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사과하라 - 정재승 + 김호, 신경과학에서 경영학까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신뢰 커뮤니케이션
김호.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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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내와 싸운 후 냉담 중이다. 오늘 아침도 애써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고 먼저 일어나 나가가다 복도 책장에서 우연히 이 책 쿨하게 사과하라를 봤다. 사두고 한참을 처박아 둬서 언제 읽힐지 모를 이 책이 왜 하필 이 시점에 눈에 띠였을까? 아내에게 사과하라는 신의 계시를 무시했다간 천벌을 받을까 두려웠다.

 

사람들은 왜 사과하지 않을까? 자존심이 상하고, 책임을 질까봐 그런 것이다. 그런데 자기 자존심을 위해서 남의 자존심을 무시해선 안 되고,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책임 안지려하다가 나중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면 왜 나는 아내에게 사과하지 않을까? 자존심이 상하고, 책임을 질까봐 그런 게 아니라 난 정말 잘못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은 아내이다.그러나 아내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잘못보다는 남의 잘못을 더 크게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다음 부분을 읽고, 아내보단 내 잘못이 크다고 인정하기로 했다. 이젠 쿨하게 사과할 일만 남았다.

 

토라진 여성을 영문도 모른 채 달래는 남성이 왜 그토록 많은지 이제 이해가 될 것이다. 부부나 연인 관계에서 여성은 잘못이라고 판단하는 반면, 남성은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자신이 왜 사과를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지구에는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밑줄>

잘못을 저질렀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분노를 충분히 표현할 기회를 준 후에 사과를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거짓말이 타인에 대한 것이라면, 자기합리화는 자기 자신에 대한 거짓말이다.

 

법정에서는 피고의 유죄가 법관에 의해 인정되기 전에는 무죄다. 하지만 여론은 피고의 무죄가 밝혀질 때까지 유죄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또 여론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를 통해 누그러지지만, 법정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순간 법적 대가를 치르게 한다.

 

사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갈등 조정 수단이다. 최근 들어 사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위기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사과가 자주 목격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오랜 유교 전통을 가진 우리 사회는 사과에 미숙하다. 사과라는 행동 앞에서 우리는 자존심 상해하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시간이 가면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 진심을 담아 용기 있게 사과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분노와 상처를 떠올리고 공감해야 한다 ...... 우리는 끊임없이 실수와 잘못을 저지름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주는 존재이면서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당신이 사과할 준비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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