측면에서 행정소송보다 유익하고 편리한 점이 많다. 우선 공공기관은 행정심판에서 패소하는 경우 항소하지 못한다. (행정소송에서는 공공기관이 패소해도 항소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인이 행정심판에서 승소하면 바로 정보를 공개 받을 수 있다. 또한 행정심판은 행정소송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처리 기간이 짧다. 절차도 매우 간단하다. 따라서 일반인들도 행정심판제도를 자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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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정채봉 외 / 샘터사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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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산 건 10년도 훨씬 넘은 일이다. 제목만으로도 꼭 책장에 꽂아 두고픈 마음에 사게 되었다. 몇년에 한번씩 틈틈이 읽으면서 오늘 드디어 통독을 하였다. 10여년 조율한 인연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흔 나이에 식구들 보는데, 눈물을 흘릴 주책이 민망하여 참 많이 참았다.

 

내겐 어머니도, 아버지도, 할머니도 이젠 없다. 그러나 그 분들은 내가 어느 곳에 있든 늘 내 곁에 계시고 나를 영원히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금껏 살아왔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그분들은 나의 수호신이다. 그런 까닭에 '어머니(아버지, 할머니)는 모든 곳에 있기 위해서 신이 되셨다'

 

<눈시울을 적셨던 구절>

 

"너는 할 수 있어. 내가 너를 가졌을 때에 꾼 꿈이 있다. 너는 큰일을 할 거야. 죽은 뒤에도 네가 걷는 발자국, 자국마다 내가 너를 도우마"

 

"관 속에 누울 때 어머니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았나이다. 내가 언제나 좋아하던, 어머니의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는 두툼한 손을 보았나이다. 제가 어머니의 손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시지요. 키 150센티미터도 못되는 어머니의 손은 여자의 손이 아니라 거인의 손이었습니다. 두툼한 빵과 같았나이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서 노동하시던 노동자의 손이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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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 2011-12-2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환 추기경이 신부가 되고, 정호승 시인이 시인이 되고, 이창동 소설가가 소설가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분들의 어머니 덕분이라는 에피소드가 특히 읽을만 합니다.
 
보수를 팝니다 - 대한민국 보수 몰락 시나리오
김용민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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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에 고등어가 있기에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파리가 꼬인다. 아하, 팔리지 않는 보수를 상징하는 그림인가 보다. 필자 김용민은 양심적인 보수, 목사 아버지 덕에 건강한 보수를 꿈꾸며 청년기를 보내다, 불량한 보수회사에서 2번이나 해고를 당한 후, 보수를 포기하고 진보로 전향한다. 불량 보수들에겐 배신자이지만 양심 진보들에겐 보수의 실체를 알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사람.

 

그러나 이 책은 불량 보수의 실체를 고발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진보에게 따끔한 질책도 선사한다. 그런 면에서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와 비슷하다. 이 책의 속편으로 <진보를 삽니다>가 나오면 좋겠다. 파리가 꼬이지 않는 싱싱한 생선으로 표지를 만든...

 

"오래된 것과 원숙한 것을 지지하는 것이 보수라면, 새로운 것과 젊은 것을 지지하는 것이 진보다. 따라서 진보에게 연공서열이나 정치적인 문제에서 나이든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존경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오랜 기간 진보에 몸담고, 인생의 황혼기라고 할 수 있는 나이에도 여전히 진보 진영에서 원로급으로 존경 받으면서 일관성을 지켜 나가는 인사들을 보면 특징이 있다. 우선 연공서열에 따른 기계적인 존경에 큰 마음을 쓰지 않는다. 이들은 언제나 젊은이들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려고 하고, 새로운 생각과 변화를 받아들여서 젊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분들은 유쾌하다. 이런 분들을 유심히 보면 인상 쓰는 모습보다는 웃는 표정을 더욱 자주 볼 수 있다.

 

너무 진지해지면 변절하기도 쉽다. 너무 진지하면 꾹꾹 참아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 너무 진지하면 마음을 열고 편안해질 수가 없어 자신도 보는 사람도 딱딱해지기 쉽다. 너무 진지하면 예의범절을 너무 따지게 된다. 너무 진지하면 결국 그 진지함을 주체하기가 힘들어진다. 너무 진지하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가 없다. 이렇게 스트레스와 불만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확 삐치게 된다.

 

그러니, 진보를 하려면 유쾌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진지해야 할 때에 진지하더라도, 그 진지함에 너무 빠져서 항상 굳은 표정과 엄한 목소리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과거 군사정권에서 운동권은 합법의 공간으로 나오기가 무척 힘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극도로 진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진보 진영도 보수의 굳은 얼굴을 똑같이 굳은 표정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유쾌하게 비웃어 줄 여유가 생겼다. 그것이 자신도 삐치지 않는 방법이고, 상대방을 더욱 강하게, 큼직하게 엿을 먹이니 결과가 된다. 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주먹을 날리는데 상대방은 이리 쓱, 저리 쓱 피하면서 피식 피식 비웃는다고 생각해 보라. 그게 더 기분 나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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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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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씹히는 거 구경하러 갔다가 좌파도 같이 씹히는 걸 보고 당황했다.  

당황했지만 황당하지는 않았다. 

(놀란 건 같지만 당황은 내 잘못 때문이고, 황당은 남 잘못 때문이다.)  

좀더 섹시한 좌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졸라 감사하다 씨바 ㅋㅋ 

 

<마음에 든 구절들> 

 

우는 세계관이 아니라 반응이라고 생각해. 공포와 마주한 동물의 반응. 그런 수준의 반응은 인간이 아니라 동물도 다들 하는 거거든. 식량이 없는 두려운 겨울을 견디고 봄까지 살아남기 위해 가을에 졸라 많이 처먹는 곰의 적응과 하등 차이가 없는 거라고. (중략) 좌도 정글의 불확실성이 두려운 건 마찬가지지만, 우가 그 공포에 압도되어 자기만이라도 살려고 반응하는 거라면, 좌는 그 공포를 잘게 나눠 각자가 담당해야 하는 공포의 몫을 줄여서 해결하려 하는 거라고.

(중략)

그렇다면 좌의 취약점이 뭐냐. 좌는 스스로 지적으로 우월하고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는 거. 그게 왜 문제냐면, 좌가 지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드러나는 지적 오만이 대중들로부터 좌를 유리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거. 자기들만의 언어로, 자기들끼리만 대단하고 자기들끼리만 정당하지.

(중략) 

농담도 하고 술도 마시고 손도 잡고 그러다 점점 서로 매력을 느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건데. 그런데 진보정당의 방식은 이런 식이야.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 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과 주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교육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를 섞어 진지하게 프리젠테이션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넘어간 방증이라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한 것이 촌스러운 데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한 것 같지만 뭘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 군은 자기 프러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 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경쟁자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20년 후에. 아, 슬퍼.

더 슬픈 건 뭐냐. 욕심 많고 잇속 빠른 보수 군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진보 군이 책상 위에 남기고 간 계획서와 설계도를 집어 와서는 표지만 엄청 화려하게 바꾸고 총천연색 컬러로 인쇄해서, 자리를 박차고 떠난 국민 양을 찾아가 계획서를 다시 내놓는다는 거야. 하지만 그 내용은 읽어 주지 않아. 휘리릭 페이지만 넘기면서 대신 장미 한 송이 안겨주고 레스토랑으로 데려가서 엄청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를 시키지. 그들을 그렇게 연애를 시작해버리네.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올 때 국민 양은 알게 되지, 그 장미는 플라스틱이고 그 밥값은 자기가 내는 거였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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