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 / 시대의창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자본가가 국가, 언론, 지식인으로 노동자를 지배한다.

따라서 노동자는 노조로 단결하여 저항해야 한다!

 

<밑줄>

수천년전부터 그랬지만, 지식인의 역할은 민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된 존재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히브리어에 상당히 모호한 뜻을 지닌 나비nabi’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서구인들은 이 단어를 선지자라 번역했습니다만, 실제로는 지식인에 가까운 뜻입니다. 하여간 선지자라 불린 사람들은 정치문제에 관여하면서 도덕적 판결을 내렸습니다. 성경 시대에 그들은 증오의 대상이었고 멸시와 경멸을 받았습니다. 요컨대 그들이 투옥당하거나 사막으로 내쫓긴 것은 반체제적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수세기가 지난 후에야 그들은 공로를 인정받고 선지자라는 명예를 얻었습니다. 한편 그 시대에 존경받고 칭송받은 사람들은 권력자에게 빌붙은 추종자이거나 아첨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천박한 것에 집착하는 인생관을 노동자들에게 심어주면서 장시간 노동을 기꺼이 수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연민, 타인과의 연대 등과 같은 위험한 생각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요컨대 인간의 가치를 완전히 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노동조합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습니다. 노동조합은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할 수 있고 집단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기업과 언론이 앞장서서 노동조합을 매도하는 것입니다.

 

텔레비전 사회자는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미용실로 달려갑니다. 삐친 머리카락은 없는지, 얼굴이 번들대지는 않는지, 넥타이는 똑바로 맸는지, 용모는 단정한지... 하여간 외모에 무척 신경을 씁니다. 그리고 프롬프터가 있습니다. 대개 그를 대신해서 생각까지 해 주는 젊은 여자가 조작하는 프롬프터 앞에 앉습니다. 프롬프터에 질문이 나타납니다. 그럼 그는 마치 자기가 직접 생각해낸 질문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출연자에게 묻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을 골라 쓰며 복잡하게 말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으면서 특권층처럼 군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지식인들이 회의에 초대받고 존경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강연에 알맹이가 있습니까? 바로 이런 현상이 문제입니다. 쉬운 말로도 더 깊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러셀과 아인슈타인은 대중에게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두 사람은 무척이나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핵무기였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사회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우상이 된 반면에 러셀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 줄 아십니까? 이인슈타인은 탄원서에 서명한 후에 연구실로 돌아가 물리학에 전념했지만, 러셀은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그치지 않고 길거리 시위에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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