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 10. 1. - 올해의 101번째 책
★★★★☆
어린 시절, 우리집에는 계몽사의 세계 소년소녀 명작동화 전집이 있었다. 소공녀는 파란색 양장본이었지...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 내가 소공녀를 몇 번이나 읽었는 지 헤아려 본 마지막 순간, 그 횟수가 열 둘이던가...열 넷이던가...^^
전체를 다 읽은 것이 그 정도이고, 람다스가 추운 다락방을 환상적으로 꾸며주는 장면은 백번쯤 읽었지, 싶다. 그 때부터였을까? 해피 엔딩을 심하게 탐하는 내 성향이.
완역본으로 다시 읽는 소공녀, 그 문장 하나하나마다 그리움과 추억이 얽혀들었다.
완벽본이라는 거만한 표현이 붙지는 않았지만, 계몽사의 소공녀도 제법 근사했던 모양이다. 이 웅진닷컴의 완역본에 담긴 문장 대부분이 매우 낯익었다.
게다가 계몽사 판에서는 프랑스어의 느낌을 한결 더 살렸는걸? 세라가 프랑스어를 배우던 장면에 쓰인 '맛있는 빵', 계몽사 판에는 '드 봉 팽'이라고 씌였지, 아마? 영어 좀 한다고 깝죽대던 친구 앞에서 "불어로 맛있는 빵이 뭔지 알아?"하며 바락거리던 유치한 기억이 난다. ㅋㅋ 그러고보니 그 때 내 옆에는 따우가 있었다. 우리가 다니던 사립학교의 통학 버스 뒷자리였을게다.
대가족의 아빠에게 세라가 붙여준 이름도, 웅진판의 '몬트모렌시'보다는 계몽사판의 '몽모랑시' 쪽이 어감이 좋다.
하긴, 이 모든 것은 그저 그립기 때문에, 첫만남이었기 때문에 덮어 놓고 미화하는 치기일 뿐인지도 모른다. 이 귀한 완역본에 하자가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님.^^
책나무님, 잘 읽었어요. 그, 그런데 말예요....이를 어쩌지....ㅡ.ㅡ;; 책나무님, 책에 붙어오는 광고 띠도 소중하게 함께 보내주셨는데....오늘 연우 데리고 병원 다녀오는 사이, 예진양이 그 띠를...꿀꺽....했지 뭡니까. ㅎㅎㅎ ^^;;; 제가 수제 책갈피(?)라도 하나 끼워 보낼테니, 용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