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행복사회 시리즈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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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2012년부터 발행하는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156개 회원국 중 덴마크가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저자는 직접 덴마크에 찾아가 각계각층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며 그 이유를 살피고 있다 내가 이해한 그 이유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노동조합, 협동조합등이다. 그들은 명문대 진학이나 대기업 취직을 삶의 목표로 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을 꿈꾸지 않고 다만 버는 것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에 대한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이 책 제목 그대로 우리도 (과연 덴마크처럼) 행복할 수 있을까?

 

<밑줄 쫙>

덴마크에는 전국의 식당 종업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 ‘3F’가 있어요. 전체 노조원이 32만명에 이르죠. 우리 식당 동료들도 모두 여기에 가입해 있고, 나도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이 직업을 선택했을 때부터 노조원이에요. 40년 동안 노조비로 매달 1400크로네(26만원)씩 내왔죠. 만약 차별과 부당한 대우가 발생하며 노조에 알리고 중앙의 노조가 사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 행여 실직하게 되면 노조와 정부가 연대해 16개월 동안 매달 19000크로네(350만원)을 주거든요. 물론 노조원이 아니어도 정부의 실업보조금을 2년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보험으로 노조비를 내는 거죠. 그래서 실직에 대한 걱정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평직원의 이사회 참여가 덴마크에서는 회사법으로 보장돼 있다. 종업원 35인 이상 기업에서 가능하며 이 제도를 선택할지 여부는 노사 합의로 정한다. 평직원 이사의 수는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뽑은 이사 수의 절반이고, 사외 이사를 포함한 전체 이사 수의 3분의 1이다. 평직원 이사는 그저 상징적인 직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주총에서 선임된 다른 이사와 똑같은 권한과 책임이 있다.

 

덴마크 사회에서는 노조에 가입하기 않기가 매우 힘듭니다. 일하는 자의 대부분이 노조원입니다. 그것이 바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인 이유이기도 하죠. 우리는 매우 조직화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지구 상에서 가장 조직화된 나라일 겁니다. 우리 신문사도 거의 모든 직원이 노조원이에요. 기자들은 전국언론노조에 속해 있는데 조합원이 15000명에 이릅니다. 만약 신입 기자가 노조에 가입하기 싫다고 한다면 문제가 생길 겁니다. 사람들이 그를 놀릴 거예요. 우리는 노조를 통해서 강한 연대의식, 우리가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죠. 그런 연대의식에서 신뢰사회가 형성됩니다.

 

미국 사회는 더 많이를 강조하면서 경쟁합니다. 늘 최고가 될 것을 요구합니다. 반면에 여기 덴마크 사람들은 여유를 가지고 삶을 즐기려고 합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아요.

 

덴마크는 시민들 사이의 네트워킹이 매우 강합니다. 모든 덴마크 사람이 어떤 종류든 하나 이상의 사회적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내가 속해 있는 에너지산업 분야만 해도 시민 참여로 만든 협동조합이 70~80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내 아들은 취미로 음악을 하는데 친구들끼리 밴드를 결성하면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그들은 서로를 믿기 때문에 밴드를 어떻게 꾸려가면 좋을지 토론해서 조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인들은 어려서부터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죠.

 

20134, 덴마크 공립학교 교사들로 구성된 교원노조는 고용주 격인 정부와의 갈등으로 한 달 이상 수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쟁점은 교사들의 수업 준비시간 단축 여부였다 ... 한 달 이상 수업이 중단되고 있는데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동요는 별로 없었다. 교사들은 국회 앞 광장이나 코펜하겐 시청 앞에서 평화롭게 집회를 열었다.

 

덴마크에서 전체 초중고 학생의 약 13퍼센트가 공립학교가 아닌 학교에 다닌다. 덴마크의 사립학교는 약 500개고, 그중 약 260개가 자유학교인데 재학생 수는 32000명쯤 된다.(2010년 기준) ... 우리는 큰 틀에서만 교육부의 지침을 따릅니다. 국어, 수학, 생물 같은 기본 과목을 가르치되 교육 방법이나 수업 일정은 우리가 알아서 자유롭게 진행하죠. 사립학교가 공부와 규율을 좀 더 강조한다면 우리는 꿈과 비전을 강조합니다. 시험도 보지 않고 음악이든 미술이든 체육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합니다. 학생 개개인의 특장점을 살려주려 노력하죠 ... 신기한 것은 이렇게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운영되는데 자유학교의 예산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점이다. 학교 운영비의 75퍼센트를 정부가 지원하고 실제 수업료의 25퍼센트만 학부모가 부담하는데, 학부모당 한달에 우리 돈으로 20만원 정도다 ... 우리 헌법에 반드시 학교에 가야 한다고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학생들이 꼭 국가가 운영하는 공립학교에 다니면서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자유로운 교육철학과 방법에 의해 배워도 됩니다.

 

덴마크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스스로 답을 찾는 훈련을 한다. 7학년까지 점수와 등수를 매기는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은 그런 문화와 철학을 잘 반영하고 있는 한 사례다. 어떤 문제든 답은 하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교육을 강조하는 덴마크는 고등학교의 시험문제도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단순 암기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없다 ... 시험문제는 제비뽑기로 전해요. 우리 반이 28명인데 선생님이 상자 안에 질문지 28개를 넣어 한 명씩 뽑게 하죠. 물론 문제는 학기 중에 배운 범위 내에서 출제되고요. 그러고 나면 학생들에겐 시험 준비를 할 수 있게 24시간이 주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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