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든 우리나라 제주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제주 여행 가이드북, 2023-2024 개정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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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여 개 제주 여행 정보가 지도 한 장에 쏙 담긴 에이든 우리나라 제주 여행지도. 2023-2024 개정판으로 요즘 제주의 모습을 만나봅니다.


편리한 디지털 세상 속에 직관적이어서 더 편리한 아날로그 종이지도, 에이든 지도. 제주 여행에서 무거운 가이드북을 들고 떠나는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에이든 여행지도는 계획부터 여행지에서 직접 들고 다닐 수 있는 실용적인 가이드북 역할을 합니다.


앞뒤로 한 장의 큼지막한 지도가 있습니다. 앞면은 2000개 여행지를 담은 제주 전체 지도이고, 뒷면은 해변 주요 지역을 더 상세하게 표시한 지도입니다.


A1 사이즈의 방수종이는 물에 젖지 않는 돌가루 종이입니다. 지도를 폈다 접었다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탄할 만한 퀄리티입니다. 찢어지거나 오염되지 않는 여행에 최적화된 지도입니다.


다녀온 곳을 표시하는 깃발 스티커로 빼곡히 채울 날이 기대됩니다. 단순히 관광지 이름만 표시된 게 아니라 역사, 문화 등이 포함된 핵심 설명까지 담겨 있어서 더 놀랍습니다. 지도 한 장만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게 진짜라니까요~ 맛집, 쇼핑 품목까지 있으니 대박입니다.


위치정보와 설명을 두 번 세 번 검색할 필요 없이 지도로 확인하면 시각적으로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전체 계획 짤 때 편리합니다.




휴대하기 편리한 맵북은 주제별로 다시 페이지를 구분해 소개해 더 편리합니다. 꽃/계절 여행지, 인스타 핫스팟, 제주 오름, 주요 카페, 액티비티에 특화된 장소만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라산 근처와 제주 공항 근처를 포함해 주요 지역을 확대한 지도가 담겨 있으니 여행지에서 알차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주 여행 계획에 도움 되는 트래블 노트에는 체크리스트가 가득합니다. 개정판에 포함된 트래블 노트는 해당 지역 랜드마크, 음식, 쇼핑 품목 등을 목록화해 더 꼼꼼하게 체크해가며 챙길 수 있습니다. 백지도와 타임라인 페이지도 있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제주 여행을 확실하게 책임질 에이든 제주 여행지도 덕분에 편하게 제주여행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충만해졌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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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 - 2021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작
정성진 지음 / 프리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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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생생한 현장감을 그리워하는 공연 마니아들 많았을 겁니다. 방구석 관람 덕분에 공연의 재미를 처음으로 알게 된 이들도 있을 테지요. 온라인으로 받은 감동을 이제는 직접 느껴볼까요?


SK플래닛 문화 마케팅, 모바일 마케팅을 담당하는 공연 전문가 정성진 저자의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로 공연 보는 재미 200% 갖춰보세요.


연극, 뮤지컬, 오페라 교양 상식부터 공연장 에티켓, 티켓 싸게 사는 법 등 멀게만 느껴졌던 공연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려줍니다.


영화관에서는 조금 늦게 들어가도 입장이 되고, 팝콘을 먹으며 볼 수도 있지만 공연장은 티켓 가격부터 만만찮은 데다가 뭔가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로 다가옵니다. 공연장을 처음 간다면 더 부담스러울 겁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로 공연의 모든 것을 만나봅니다.


우리나라에서 4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에 대한 정보부터 싹 훑어볼까요. 빅4로 부르는 이 뮤지컬들은 뮤지컬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캣츠 공연은 안 봤어도 극중 고양이가 부르는 '메모리Memory'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고양이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사이를 누비고 다니는 장면이 있는 만큼 캣츠 뮤지컬 티켓을 예매할 땐 명당자리가 따로 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건 '메모리'도 두 가지 버전이 등장하는데 13번, 20번이라는 넘버가 붙어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영화의 노래와 음악은 OST, BGM이라 하는데 뮤지컬은 뮤지컬넘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 이유도 쏙쏙 알려주고 있어요.


마케팅에서 오리지널 공연이라는 문구를 대대적으로 자랑하는 경우를 봤는데, 이번 기회에 오리지널 공연의 의미가 무엇인지, 오리지널과 똑같은 방식의 레플리카 공연과 수정과 각색을 하는 넌 레플리카 공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공연 티켓 예매할 때 비용과 좌석에서 혼란스러움이 몰려오기도 합니다. 물론 비쌀수록 좋은 자리일 테지만 저는 영화관에서도 맨 뒤에서 서너 번째 앞줄의 중앙에서 한두 칸 오른쪽 자리만 고집하거든요. 다른 자리에서 보면 집중력이 훅 떨어집니다.


공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좋은 자리는 달라집니다. 좋아하는 배우가 왼쪽 무대에서 자주 연기한다면 왼쪽 블럭이 명당이 될 테지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요. 아이가 어렸을 때 일부러 통로 옆자리를 선택했는데 정답이었어요. 공연 중간에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통로를 따라 움직이며 아이들과 하이파이브 하면서 지나가는데 그 한 번의 하이파이브를 우리 아이는 너무나도 잊지 못할 경험으로 간직하더라고요.


단순히 스토리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비주얼을 시각과 청각으로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공연장.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에서는 제2의 배우라 불리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근사하게 펼쳐집니다.


오케스트라와 음악감독, 백스테이지를 비롯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무대를 선보이는 무대 디자이너, 배우들의 무대의상과 분장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토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극작가에 대해서도 소개합니다. 고전 문학작품을 무대로 옮기기도 하지만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작품도 있습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 전후 모녀간의 생이별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면 알수록 공연 감상 이해도가 쑥쑥 올라갑니다.


한 편의 뮤지컬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전체 흐름까지도 헤아리다 보면 한국 창작 뮤지컬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깨닫기도 합니다. 해외 라이센스로 판매된 '사랑은 비를 타고'를 시작으로 '김종욱 찾기', '프랑켄슈타인', '웃는 남자' 등 해외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접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을 좀 더 가깝게, 안목을 높이는 데 도움되는 이야기가 가득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 멀게만 느껴졌던 공연장이 한결 가까워지는 기분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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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우리나라 서울 여행지도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서울 여행 가이드북, 2023-2024 개정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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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도 전문 에이든의 서울 지도를 만나봅니다. 2023-2024 개정판 구성은 더욱 알차게 바뀌었습니다. 큼지막한 지도와 반응 좋은 깃발 스티커, 휴대하기 좋은 맵북은 그대로이고 여행 전후를 기록하기 좋은 트래블 노트가 추가되었습니다.


​행정구역을 나누고 주요 장소만 표기된 흔한 지도가 아닙니다. 에이든 지도는 여행자가 지도 한 장만으로 충분히 여행할 수 있게 만든 지도입니다.


두꺼운 가이드북 없이 가볍게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고를 수 있거든요. 여행지, 맛집, 쇼핑 등 인터넷 검색 시간을 확 줄여줍니다.


한강 유람선을 타러 가고 싶다면 유람선 관련 정보는 기본이고, 식사는 어디서 할지, 더 볼 곳은 없는지 하루 코스를 완벽하게 세우는 데 도움 주는 지도입니다.


서울 여행지 500군데 가량이 지도에 담겨 있습니다. 역사유적, 박물관, 휴양림, 시장, 공원, 전망대, 놀이동산 등 볼거리 외에도 유행하는 거리와 길을 잘 표시해뒀고 교통정보도 파악하기 쉽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이어서 오히려 수도 서울 여행을 등한시하진 않았는지요. 저도 매번 볼일이 있어 나가면 그 장소만 들렀다 돌아오는 편이었는데 아이와 함께 서울 나들이를 가게 될 때면 이왕 나간 김에 한두 곳 정도만 딱 더 들르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았거든요. 그때마다 검색하는 게 솔직히 귀찮았어요.


이제는 에이든 서울 여행지도만으로도 한눈에 주변을 파악할 수 있어서 속이 시원합니다. 찢어지지 않는 종이 덕분에 아이들이 조몰락거려도 안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의 멋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서울 구도심 지도까지 더 상세하게 뒷면에 있으니 그야말로 만족 그 자체입니다. 거리상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게 이토록 편한지 몰랐어요.


휴대용 맵북은 큰 지도를 책 형태로 만들어 들고 다니기 딱 좋습니다. 자주 바뀌는 정보 때문에 소량 인쇄로 자주 업데이트하는 에이든 지도의 신뢰도도 최고고요.


63스퀘어, 남산케이블카 등 랜드마크 리스트와 쇼핑, 액티비티, 먹거리 리스트를 담은 트래블노트에 하나씩 체크해나갈 때마다 서울을 더욱 잘 알아가게 됩니다.


너무나도 익숙한 서울이지만 사실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의 모습이 다가 아니었다는 걸 지도를 보면서 확연히 깨닫습니다. 서울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 외국인에게도 영어판이 나온다면 선물해 주고 싶은 퀄리티 짱짱한 여행지도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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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어휘 생활 - 잘못 쓰고, 오해하고, 혼동하는 생활 어휘 바로잡기
김점식 지음 / 틔움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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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고 유익한 우리말 이야기 <지적인 어휘 생활>. 우리말은 특히 한자가 많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종종 생깁니다.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의 심심甚深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들은 문해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지적인 어휘 생활>을 읽으며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거나 알아 두면 좋은 말을 꼼꼼히 챙길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어휘들만 콕콕 짚어 설명하니 더 실용적입니다. 이 책만 읽어도 어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동안 뭔가 난장판을 두고 욕처럼 써왔던 '개판 오 분 전'에는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한자어를 어떤 걸 쓰느냐에 따라 가슴 따스한 에피소드를 만나게 됩니다. 개판開板이라고 쓰면 한국 전쟁 당시 피난민을 위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개판오분전"이라고 외치면 곧 뚜껑을 열어 배식을 시작한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난잡한 상황을 표현할 때는 우리가 생각하는 멍멍이가 아니라 이리와 관련된 낭자라는 말과 근접하다고 합니다. 개들이 난리치는 상황과는 전혀 관련없는 개판이었던 겁니다.


예전엔 교과서든 신문에서든 한자를 병용해 사용해왔지만 한글로만 표기하면서 관련 논쟁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눈에서 멀어지니 알고 있던 한자도 점점 잊더라고요. 웬만하면 굳이 한자어가 들어간 말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대체하는 습관을 들이려고는 하지만 잘 안됩니다.





한자와 한문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김점식 저자는 <지적인 어휘 생활>에서 우리말의 7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한자어를 익힐 수 있도록 한자 공부 코너를 함께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한자는 교양 수준에서 이 정도는 알아둬야겠구나 싶더라고요. 자주 들어봤던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졌거나 잘 알지도 못한 채 함부로 써왔다는 걸 깨닫는 놀라운 시간을 맞이할 겁니다.


'시쳇말'의 시체는 섬뜩한 느낌의 그 시체가 아니라 '그 시대에 널리 유행하는 것'을 뜻하는 時體였습니다. '요즘'이라는 뜻과 같다니 한자를 알고 보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미련하다'라는 말도 비난의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한자어로 보면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는 정도의 뜻이라고 합니다. 미숙이라는 말과 비슷한 셈이죠.


헷갈리기 쉬운 말도 많습니다. 사람의 지혜나 능력을 발전시킨다는 의미로 주는 쓰는 계발과 토지나 산업처럼 사람이 아닌 대상에 주로 쓰는 개발을 정확히 구분해 줍니다. 직장인들이 흔히 실수하는 결제와 결재, 철학책을 읽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실제와 실재, 신문기자들마저도 혼용하여 쓰는 신문과 심문의 차이 등 알쏭달쏭했던 어휘를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역사가 담긴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정신대의 정신挺身의 뜻이 얼마나 사악한지, 욱일기 한자어에 담긴 신화적인 이야기를 비롯해 잘못된 역사관이 스며든 어휘의 비밀을 들려줍니다.


행복을 꿈꾸면서도 행복이라는 한자어를 꼼꼼히 들여다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행幸자의 기원을 보면 손에 차는 수갑에서 비롯되었음을 짚어줍니다. 수갑 즉 구속에서 벗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담긴 행복입니다.


어휘의 유래와 본질을 밝혀 제대로 된 쓰임을 알리는 <지적인 어휘 생활>. 대충 짐작해서 쓰던 습관을 벗어나게끔 돕는 실용적인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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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담아
에이미 블룸 지음, 신혜빈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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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선정 2022 최고의 논픽션 1위 <사랑을 담아 In Love>. 작가이자 심리치료사 에이미 블룸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의 선택을 지지하고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기록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자발적 안락사, 조력 자살, 동행 자살이라 부르는 존엄사를 결정한 사람이 있습니다. 에이미 블룸의 남편 브라이언은 알츠하이머병에 동반되는 긴 작별을 원치 않았습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확고했습니다.


<사랑을 담아>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여행을 위해 공항으로 가는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휴가를 가는 게 아니라 목적지는 스위스 취리히의 디그니타스입니다. 버리고 와도 될만한 가방에 짐을 싸서 출발합니다. 돌아올 땐 에이미 혼자입니다. 그곳은 고통 없고, 평화롭고, 합법적인 자살이 가능한 장소입니다.


에이미 블룸은 이날에 이르기까지 남편의 병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디그니타스를 결정하기까지 어떤 상황들이 벌어졌고 마지막 면담을 위해 취리히에 도착하기까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들려줍니다.


지나고 보면 그토록 자명했는데 진단을 받기 전에는 그저 집중력을 잃은 중년 남성의 게으름과 조기 퇴직(사실상 해고), 은퇴 이후 우울감, 잔소리에 대응하는 남자들의 흔한 반응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남편의 병이 진행되면서 서로 간의 대화도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추억을 이야기하기 꺼리는 에이미의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남편이 기억하지 못할까 봐 혹은 기억하지 못해도 기억나는 척할까 봐 두렵고,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자신이 알아차릴까 봐 두렵습니다.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버릴 때가 점점 많아집니다.





서로 이혼 후 만난 사이였기 때문에 함께 한 지 1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웠고 여전히 따스했습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꾸준한 상실, 꾸준한 흐트러짐을 안겨줬습니다.


"아직 나 자신으로 남아 있을 때 이 삶을 끝내고 싶을 뿐"이라는 남편에게는 디그니타스가 최선의 선택지이자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그곳이 원한 건 분별력이었습니다. 온전한 판단력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건 온갖 서류, 서류, 서류... 그 길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취리히에서 의사와의 마지막 면담 후 최종 승인이 이뤄지고나면 끝입니다. "목요일에 삶을 중단하기로 정말 원하십니까?"라는 의사가 질문을 마주하면서 죽음이 내 눈앞에 다가오는 기분입니다.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그리고 마지막이 아닐까 봐 두려워하는 에이미의 양가적인 심정이 아릿하게 다가옵니다. 에이미의 선택은 평화롭게 삶을 끝내려는 남편의 선택을 지지해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온갖 방법을 알아보는 여정은 서글픕니다. 감옥에 가지 않고는 구하기 힘들고 실패로 끝날 방법들까지 찾아봅니다. 좋은 날은 더없이 달콤하지만 나쁜 날은...  


"가을 내내 나는 손 떨리는 두려움과 단호한 결단력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 책 속에서


"이제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게 뭔지 더 잘 알게" 됐다는 에이미와 남편의 마지막 여정을 담은 <사랑을 담아>. 담백하고 간결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펼쳐내는 에이미 블룸의 문체 덕분에 문장과 행간에 담긴 여운이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마지막 행동 하나만을 앞둔 남편이 "당신 비행기 시간이 언제지?"라고 묻는 장면만큼이나 가슴 저릿한 장면을 또 어디서 만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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