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야학 2004년 5월 학기 교과 중간 평가(04.11.19)
- 수학(기초반) -
1. 이런 수업이 되길 바라며
오랫동안 굳건하게 지켜왔던 전통적 학기제(봄, 가을)를 타파하고 야심차게 5/11월 학기제를 시작하였습니다. 1월 남경호 선생님의 힘있는 수업으로 시작한 수학 기초반은 2월 혜성처럼 나타난, 그러나 곧 유성이 되어 떨어져 버린 제가 맡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수학 기초반은 일상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접하게 되는 수학적 상황 속에서 긴장감과 불안감을 최소한으로 줄임과 동시에 나아가 자신 있는 수학적 의사결정의 초석을 세우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과 과정을 바탕으로 진행된 5월 학기 수업은 그 목적이 원대하였던 관계로 비교적 작은 성과처럼 보이지만, 그 성과가 야기할 수 있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한한 것이어서 현재의 성과 자체만을 평가대상으로 하는 것은 약간의 무리가 따른다고 생각됩니다. 4월까지 곱셈에 대한 수업이 있었던 관계로 학기의 시작과 함께 하여 교과과정이 시작된다는 것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5, 6월 동안 ‘수의 기원’부터 ‘시간의 셈’까지의 교과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여 망각의 끝에 있는 기억들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후 7월부터 10월까지는 곱셈과 나눗셈 연습으로 수업의 상당부분이 채워졌습니다. 수업 간간히 ‘축척으로 실제거리 계산하기’, ‘기회비용으로 경제적 의사결정하기’ 등을 소개하여 자칫 지루하고 건조해질 수 있는 수업분위기를 개선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2. 함께 하신 분들
수학 기초반을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먼저 혼성 트리오 최음천어머님, 정석상아버님, 안재열씨(일명 최정안 트리오)를 들 수 있습니다. 세분은 수학 수업을 꾸준히 성실하게 듣고 계셔서 수업을 진행하는 제게도 큰 힘이 되어주고 계십니다. 최정안 트리오는 항상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셨고 가끔씩 “수학 시간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너무 빨리 가요!”라고 말씀하셔서 -의도과 관계 없이-제게 많은 힘을 주셨습니다. 또한 최정안 트리오의 불타오르는 향학열과 지칠 줄 모르는 선의의 경쟁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지식을 전달하는 제 수고를 조금이나마 줄여주셨습니다. 지금은 뵙지 못하지만 방복순 어머님과 항상 성함을 잊어버렸던 그 어머님도 수학 기초반 수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셨던 고마운 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사정으로 인해 대신 수업을 해 주신 경호선생님과 진수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3. 앞으론 어떻게?
강학의 능력부족, 또는 다른 어떤 이유로 인해 한 가지 개념을 이해하고 익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졌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곱셈과 나눗셈의 경우 각각 1달씩 2달의 소요기간을 할애했지만 예상기간과는 달리 4개월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 만큼의 수준’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척도(그리하여 향상된 cutline), 그리고 입력(input)과 출력(output)이 동일해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은 결국 진도의 장기화라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11월 학기에는 이해 중심적 수업과 실생활과의 연계점을 고려하여 “앎”이라는 개념적 산물이 “일상”이라는 가시적, 현실적 개념과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는지를 충분히 고민하여 수업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