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퍼온글] 독서에 관한 18문답
1. 책상에 늘 꽂아두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책은 책장에 꽂아두기 때문에 책상위에는 책이 없다. 있다면 데스크 다이어리 정도. 대학 다닐때는 영화사전을 예전에 디자인 북리뷰 일을 할때는 디자인 사전을 늘 책상위에 두고 있었지만 지금은 치운지 오래다.
2. 어쨌든 서점에서 눈에 뜨이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종류의 책들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
그림이나 사진, 혹은 디자인에 관한 책. 내가 알고 있는 화가들의 전기랄지 사진에 관한 책들이 보이면 사지 않고는 못배긴다. 참았다가 알라딘에서 사면 훨씬 싸다는걸 알면서도 일단 보면 내 집으로 함께 손잡고 가야 직성이 풀린다.
3.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주변의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칭찬했고 얼마후면 그 지인들에게 '겁나게 재밌는 책을 소개해줘서 고맙다' 라는 인사를 꼭 받았으므로.
4. 인생에서 가장 먼저 '이 책이 마음에 든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아마 글자를 읽게되고 제일 처음 읽은 책이 아닌가 싶은데 (그 전에는 글자를 몰라서 엄마가 읽어주거나 그것도 아니면 동화 테잎을 들었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였다. 그걸 읽고 그 어린것이 무슨 감명을 받았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자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노인이 생각이 나서 일어나 앉아 대성통곡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내 인생에서 최초로 마음에 드는, 혹은 마음에 와 닿는 책이었다.
5.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책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글쎄. 나는 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적이 별로 없다. 어떻게 살지 알려주마류의 책을 거의 읽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미세하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친걸로 치자면 내가 그동안 읽었던 모든 책들이 아닐까 싶다.
6. 단 한 권의 책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면 어떤 책을 고르겠는가?:
단 한권이라. 그렇다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을 들고 가겠다. 내 책중에 가장 많은 횟수를 읽고 또 읽어도 지겹지 않았었다. (한 열 두번 정도 읽었는데 아직도 질리지 않고 읽을때마다 새로운걸 보면 1년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7. 책이 나오는 족족 다 사들일 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가?
무라카미 하루키. 다른 작가들도 꽤 있는데 그 작가들은 가끔은 나를 실망시키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만큼은 단 한번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었다. 그래서 아마 앞으로도 하루키의 책은 평생 사 보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는 박민규와 심윤경의 책도 나오는 족족 사서 읽을 생각이며 움베르토 에코의 책도 일단은 사겠다.
8. 언젠가는 꼭 읽고 싶은데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전집류를 잘 읽지 않으므로 엄두를 못낸다 까지는 아닌데 대게 두꺼운 책들은 좀 망설이게 된다. (예를 들자면 언젠가 샀던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이랄지..)
9. 헌책방 사냥을 즐기는가, 아니면 새 책 특유의 반들반들한 질감과 향기를 즐기는 편인가?
헌책방은 거의 가본적이 없다. 굳이 새 책을 좋아해서라기 보다는 현재 나오는 책들을 따라 읽기에도 벅차고 또 나에게는 그정도로 충분한것 같다. 독서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탓인가보다.
10. 시를 읽는가? 시집을 사는가? 어느 시인을 가장 좋아하는가? : 안타까운것이 시를 안읽는다.
11.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와 장소를 시뮬레이션한다면?
현재 서재가 따로 없는데 서재가 있으면 책 읽기에 가장 좋을것 같다. 벽 한쪽이 전부 유리로된 창으로 되어있고 그 창으로 난 문을 열면 바로 잔디가 깔려있으며 나무도 심겨진 정원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나머지 벽의 3면이 모두 책장이다. 그리고 바닥재는 나무로 깔려있고 찻잔을 놓을 수 있는 탁자와 버튼을 누르면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 가죽의자 (시트콤 프렌즈에서 조이네 집에 있는 그 소파) 가 있으면 가장 좋지 않을까? 때를 따지자면 봄이 좋겠다. 그래서 창을 열면 바람이 상쾌하다고 느껴지는 오후면 금상첨화겠지.
12. 혼자 책을 읽으면서 조용히 주말 오후를 보낼 수 있는 까페를 한 군데 추천해 보시라.:
한국은행 맞은편에 내가 자주 가는 B2라는 카페가 있다. 예전에 한가로울때는 거기가서 책을 많이 읽었다. 차도먹고 밥도 먹고 가끔은 놋북으로 기사까지 썼다. (맞다. 똥폼을 잡느라 그랬다.) 저녁이면 북적거리므로 주로 11시쯤 가서 오후 3시쯤 돌아오곤 했다.
13.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듣는 편인가? 주로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는가?:
거의 음악을 듣지 않는다. 음악을 들으면 집중이 잘 안된다. (음악틀어놓고 공부하는 애들이 제일 신기했다.)
14. 화장실에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가? 어떤 책을 갖고 가는가? :
예전에는 화장실에 들어가면 꼭 책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지금 집에 이사하고 부터는 안그런다. 아니 못그런다. 지금 화장실겸 욕실은 불을 켜면 환풍기가 같이 돌아가게 되어있어서 무지 시끄럽다. 그래서 빨리 볼일보고 나와서 책을 본다.
15. 혼자 밥을 먹으면서 책을 읽는가? 그런 때 고르는 책은 무엇인가?:
밥 먹으면서 책은 잘 본다. 책은 주로 그 당시 읽고있는 책을 읽고 특별하게 따로 고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굳이 고르라면 만화책이 제일 좋지 않을까?
16. 지금 내게는 없지만 언젠가 꼭 손에 넣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절판된 책인데 당시 상권 읽고 나서 또 사봐야지 했는데 절판이 되어버렸다. 그 책의 하권을 꼭 손에 넣고 싶다. 또 하나는 한혜연의 '그녀들의 크리스마스'라는 만화책. 역시 사려고 마음먹고 뭉그적거리다 보니 절판되어버렸다.
17. e-book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e-book이 종이책을 밀어낼 것이라고 보는가? :
신문물에 대한 적응이 놀랍도록 빠른 여동생은 대부분의 읽을꺼리를 e-book의 형태로 보지만 나같은 경우는 전혀 아니다. 아직까지 손에 잡히는 질감과 습관 때문에 종이책이 더 좋다. 디지탈 카메라가 생겨도 현상과 인화과정을 거쳐 종이로 된 사진을 훨씬 좋아하는 것 처럼 말이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있는한 e-book과 종이책이 공존을 했으면 했지 종이책이 밀려나지는 않을것 같다.
18. 책을 읽는 데 있어서 원칙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읽을책을 고를때 내 직감을 믿는 것이다. 베스트셀러나 메스컴 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고 내 주관에 의해 책을 읽는 것이다. 가끔 베스트셀러 코너의 책이나 메스컴에 소개된 책을 읽기도 하지만 그래도 최후의 결정권은 내게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