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주년 빅 이벤트를 할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직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애를 데리고 어디 마땅히 갈만한 곳이 있어야지요.

회사에서 30분 일찍 퇴근했습니다. 사실 30분 일찍 오나 늦게 오나 크게 다를 건 없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조금 일찍 퇴근한 거죠.
오자마자 동주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동네의 횟집에 갔습니다. 아니 일식집이라고 하는 것이 더 근사하겠네요.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동주를 데리고 갈만한 곳은 우리 집으로부터 10분 이내의 거리여야 했습니다(아직은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인지라...). 그리고 가족이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방이 있어야 했구요. 불과 몇 일 전만 해도 감히 우리 동주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오지도 못할 상황이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천만다행이죠.

우리 세 식구 첫 나들이인 셈입니다. 병원에 가기 위해 동주를 데려나온 것 외에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 상황이 제겐 큰 행복으로 느껴집니다. 아내도 저와 비슷한 느낌이었나 봅니다. 결혼 3주년 기념으로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그 흔한 꽃 한송이 안 샀습니다. 그런데도 둘은 그냥 행복했습니다.
“당신 행복하지?” “응, 행복해.” 이런 식입니다.

결혼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회사가 3번이나 바뀌었고 고속도로 교통 사고로 죽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아내 역시 갑작스런 일로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우리 동주도 어렵게 어렵게 태어났구요.
10평도 안되던 집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어찌됐건 그 때에 비하면 꽤나 넓은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처음엔 싸우기도 많이 싸웠습니다. 지나고 나면 구체적으로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아내가 마음에 안 들 땐 성격 차이 때문에 정말 살기 힘들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둘 다 마찬가지였겠죠. 돌이켜 생각해보면 성격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설익은 풋부부의 어설픈 순간들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차이’를 끌어 안기 시작했습니다. 남남과 부부의 차이는 바로 이것입니다. 부부 사이에 지나치게 객관적이거나 합리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살면서 정들다 보면 그냥 다~ 이해가 됩디다. 물론 거기에는 서로에 대한 약속과 신뢰와 책임이 전제되어 있어야 합니다. 결국은 노력이 없이는 안되죠.
겨우 3년 살아놓고서 30년 산 사람처럼 말하죠? 아무렴 어떻습니까, 제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걸 어쩌겠습니까?

결혼 3주년 공식 행사는 횟집에 가서 광어 한 접시 먹고 온 것으로 끝입니다.
대신 집으로 돌아온 뒤 초보 부모를 위해 우리 딸이 빅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뒤집기를 하더니 오늘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하게 - 아주 자연스럽게 뒤집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목도 못 가누는데 말입니다.

동주 아빠 손병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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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예쁜 딸을 보는 재미가 여간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참 일을 할 수 있을 때임에도 아이를 위해 회사 다니기를 포기한 아내나 그런 어미의 마음을 아는지 연신 예쁜 짓을 하는 딸이 모두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내가 일을 해야할 이유와 내가 건강해야 할 이유를 거기서 찾게 됩니다.

그렇게 나를, 가족을 기쁘게 해 주던 아이가 아픈 지 벌써 5일이 넘었습니다. 감기와 장염이랍니다. 이로 인해 고열과 설사가 지속되어 벌써 두 번이나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두 번째 병원 가던 날에 저는 서울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비록 회사 일 때문이기는 했으나 당황하는 아내와 딸 옆에 없었다는 것과 밤새 고열로 인해 적지 않이 불안감에 떨던 아내 옆에 없었다는 것이 여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이로 인해 파김치가 되어버린 아내가 원망스런 남편에게 그래도 회사 일을 소홀히 한 채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말을 할 때는 ....

회사 업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여전히 고열인 아이와 함께 이틀 밤낮을 지새웠습니다. 다행히 열이 좀 내려가는가 싶더니 밤이 되면 또 다시 올라가는 바람에 무슨 다른 큰 병이라도 걸린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다가도 병원에 한번 갔다오면 지쳐버리는 아이를 데리고 다시 병원에 가는 것도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다행히 병원의 약과 설사 분유라고 불리우는 유아용 분유 덕에 변 색깔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열만 다스리면 된다는 생각에 집안이 다소 차다 싶을 정도로 문을 열고 아이 옷을 벗기고 젖은 수건으로 머리와 몸을 닦아 내었습니다. 38도가 넘어서면 해열제를 먹였습니다. 10분이 멀다하고 아이의 체온을 쟀습니다. 예전에 사두었던 귓속형 체온계는 이번에 그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해내었습니다. 단 1초면 결과를 숫자로 표시해 줍니다. 그러나 그 숫자가 잴 때마다 워낙 자주 바뀌는데다가 왼쪽과 오른쪽 귀의 체온이 또 달라서 숫자를 볼 때마다 나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단 영점 몇도의 숫자에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안도와 고민을 반복하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얼마 전 갑작스레 들어온 몇 페이지 되지도 않는 잡지사 원고도 상당히 부담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리저리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끝낼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녹초가 되어 아이 옆에서 자고 있습니다.

벌써 월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이의 체온이 37도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분유도 잘 먹는 것이 이대로면 금방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만약 열이 또 오른다면 병원에 가야합니다.
제발, 지금까지 그보다 더 아픈 것도 견뎠던 것처럼 그깟 감기와 장염 정도는 거뜬히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사랑하는 딸과 아내 얼굴에 아픔과 근심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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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직접 만든 업무용 다이어리를 사용합니다. 예전부터 나만의 메모 스타일에 꼭 맞는 수첩이나 다이어리가 없어 늘 불편해했었는데 프랭클린 플래너를  한 1년 써 보니 참 괜찮았습니다.(제작사에서는 다이어리라고 하지 않고 플래너라고 합니다.) 지금 저의 업무용 다이어리는 바로 프랭클린 플래너에서 많은 것을 빌어왔습니다.
그 중에서 Weekly Compass라는 것이 있는데, 일주일 단위로 자신에게 중요한 역할과 그 역할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단위 실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가정에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역할, 회사에서 팀장으로서의 역할 등 나의 개인적, 사회적 역할과 그 역할 중에서 한주 동안 두고두고 새겨야할 목표를 적어두는 곳입니다.
이 곳에 저는 "하루 2시간 나를 위하여..."라고 적어 두고 있습니다.

나를 위한 하루 두 시간.
구본형의 책 여러 곳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입니다. 구본형의『낯선 곳에서의 아침』에서 이 말은 수 차례 언급되고 있습니다.
"'하기 싫지만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적은 사회이지만 반대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기회와 富가 주어지는"(200쪽) 시대를 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 또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최소한 하루 두 시간은 자신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자신을 위해서 또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을 위해서…

제가 이 말을 처음 접한 건 아마도 구본형의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라는 책에서였던 것 같습니다.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이상하게도 저는 이 말 속에서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현실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고자 하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던 그 무엇 - 불안감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듯 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나를 위한 하루 2시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작은 변화가 삶의 방식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구본형의 나를 위한 하루 2시간의 개념은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의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First Things First)』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바쁘고 급한 일을 먼저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이 말을 공적인 것보다 개인적인 것을 먼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겠죠?)

이 책에서 구본형은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First Things First)』에 나오는 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위에서 언급한 플랭클린 플래너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철학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리고 그 중 핵심이 바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입니다.)

한 강사가 학생들에게 퀴즈 하나를 냈다. 그는 커다란 통을 하나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커다란 돌들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커다란 돌들이 통에 가득 찼습니까?" 학생들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강사는 조그만 조약돌들을 커다란 돌틈 사이로 부어 넣었다. 그리고 다시 다 찼는지를 학생들에게 물었다. 학생들은 이번에는 속지 않았다. 강사는 다시 작은 조약돌의 사이를 모래로 메워 나갔고, 모래를 다 채운 다음에는 주전자로 물을 부어 통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것을 보고 느낀 점을 말해 보라고 했다.
머리가 빨리 돌아가는 학생 하나가 대답했다. "틈은 늘 있기 때문에, 하려고 들면 인생 속에 더 많은 것들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강사가 말했다.
"아니에요. 그게 핵심이 아닙니다. 만일 여러분이 통 속에 큰 돌을 먼저 집어 넣지 않았다면, 이것들을 다 집어 넣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구본형의 책은 변화를 위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예를 들고 있습니다.
구본형의 대표적인 책인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서는  1988년 북해의 유조선 폭발 사고 생존자인 앤디모칸의 예를 들어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임을 강조합니다. 유조선 폭발 사고 때 앤디모칸은 바다로 뛰어내릴 것인가 그대로 불에 타죽을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서 결국 바다로 뛰어내립니다. 그것만이 '확실한 죽음'(certain death)을 피하는 유일한 길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주위에서 너무 많이 변화라는 말을 들어서 변화라는 것이 숨막히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도대체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을 수는 있을지 걱정부터 앞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걱정하고 방관하는 사이에 또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변화를 얘기하지만 그 변화는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소중한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단두대에 자신의 머리를 집어넣는 순간까지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를 몰랐던 루이 16세처럼 변화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서서도 무엇이 바뀌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행복한 일상적인 삶'을 위해 하루 2시간의 투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2시간 나를 위한 시간에 이 글을 쓰는 저는, 동주아빠 손병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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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후 2시 - 낯설음
    충주에서 일을 끝내고 인천으로 향했다. 어제 장인 어른이 다시 입원을 하셨다는 얘길 듣고 바로 찾아 뵙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에 걸려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러나 오랜만에 타보는 시외버스는 좁은 지방도와 국도를 통해 생각보다 느리게 움직였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하나만 있는 고속버스와는 달리 중간 중간에 승객이 오르내렸다. 시외버스가 그러한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낯설게 느껴졌다. '느림'이 매우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과거의 익숙함이 낯설어지는 순간이었다.
    차가 경기도 이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잠시 쉬다 갈 때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던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그냥 잘 지내냐는 안부 전화였다. 왜 하필 그 자리에서 그 선배에게 전화를 했을까? 일상의 속도가 한 박자 느려지면 왜 그 선배가 떠오를까? 앞으로만 보고 달리다가 잠시 서서 뒤돌아볼 때 유독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의 익숙함과 현재의 낯설음의 경계에서 떠오르는 사람들.

  2. 오후 4시 - 현실
    인천 성모 병원에서 장인 어른을 뵈었다. 요 몇 년 사이에 병원 신세 지는 일이 많아지셨다.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전혀 그럴 기색이 없으셨던 분이었는데...
    병원에 가면 늘 느낀다. 사람이란 것이 약하면서도 강하다는 것을. 병든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 답답하면서도 유독 사람만이 병든 이들 옆에서 그들의 병이 낫도록 보살펴 주는 따뜻한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병든 이들을 보살피는 사람들의 얼굴이 밝은 경우는 거의 없다. 그들의 얼굴은 어둡다. 현실이 답답하고 미래가 암울한 듯하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있지만 그러한 도움이 그들의 병을 완치하게하여 과거로 돌아가게 할 수 없음을 아는 이들은 더더욱 그렇다.
    아이를 보살피는 것은 이와는 정반대다. 부모의 보살핌 하나하나가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것이 기쁘고 보람되고, 그리하여 아이가 더욱 사랑스러워진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만 보면 마치 사람은 현실을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사는 것 같다.
    현실은 미래보다 비현실적이다.

  3. 오후 8시 - 우리 부부가 사는 법
    부평에서 전철을 탈 때만 해도 그나마 맞을만 하던 것이 청량리에 내리고 보니 빗줄기가 더욱 거세졌다. 이쯤이면 근처 어디에서 우산 하나 사고 만다. 그러나 사지 않고 집까지 걸어 왔다. 한 15분 정도 걸었으니 머리고 몸이고 이미 완전히 젖을 대로 젖었다. 주머니에 돈이 없어서도 아니다. 집에 몇 개나 있는 우산을 또 사고 싶지 않았다. 그저 허튼 데 돈 쓰는 것이 아까웠을 뿐이다. 이 정도 비 맞는다고 감기에 걸릴 것도 아니고... 아내로부터 한소리 듣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만약 아내가 그렇게 비를 맞고 왔다면 나는 더 심한 소리를 했을 것이다.
    아내는 그때까지 저녁을 먹지 않았다. 오늘따라 입맛이 없어서 그냥 피자라도 시켜먹고 싶었단다. 그런데 굳이 내게 피자 주문해도 되냐고 묻는다. 어차피 먹을 거 나한테 왜 허락을 받는 것일까. 요즘 살찐다고 구박해서 그런 것일까? 절대로 그건 아니다. 일찌감치 먹어버리고 입닦으면 나는 모른다.
    이것이 우리 부부가 사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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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눈에 띄는 단어는 '건강함'입니다.

워크샵에서 컨설팅센터 소장님이 잭 웰치의 "오직 건강한 회사만이 사람 및 지역의 삶을 개선시키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지역에서 건강한 학원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으로 연관지었습니다.

본디 이 말은 잭 웰치의 자서전인 "Straight From The Gut"에 나오는 말인데, 오늘은 이 책에서 말하는 잭 웰치의 경영 전략 중 생각나는 몇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Jack Welch는 매사추세츠 대학과 일리노이 대학을 졸업한 후, 1960년 26살의 나이에 GE에 입사하여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의 회장 및 CEO로 근무하다가 2001년 가을에 은퇴했습니다.
잭 웰치는 입사 초기 한때 GE의 관료주의적 시스템에 실망하여 사직서를 내기도 했으나 당시 젊은 중역으로부터 더 좋은 조건의 제시로 유보를 하였습니다. 그러던 그는 결국 자신의 목표를 GE의 CEO가 되는 것으로 삼고 종횡무진 활약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그는 1980년 그의 나이 45세에 세계 최대의 기업 GE의 CEO가 되었습니다.(당시 GE의 직원 수는 44만명이었습니다.)

  1. Energy, Energize, Edge, Excute
    CEO가 된 잭 웰치는 회사의 직원들을 A,B,C 등급으로 구분하였습니다.
    먼저 A급은 자신이 하는 것에 열정적이며 4가지 'E' 로 가득 찬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 네 가지 'E'는 Energy, Energize, Edge, Execute입니다.
    풀어 말하면 자신의 에너지-열정-이 높으면서 또한 다른 사람들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줄 수 있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약속한 것과 일치하도록 일관성있는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Energy를 '욕망'으로 번역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생기는 에너지야말로 최고의 에너지이니까요.
    다음으로 'B'급은 회사의 심장과 같은 사람들로 GE가 목표를 성취하는데 필요한 업무들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B가 A와 다른 점은 이들이 A만큼의 열정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능력은 있되 그 열정이 A보다 못하기 때문에 Energy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C'급은 능력이 부족하고 업무를 내일로 미루는 사람들입니다.
    잭 웰치는 이 'C'급에 해당하는 약 10%의 직원들에게는 다른 직장을 찾아보도록 유도했습니다. 반면 A등급에 해당되는 상위 20% 사람들에게는 급여를 인상했고 스톡 옵션 및 승진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사람을 어떤 평가 기준에 의해 등급이 매기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직장에서 사회에서 이미 우리는 암묵적으로 누군가에겐가 등급이 매겨진 상태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속한 직장에서 난 어떤 급에 해당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워크아웃(Work-Out)
    잭 웰치는 직원들의 등급을 나누는 것 외에 관리자(상사)들이 좀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내부의 요구를 파악하고 실제로 실천할 수 있도록 '워크아웃(Work-Out)'이라는 회의 방식을 도입하여 적극적으로 실천하였습니다.
    워크아웃은 40명에서 100명의 직원들이 약 2∼3일 동안 모여서 회사의 각종 문제점을 자유롭게 말하여 현실 업무에서 개선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에 그룹에 의해 합의를 본 제안은 상사들이 그 자리에서 이를 받아들이도록 했습니다.
    예전에 GE의 워크아웃을 TV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한마디로 충격이었습니다. 첫째날 직원들은 상사들이 있는 앞에서 불만이라는 불만은 다 늘어놓습니다. 상사는 심히 마음이 괴로와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얽힌 매듭을 풀기 위한 첫번째 단계에 불과합니다. 다음날 직원과 상사는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사안들을 발전적으로 풀기 위한 진지한 토론에 돌입합니다. 가급적 모든 사안들은 그 자리에서 상사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거나 혹은 거부됩니다. 그리고 좀 더 생각이 필요한 문제들은 별도로 기록해 두었다가 회사로 돌아가서 얼마간의 기간 내에 꼭 처리해야 합니다.

    이 워크아웃의 핵심은 형식에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회의 방식이 회사의 문화로 정착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상사는 그러한 지적을 실제로 최대한 빠르게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매킨지 컨설팅 그룹이 세계 최고의 컨설팅 그룹으로 존재하는 것 역시 그들만의 열린 조직 문화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3. 훌륭한 CEO의 자질
    마지막으로 잭웰치는 훌륭한 CEO는 다음과 같은 자질이 있다고 합니다.
    꽤 길지만 제목만이라도 모두 언급하겠습니다.
    • 성실성를 갖추고 있다.
      숨겨진 속셈 없이 정보를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전달하고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잭 웰치는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나와 동의할 수는 없다. 나 또한 항상 옳을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의 의견 및 정보가 직접적이고 솔직하다는 사실에 대해 신뢰감을 갖는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회사의 재정적인 성공을 책임진다.
      그래야 회사는 최고의 작업 시설을 갖출 수 있고 사람과 시설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나아가 많은 세금을 낼 수 있어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잭 웰치는 회사의 건강함에 대해 말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사회에 있어서의 회사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다. 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를 갖추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직 건강한 회사만이 사람 및 지역의 삶을 개선시키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바로 이것이 CEO의 주된 사회적 책임이 회사의 재정적인 성공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오직 건강하고 성공적인 회사들만이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는 자원 및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조직의 지적 능력을 극대화한다.
      이 말과 함께 잭 웰치는 "직원들의 초점을 회사의 비전과 일치시키는 것은 CEO의 중요한 업무이다. 보다 뛰어난 방식을 찾아내고 새로운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GE의 중요한 문화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항상 적합한 사람들을 적합한 업무에 배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 자유로운 분위기를 창출해낸다.
    • 오만과 자신감을 구분한다.
      잭 웰치는 "자신감이란 그 원천에 상관없이 새로운 변화와 아이디어를 개방적으로 환영할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 사람들의 업무 능력을 차별화한다.
      위에서 직원들을 A,B,C급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주변 사람들의 능력을 개발한다.
      잭 웰치는 "우리의 경계 없는 문화는 직원들이 리더의 전문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우리는 최고 관리자들을 개발시키고 적절하게 보상하며 발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직원들이 보다 훌륭한 리더들이 될 수 있도록 인적자원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 역동적이고 변화에 민감한 비즈니스 전략을 실행한다.
      그러기 위해 잭 웰치는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5가지 질문을 통해 전략적 사고를 합니다.
      • 나의 비즈니스의 현주소는 어디이며 경쟁자의 위치는 어디인가?
      •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경쟁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나는 미래에 경쟁자가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두려운가?
      • 경쟁자들을 뛰어 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직원들의 피드백을 환영한다.
    • 항상 일에 푹 빠질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한다.
    • 빠른 결정을 내린다.
      잭 웰치에 의하면 "너무 빠른 결정에 대해 후회한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빠르게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주로 후회를 하게 된다."
    • 구체적이고 세밀한 것들이 소홀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 사무실에 앉아 추측하는 대신에 현장에 나가 시장의 상황을 직접 파악한다.
    •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
    • 자신의 업무에 대해 열정을 갖는다.
    • 목표를 확대해 나간다.
    • 언제 성취감을 즐겨야 할지 파악한다.
    • 성과의 측정결과에 따라 적합한 보상을 제공한다.
    • 항상 사람들을 정확하게 평가한다.
    • 경쟁자를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 회사의 이미지를 관리한다.
    • 언제 끼어 들며 언제 하는 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를 파악한다.
    • 문제점을 명확히 드러내고 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이슈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차트를 이용한다.


건강함을 얘기하려다가 잭 웰치의 자서전을 요약하는 꼴이 되었네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건강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지요.

이상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동주아빠 손병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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