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정채봉 외 / 샘터사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산 건 10년도 훨씬 넘은 일이다. 제목만으로도 꼭 책장에 꽂아 두고픈 마음에 사게 되었다. 몇년에 한번씩 틈틈이 읽으면서 오늘 드디어 통독을 하였다. 10여년 조율한 인연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마흔 나이에 식구들 보는데, 눈물을 흘릴 주책이 민망하여 참 많이 참았다.

 

내겐 어머니도, 아버지도, 할머니도 이젠 없다. 그러나 그 분들은 내가 어느 곳에 있든 늘 내 곁에 계시고 나를 영원히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금껏 살아왔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그분들은 나의 수호신이다. 그런 까닭에 '어머니(아버지, 할머니)는 모든 곳에 있기 위해서 신이 되셨다'

 

<눈시울을 적셨던 구절>

 

"너는 할 수 있어. 내가 너를 가졌을 때에 꾼 꿈이 있다. 너는 큰일을 할 거야. 죽은 뒤에도 네가 걷는 발자국, 자국마다 내가 너를 도우마"

 

"관 속에 누울 때 어머니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았나이다. 내가 언제나 좋아하던, 어머니의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는 두툼한 손을 보았나이다. 제가 어머니의 손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시지요. 키 150센티미터도 못되는 어머니의 손은 여자의 손이 아니라 거인의 손이었습니다. 두툼한 빵과 같았나이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서 노동하시던 노동자의 손이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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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 2011-12-24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환 추기경이 신부가 되고, 정호승 시인이 시인이 되고, 이창동 소설가가 소설가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분들의 어머니 덕분이라는 에피소드가 특히 읽을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