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도 없고, 솜씨도 없는데 매일 먹는 반찬은 그게 그거이고, 마땅히 사 먹을 데도 없고 -몇군데 있으

나 아직 한국맛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그냥 그렇다 - 해 줄 사람도 아무도 없고...

 

한국 가면 가격불문하고 사먹고 싶은것

 

사리원 불고기.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팥빙수.

달디 단 딸기, 복숭아.

"서울에서 두번째로 잘하는 집"의 단팥죽.

날치알 스파게티.

국수전골.

맛있는 한정식.

벽제갈비.

하얀 굴짬뽕.

삼겹살.

여러 종류의 빵들, 케잌.

빈대떡.

시원한 깍두기.

남이 해주는 밥 다!

 

열심히 생각하는 제게 신랑이 말합니다. "한국가면 그런거 다 안먹어"

"왜?"

"한국 가면 너무 기뻐서 그런거 생각 안나"

 

아, 먹고싶다.

아, 입맛도 없다.

아, 지겹다!

 

참고로 이곳의 과일은 꽝입니다. 딸기는 수십번 샀으나 다 실패이고 -얘네들도 딸기를 그냥 먹기

보다는 초컬릿에 찍어먹고, 생크림 발라먹고 그런답니다. 맛없어서- 복숭아도 한국것보다 못합니

다. 한국에서 사먹은 맛과 같은 것은 수입과일인 바나나, 체리, 키위 그런것. 아, 수박과 후지사과

는 한국의 맛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한국참외까지는 있습니다. 그러나 딸기는 완전 황이고, 복숭아

도 한국의 것보다는 떨어집니다. 자두는 인간이 먹을 맛이 아니고, 망고는 왜 한국서도 수입하는데

한국서 사먹은 것과는 아예 맛이 판이하게 다른지 의문이고요. 살구를 한 입 드신 시아버님은 그냥

버리셨습니다. 산딸기와 블루베리도 꽝이고요.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사먹었는데 글쎄, 육질이 두꺼운 오겹살까진 안바라지만 글쎄 뭐라 설명해얄

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빈약하더군요. 외모와 맛이 다.

한시간 거리의 한인슈퍼에 가면 깡통에 든 팥과 빙수떡, 제리를 팔긴 하지만 그런거 말고 제대로

팥을 삶아서 만든 게 먹고 싶네요. 신랑이 옆에서 구박합니다. 한국서도 그렇게 하는 데는 거의 없

다고. 그래도 먹고픈 걸 어쩝니까.

 

아, 밥하기의 지겨움.

같은 식단의 지겨움.

아, 입맛없다. 누가 맛난 것 해줬음 좋겠다.

아니, 맛난 것을 사먹을 수라도 있음 좋겠다!

아, 한국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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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9-0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본수원갈비탕이 그렇게 먹고 싶더라구요. 맨날맨날 갈비탕 생각만 했는데, 들어온지 한달이 넘도록 안즉 안 먹고 있다는 ^^; 들어오니깐 또 간사하게스리, 별로 안 땡기데요. 아, 삼겹살도 진짜 먹고 싶었는데, 역시 아직 안 먹었어요. 크크

미즈행복 2007-09-03 01:27   좋아요 0 | URL
저는 국 종류는 별로 안좋아해서 그 집은 잘 모르겠네요.
역시 가게 되면 가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워서 음식에는 크게 신경이 안쓰이는 건가요?

비로그인 2007-09-0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이 말한 밥벌이의 지겨움이 아니 밥하기의 지겨움 ㅎㅎ 이네요.
미국에서 맛난 거 많을텐데 ㅎㅎ

난 뭐가 먹고 싶더라...~
지금은 느끼한 스파게티!요 :)

미즈행복 2007-09-03 01:36   좋아요 0 | URL
제가 워낙 한식을 좋아해서요, 여기 오니 외식할 게 없더라고요. 피자나 몇 번 먹고, 스테이크 몇 번 먹었는데 다 그냥 그래요. 게를 캘리포니아 가서 먹었는데 한국의 게는 살이 달잖아요? 여기 게는 퍼석하고 단 맛이 없더라고요. 베니건스류를 좋아하신담 모를까, 저처럼 그런 곳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먹을게 없어요. ㅎㅎ
특히나 음식들이 다 너무 짜고 달아요.

비로그인 2007-09-03 09:38   좋아요 0 | URL
베니건스 좋아하는 거 딱 맞추셨네!
+_+

Mephistopheles 2007-09-0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왜 난 한국에 있으면서도 집밥 못 먹어본지가..벌써...으으윽...

미즈행복 2007-09-03 01:30   좋아요 0 | URL
마님도 주니어와 함께 가셔서 그런건가요? 아님 계속되는 야근으로 인해 그런건가요?
저도 오히려 한국에서는 남편 밥을 해 준 적이 없는데 -식사전 출근에 취침후 퇴근이여서-, 여기 오니 좀 해주게 되네요. 남들중 일부는 도시락도 싸준다는데 저는 그것까진 못하겠더라고요. 딸 유치원 도시락 싸기도 바빠서. 덕분에 6시에 일어나야 한답니다. 한국서는 유치원에서 밥 다 줘서 늦잠잤었는데...

책향기 2007-09-0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님. 군대간 남자들이 사회로 돌아가면 먹고싶은 음식 주욱 나열한다던데...님이 꼭 그 심정인거 같네요. 기운내세요. 아자~

미즈행복 2007-09-04 00:53   좋아요 0 | URL
군대 간 남자들은 그래도 자기가 해먹지는 않잖아요.
저는 먹고싶은 것도 많은데, 매일 세끼를 해야한다는 고충까지 있어요.
그리고 제일 큰 문제는 제가 양식을 안좋아해서 여기서 외식으로 때울게 별로 없다는 점이예요. 애들도 매일 흰밥을 주로 고집하고요.-심지어 볶음밥이나 카레도 싫어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