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은지 한달쯤 되었나?

그래서 그때의 충격과 감동이 그대로 남아있진 않지만 뭔가 남겨두고 싶어 끄적여 보려 한다만 잘 써지지 않네.

 

정유정 작가의 작품은 두번째다.

'종의 기원'에 비하면 나는 이 책이 좀 더 현실감있고 무서웠다.

프레데터 사이코패스를 만날 확률보다 영제같은 인물이 주변에 더 많을 것 같은 불안함때문인가?

 

압도적인 서사, 생생한 리얼리티.

이 작품을 두고 한 출판사의 광고카피다.

절대 동의.

어쩜 한 문장 한 문장을 눈앞에 펼쳐놓은 듯 이리 세세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어쩜 인간의 심리를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종의 기원'처럼 참으로 덤덤하게 그려내는 인간의 악함, 영제의 모습에 소름이 돋았더랬다.

덕분에 무더운 여름밤이 서늘했었다지?

읽기 전부터 영화화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캐스팅도 알고 봤다.

현수역이 미스캐스팅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건 영화를 봐야 알겠고(나쁘지 않은것 같은데?)

영제역에 장동건의 이미지가 참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영화는 언제쯤 개봉하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루미네이쳐 : 자연의 세계 아트사이언스
카르노브스키 그림, 레이철 윌리엄스 글, 이현숙 옮김 / 보림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림 아티비티시리즈가 또 대박이다.

이번에 만난 건 "일루미네이쳐 자연을 비춰봐요"

표지의 색감부터 뭔가 색다르다.

 

 

들어는 봤지만 잘 알지 못하는 열 곳으로의 여행.

각 여행지마다 기본 정보도 함께 실려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서식하는 희귀 동물들도 세밀화로 자세히 볼 수 있다.




 

RGB 즉, 빨강, 초록, 파랑의 세 가지 색으로 그린 그림으로 한 장에 세 가지 그림을 볼 수 있다.

책 속에 들어있는 마법렌즈를 통해서 파란색은 야행성 동물을, 초록색은 식물을, 빨간색은 주행성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처음 렌즈를 통해서 책을 들여다 볼때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도, 남편도 반응이 똑같았다.

우와~!!!

처음에는 돋보기처럼 책장 앞에서 세 가지 색 렌즈를 대고 이리저리 본다.

나는 분명 한 장면을 보고 있는데 렌즈를 통해 보이는 장면은 세가지다.

이건 분명 마법인듯.

​아이들은 자기는 어떤 동물을 찾아냈다며 서로 무얼 발견했는지 경쟁하듯 책을 가지고 논다.


​​


 

그러나 그 진가는 렌즈를 눈앞에 대고 봤을 때 나타난다.

한눈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장면들이 원리를 알면서도 신기하다.

마법렌즈를 통해 보이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기는 참 어렵다.



 

https://youtu.be/fGlFk69Ylpg

마침 유튜브에 북트레일러가 있어 퍼왔다.
보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신기하며 볼거리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언젠가는 이곳으로의 모험을 떠날 꿈도 꿔본다.
문제는 렌즈가 하나라서 세 아이들이 서로 보겠다며 싸운다는 것 -.-;
셀로판지가 있어서 해봤는데 마법렌즈처럼 드라마틱하게 보이지 않는다.
눈에 대고 볼때 한쪽 눈을 감고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안경처럼 쓰고 봤음 좋겠다는 생각도 살짝 했지만
이 정도로도 무척 맘에 들고 놀라운 그림책이다.
역시 아티비티. 
그림책은 과학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룻밤 사계절 저학년문고 64
이금이 지음, 이고은 그림 / 사계절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금이 작가의 책은 처음인것 같다.

아! 짧은 글임에도 눈물이 핑 돌게 만드는 작가의 힘이란!!!


'하룻밤'은 사계절 저학년문고 중 하나로 방정환문학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90여페이지에 삽화도 많이 있고 챕터로 나뉘어 있어서 저학년들이 쉽고 편안하게 읽기독립해서 읽을 수 있지만

나는 어른들도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엄마가 출장중인 어떤 하룻밤에 아빠와 아이들이 거실에 텐트를 펴고서 두런두런 잠자리에 이야기를 나눈다.

아빠와 아빠의 할아버지와의 이야기.  아빠가 용궁에 다녀온 이야기다.

낚시를 밥먹는 것보다 좋아하는 할아버지는 손주들이 열살이 되면 꼭 한명씩 밤낚시를 떠났다.

아빠는 사촌 형누나들보다 빨리 여덟살에 할아버지와 밤낚시를 갔다.

형누나들보다 컸다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쁜 날이었지만 밤낚시는 생각보다 지루했다.


p. 26

"물고기 생각은 덮어 두고 귀를 기울여 봐. 새로운 소리가 들릴 거야."

할아버지 말대로 하자 물소리가 들렸어.  강물은 계속 흐르고 있었는데 그동안 알지 못했던 거야.

어디선가 밤새도 울었어.  반딧불이 빛에서도 소리가 나는 것 같았어.

소리가 귀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란 걸 그때 알았어.

소리는 눈으로도 보이고, 몸으로도 느껴졌어.  냄새로도 맡아졌고, 맛으로도 느껴졌어.

(...)

"아우 심심해.  할아버지는 물고기가 안 잡히는데도 괜찮아요?"

(...)

"괜찮고말고.  할아버지는 너하고 함께 있는 지금이 물고기보다 훨씬 소중하단다."



p. 30

"왜요? 왜 물고기보다 나랑 있는 시간이 더 소중해요?"

"다시 안 올 시간이니까."

"뭐가 다시 안와요?  또 오면 되잖아요."

(...)

"또 온다고 해도 지금과 같을 수는 없지.

시간은 저 강물 같아서 한 번 흘러가면 되돌릴 수 없어. 또 한순간도 멈추지 않지.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한 거야.

너는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게 좋지 않느냐?"


아빠의 할아버지는 엄청 큰 잉어를 잡았지만 아빠는 할아버지 몰래 잉어를 풀어준다.

그런데 정말 그 잉어는 용궁에 사는 공주였고, 풀어준 댓가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용궁에서는 대신들이 인간을 살려보내선 안된다고 하자 아빠가 무서워 내뱉은 말,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를 세가지 소원으로 치는 장면에서 아이들 모두 억울해 한다.

에이~ 그러는게 어딨어!


 

아빠는 용궁에 무사히 다녀왔다.

그리고 전에 용궁에 다녀왔으나 증거품 하나 갖고 오지 않아서 다들 믿지 않는다며 아쉬워한 낚시꾼과는 달리

파란 하트모양의 보석(?)을 가져왔다.

그냥 예쁜 돌처럼 보이지만 할아버지는 아빠의 말을 믿어준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손주들과의 하룻밤들을 통해 영원히 사시게 된다.


아빠의 세가지 소원은 어쩌면 허무하게 다 써버렸다.

나도 아이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소원을 빌게 될까?

정답만 쓰는 연필, 태권도 검은띠, 친구보다 싸움 잘하기... 책 속의 어린시절 아빠처럼 아이들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어른들에게는 뭔가 다른 뭉클함이 전해지는 이야기다.

나도, 내 아버지도 훗날 아이들과의 하룻밤 하룻밤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게 될까?

멋진 추억을 좀 더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강물처럼 흐르니까.


 

p. 33

"내 나이쯤 되면 죽음이 삶을 다한 뒤에 오는 선물 같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 14
엄마와 할아버지는 늘 무기력했고 사람을 사귀는 일에 서툴렀다. 나는 엄마와 할아버지를 작동하지 않아 해마다 먼지가 쌓이고 색이 바래가는 괘종시계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 변화할 의지도, 아무런 목표도 없이 그저 그 자리에서 멈춰버린 사람들이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총 2,077책으로 쌓아 올리면 아파트 12층 높이가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조선왕조실록을 500페이지로 담아내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도 20권이나 되니!)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오히려 편하다.

구어체라서 마치 저자가 앞에서 강의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휴가기간 며칠동안 쉬엄쉬엄 읽었을 정도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왕을 중심으로 핵심사건과 함께 마지막에 다시 한 번 정리하는 느낌으로 마인드맵이 나온다.

편집면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복잡한 가계도때문에 흐름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아주 명쾌하게 도표로 나타내 이해하는데 수월했다.

 

 

시대별로 관련 영화나 드라마 목록을 정리해 놓아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역사를 접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각 왕들을 네 글자로 혹은 호랑이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다.

(선조와 순종은 호랑이에도 못미치는 고양이라고 표현한 건 저자의 관점이 드러나있는 것 같다.

물론 어느정도는 동의하지만, 그보다는 인내심을 불러일으킨 인조가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건 나의 생각.)

경복궁이 임진왜란 당시 백성들에 의해 불탔다는 건(p. 50)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데 저자는 그대로 실었던 점과,

"임금이 임진도를 지나다가 거북선과 왜선이 서로 싸우는 상황을 구경하였다"라는 기록만으로(p. 90) 거북선 제작이 태종의 업적이라고 한 점,

(당시 거북선의 존재여부는 알겠는데 실제 태종의 업적으로 하기엔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이순신의 파격승진에 대한 관점(p. 243)과 대동법(p. 313)에 대한 부분에서 김육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몇몇 부분은 맥락이 뜬금없이 바뀌기도 한 점 등은 뭔가 개운치못한 기분을 남긴다.


워낙 볼륨있는 책이긴 하지만 재질을 좀 더 가볍게 했더라면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거운데다 책장이 두꺼워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아 읽는 동안 손목이 좀 아팠다.

그러나 쉽게 풀어쓴 터라 두꺼운 책을 읽는게 막연히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성취감을 선물하는 책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