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의 경우, 도식화 된 상징이나 나무의 위치, 스트로크만으로 심리를 알아내기는 어렵다.
사실, 기본적으로 나는 '나무 그림'을 비롯한 많은 그림들이, 분석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담의 매개물, 하나의 훌륭한 도구일 뿐.
학부모님들을 모셨을 때, "자, 우리, 00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가정환경은 어떻습니까?"
한다는 건,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여기, 나무에 나타난 새는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00의 마음을 나타낼 수도 있답니다. 평소에 00이와의 관계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접근하면,
십중팔구, 꼭꼭 숨겨둔 가정사마저도 수월하고 편안하게 풀려나오기 마련.
여튼, 나무그림에는 여러 가지 접근법이 있는데, 우리가 어제 시도한 것은 <의인화된 '나'의 나무>였다.
본인을 상징하는 나무를 그리되, 꼭 의인화해서 그릴 것.
각자의 나무를 들고 나와, 우리는 때로는 웃고, 때로는 심각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어찌된 일인지 사람들이 그린 나무는 본인과 꼭, 닮아 있다. 그리고, 하나도 비슷하거나 같은 나무가 없다. 그 나무 속에 얽힌 이야기도.
자, 저것은 <의인화 된 '나'의 나무>. 하지만 사실, 나를 상징하는 나무라기 보다는, 나의 이상형을 상징하는 나무라는 편이 맞다.
제목은 보시다시피, <사랑의 여신> ^^;;
美와 愛, 모성과 여성이 편안하게 조화를 이룬, 그런 우아하고 신비한 나무를 그리고 싶었다.
가슴에서는 푸른 색과 붉은 색, 음과 양이 녹아들고(사랑), 그 바로 아래서는 푸르름을 머금은 노란빛이, 배아의 잉태를 상징한다.(모성) 마치 앵무새의 깃털 같은 이마와 작은 나뭇잎이 달린 긴 속눈썹(아름다움)과 더불어 부드러운 결의 곡선들.....저 곡선들을 그리면서,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 지던지.^^ 게다가, 수채 색연필은 내 성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근사한 재료다.
나중에, 일러스트를 배운다면, 저 소품을 크게 확대해서 그려보고 싶다.
최근의 그림 중 가장,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