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도전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었을까? - 정도전 vs 이방원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22
문철영 지음, 배연오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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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22, 정도전 vs 이방원편.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인물, 정도전.

역사(조선왕조실록)은 그를 이념을 위해 스승과 친구를 배반한 인물로 기록되고,

이방원에 의한 죽음이 억울해서 정도전은 이방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



 


고려말, 조선초 정도전이 활동한 시기의 한국사와 세계사 연표 및 정도전 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당시 상황을 큰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다.


실제 역사속 등장인물과 역사공화국 가상인물이 함께 등장한다.

캐릭터 및 짧은 소개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짐작해 볼 수 있으며,

어려운 용어나 교과서 해설은 따로 주석을 달아서 초등중학년 정도면 읽어낼 수 있도록 했다.

유명한 하여가, 단심가를 비롯한 여러작품들과 어록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

역사의 흐름 뿐 아니라 문학작품을 시대상을 이해하면서 감상할 수 있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정도전의 생애와 사상, 업적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으며,

그 반대 세력이었던 이방원의 입장에서 정도전을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어,

역사의 한 단편이 아닌 여러 시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 <역사공화국>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는 정도전의 평가에 대한 억울한 누명을 벗기겠다고 이방원을 상대로 낸 소송이야기지만,

드라마의 역할이 커서일까? 지금은 정도전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뿐만 아니라 이방원의 과오는 분명 있지만, 업적 또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책에서 언급은 되어 있으나, 이방원의 일방적 주장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양측 다 반대세력을 제거하는 수단은 그 목적을 정당화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책에서는 정도전의 손을 들어준다. (정도전이 주인공이니까 ㅋ)

깊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당시의 시대상과 정도전, 이방원의 대립구도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에서 소개해 준 평택의 정도전 사당 문헌사와 삼봉기념관은 꼭 들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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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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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녀가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읽고 싶으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지 않는 책이었다.
내용을 알았더라면 더더욱 손이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소설책을 읽고 힘들기는 참 오랜만이다.

어제는 잠까지 설쳤더랬다.

그래도 뭔가 기록을 해 놓아야 할 것 같아 책 내용을 다시 상기해보는데 여전히 힘들다.

남 얘기하듯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들.
금방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이었음에도 책장을 넘기다 말고 심호흡을 몇번씩 해야 했다.

뭔가 알 수 없은 울컥함이 밀려온다.

단지 그날의 일부, 글만 읽었을 뿐인데도 이런데 그때 그곳의 사람들은 오죽할까.

방사능 피폭과 같다는 표현이 와닿는다.

고기가 익어가는 걸 참지 못하고 머리가 달린 생선도 먹지 못하는 은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 날 불판에 고기를 구워 처먹었다. 맛있게도. 젠장.


그때 난 너무 어려서 몰랐다.  국풍81이라는 행사에 좋아라 놀아났던 기억만 어슴푸레 난다.

그리고 철이 들 나이쯤에는 관심에 없었다.

읽는 내내, 모르고 살아서 모른척 살아서 죄송하다고 누군가에게 사죄해야만 할 것 같았다.


작가는 어떻게 이리 상세하게 알 수 있었을까?

경험하지 않고는 쓰지 못할 것 같은 내용들이라 궁금했다.

70년생, 광주출생.

아....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했는데 에필로그를 읽어보고 그건 아니란 걸 알았다.

글 쓴 한강도 힘이 많이 들었겠구나, 작가의 힘이란 위대하구나 싶다.

분명 읽기 힘들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소년이 온다>에 대해 한 말이,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한마디로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읽으면서 어쩐지 지금의 시국과 너무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끝은 <소년이 온다>의 동호와 같지 않기를 바라며, 그럴거라,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믿고 싶다.


 

p. 57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처음엔 차디찬 몽둥이 같았던 그것,
순식간에 뱃속을 휘젓는 불덩어리가 된 그것,
그게 반대편 옆구리에 만들어놓은, 내 모든 따뜻한 피를 흘러나가게 한 구멍을 생각해.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p. 89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피하고 싶었다.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둔감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더 두려웠다.
입을 벌리고 몸에 구멍이 뚫린 채, 반투명한 창자를 쏟아내며 숨이 끊어지고 싶지 않았다.

p. 95
군중의 도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 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이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자자는 말한다.
(...)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p. 99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p. 207 (에필로그)
그 경험은 방사능 피폭과 비슷해요,라고 고문 생존자가 말하는 인터뷰를 읽었다.
뼈와 근육에 침찬된 방사성 물질이 수십년간 몸 속에 머무르며 염색체를 변형시키다.
세포를 암으로 만들어 생명을 공격한다.
피폭된 자가 죽는다 해도, 몸을 태워 벼만 남긴다 해도 그 물질이 사라지지 않는다.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여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숙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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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 그림으로 읽는 제2차 세계대전 1
우지더 외 지음, 자오시웨이 외 그림, 한국학술정보 출판번역팀 옮김 / 이담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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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 등지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추축국과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세계 규모의 전쟁이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2차 세계대전 [Second World War / World War II, 第二次世界大戰] (두산백과)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세계사의 큰 사건 중 하나, 제2차세계대전

(뭐, 다른 세계사들도 제대로 알고 있고 있는건 거의 없지만 -.-;)

자세히 알고 싶었다. 그림으로 읽은다 하니 이해도 쉬울 것 같았다.

세계사의 큰 전환점이자 우리의 근현대사와 맞물리는 사건인지라 거시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읽어보기에 도전.



총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권을 다 읽는게 힘들지는 모르겠다만, 1권을 읽어본 결과,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림으로 읽는 제2차 세계대전 시리즈 1권은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이라는 제목으로,

유럽, 아시아에 형성된 전쟁의 기류, 중일전쟁의 발발, 상하이 전투 세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편집으로 전쟁의 긴박함, 참혹함이 더 부각되는것 같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전역별 지도가 나온다.

이 지도를 머리에 그릴 정도로 꿰고 있어야 한다.

첫번째 꼭지를 제외하고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내용이라서 마지막 지도는 특히 더 그렇다.

그럼에도 본분을 읽을때 지도내용이 많이 빈약하고, 중국 지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지라

내용또한 온전히 이해하는데 많이 불편했다.

시리즈 소개에서 각 권마다 연표 및 인물소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던데, 1권에는 없다.




머리말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장웨이푸는 저자는 아니다.  

누구일지...이 시리즈를 추천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주석이라도 달아주면 좋았겠다는 점 말고도,

머리말을 쓴 날짜가 1989년이다.

이 책이 그리 오래된 책인가 싶지만 초판은 2016년 10월이다.

중국에서 출간된 날짜인지도 알 수 없다.

(이 부분은 출판사에 문의해볼 작정이다)




제목처럼 "그림"과 간결한 문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엔 편하다.

이런 그림형식에 익숙치 않아서인지 그림에는 집중이 잘 안되었다.

중국 지리를 잘 파악하고 있으면,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그림은 "연환화" 형식으로, 여러 폭의 그림으로 이야기나 사건의 전체 과정을 서술하는 회화를 말하며,

연속만화, 극화라고도 한다. 20세기 초 상하이에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문학작품을 각색하거나 현대적인 내용을 제대로 한다.

간단한 텍스트를 엮은 후 그에 걸맞은 그림들을 그리는데, 보통 선묘를 위주로 하며 간혹 채색화도 있다.

(머리말 주석 인용)


제2차 세계대전은 1939년부터로 보는데, 이 책은 그 이전, 1929년 경제대공황을 그 태동기로 보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파시즘이 확장해 가는 과정과 영국, 미국, 프랑스의 암묵적 지지등을 간결한 문장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중일전쟁에서 상하이전투까지 훑어보는 정도로 이해했다.

본격적인 제2차세계대전은 2권에서부터 시작할 듯 하다.




그동안 서구의 시각으로 기록한 전쟁사를 아시아인의 눈으로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중국인의 시각으로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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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해부도감 - 인간과 자연이 빚어낸 결실의 공간, 농장의 모든 지식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다 해부도감 시리즈
줄리아 로스먼 글.그림, 이경아 옮김 / 더숲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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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농장을 해부한 책이다.

토양의 구성이나, 퇴비만들기, 농장의 구조, 농기계와 농기구, 각종 작물들,

농장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동물들, 시골에서 만들어 보는 요리, 자연에서 하는 취미생활 등

농장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을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해부해 놨다.

도시에서만 자라온 저자는 남편 매트가 어릴적 조부모님과 살던 농장을 방문하면서

그곳 생활에 반하게 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역시 도시에서만 살아와서 시골풍경이나 농장과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그림때문에 볼 만 했다.


 

농장생활이 아니더라도 몇몇 (내게) 유용한 정보들도 있다.

구름의 모양으로 날씨를 예측하는 내공은 오랜 경험에 의해서나 가능하겠지만.


​​

신선한 달걀 감별법이나 (마트에서 구입할때 이 방법을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여러가지 용도에 따른 매듭법은 익혀두면 좋을 것 같다.



 

다양한 농장작물을 소개하는데, 당근, 양배추, 가지, 토마토, 고추 등도 품종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의 저자가 미국인이어서 미국 농장에 대한 생활에 대해 다뤘고,

기준이 미국식이라 기본적인 정보-파종시기, 수확시기의 기본 원칙-외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못하다.


 

농장에서 만들어 먹을 만한 레시피도 몇가지 제시했는데

따라하고픈 마음은 "민들레 와인"정도 뿐이었다.


 

농장과 나와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그다지 와닿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텃밭을 가꿔본 경험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조금 더 있기는 했다.

이 책은 적어도 미국의 농장생활에 대해 궁금하다거나, 농장생활 비슷한 경험(나처럼 텃밭가꾸기 같은)이 있거나,

혹은 일러스트에 관심있는 에게 와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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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청 2016-11-18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맞아요~저도 소장용으로 살까했던책이에요^^
 
방귀대장 조 - 세상을 울고 웃긴 조셉의 진짜 이야기 딱따구리 그림책 11
캐슬린 크럴.폴 브루어 글,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김난령 옮김 / 다산기획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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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방귀뀌는 게 특기인 조셉.

세상에나! 방귀만 잘 뀌어도 이름을 알릴 수 있다니!


조셉의 방귀 능력은 우연한 기회에 발견했다.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몸속에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느낀 조셉,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엄청난 연습을 거쳐 괄약근 조절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런 재주로 주변 사람들을 울고 웃기게 만든 조셉.

방귀소리로 높은 음, 낮은 음 조절뿐만 아니라 박자까지 맞춰 소리를 낼 수 있다니,

대단한 능력자다.

처음에는 길거리 공연에서 시작한 조셉은 당시 최고의 극장인 물랭루주까지 진출했다.

제대로 된 공연을 위한 철저한 의상준비까지!



 

이 책을 아이들과 읽어줄 때는 많이 과장되게 해야 신나한다.

실제로 엉덩이를 들썩들썩 하면서 실감나게 읽어줬더니

그림책 속 관객들처럼 자지러진다.

읽어주는데 여느 책보다 좀 힘들었다.


 

조셉의 방귀로 성공한 이야기 뒤에 조셉의 실제 이야기를 덧붙였는데

어째 본문과 거의 똑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두번 읽은 것 같은...

다시 보니 제목이 앙코르다.

"앙코르"라는 말만 없었으면 좀 화날뻔 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그걸 자신만의 것을 만든다면,

충분히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가르치고 싶은 책 같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방귀소리에 웃고 즐기면 어떤가!

그렇게 읽다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깨닫는 날이 오지 않을까?

책을 읽은 후 쉽게 흥분이 가라앉지 않기에 잠자리에서 읽어주기엔 주의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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