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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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2012년부터 발행하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156개 회원국 중 덴마크가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저자는 직접 덴마크에 찾아가 각계각층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며 그 이유를 살피고 있다 내가 이해한 그 이유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노동조합, 협동조합등이다. 그들은 명문대 진학이나 대기업 취직을 삶의 목표로 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을 꿈꾸지 않고 다만 버는 것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 대한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이 책 제목 그대로 우리도 (과연 덴마크처럼) 행복할 수 있을까?

 

<밑줄 쫙>

덴마크에는 전국의 식당 종업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 ‘3F’가 있어요. 전체 노조원이 32만명에 이르죠. 우리 식당 동료들도 모두 여기에 가입해 있고, 나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이 직업을 선택했을 때부터 노조원이에요. 40년 동안 노조비로 매달 1400크로네(26만원)씩 내왔죠. 만약 차별과 부당한 대우가 발생하며 노조에 알리고 중앙의 노조가 사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 행여 실직하게 되면 노조와 정부가 연대해 16개월 동안 매달 19000크로네(350만원)을 주거든요. 물론 노조원이 아니어도 정부의 실업보조금을 2년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보험으로 노조비를 내는 거죠. 그래서 실직에 대한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평직원의 이사회 참여가 덴마크에서는 회사법으로 보장돼 있다. 종업원 35인 이상 기업에서 가능하며 이 제도를 선택할지 여부는 노사 합의로 정한다. 평직원 이사의 수는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뽑은 이사 수의 절반이고, 사외 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 수의 3분의 1이다. 평직원 이사는 그저 상징적인 직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주총에서 선임된 다른 이사와 똑같은 권한과 책임이 있다.

 

덴마크 사회에서는 노조에 가입하기 않기가 매우 힘듭니다. 일하는 자의 대부분이 노조원입니다. 그것이 바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인 이유이기도 하죠. 우리는 매우 조직화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지구 상에서 가장 조직화된 나라일 겁니다. 우리 신문사도 거의 모든 직원이 노조원이에요. 기자들은 전국언론노조에 속해 있는데 조합원이 15000명에 이릅니다. 만약 신입 기자가 노조에 가입하기 싫다고 한다면 문제가 생길 겁니다. 사람들이 그를 놀릴 거예요. 우리는 노조를 통해서 강한 연대의식, 우리가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죠. 그런 연대의식에서 신뢰사회가 형성됩니다.

 

미국 사회는 더 많이를 강조하면서 경쟁합니다. 늘 최고가 될 것을 요구합니다. 반면에 여기 덴마크 사람들은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려고 합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아요.

 

덴마크는 시민들 사이의 네트워킹이 매우 강합니다. 모든 덴마크 사람이 어떤 종류든 하나 이상의 사회적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내가 속해 있는 에너지산업 분야만 해도 시민 참여로 만든 협동조합이 70~80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내 아들은 취미로 음악을 하는데 친구들끼리 밴드를 결성하면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그들은 서로를 믿기 때문에 밴드를 어떻게 꾸려가면 좋을지 토론해서 조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인들은 어려서부터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죠.

 

20134, 덴마크 공립학교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노조는 고용주 격인 정부와의 갈등으로 한 달 이상 수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쟁점은 교사들의 수업 준비시간 단축 여부였다 ... 한 달 이상 수업이 중단되고 있는데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동요는 별로 없었다. 교사들은 국회 앞 광장이나 코펜하겐 시청 앞에서 평화롭게 집회를 열었다.

 

덴마크에서 전체 초중고 학생의 약 13퍼센트가 공립학교가 아닌 학교에 다닌다. 덴마크의 사립학교는 약 500개고, 그중 약 260개가 자유학교인데 재학생 수는 32000명쯤 된다.(2010년 기준) ... 우리는 큰 틀에서만 교육부의 지침을 따릅니다. 국어, 수학, 생물 같은 기본 과목을 가르치되 교육 방법이나 수업 일정은 우리가 알아서 자유롭게 진행하죠. 사립학교가 공부와 규율을 좀 더 강조한다면 우리는 꿈과 비전을 강조합니다. 시험도 보지 않고 음악이든 미술이든 체육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합니다. 학생 개개인의 특장점을 살려주려 노력하죠 ... 신기한 것은 이렇게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운영되는데 자유학교의 예산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점이다. 학교 운영비의 75퍼센트를 정부가 지원하고 실제 수업료의 25퍼센트만 학부모가 부담하는데, 학부모당 한달에 우리 돈으로 20만원 정도다 ... 우리 헌법에 반드시 학교에 가야 한다고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학생들이 꼭 국가가 운영하는 공립학교에 다니면서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자유로운 교육철학과 방법에 의해 배워도 됩니다.

 

덴마크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스스로 답을 찾는 훈련을 한다. 7학년까지 점수와 등수를 매기는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은 그런 문화와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는 한 사례다. 어떤 문제든 답은 하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을 강조하는 덴마크는 고등학교의 시험문제도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단순 암기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없다 ... 시험문제는 제비뽑기로 전해요. 우리 반이 28명인데 선생님이 상자 안에 질문지 28개를 넣어 한 명씩 뽑게 하죠. 물론 문제는 학기 중에 배운 범위 내에서 출제되고요. 그러고 나면 학생들에겐 시험 준비를 할 수 있게 24시간이 주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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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
E.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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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경제학은 인간을 매우 합리적이라고 전제하고 합리적인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는 것이 사회의 이익이 된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전제를 바꾼다면 개인의 탐욕으로 사회가 파괴된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 후자가 더 논리적으로 읽히니 그걸 바로 이 책이 말하고 있다. 

 

다만, 독해력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그리 잘 읽히지는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제목만으로도 서가를 장식할 가치가 있는 고전이다. 

 

<밑줄 쫙>

가난한 지방은 부유한 지방과 분리되길 원하지만 부자들은 국내의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것이 외국의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기보다 훨씬 쉽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현상 유지를 원한다.

 

공공기관은 자신의 소득이 거의 없으므로 시민들이 당연히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돈을 이들의 주머니에서 끄집어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것은 세금징수원과 시민들 사이에서 끝없는 눈치싸움을 초래하게 되는데, 여기서 부자들은 높은 임금으로 고용한 세금 전문가 덕분에 대체로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씬 능숙하게 대처한다. ‘빠져나갈 구멍을 막기 위해 세법은 더욱 복잡해졌으며, 그래서 세무사에 대한 수요-따라서 그의 소득-도 더욱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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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 이겨내기
랠프 B. 맷슨 지음, 강병철 옮김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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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못 쉬면 죽는 것이고, 코로 숨을 못 쉬면 반은 죽은 것이다. 그만큼 삶의 질이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말이다. 축농증(부비동염)에 걸리면 대개 코로 숨을 쉬지 못하니 그야말로 사람을 반 죽이는 무시무시한 병이다. 사실 한번 걸리면 완치가 거의 힘들다. 하지만 암처럼 사람을 죽이지는 않으니 평생 서로 친구하면서 지낼 수밖에 없는 녀석이다.

 

어차피 평생 친구해야 한다면 그 친구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왜냐면 그 악질이 어떤 이유로 생긴 성질인지 알게 된다면 증오가 연민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다만 축농증 이겨내기보다는 축농증 알고 연민하기라고 이름을 바꾸면 판매량은 떨어져도 진실에 가까우리라.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은 26쪽에 있다. 부비동염이 치료는 부비동 세척, 비충혈제거제/항히스타민, 스테로이드 분무, 항생제, 경구용 스테로이드, 수술의 단계가 있다는 거다.

 

좀더 풀어서 말하자면, 정 숨쉬기 힘들 땐 충혈제거제를 분무하되 자주 쓰면 안되고, 항히스타민과 항소염제를 적절히 써라. 고름은 항생제로 제거하고 최종적으로 수술도 생각해 보라는 말이다. 수술은 부어오른 조직을 태워 없애거나 뼈를 깎아서 공간을 넓히는 방법인데 사라진 부분이 원래 맡아하던 공기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밖에 물리적으로 코구멍을 넓혀주는 코밴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코를 세척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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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늙는가 - 진화로 풀어보는 노화의 수수께끼
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최재천.김태원 옮김 / 궁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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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생을 원하지만 아무도 늙고 병들고 죽는 걸 피해갈 수는 없다. 따라서 덜 아프고 늦게 죽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집은 사람은 아마도 아프고 늙는 걸 실감하는 나이일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노화에 대해서 명확한 정의도 원인도 대책도 알려 주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학설을 비교적 재미있게 얘기해 주니 지적 충족을 즐기면 그만이다. 예를 들어, '좋은 어머니 이론'에 따르면 25세 출산, 50세 육아가 좋다.  그래도 여전히 항노화법이 궁금하다면? 덜 먹고 좀 움직여라!

 

<밑줄 쫙>

 

우리 몸의 어떤 세포들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암세포가 되어서야만 가능하다.

 

파우아뉴기니의 숲에 사는 사람들은 선택이라기보다 필요에 따라 저지방 식사를 한다. 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데, 만약 미국인이 이렇게 운동을 한다면 대부분 죽을지도 모른다. 마라톤을 수십 번이나 해본 내 친구는 파푸아누기니의 흔히 볼 수 있는 산에서 이틀 동안 걸은 것이 그가 해본 운동 중에서 가장 힘든 운동이었다고 했다. 따라서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은 동맥경화증에 걸리지 않은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파푸아뉴기니의 환경이 변한다면 E4 유전자는 힘을 발휘할 것이다. 내가 연구했던 마을에서 어떤 마을에서 어떤 사람이 운 좋게도 광산회사에 취직하여 채굴 정비를 작동하는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는 광산촌으로 이사한 뒤 양질의 고기와 양곡을 먹기 시작했고 그렇게 서구식을 즐기다가 결국 출세도 못하고 45세에 심장병으로 세상을 떴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수명과 면역계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 면역계가 지나치게 민감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신경 보초처럼 민감한 면역계는 적을 친구로 오인할 수도 있고 친구를 적으로 생각하고 쏠 수도 있다. 그래서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민감한 면역계가 스스로를 공격하여 급기야는 관절염, 천식, 루푸스 등에 더 잘 걸리게 된다. 게다가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병에 자주 걸려 앓는 경우가 많아서 병원을 더 자주 찾는다.

 

레이먼드 펄은 노화에 대한 생명 활동 속도 이론의 옹호자였다. 그는 50세가 되면 사람들이 바보가 되기 때문에 투표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디 앤드레이드는 대단한 운동광이었다. 헬스코치인 그는 축구, 조깅, 자전거, 아령운동, 수영 등을 즐겼다. 담배와 술은 전혀 하지 않았고 수도원식으로 프리티킨 식이요법을 따랐다. 그리고 맥박,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는 얼마인지,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나 무거운 중량을 들 수 있었는지, 얼마나 멀리 또 빠르게 뛰었는지 등 자신의 건강 상태를 매일 일기에 기록했다. 65세의 나이에도 마치 강철로 만든 사람 같았다. 친구들은 그가 30세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993518일 일몰 직후, 에디는 그가 가장 힘들게 달렸던 조깅 코스 근처에 있는, 태평양이 보이는 절벽 끝에 서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너무나 고통스럽다

그가 느낀 고통은 불치병이 쇠약해지는 병과는 관계가 없다. 그는 나이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체력이 좋았다. 그러나 자살하기 몇 개월 전부터 그의 몸은 아주 엄격한 기준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맥박 수치가 다소 올라갔고, 몇 번씩이나 등 부위에 심한 경련 때문에 괴로워 체력 단련실에서 몸부림쳐야 했다. 게다가 탈장으로 가벼운 외과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음성으로 판정 났는데도 불구하고 전립선암에 걸리지 않았을까 걱정하기 시작했다. 앤드레이드는 최고의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노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완벽주의자였기에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게 된 것이다.

앤드레이드가 천문학을 공부했더라면, 그의 건강 상태가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은 우주의 기준으로 볼 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가 생물학에 대해 좀더 알았더라면, 그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탄생이나 계절의 변화처럼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다. 노화는 게으름이나 폭식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진화와 일반적인 생존 과정의 피할 수 없는 산물이다. 생활습관과 상관없이 삶은 우리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

  

비록 여성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성적 자극과 오르가즘을 일생 동안 느낄 수 있다 해도 50세 정도가 되면 생식 능력을 잃게 된다. 그리고 완경 자체는 20세 때부터 시작되는 빠른 생식 감퇴 과정의 마지막 단계일 뿐이다. 많은 여성이 30대나 40대에 임신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25세 때 생식 능력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것에 비추어보면 35세 여성조차도 임신을 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또한 35세 여성은 아기가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을 확률이나 아기를 낳을 때 죽을 확률이 20대 초반에 비해 두 배나 높다.

 

좋은 어머니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오래도록 열정적으로 아이를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완경은 발생한다. 20대 초반이 되면 여성이 아기를 성공적으로 낳을 확률이 여러 이유로 감소하기 시작한다. 보편적으로 임신이 점차 어려워지므로, 엄마와 아기가 죽을 위험도 점차 증가할 것이다. 아기는 유전적 결함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물론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망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아기가 독립할 때까지 생존할 확률이 점차 줄어든다 ...... 결국 이 이론에 따르면, 여성이 번식을 멈추고 마지막 자식을 기르거나 다 자란 자식이 그 자식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일이 진화적으로 이익(즉 유전자를 전달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식)이 될 때까지, 성공적으로 생식을 할 확률은 점점 줄어든다. 다시 말해서 좋은 어머니이자 좋은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여성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 임신을 늦추거나 번식을 조절하면 영양이 풍부하고 활동량이 적은 생활을 하는 것처럼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현대생활은 좋은 면이 있는 반면 유방암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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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논쟁 - 괴짜 물리학자와 삐딱한 법학자 형제의
김대식.김두식 지음 / 창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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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형제의 공부논쟁이라? 공부 잘 한 형제의 자랑질이 뻔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김두식을 봐서 읽었다.  

 

형인 김대식은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여 서울대 물리학교 교수가 되었다. 그런 그가 유학파의 교수 임용을 비판한다. 일견 모순되지만 예전엔 외국서 배울 게 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자기 집을 지어야한다는 논리이다.

 

경쟁을 중시하는 면에선 공감할 수 없었으나 합리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는 면은 이해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건설의 비젼을 보여줘서 지지한다는 말에는 공감할 수 없었으나 진보 엘리트주의자들의 위선을 비판하는 말은 이해할 수 있었다. 김대식의 생각과 말투는 마치 소설가 김훈을 떠오르게 한다. 소위 이성적 보수라고 볼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이성적으론 이해해도 감성적으론 공감할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표지를 보곤 공부에 대한 두 사람의 토론을 예상했으나 읽어보니까 우리나라 교육, 특히 이공계 대학에 대한 김대식 인터뷰집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핵심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선 과고, 외고 같은 특목고를 없애야 한다는 것, 쓸데없는 영재 교육으로 아이들의 머리를 태워 버리지 말자는 것! 진정한 경쟁은 평준화다.

 

<밑줄 쫙>

일본은 희한하게도 20세기 초반이 되면 이미 유학파의 자취를 찾을 수 없어요. 직접 후학을 기르기 시작한 거죠 ...... 유학을 가는 대신에 도쿠가와 시대부터 자리 잡은 전통적인 장인 시스템이 작동해요. 그 기초 위에서 15명이 노벨상을 탄 거예요. 15명 중에서 13명은 일본에서 박사를 딴 사람들이고, 그것도 대부분 지방 국립대 출신이예요.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다 사기입니다. 영재교육 받아서 잘된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역사에서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특히 과학 분야에서 공헌한 사람들 대부분은 일반적인 과정을 밟아 성장한 사람들이에요. 노벨상을 받은 사람도 90퍼센트 이상이 일반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입니다. 아주 특수한 몇몇 천재들의 사례를 포장해서 영재교육이나 조기교육의 효율성을 입증하려고 하지만 잘 살펴보면 그게 다 진실과는 거리가 있어요 ..... 미국에도 요즘 조기교육에 열을 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13세에 대학에 들어가서 20대 초반에 박사를 받는 애들을 제가 미국에서 직접 봤어요. 미국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애들 대부분 실패합니다. 30대가 되면 다들 무대에서 사라져요. 두뇌를 너무 일찍 태워먹은 거예요.

 

천재들이 과학계를 이끈다는 건 증명이 안 된 신화예요. 뭔가 엄청난 걸 발명한 사람 중에서 학교에서 1등을 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시험 잘 보는 학생은 남들이 주는 문제를 푸는 데까지는 해낼 수가 있어요. 그러나 새로운 발견 혹은 발명을 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만든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시험 잘 치는 사람에게만 과학을 맡겼어요. 그 결과로 새로운 이론, 새로운 발견 하나를 만들어내지 못했어요. 단 하나의 초가집도 짓지 못했어요. 지금이라도 거대한 전환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계속 망하는 거예요.

 

평준화 세대는 이미 경기고 세대의 엘리트주의에 무릎을 꿇었어요. 이미 졌지만 그래도 저는 평준화를 향한 싸움을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하는 거예요.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평준화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초연구 분야는 미국이든 유럽이든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평준화이고 나눠 먹기예요. 독일의 경우 정교수든 부교수든 상관없이 누가 어떤 프로포절을 써도 1년에 1억 정도씩은 배정받아요. 10억짜리 연구를 한개 돌리는 대신에 1억짜리 연구를 열개 돌리는 게 낫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연구원처럼 어떤 연구팀에 1년에 100억씩 10년간 천억을 주는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기초과학은 운 좋은 사람을 아무도 따라가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요. 기초과학의 특성 자체가 세런디퍼티에 있기 때문입니다. 발견의 반 이상이 세런디퍼티에 의한 거예요. 통계적으로 입증되기는 어렵지만 우연을 통해 발견한 게 80퍼센트 되고, 똑똑해서 발견한 게 20퍼센트 정도 될 겁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우연성에 투자를 해야죠. 우연성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우연성에 투자하면 부수적인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은 교육에 투자하는 겁니다. 기초과학에서 놀라운 발견을 할 확률 못지않게 교육 자체가 중요하니까요. 독일도 일본도 그래서 기초과학 분야에 폭넓은 투자를 하는 겁니다. 한두명에게 돈을 쏟아붓는 엘리트 과학이 아니라요. 이런 엘리트주의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평준화 이전의 경기고 출신들이에요. 자기만 망하지 않고 잘못된 믿음으로 나라 전체를 망치고 있는 겁니다.

 

애 키우기가 힘든 게 아니라 애를 명문대 보내기 힘든 시대일 뿐이에요. 자세히 들어보면, 사교육하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강남 애들만 명문대를 간다, 가난한 자신이 애를 낳아봐도 명문대 보낼 희망이 없다, 그러니 낳지 말자, 이런 식이에요. 애를 명문대 보내겠다는 욕심만 버려도 애 낳아서 키우는 게 훨씬 덜 힘들 겁니다. 다행히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한표를 행사해요. 가난한 사람들이 인구를 늘려서 혁명을 하는 거죠! 부자들을 다 몰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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