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2
김보람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 작가 프로젝트에 선정된 공포 단편 소설과 네이버와 함께 개최한 YAH! 공포 문학 공모전 수상작들이 모인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두 번째 밤>. 2017년에 출간 첫 번째 책을 읽었을 때 당시까지만 해도 공포물은 일본소설이 제대로라고 여겼던 저였기에 한국 공포소설 수준에 깜짝 놀랐었는데, 두 번째 책은 공포가 더 진하게 담긴 느낌입니다.


전설, 초자연 공포물뿐만 아니라 현대를 배경으로 한 호러틱한 사건들까지 담은 황금가지의 이 시리즈 매력 있어요.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녹아있는 10편의 공포 단편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공포를 맛봅니다. 미지근한 공포, 센 공포 다 있어서 들었다놨다~ 재미있어요.


김보람 작가의 <점>은 남편 눈에는 안 보이고 아내 눈에만 보이는 모르는 남자가 처음엔 창문 밖에서 나타났다가 점점 집 안으로 들어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을 그렸습니다. 귀신이 있는 쪽은 곰팡이가 핍니다. 나중엔 화장실에까지 들어선 귀신 때문에 화장실 사용도 못 할 지경입니다. 환장할 노릇이죠. 간신히 신축 임대 아파트에 이사 왔건만 맨 정신에 치매 환자가 된 기분으로 만들어버리는 귀신의 존재. 이미 죽은 귀신에게 살의가 치솟을 정도입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곰팡이 핀 쪽에 귀신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찜찜해질 수 있다는 것!


아소 작가의 <구조구석방원>은 스티븐 킹의 공포 스타일과 닮은 느낌입니다. 현실 배경인데 초자연 미스터리가 의뭉스럽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문을 잠그지 않고 지내는 걸로 동기 간의 내기가 붙은 상황. 발단은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도둑이 침입했는데 남자가 사는 집이었다면 절도로 끝났을 일이 성폭행에 이르게 된 사건을 두고 남녀 간의 해석 차이로 서로 오기가 발동한 겁니다.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건 현관문의 잠금장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베란다 창문까지 다 오픈된 상황을 말합니다. 처음엔 가뿐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수상한 남자들이 집 주변에 나타나고, 결국 침입하기에 이릅니다. 신상 털기, 혐오, 차별 등 인터넷에서 쉽게 벌어지는 일들을 미스터리 공포와 버무린 아이디어가 신선했습니다.


배명은 작가의 <홍수>. 태풍이 강타한 마을. 둑이 무너져 집들이 물에 잠기고 미처 피신하지 못한 나는 간신히 옥상으로 대피하곤 정신을 잃습니다. 깨어나 보니 뒷산에 있다가 떠밀려 내려왔다고 하는 왠 모르는 남자가 있습니다. 눈치 빠른 사람은 이쯤에서 이미 이 남자가 귀신이라는 걸 알아차릴 겁니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은 물귀신이 되어 사람을 홀려 물에 빠뜨린다는 공포 이야기를 색다르게 풀어낸 소설입니다.


유아인 작가의 <상어>. 돌아가신 친구 할머니가 꿈에 자꾸 나와 혼란스럽습니다. 뭔가 부탁할 게 있어서 꿈에 나오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꿈에 누군가가 등장했을 때 기묘한 일이 생기면 꿈 해석도 신중해지지요. 애초에 꿈에 그렇게 등장하는 방식이 무의식의 반응이라고 얼버무리기엔 참 기묘하잖아요. 어쨌든 복수심을 가진 인물이 꿈에 나타나 피폐하게 만드는 상황만은 피하고 싶습니다.


배상현 작가의 <심해어>  제 취향입니다. 지하철에 갇힌 사람들.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구조대는 오질 않습니다. 휴대폰 배터리도 아껴야 하는 상황에서 지하철은 깜깜한 어둠 그 자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은 소리 하나에도 예민합니다. 점점 사람들은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완전한 어둠의 상태인 이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심해어에 비유하는 작가. 인간 본연의 공포심을 자극하며 공포가 극대화되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전사라 작가의 <공포의 ASMR>도 엄지척입니다. 찐따였던 여학생이 선망하던 친구를 따라 하며 SNS를 하면서 인기녀가 됩니다. 하지만 동급생의 폭로로 무너지게 되자 복수에 나서는데, 그 이야기를 ASMR로 속삭입니다. 이 영상을 우연히 본 누군가가 ASMR 영상에 이상한 소리들이 들린다며 커뮤니티에 걱정과 두려움을 담은 글을 올립니다. 솔직히 유사 범죄를 일으킬까 봐 걱정스러울 만큼 소재가 리얼합니다.


이규락 작가의 <아기 황제>는 전설의 고향 분위기입니다. 데릴사위로 장가를 온 남자는 밤마다 긴 목을 한 뱀 같은 여인이 나타나는 악몽을 꿉니다. 귀신같은 인상을 가진 아내에 대한 의심이 더해지면서 남자의 운명과 이 여인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 그냥 일어나는 사건은 없습니다. 여인들의 한 많은 삶과 억압의 역사가 녹아든 공포물입니다.


최정원 작가의 <할머니 이야기> 역시 극한에 다다른 여인의 안타까운 삶이 담겨 있습니다. 가장 슬펐던 공포 소설이었어요. 할매 괴담이 있는 마을의 역사는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처절한 복수를 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효빈 작가의 <처형학자>는 꽤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전쟁에서 매번 99명의 전쟁 포로를 데려오는 장군의 이야기입니다. 포로들은 각자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끔찍한 죽음을 구상해 내야 하고, 1등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자신이 생각해낸 죽음의 방식으로 죽는 겁니다. 그래서 장군의 별명이 처형학자입니다. 장군은 10번을 우승하면 영원히 해방시켜 주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려 9번이나 우승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장군은 왜 이런 악마 같은 행위를 하는 걸까요.


차삼동 작가의 <검은 책>은 질투심이 낳은 검은 유혹에 빠진 여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저주를 걸어 해를 끼치는 소재는 흔하지만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라이벌 의식을 건강하게 펼치는 게 아니라 심기 불편함으로 받아들인 아이의 마음, 한순간의 유혹에 빠져드는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렇기에 더 안타까워집니다.


이번에는 SF 요소의 공포물은 없어서 살짝 아쉬웠지만, 지금 현실의 어두움을 반영한 소재가 다양하게 담겨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다음엔 어떤 공포를 선사할지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 정신분석 치료를 받고서 다시 태어나다 - 우리는 정신분석치료를 제대로 알고 있습니까?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상 속 정신분석치료현장으로 니체를 초대했다?! 정신분석치료현장에서 일하는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책 <니체! 정신분석치료를 받고서 다시 태어나다>. 니체의 고민을 정신분석현장의 절차에 따라 살펴보며 니체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명료한 자신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얻게 도와주는 놀라운 여정이 펼쳐집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생애 마지막 11년간 정신병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1889년 1월 3일 카를로 알베르트 광장에서 말을 심하게 다루는 마부의 모습을 보고 말에게 달려가 말을 붙잡고 통곡하다 결국 쓰러진 니체. 왜 그런 행동을 보였을까요.


동생 엘리자베트 니체가 오빠 프리드리히 니체와 함께 정신분석가의 연구소로 찾아오면서 이 여정이 시작됩니다. 신경정신분석학에서 바라보는 질병이란, 살아낸 흔적의 축적물인 몸과 비물질적인 사유 체계가 머문 정신이 결합하면서 서로 발생하는 차이를, 생성적으로 만들지 않고 차별하려는 이기심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차별하기 위해 자아가 선택한 언어 사용 방식, 사고와 삶의 방식을 문제 원인으로 진단합니다.


사유를 나타내는 '말', 즉 언어의 잘못된 기제 방식을 분석해 보는 셈입니다. 좋은 마음씨와 좋은 말이 만병의 명약이라고 하듯 언어의 의미를 명료하게 재구성하면 몸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신분석현장의 풍경을 펼쳐 보입니다.


가장 흥미진진한 자유연상 파트는 니체의 생애와 저작물 등을 통해 분석가인 저자와 피분석가 니체 간의 질문과 답변으로 이뤄집니다. 대화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읽는 재미가 꽤 있습니다. 니체의 답변에는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밟아오며 그가 영향받은 인물과 사건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니체가 사는 방식과 말의 구성을 보면서 스스로 문제를 알아차리도록 돕는 분석가. 물론 이 치료의 주체는 피분석가인 니체입니다. 분석가는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바라보는 관찰자이자 사유와 행동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참여자일 뿐입니다.


어릴 때 형성된 자아의 패턴이 다른 대상을 만날 때마다 반복하는 심리적 현상인 '전이 현상'과 전이 현상 속에서 자신의 오류를 새롭게 해석해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인 '역전이 현상' 파트는 니체의 삶과 사유 속에 머문 문학적 텍스트에 담긴 의미들을 잘 보여줍니다. 분석 공감에서는 분석가와 피분석가의 질문을 정신분석치료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이때 내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니체의 생애와 작품에서 보이는 삶과 고민의 흔적은 이 시대에도 발견됩니다. <니체! 정신분석치료를 받고서 다시 태어나다>는 니체의 문제를 현대의 충동성 자아의 정신과 연결해 해석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삶에 투사해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의 불안정한 감정기복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입니다.


인간의 발명품인 언어. 인간은 언어의 의미에 매달려 부유하는 기생적인 존재라고 합니다. 윤정 작가는 "당신은 스스로 인식하는 것을 신뢰할 수 있는가", "당신은 스스로 안다는 것에 빠진 적이 없는가?", "당신은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말하고 있는지 의심한 적이 있는가?" 등 언어와 사유, 말과 행동에 관해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현대인이 치료해야 하는 부분은 자신들이 표현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언어는 불가피하게 은유적입니다. 표현 속에 또 다른 의미의 욕망이 숨겨져 있다는 겁니다. 자신도 모르게 말이죠. 그래서 언어의 한계는 분명하고, 인간의 언어는 실재 세계와 일관되게 대응할 수 없다는 겁니다.


모든 질병은 자신만의 '사는 방식'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사는 방식'을 선택한 결과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정신분석치료는 증상을 제거하거나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분석가가 납득하여 수용할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현장입니다.


라캉의 정신분석치료 과정이 적용되기도 하니 라캉의 철학적 사유와 정신분석학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뿐만 아니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반 그리스도>, <디오니소스 찬가> 등 순수하게 니체의 작품에 관심 많은 이들도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무엇보다 윤정 작가는 니체의 행동과 말을 그저 과대망상으로 분석했을지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가슴을 울리는 한 문장은 그야말로 명문장이었어요. 너무나도 인상 깊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책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철학 용어나 정신분석학 용어는 낯설고 어렵지만, 니체의 생생한 삶의 흔적을 정신분석치료현장 속에서 재조명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독특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등대지기들
에마 스토넥스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등대를 지키던 세 명의 등대원이 사라졌다. 당신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가?”


1900년 12월 영국 엘런모어 섬에서 세 명의 등대지기가 사라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 <등대지기들>.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미해결 사건인 만큼 수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어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습니다.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키퍼스> 역시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실제 사건은 섬에서 일어났지만 소설에서는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타워 등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망망대해가 펼쳐진 타워 등대에서는 밀실 효과가 훨씬 높아집니다. 타워 등대의 구조를 보면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곳은 셋오프 구간입니다. 순식간에 셋오프를 덮치는 파도의 위력이 소설에서도 묘사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에서든 소설에서든 문은 안쪽에서 잠겨있었습니다. 싸움의 흔적도 없고, 빠져나간 흔적도 없습니다. 등대 안에 있던 시계 두 개는 모두 8시 45분에 멈춰 있었습니다. 그렇게 유령처럼 세 명의 등대원이 모두 사라진 겁니다.


사라진 등대원들의 행방을 알 만한 단서가 없는 상태로 20년의 세월이 흐릅니다. 미스터리로 남은 실종 사건에 해양 모험 소설가 댄 샤프가 관심을 기울입니다. 사건 중심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 숨겨진 진실을 밝히고 싶어 합니다.


댄 작가는 주임 등대원 아서의 아내 헬렌, 부등대원 빌의 아내 제니, 임시등대원 빈센트의 연인이었던 미셸을 만나 인터뷰합니다. <등대지기들>은 1972년 당시 세 명의 등대원들의 시점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와 1992년 남겨진 여자들의 시점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면서 생생하게 그들의 감정이 다가오는 듯한 기분입니다.


등대하면 낭만적인 분위기를 먼저 떠올립니다. 보는 입장에서는 그렇지요. 그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어떨까요. 8주의 근무 기간과 4주의 육지 생활을 오가는 등대원들은 등대에서 지낼 때 외로움, 고립감, 단조로움에 익숙해 있습니다. 해안에서 몇십 킬로미터 떨어진 외딴곳에 서 있는 고독한 대못 같은 타워 등대에서라면 더 그럴 겁니다.


아서와 헬렌, 빌과 제니는 겉으로 보면 완벽한 부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습니다. 결혼을 꿈꾸는 신참 빈센트와 여자친구 미셸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마음을 덮은 벽이 한 겹씩 떨어져 나가는듯합니다.


헬렌은 주임 등대원의 아내로서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참사를 같이 겪은 사람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이 있을 테지만, 헬렌과 제니 사이는 껄끄럽습니다. 부부간의 비밀이라 하면 뻔한 클리셰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걸 예감한 독자가 이미 편견을 가진 채 바라볼 거라는 걸 작가는 교묘하게 짚어냅니다. 전과자였던 임시 등대원 빈센트를 범인으로 추정하는 낙인을 찍으며 사건은 흐지부지되었고, 당시 연인이었던 미셸은 사람들이 편한 대로 판단해버린 오명에 슬퍼하지만 숨죽인 채 살아왔습니다.


<등대지기들>은 세 명의 등대원들의 마음과 함께 남겨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작가와의 인터뷰는 무엇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했는지 돌이켜보게 된 계기로 작용합니다. 무덤덤하다가도 격정적인 슬픔이 자리 잡은 여자들의 목소리를 에마 스토넥스 작가의 은유적인 문장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결을 가진 문체가 마음에 쏙 들었어요.


이제는 자동화되어 무인 등대 시스템으로 운영하니 등대지기라는 단어도 낯설어졌습니다. 등대원의 삶과 등대원 가족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소설 <등대지기들>.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세 남자에게 등대는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세 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모든 이야기에는 한 가지 이상의 측면이 있다."는 책 속 문장처럼 그들의 삶을 섣불리 판단 내릴 수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미스터리 실화에서 영감을 얻는 소설이기에 어떻게 결말지을지 기대하며 읽는 맛이 좋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 오리여인의 365일 만년 달력
오리여인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이 위로가 되어줄 힐링 일력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365개의 수채화 그림과 힐링 문장이 담긴 탁상용 캘린더입니다. 숫자만 표시된 만년 일력이어서 내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오늘 날짜를 바로 찾아 펼칠 수 있습니다.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은 만년 일력뿐만 아니라 얇지만 알찬 먼슬리 다이어리와 수채화 스티커 굿즈로 구성되었습니다. 깔끔하고 튼튼한 데다가 디자인도 멋진 박스 패키지여서 선물용으로도 제격입니다. 다이어리용으로 최적화된 그림들로 만든 스티커가 맘에 쏙 듭니다. 


흔들릴 때마다 여러 번 읽어도 좋을 단단한 이야기들을 들려준 전작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의 오리여인 님의 따스한 위로를 이번엔 일력으로 매일 만날 수 있습니다. 뭉근하게 귀요미 발산하는 그림들은 질리지 않는 소담한 매력을 가졌습니다. 오리여인 작가님이 아이방에 두고 싶어서 그린 그림들인 만큼 포근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제목처럼 작은 전시회를 매일 만나는 듯한 기분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계절 감각을 물씬 느낄 수 있는 365장의 수채화 그림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숫자만 가득한 달력과는 또 다른 감성을 끄집어내더라고요. 수채화 물감의 부드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일력이다 보니 나와 가족 생일에는 어떤 그림과 문장이 담겼는지 먼저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탁상 캘린더 재질만큼의 두께는 아니어서 넘길 때 살짝 조심히 넘기면 좋아요. 찢어지면 아예 한 장 떼내어 다꾸용으로 활용하려고요. 


짤막한 한 문장만으로도 울림과 여운, 응원과 위로를 안겨주는 <하루를 물들이는 수채화 일력>. 새해 계획들이 잘 흘러가고 있는지 안부를 묻기도 하고, 임팩트 있는 한 마디로 응원하기도 하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라며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명언을 무작위적으로 넣어둔 것보다 오리여인 작가님의 사랑스럽고 따스한 마음이 담긴 진솔한 문장들 덕분에 배시시 미소를 머금게 되니 이처럼 좋은 선물이 어디 있겠어요. 하루를 기분 좋게 보듬어주는 일력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서 엄마가 알려주는 집콕 책육아 - 엄마가 온전히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
이승연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는 밑천이자 독박육아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책육아 꿀팁을 알려주는 15년 차 사서 엄마의 책육아의 모든 것 <사서 엄마가 알려주는 집콕 책육아>. 도서관에서 일하지만 정작 책 볼 시간은 부족하고 책 표지만 많이 보게 되었다는 사서 엄마 이승연 저자. 장난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던 나날을 뒤로하고 장난감 대신 장난감 같은 책을 보여준 날, 아이의 반응에 엄마는 희열을 느낍니다. 장난감에 비해 가성비 좋은 사운드북처럼 재미난 책의 세계에 눈을 뜬 겁니다.


책 읽어주기는 평범하지만,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은 밥상 차리기와 같다."는 말처럼 열심히 차렸지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서 굶길 수는 없듯 아이가 잘 자라는데 좋은 책,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르는 일을 자연스러운 육아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즐겁게 시간 보낼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인 책육아는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자기 삶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혜안을 구할 때 책을 통해 얻는 습관은 살아가면서 진가를 발휘하지요.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육아에 지친 엄마도 위로받는 시간이 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데 도움 되는 책육아입니다. 도서관이 집 근처에 있어 아이가 성장하는 내내 도서관 혜택을 맘껏 누렸던 저도 책육아의 장점에 공감합니다. 도서관이 없었더라면 집콕 육아가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책육아를 어렵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을 겁니다. 어떻게 읽어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부터 하는 엄마라면 고민할 시간을 줄이고 일단 무조건 시작해 보세요. 제가 지금 와서 후회하는 게 한 가지 있는데, 뭔가를 시작할 때 너무 많은 정보를 찾고 그걸 읽느라 시간 써버리는 바람에 정작 실천은 제대로 못하고 넘긴 게 많았다는 거예요.


어떤 날은 단 한 권 읽어주기 힘든 날도 있고, 어떤 시기엔 피사의 사탑처럼 책탑을 쌓을 만큼 읽느라 지치는 날도 있습니다. 당시엔 정말 제발 이젠 좀 그만 들고 왔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지만, 선배맘들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결국 지나간다는 것을.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을 것만 같은데 결국엔 추억 삼아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은 또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합니다.


<사서 엄마가 알려주는 집콕 책육아>에서는 책 노출 환경을 위해 최소한 이 정도만큼은 신경 써보자고 하는 팁을 정리해뒀습니다.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기본적인 책 읽는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잘 알려줍니다.


앞서 정보 찾느라 시간 너무 허비한 걸 후회했다고 했는데, 사서 엄마도 역시 핵심을 콕콕 짚어줍니다. 책 검색할 시간에 일단 책을 펼치자는 겁니다. 아이에게 좋은 책이라는 건 어느 정도 인풋이 들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엄마가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면 추천 책과 큐레이션이 있는 사이트를 참고할 때도 덜 헤매면서 아이 취향을 예측하고 반영한 리스트가 생깁니다. 책 읽어주기 가장 좋은 때란 따로 없다는 것! 준비하고 고민하는 시간에 아이는 스마트폰과 친해진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팍 와닿습니다.


책을 구입하는 엄마에게 반드시 한 번은 찾아오는 전집의 유혹. 장단점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결국 좋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책이 아니라 아이라는 걸 명심하자는 핵심을 잘 짚어줍니다. 단행본 위주에 전집은 대여를 자주 이용했던 저도 공감할 만한 조언들이 가득합니다. 도서관에도 전집이 꽤 갖춰져 있기 때문에 테스트해 보기 좋습니다.


책육아 시작하기, 책 구입하기와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을 언급한 다음엔 본격적으로 책 읽어주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권수 채우기 식이 아니라 단 한 권이라도, 겨우 5분 만이라도 아이가 책을 좋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합니다. 엄마의 부담감을 덜어내면서도 엄마도 함께 성장하는 책 육아법을 알려줍니다. 책태기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찾아오는 만큼 꼼꼼히 읽어봤는데, 쉬운 책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정말 진리입니다. 책 읽기 리듬을 잃었을 때 저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아이에게 책 놀이는 별로 해주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청소년인 아들이 책과 함께 한 기억 중 울타리 책 놀이의 즐거움을 기억하길래 놀랐어요. 처분한 책 중 제목을 정확히 기억하는 책도 역시나 책 놀이를 했던 책이더라고요.


<사서 엄마가 알려주는 집콕 책육아>에서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든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든 책을 새롭고 깊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책 놀이의 효용을 이야기하며 도서관 현장에서 진행했던 책 놀이 중 재밌어서 집에서 아이들과 직접 해보았던 놀이들을 소개합니다.


신체 놀이, 미술 놀이, 탐구 놀이 영역으로 구분해 18가지 책 놀이 세계가 펼쳐집니다. 준비물도 간단하고 치우는데도 버겁지 않은 쉽고 간단한 책 놀이입니다. 지금도 제가 하고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 놀이는 미션 게임 놀이였는데요, 우리 집에 있는 책 중에서 가장 작은 책, 가장 무서운 책, 분홍색 책 등 다양한 미션을 내면 책장으로 달려가 책을 찾아오는 게임입니다.


책 놀이는 독후 활동의 일종입니다. 인터넷 세상에는 독후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도 많습니다. 한때 프린터 쉴 틈 없이 워크북을 뽑아내곤 했었는데, 역시 엄마의 욕심이 과하면 이면지로 전락되니 과욕은 금물입니다.


모든 고민은 너무 잘하려는 마음 때문입니다. 사서 엄마가 들려주는 책육아의 걸림돌이 되는 부모의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도 잘 새겨보세요. 좌충우돌 책육아 과정 중 발견한 책육아 마인드의 핵심은 결국 힘 빼고 적당히 해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순간순간 찾아오는 고비를 짜증, 분노로 대처하지 않으려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책육아를 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똑같은 책을 계속 읽어줘도 될까? 언제까지 읽어줘야 할까? 책 많이 읽으면 정말 공부를 잘할까? 등 엄마표 책육아를 직접 실천하면서 경험한 고민에 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사서 엄마가 알려주는 집콕 책육아>. 0~7세 자녀를 둔 부모가 읽고 도움받기 딱 좋습니다. 사서가 직접 들려주는 도서관 활용법 등 저자만이 알려주는 유용한 팁도 많아요. 피곤에 찌든 엄마도 수월하게 지금 바로 책육아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