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내맘대로 올해의 책을 선정해 봤다.
작품성 보다는 내게 의미있었던 책들로, 선정대상도 별점도 순위도 지극히 주관적이다.
내 책보다 아이들 책을 훨씬 더 많이 읽었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지만 그래도 눈높이를 따라가보려고 애썼다.
책으로 인해 변화가 많았던 한 해, 그 나름대로 의미있는 해였다.
우연히 네이버 포스트를 보다가 책으로 접한 책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비극의 보편성을 발견하며 마음의 위안을 받은 책.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4 / 양정무 / 사회평론
2권 중반까지 작년에 읽다가 올해 5,6권이 나온다는 소식에 다시 읽었다.
시기를 맞춰 4권까지 읽었는데 어랏! 5권이 최근에서야 출간되었다.
아직 5권은 읽지 않았다. 좀 더 기다렸다가 완간되면 읽을까 한다.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미술을 강연을 듣는 편하게 읽었다.
물론 재독할때는 메모하며 공부하듯 읽었는데 5권을 읽을 때 기억이 날까 모르겠다.
질좋은 도판이 많아서 더 좋았던 책.
같은 포맷으로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클래식 이야기도 출간되었는데 이것도 읽어보고 싶다.
http://blog.aladin.co.kr/iphooni/10159462
열두 발자국 / 정재승 / 어크로스
정재승 교수의 책은 처음이다.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만 읽을 당시 머릿속이 어지러웠던지라 많이 집중하지는 못한게 아쉽다.
꼭 다시 읽어보리라 생각하며 일단 "구경"만 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책이다.
뇌가 늙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염두에 두고 생활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줌바댄스같은 나랑 전혀 안어울리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의 키워드, "변화"에 영향을 미친 책이다.
http://blog.aladin.co.kr/iphooni/10392594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김민식 / 위즈덤하우스
"변화"에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 책이다.
저자처럼 자기몰입 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건 되는 사람이나 하는 거라고 치부하기 전
변화와 실천을 얘기하면서 이 책을 뺄 수는 없지.
슬로리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를 지도하기 전, 나부터 실천해보자고 결심하게 한 책.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 / 이지은 / 글담
이 책으로 미래교육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냥 책으로도 좋았는데 저자의 4차시 강연을 듣고는 더 좋아졌다.
막연한 4차산업혁명에 대한 두려움을 맞서보기로.
실천하기에는 잘 모르는 것이 더 많지만 공부가 전부가 아니란 건 더욱 확실해졌다.
바람과 물과 빛 / 이호백 글, 박인경 그림 / 재미마주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이런 시리즈가 있는지 몰랐다.
나머지 책들도 보고 싶은데 아직 만나기 전이다.
글보다는 박인경 화백의 수묵이 좋아서 소장하게 되었다.
작가의 전작 '뿅가맨'의 유쾌함과 달리 이번에는 마냥 웃을수 만은 없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그림책.
몹시도 찔려서 불편하지만 두고두고 깊이 남은 책이다.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 / 허은미 / 여유당몹시도 찔린 책 두번째.
이것이 바로 나의 모습같아 서둘러로 읽어주고 덮었다.
아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지만 나는 반성했다.
육아에 있어 악역은 늘 내몫이긴 하지만 조금 착한 불곰이 되어보기로 했다.
늘 반성만 하는게 문제지만.
이번에는 '방긋 아기씨'의 엄마나 '불곰에게 잡혀간 우리 아빠'의 엄마와는 조금 다른 엄마다.
콜라주 그림도 맘에 들었지만 평소 내가 생각했던 육아의 목적-자립-과 닿아 있어서 공감했다.
언젠가 떠나 보낼 아이들을 생각해 미리 울컥했었다.
나는, 겉모습은 거칠어도 속은 따뜻한 엄마라는걸 말하고 싶었나 보다.
큰 늑대 작은 늑대의 별이 된 나뭇잎 / 나딘 브룅코승 / 시공주니어
'큰 늑대 작은 늑대'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
큰 늑대가 작은 늑대에게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던 걸 느끼는 순간,
찬바람 부는 쓸쓸한 계절에 봐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그 느낌을 "이해"하지 못한게 아쉽지만 더 자라면 알게 되겠지.
시공주니어 그림책 시리즈이지만 어른들이 보면 또다른 깊은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책.
아이들도 나도 좋아하는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
아이와 내가 받아들이는 지점은 다르지만, 함께 보고 재미있어 고른 책이다.
이번 생엔 '책결혼식'은 힘들겠지만 '책장례식'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꿈꿔본다.
내 친구 꼬마 거인 / 로알드 달 / 시공주니어
먼저 영화로 접하고 나서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현재 녀석이 읽기엔 볼륨이 있었지만 도전해 볼 마음이 생겼나보다.
로알드 달이라서도 그랬겠지만 아마도 영화를 봤기에 조금 더 잘 넘어간 것 같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녀석에게 '북플' 앱 계정도 만들어주고 거기에 독서록을 작성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길지 않지만 평소 노트에 쓴 것 보다는 훠얼씬 길게 느낌을 적어 넣은 걸 보고 어찌나 뿌듯하던지.
내 책보다는 아이들 책으로 더 고를것이 많지만 "의미"에 중점을 두고 골랐다.
내년에는 현재 읽고 있는 '코스모스' 제대로 읽는 것과,
주문해 놓고 들춰보지 못한 많은 책들에게 내 온기를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
*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