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 생태계
이혁규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육공동체벗의 조합원인 이혁규 교수가 저자이다. 

나도 이 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으로서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되었다.

조합원으로서 서로 저자가 되고 독자가 되는 관계, 이런 협동조합이 바로 교육공동체벗이다.

 

교육 생태계라는 제목답게 교육계에 서식하는 여러 생물들(학생,학부모,교원,노조,사회,정부)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4부 교육운동과 교원단체 특히 '전교조는 아직도 우리 교육의 희망인가?'가 눈에 들어왔다. 내 자신이 전교조 조합원이기 때문이다.

 

전교조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을 담은 조전혁의 '전교조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같은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애정어린 비판이 있었다. 다만 내용이 다소 부족한 게 아쉬워 나중에 좀더 보완된 책 한권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종강의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같이 '그래도 희망은 전교조'란 제목을 바라는 건 욕심이죠?ㅋㅋ

 

<밑줄>

내부와 외부 비판에 대해 대중적 차원이나 전문적 차원에서 전교조가 공식 대응한 문헌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전교조 집행부가 이런 비판을 무시하거나 혹은 경청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비판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는 개인이나 집단의 도덕적 성숙을 반영하는 매우 의미 있는 지표이다. 악의에 찬 비판이든 애정 어린 비판이든 대화하는 가운데 자신의 활동을 점검하고 끊임없이 성찰한다. 그러나 닫힌 조직은 외부의 비판에 귀를 막으며 자신이 옳다는 도덕적 신념에 따라서 거침없이 행동한다. 나는 전교조, 특히 전교조 상위 집행부가 현재 그런 시대착오적인 도덕적 우월감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쿨하게 사과하라 - 정재승 + 김호, 신경과학에서 경영학까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뢰 커뮤니케이션
김호.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 전 아내와 싸운 후 냉담 중이다. 오늘 아침도 애써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고 먼저 일어나 나가가다 복도 책장에서 우연히 이 책 쿨하게 사과하라를 봤다. 사두고 한참을 처박아 둬서 언제 읽힐지 모를 이 책이 왜 하필 이 시점에 눈에 띠였을까? 아내에게 사과하라는 신의 계시를 무시했다간 천벌을 받을까 두려웠다.

 

사람들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 자존심이 상하고, 책임을 질까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자기 자존심을 위해서 남의 자존심을 무시해선 안 되고,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책임 안지려하다가 나중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면 왜 나는 아내에게 사과하지 않을까? 자존심이 상하고, 책임을 질까봐 그런 게 아니라 난 정말 잘못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은 아내이다.그러나 아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잘못보다는 남의 잘못을 더 크게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다음 부분을 읽고, 아내보단 내 잘못이 크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이젠 쿨하게 사과할 일만 남았다.

 

토라진 여성을 영문도 모른 채 달래는 남성이 왜 그토록 많은지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부부나 연인 관계에서 여성은 잘못이라고 판단하는 반면, 남성은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자신이 왜 사과를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지구에는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밑줄>

잘못을 저질렀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분노를 충분히 표현할 기회를 준 후에 사과를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거짓말이 타인에 대한 것이라면, 자기합리화는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말이다.

 

법정에서는 피고의 유죄가 법관에 의해 인정되기 전에는 무죄다. 하지만 여론은 피고의 무죄가 밝혀질 때까지 유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또 여론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를 통해 누그러지지만, 법정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순간 법적 대가를 치르게 한다.

 

사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갈등 조정 수단이다. 최근 들어 사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위기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사과가 자주 목격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오랜 유교 전통을 가진 우리 사회는 사과에 미숙하다. 사과라는 행동 앞에서 우리는 자존심 상해하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시간이 가면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 진심을 담아 용기 있게 사과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분노와 상처를 떠올리고 공감해야 한다 ...... 우리는 끊임없이 실수와 잘못을 저지름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주는 존재이면서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당신이 사과할 준비만 하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고차 사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일구 지음 / 참돌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물건의 가격은 비싸도 싸도 좋지 않다. 적정한 가격이 좋은 것이다. 그럼 적정한 가격은 얼마일까? 그건 모른다.

 

싸게 사려고 직거래를 하지만 싸게 사려다가 망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면 구매자에 비해 판매자가 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구매자를 속이려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있다. 따라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중개인이라는 제3자를 둬서 그 위험을 줄이려고 한다. 

 

중개인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거래가 잘 이뤄지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고 그 댓가를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중개의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판매자가 되어 지나치게 비싸게 팔고, 구매자가 되어 역시 너무 싸게 사려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고차 매매 시장의 중개인 즉 딜러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중고차를 잘 사고 팔기 위해선 좋은 딜러를 만나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하지만 좋은 딜러를 만나는 건 또 무엇일까? 필자는 다음 10가지 물음에 6가지 이상 '예'란 답이 나오면 좋은 딜러라고 한다. 좋은 딜러는 누구일까?

 

1. 아는 사람의 평가가 좋은 딜러인가?

2. 자동차매매사원증을 가지고 있는가?

3. 전국자동차매매조합연합에 소속되어 있는가?

4. 카페, 블로그, 중고차사이트에 평판이 좋은가?

(생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 / 시대의창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자본가가 국가, 언론, 지식인으로 노동자를 지배한다.

따라서 노동자는 노조로 단결하여 저항해야 한다!

 

<밑줄>

수천년전부터 그랬지만, 지식인의 역할은 민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된 존재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히브리어에 상당히 모호한 뜻을 지닌 나비nabi’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서구인들은 이 단어를 선지자라 번역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지식인에 가까운 뜻입니다. 하여간 선지자라 불린 사람들은 정치문제에 관여하면서 도덕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성경 시대에 그들은 증오의 대상이었고 멸시와 경멸을 받았습니다. 요컨대 그들이 투옥당하거나 사막으로 내쫓긴 것은 반체제적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후에야 그들은 공로를 인정받고 선지자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한편 그 시대에 존경받고 칭송받은 사람들은 권력자에게 빌붙은 추종자이거나 아첨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천박한 것에 집착하는 인생관을 노동자들에게 심어주면서 장시간 노동을 기꺼이 수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연민, 타인과의 연대 등과 같은 위험한 생각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요컨대 인간의 가치를 완전히 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노동조합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노동조합은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할 수 있고 집단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기업과 언론이 앞장서서 노동조합을 매도하는 것입니다.

 

텔레비전 사회자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미용실로 달려갑니다. 삐친 머리카락은 없는지, 얼굴이 번들대지는 않는지, 넥타이는 똑바로 맸는지, 용모는 단정한지... 하여간 외모에 무척 신경을 씁니다. 그리고 프롬프터가 있습니다. 대개 그를 대신해서 생각까지 해 주는 젊은 여자가 조작하는 프롬프터 앞에 앉습니다. 프롬프터에 질문이 나타납니다. 그럼 그는 마치 자기가 직접 생각해낸 질문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출연자에게 묻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을 골라 쓰며 복잡하게 말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으면서 특권층처럼 군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지식인들이 회의에 초대받고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강연에 알맹이가 있습니까? 바로 이런 현상이 문제입니다. 쉬운 말로도 더 깊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러셀과 아인슈타인은 대중에게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두 사람은 무척이나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핵무기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사회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우상이 된 반면에 러셀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 줄 아십니까? 이인슈타인은 탄원서에 서명한 후에 연구실로 돌아가 물리학에 전념했지만, 러셀은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그치지 않고 길거리 시위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들 로드 - 3천 년을 살아남은 기묘한 음식, 국수의 길을 따라가다
이욱정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밭이 많은 동네에선 밀을 구워서 빵을 만들어 먹고, 논이 많은 동네에선 쌀을 쪄서 밥을 만들어 먹는다. 그런데 밀로 밥을 만들어낸다면? 그런 생각으로 국수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서쪽의 밀문화와 동쪽의 쌀문화가 중국에서 만나 국수가 시작되었다는 국수의 역사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르자면, 우리의 고유 국수는 냉면이라는 점!

 

<밑줄>

문헌들을 보면 지금과 달리 냉면이 겨울철에 많이 먹던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까 과거 한민족들은 추운 겨울에 와들와들 떨면서 차가운 냉면을 즐겨 먹었던 것이다. 이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이한 면문화이다. 사실 냉면은 '누들로드' 다큐멘터리의 진행자인 켄 홈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국수였는데 그에 따르면 한국처럼 얼음까지 넣어서 국수를 차게 먹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곧, 냉면은 중국의 국수 문화가 한반도로 들어와 재창조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