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은가 한 데 모여 사는 것 - 행복한 공동체 기행
이종연 지음 / 올리브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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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신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를 믿는,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것의 실현을 믿는, 그 믿음을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굳이 그 믿음의 강도를 견주자면, 신념보단 신앙이 더 세지 않을까싶다. 신념은 고작 수백년에 그치는데 신앙은 수천년을 넘게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나라에 있는 기독교 신앙공동체를 찾아가 쓴, 소중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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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에서 예수원을 모르는 이가 드문 것은, 2002년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고 대천덕 신부를 비롯해, 이곳 예수원 식구들이 '기도가 곧 노동이요, 노동이 곧 기도'라는 정신으로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바로, 그 삶이 있기 때문이다.

 

내 일상이 힘들어서 예수원을 찾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예수원이 말하는 대로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일상에 옮겨 살고, 대천덕 신부가 그토록 이야기했던 땅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믿음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이곳 사람들이 기도하는 대로 나의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기를 기도할 것이 아니라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입시생 전체를 위해 기도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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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도시 볼로냐를 가다 - 약부터 집까지 협동조합에서 산다
김태열.김현경 외 지음 / 그물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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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는 회랑으로 유명하다, 회랑은 강한 햇살과 비를 피할 수 있게 만든 처마와 같다. 이 회랑이 건물마다 이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편하게 길을 걸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회랑이 바로 협동조합의 상징이 아닐까 한다.

 

반도라는 지형, 조직을 중시하는 문화, 게다가 매운 음식까지... 이탈리아는 우리와 많은 면에서 닮았다. 그런 까닭에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번성하는 협동조합을 우리가 꿈꾸는 건 단지 꿈이 아닐 수 있다.

 

볼로냐의 회랑처럼 우리도 서로의 처마를 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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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는 중세시대부터 군주제나 공화국의 형태가 아닌 자치형태를 띠는 도시였습니다.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왕족이나 귀족이 없었지요. 또한 다른 사람들의 간섭이나 수직 지위체계를 싫어했기 때문에 협동조합이 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서로 평등한 자리를 가지며 정착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기업을 하면 물론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모여서 일을 하는 건 돈만을 벌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협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 가치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회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철학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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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생태마을을 읽는다 갓골문고 4
조나단 도슨 지음, 이소영 옮김 / 그물코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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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동체에서 만난 미국인에게 들은 얘기가 떠오른다. 한 공동체가 갈라셨는데 그 이유는 '설거지' 때문이었다고. 생태마을은 공동체의 한 모습이다. 이 역시 구성원 간의 소통과 합의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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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마을은 풍력발전기나 생태친화적 건물 등 기술적인 모습들로 많은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생태마을 사람들은 내부의 고난과 통합을 이루는 정치 등 그들의 사회적인 면들에도 마찬가지 방점을 두려고 한다. 이것은 생태마을 사람들이 풀어나가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며 많은 생태마을이 실패하는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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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4 - 양장본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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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부는 역사교과서를 자기 관점으로 바꾸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들이 그토록 감추고 싶고 그토록 꾸미고 싶은 역사란 무엇일까? 조정래의 대하소설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읽으면 아주 생생하게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이 한강은 아리랑, 태백산백 등에 비해 가장 가까운 역사를 다루고 있어 더 쉽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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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변호사란 판검사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고 왜소하고 가련하고 초라한 존재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사건이 추할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지게 마련이었다. 젊은 변호사가 남북협상을 추진했던 대학생들을 변호하는 것을 빼놓고는 법조인으로서 당당하고 의미 있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의 행위는 모두 돈에 연결되어 있었고, 결국 저렇게 돈벌이를 하려고 젊은 날을 그렇게 바쳤던 것인가 하는 회의가 일게 하고는 했다.

 

경제부흥으로 노동력이 부족한 서독에서는 광부나 간호원은 이미 혐오기피 직종이었다. 더구나 서독에 취업하고 있던 일본 광부들이 1960년까지 완전히 돌아가 버려 그 공백이 컸다. 그런 형편에 서독은 한국의 조건을 안 받아드릴 리 없었다. 그래서 광부와 간호원 7천 명의 3년 간 노동력과 노임을 담보로 서독 은행은 지급보증을 섰고, 한국 정보는 15천만 마르크의 돈을 빌려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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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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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정작 작가는 이렇게 불리는 게 싫어서 소설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가 쓴 소설 쓰는 이야기이다. 소설을 쓰고 싶어서 또는 소설 쓰는 것을 가르치려고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소설 쓰기에 왕도는 없다. 쓰고 싶을 때 쓰면 된다. 쓰고 싶지 않은데 쓰게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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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는 제일 먼저 쓴다’. 그 다음에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쓴다

 

플롯부터 짜고 소설을 쓰는 건 뭐랄까 바지 위에다 팬티는 입는 일과 같다. 플롯과 관련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단 팬티부터 입자는 것. 그러니까 플롯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불타는 다리를 건너갈 때까지 일단 토고부터 쓰자.

 

소설을 쓰겠다면, 돈을 아껴서라도 세계문학전집을 한 권씩 구입해서 집에 비치하기를. 책꽂이에 일렬로 꽂힌 세계문학전집의 교훈이란 내가 새롭게 쓸 내용은 하나도 없다는 자명한 진실.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들이 수없이 많은 책을 썼다. 거기에 무슨 새로운 내용을 더 보탤 수 있을까? 새로 쓸 수 있는 건 오직 문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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