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디카 유저인 나로서는, 책의 꼬질꼬질한 색감이 팍팍 드러나게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특히 모서리 위아래의 닳아진 모습이 압권인데...거기 찍은 사진은 다 흔들려 버렸더군.
참, 오늘 아침 출근길에 편의점에서 찾아 온 '언문세설'이다. 그런데 개봉한 순간 가슴이 아팠다... 책의 상태는 인터넷 헌책방에서나 '상태 양호'로 쳐 줄, 그런 수준이었다. 누가 읽은 흔적은 없지만 재고 도서로 오랜동안 창고에 쌓여 있다가 2,000~3,000원에 팔리는, 그런 책. 게다가 이런 이미지에 더욱 충격을 가한 표딱지 하나. '새한 도서'라는 상호명에 이런저런 메모가 적힌 종이가 뒷 표지 안에 붙어 있었다. 알라딘의 유통망을 잘 모르지만, 새한 도서도 도서공급업체 중 하나인가보다. 하지만...나에게 '새한 도서'라는 이름은, 인터넷 헌책방으로만 각인되어 있다...TT
이번 책 구입은 거의 적립금으로 했기에, 그리고 교환 과정이 귀찮기에, 마지막으로 나는 이미 알라딘과 너무 친하다고 착각하고 있기에... 그냥 읽으련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알라딘이라면, 책에 대해서는 결벽증을 가지고 있는 일부 독서가들을 위해 배송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주면 좋겠다.
지금부터 아픈 마음을 이렇게 달래련다. 나는, '모국어는 내 감옥이다'라는 부제의 이 책을, 재고 도서의 감옥에서 구출한 훌륭한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