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실례해 물 더럽힌다" 장애인 출입금지 논란

대전시 서구 정림동 국민체육센터가 장애 어린이의 입장을 거부해 물의를 빚고 있다.

대전 서구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권모씨는 '7일 정림 장애아 전담 B 어린이집 선생님이 몇 명의 장애아 어린이들을 데리고 정림동 국민생활체육관 수영장에 갔는데 사람이 다 찼다고 해서 못 들어가게 해서 위에 올라가 보았더니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왜 거짓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체육센터 관계자는 '어제 한 장애인이 수영을 하다가 실례를 해서 수영장을 더렵혔다라고 하면서 장애인 출입을 금지시킨다고 답했지만 주변 사람을 통해 확인한 결과 장애인이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할머니가 어린 꼬마를 데리고 왔다가 그 꼬마가 실례를 한 것인데도 거짓핑계를 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씨는 "시에서 운영하면서 모든 시민들의 편리를 위해서 지어놓은 국민체육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 개인적인 감정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거짓으로 장애인을 차별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구청의 홈페이지 사이버 민원실에는 체육센터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으며 서구청도 경위파악에 나섰다.

이와 관련 체육센터 관계자는 "입장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체육센터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인근 산성동의 시립체육관을 이용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며 "교사들도 사정을 이해하고 돌아갔는데 뒤늦게 문제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중증장애인들이 수영장에서 실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물을 교체하려면 수십만 원의 경비가 들어간다"며 "국가에서 지었지만 개인이 수탁받아 운영하는 만큼 경비가 소요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어 인근 시립체육관 이용을 권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8월 문을 연 대전시 서구 정림동 국민체육센터는 국민체육진흥기금 30억 원과 구비 18억 원 등 모두 48억 원이 투입됐으며 개인이 설립한 법인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대전CBS 김화영 기자 young1968@cbs.co.kr


나의 댓글...

현직 특수교사 입니다. 장애아동이기에 아무 곳에서나 실례를 해서 수영장 물을 더럽힌다....언뜻 타당해 보이지만, 편견일 수 있습니다.

특수교사 입장에서 현장학습을 추진할 때,
첫째, 그렇게 대소변 조절이 심하게 안 되는 경우는 무리하게 수영장 현장학습을 추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장애아동의 다양한 경험과 통합이 중요하다고 해도 공공시설에 심각한 피해와, 선생님 입장에서도 수습이 어려운 사고는 고려하면서 현장학습을 계획하겠지요.
둘째, 물론 일반아동보다는 수영장에 실례(?)를 할 확률이 높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간마다 미리미리 화장실 지도를 합니다. 일반 아동들이 신나게 놀다가 귀찮아서 그냥 실례를 할 확률과, 한 시간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장애아동이 실례를 할 확률 중에 어느 것이 더 높을까요?^^;
이런저런 고려점을 다 포함하면, 글쎄요....장애아동이 일반아동에 비해 수영장물에 더 위협적(?)일 요인은 두 배? 세 배?
장애아동을 위해 수영장을 따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견해도, 따뜻한 배려에서 이루어진 듯 하여 고맙지만, 사실 우리 친구들은 단순히 수영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함께 어울려>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은 것이지요.

수영장 물 한 번 가는데 수십만원이 드는 운영자 입장 또한 전혀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하지도 않은 편견에 다친 특수교사와 장애어린이들, 또 장애어린이들의 학부모들의 마음은 과연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어치 일까요.....


일견, 그다지 큰 일은 아니지만.... 그 상황 자체가 마음에 콕콕 와 박혀서 댓글을 안 남길 수가 없었다.
일반 아동이 하나하나 그 특성이 다르듯이, 장애아동도 천차만별, 수영장에 가고자 한 장애아동이 뇌병변인지, 정신지체인지, 자폐성향인지, 장애정도는 가벼운지 무거운지....수 많은 case가 있음에도 싸잡아 "장애아동=아무데서나 대소변=수영장 물 더럽힘"이라는 무서운 낙인을 쿵, 찍어버리는.
만약에 저렇게 입장 거부당한 친구들이 가벼운 정신지체 어린이들이었다면....수영장 가는 날을 손꼽으며 들떴을 유쾌한 꼬맹이들이라면, 이유도 모른 채 선생님의 어둑한 얼굴을 보며 돌아왔을 그 길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현장학습이 무산된 사유를 들은 학부모님들은 또 한번 억장이 무너졌겠지.

저러한 편견은, 어찌 보면 이해나 배려보다는 "앎"과 무지의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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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6-1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화나는 처사군요. 제가 사는 군포시에도 청소년 수련관이 있고 수영장이 있는데 저녁시간에 장애아동만 수업할수 있는 시간이 있어요. 장애아동을 배려해서 시간을 따로 정해놓고 그 아이들만 접수를 받는거지요. 그렇다고 매일 물을 갈았다거나 어느 누가 장애인과 같은 수영장에서 수영 못하겠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어요. 옆에 보호자가 있고 지도교사가 있어서 타인에게 누가 되는 일은 미리 알아서 잘 챙길것이라 생각됩니다.
나쁜 사람들이에요. 본인들이 그 부모입장, 보호자입장이었다면 그런 말 함부로 못했을거에요..

chika 2007-06-13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말이 나올것같아 덧글자제중. ㅡ"ㅡ

Mephistopheles 2007-06-1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강남쪽 명문고등학교인 K고가 안에 장애우시설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학부형부터 시작해서 학교동문회까지 들고 일어났던 기억이 나네요..
아직까지..멀었나봐요..이런 복지측면이나 사람들 인식 측면 에서는요..

홍수맘 2007-06-1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상하다고, 울 나라 아직도 멀었다고, 이런저런 말이 생각나는데 흥분해서 정리가 안되요. "저러한 편견은, 어찌 보면 이해나 배려보다는 "앎"과 무지의 측면이다" 이 말이 자꾸 맘에 남네요.

향기로운 2007-06-1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인들은 얼마나 깨끗이 사는지 궁금해지네요. 어처구니가 없어요.. 정말.

비로그인 2007-06-13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깝깝한 노무 세상.

마노아 2007-06-1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 없고 화나고 슬프고... 갑갑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