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 - 12가지 실험으로 파헤친 소비 속 감춰진 욕망
강한나.김보름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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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심리 실험으로 파헤친 소비 속 감춰진 욕망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

소수의 취향이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아 트렌드로 떠오르는 이것을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로 살펴보는 책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맥락 속에 존재하고, 맥락을 바탕으로 주어진 정보를 해석한다. 따라서 '무엇'이 아니라 '왜'와 '어떻게'가 문제다." - 책 속에서

 

먼저 요즘 전체적으로 따르는 소비 일반론부터 이야기합니다. 주어진 대상 이외에 함께 제시된 모든 정보를 컨텍스트, 맥락이라고 부르는데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통해 내 머릿속에 각인된 정보를 해석하면서 동시에 현재 상황에서 습득한 것을 이해하는 거죠. 컨텍스트에 따라 주관적 해석과 감정이 매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컨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끌린다는 거예요. 이거 센스있네~! 라고 평가하거나 일명 뭔가에 꽂히는 것처럼요.

 

이제 단순한 콘텐츠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사용할지 모를 빅데이터가 아닌 이 모든 정보를 컨텍스트의 단서로 제대로 사용해야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고, 소비자도 관심 두게 됩니다.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은 12가지 심리학 실험과 분석, 이것을 반영한 트렌드 사례,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이 책에 소개한 마이크로 트렌드는 누군가에게는 취향저격 코드일 텐데, 요즘 세대는 이럴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좀 벗어나는 부분도 발견했을 정도로 저도 구세대가 되어 버렸나 봐요. 우리 아이처럼 Z세대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잘 반영된 책입니다.

 

일상의 기록화라는 부분은 경험 자체보다 경험의 기록을 중시하는 시대의 해시태그가 아닐까 싶네요.

이런 마음을 읽은 마케팅은 인기가 높습니다.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을 허용한 대림미술관, 셀피들이 좋아하는 갤러리아 백화점 화장실 파우더룸 등이 대표적으로 성공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경험보다 기록을 우선시하게 되면 부작용도 사실 만만찮다고 해요. 실제 경험에 악영향을 준다는군요.

하긴 저도 경험을 위한 사진이 아닌 기록을 위한 사진을 찍어야 했던 순간을 되살려 기억해보면 오롯이 온몸으로 경험했던 때보다 기억도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그저 사진으로 아, 이랬었지... 기억나는 척할 뿐.

 

"디지털에 남길 기억을 위한 체험은 경험하는 그 순간 우리가 음미할 수 있는 행복을 앗아간다." - 책 속에서

 

한편 자신의 멋진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뇌섹남, 뇌섹녀를 열망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카드 뉴스, 도서 요약 서비스, 스낵 컬쳐 등 지식 피로 사회에 알맞은 형태의 지식이 대세가 되었는데, 반대로 짧은 호흡에서 벗어나 긴 호흡의 텍스트를 충족하게 하는 SNS 플랫폼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긴 호흡이 필요한 플랫폼 속에서 숨은 욕망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디지털 DNA를 갖고 태어난 아이들 Z세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뇌가 8초의 짧은 주의력을 유지하도록 주의력 최소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어요. 그들에겐 이미지가 주가 되고 텍스트가 이미지를 보충 설명하는 보조 성격을 띱니다. 이제는 어휘력 대신 이미지력이라는 말이 그들에게는 중요하게 작용하죠.

 

해시태그만으로 문장 맥락을 이해해버리는 Z세대.

SNS를 사용하는 방식도 이전 세대와는 좀 다릅니다. 온, 오프 경계를 구분해서 포장하지 않고 오히려 실제 삶이 온라인 모습인 날 것 그대로인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새로고침 무한반복 시대, 우리 뇌는 피로한 상태입니다.

뇌가 원하는 휴식에 알맞은 컬러링북, 필사 붐이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멍때리기, 상상하기는 몸이 아닌 뇌를 쉬게 하는 방식이어서 권장하고 있네요. 디지털 기기도 연결이 아닌 단절로 나아가는 형태가 새롭게 출시되는 등 불규칙하고 변화무쌍한 트렌드 면모를 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트렌드 책보다 훨씬 더 소수의 취향저격을 다룬듯한 느낌이면서도 그게 또 어색하지 않은 걸 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공감한단 뜻이겠죠. 디지털 시대를 반쯤 걸친 세대의 이야기 외에도 Z세대의 현실을 적극 반영한 부분이 많아 신선하게 읽었네요.

 

소수의 취향저격이었지만 결국 트렌드로 떠오르는 것들을 보면 인터넷 세상 덕후들의 힘, 그들의 취향이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과 소신을 소비로 연결하는 요즘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 현재진행형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마이크로 트렌드 심리학>으로 요즘 세대를 이해해보려고 노력 중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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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 본격 애묘 개그 만화
강아 글.그림 / 북폴리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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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집사라면 캐공감 할 고양이만화 <고양이 털엔 브레이크가 없지>.

페북에서 유명한 강아님의 만화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책으로 나오고서야 알게 된 만화인데요, 아니 왜 이런 분을 여태 몰랐을까... 캣폴리오 라는 별칭을 가진 북폴리오 출판사에서 이렇게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놓쳤을 뻔했네요.


 

그동안의 고양이만화는 사랑스럽고 따스한 감정을 무기로 삼았다면, <고양이 털엔 브레이크가 없지>는 실감나는 생동감이 넘치는 엽기 만화와도 같습니다. "이것은 고양이 안티 만화가 아닙니다. 이 책을 읽고도 감당할 수 있으면 키워라!"는 문구가 당당히 있을 정도입니다. 골 때리는 분위기가 스멀스멀 풍기네요.

 

 

엉뚱발랄한 귀요미도 있어요.

고양이 눈높이에 맞춰 발라당 하는 장면 보면서 흠칫~! 고양이집사라면 한 번쯤 해보지 않았으려나요 ㅋㅋ

기지개 켤 때도 고양이 자세가 나오질 않나, 식빵 자세도 한번 따라 해 보질 않나...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어느새 고양이 행동을 알게 모르게 하게 되는 집사의 모습. 반대로 고양이는 점점 인간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죠.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는 6년 차 아저씨 고양이 승달이와 자매 집사 두 명의 에피소드가 담겼는데요, 아깽이 시절의 고양이는 회상 장면을 빼고는 안 나옵니다. 귀요미 아깽이 모습이 없는데도, 웃음을 뿜어내는 엽기 에피소드가 많아 배꼽 잡고 봐야 해요.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제목처럼 고양이의 털뿜!

앙고라 대신 냥고라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고양이 털과 관련한 에피소드는 집사라면 안고 가야 하는 웃픈 현실입니다. 식사할 때 김치에 붙은 털을 떼고 먹는 모습을 보면 절로 고개 끄덕끄덕~

 


 

자매 집사는 처음부터 고양이를 키우고자 마음먹고 키운 것은 아닙니다. 빈집에 살던 고양이 가족이 있었는데, 철거하는 과정에 가족들은 사라지고 한 녀석만 남아버린 상황. 냥줍을 하게 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고양이집사가 되어버린 거죠. 이제 노량진 길냥이 출신은 자매 집사를 거느린 집냥이가 됩니다. 예쁘고 귀여운 모습이 점점 백수 아저씨와 같은 망가진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그 모습이 어쩜 그리 공감되는지요.

 

감정 표현이 확실한 승달이와 자매 집사 간의 삐리리~가 난무하는 대사는 기본입니다. SNS에서 승달이 사진을 보니 더 실감나더라고요. 정말 인간화 고양이~!! 눈빛 초롱초롱하면서 동글한 눈을 가진 고양이 모습을 기대했다면 그 이미지가 와장창 깨질 겁니다. 이런 아저씨 고양이도 있다는 것을! 처절하게 망가지는 승달이와 집사들의 모습에 폭소가 절로 터져 나옵니다. 그런데도 참 사랑스럽게 보여요.

 

겉으로 보이는 것은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공포물 만화가 이토 준지가 그렸던 고양이만화처럼 호러 분위기도 팍팍 살려 국내 고양이 만화계에 새로움을 선사하기도 하네요. 고양이집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현실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참 행복을 보여 준 고양이만화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로망이 짓밟아지는 느낌은 전혀 없어요. 그 모습조차 품고 살아간다는 것이 고양이집사의 운명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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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여행지
유철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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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무게가 있을까? 없다면 가슴 한편을 짓누르는 이것은 무엇인가.

생각에도 크기가 있을까? 없다면 머릿속을 꽉 채운 이것은 또 무엇일까."

- 책 속에서

 

바쁜 일상에 지쳐 자신을 잃어갈 때 느리게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 사색의 공간으로 안성맞춤인 사찰.

스님의 수행공간인 절에 가면 크게 말하기도 조심스러울 만큼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요, 무엇보다 절이 자리 잡은 곳은 절경으로 불리는 곳이 많아 피로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우리 땅 곳곳에 있는 사찰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가이드북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불교문화와 사찰의 특징, 그 절의 내력 등 역사와 문화도 고루 다루고 있네요.

 

 

 

 

불교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물이 세 가지 있다고 해요. 부처님, 불법, 스님이라네요. 한국 3대 사찰로 알려진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는 이 보물을 각각 지닌 3보 사찰로 불립니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불보사찰, 해인사는 부처님의 법을 새긴 대장경 경판이 있어 법보사찰, 송광사는 지눌국사 등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이라고 해요. 

 

통도사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 건물은 예전에 들렀을 때 사진 찍어 올 정도로 그 분위기에 반했었는데요. 사실 당시엔 건물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고 왔다는 걸 알았네요. 역시 알고 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분명히 다녀왔던 곳인데도 책에서 다양한 정보를 읽어보니 그동안 허투루 다녀왔구나 싶어 뒤늦게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어요. 여승들만 있는 운문사는 학창시절 몇 번을 다녀왔는데도 그 내력을 절반도 모르고 있었어요. 화랑정신의 발상지라는 것, 일연스님의 삼국유사가 탄생지라는 것, 원광법사가 세속오계를 전수했던 곳이라는 걸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어요.

 

 

 

 

사찰마다 분위기가 각양각색입니다. 수려한 풍경이 예술인 곳, 웅장한 규모의 건축물이 멋진 곳, 아담하지만 오밀조밀한 멋이 있는 곳, 절경 자체는 화려하지 않지만 푸근한 마음이 들게 하는 곳 등... 사찰마다 느끼는 감상도 다르고, 봐야 할 포인트도 다르더라고요. <나를 위한 사찰여행 55> 책에는 '이것만은 꼭!' 알아야 하는 정보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사찰의 내력에 관한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역사에 얽힌 이야기와 전설을 알면 더 즐거운 사찰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전국 각지에 자리 잡은 사찰. 도시생활자에게는 마음먹고 떠나야 하는 여행일 수도 있지만, 도심 한복판이나 도시 근교에 있는 사찰인 화계사, 길상사, 범어사, 봉은사 등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찰하면 사실 분위기가 거기서 거기... 정도일 거라 예상했는데, ​독특한 사찰도 있더라고요.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사찰이 많아졌고요. 그 외에도 티베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보성 대원사, 한국의 소림사 선무도를 체험할 수 있는 경주 골굴사, 전통 불교의 역사와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은 김천 직지사가 그렇습니다.

 

 

 

"옛집과 옛길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묻어난다. 오래된 공간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오래된 공간으로 대표되는 절집은 건물 자체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기록되지만 스님들이 사는 집이라는 생활공간으로도 의미가 깊다. 또한 절집은 주변의 산과 계곡과 나무가 어우러져 휴식과 사색의 공간으로 여행객들에게 자리를 내준다. 사색의 숲은 나를 위한 공간으로 다가오고 여행도 곧 수행의 일부가 된다. 그것이 사찰여행의 매력이다." - 책 속에서

 

수행과 명상의 의미도 생각하게 합니다.

자신을 비우겠다는 목적을 정하면 명상이 아닌 집착이 될 수도 있다는 조언을 합니다. 무엇을 얻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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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 감정여행 - 자기소통상담가 윤정의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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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완전한 자아가 투사한 그림자 세상에 불과하다." - 책 속에서


<4박 5일 감정여행>은 내 삶의 태도와 삶의 행동 그리고 내 감정의 느낌을 발견해 자아를 찾는 길을 이야기합니다. 외부와 접촉하는 순간 분별이 있기 전에 나타나는 감정의 느낌과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쓰고 있는 가면을 찾고, 삶 속에 어떤 의미의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어요.

 

 

 

 

<4박 5일 감정여행>에서는 11가지 임상사례를 소개합니다.

환상적 자기애성 위로주의자, 회피성 환상의 신비주의자, 도덕적 강박의 회의주의자, 이타적 도피성의 자유주의자, 불멸의 미덕주의자, 자기애성 환상주의자, 회피적 자기애성 우월주의자, 열등의식 기능의 권위주의자, 강박적인 이타적 개인주의자, 자기애성 성중독자, 도덕적 강박주의자.


이들은 가족과 직장생활의 인간관계에서 겪는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기반으로 나타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심리학책에서 소개하는 사례에서보다 더 리얼한 문체로 드러내고 있어 읽을 때 공감하기 좋았던 것 같아요.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상실철학과 해체심리학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크게 세 단계의 상실을 겪는다고 해요. 부모와의 애착관계에서 생겨나는 부모 왜곡 상실, 세상을 알아가며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써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실, 그로 인해 거짓된 가치관을 형성하며 존재적 의미의 상실.


이런 상실을 상실시키는 방법으로 이성이 아닌 감정에 접근합니다.

순수한 감정인 feel이 이성적 감정인 Emotion으로 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 방어기제를 해체시키는 거죠. 그러려면 순수한 감정의 고백으로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합니다. 이때 자신이 주체가 되어 문제를 바라보며 감정의 격동지인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으면 그제야 나를 사랑하게 되고 남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4박 5일 감정여행>은 내담자 본인의 시점에서 현재를 이야기하는 글을 먼저 소개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윤정 저자의 시점, 그리고 불안과 우울의 패턴을 알아채고 문제 원인을 깨달은 내담자의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감정의 격앙 수치가 높은데 본인은 온화하고 배려심 많고 자유로운 사람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박애와 연민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만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가진 사례, 마음을 비운 태도로 살고 있다 생각하지만 그저 욕망을 덮어버리는 수준의 가짜 비움의 삶을 사는 사례 등 삶의 왜곡이 심해 겉과 속마음이 일치하지 않아 가면을 쓰고 사는 삶을 볼 수 있습니다. 왜곡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네요.

 

 


 

문제를 인식하지 않으면 더 완벽한 환상을 만들거나, 현실성 없는 망상 속으로 숨어들거나 도피적 집착이 강해진다고 해요. 긍정과잉도 문제라고 합니다. 자기도취적인 긍정의 평가는 결국, 자신을 향한 마조히스트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문제 해결에는 자기 환상적 연민이나 우월적 시선인 동정이 아닌, 이타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상처가 되살아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을 넘어 내 감정정리를 위해 필요한 감정고백의 힘을 알려줍니다.


"노력해 볼게요." 그녀가 마지못해 대답한다. "노력이 아니라 해야 하는 거예요." - 책 속에서

 

"감정의 고백에는 이성적 판단이 아닌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다." - 책 속에서

 

 

 

 

세상을 살면서 만들어낸 방어기제를 찾는 과정을 다룬 <4박 5일 감정여행>으로 자아를 찾는 길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우리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본질은 고칠 수 없을지 몰라도, 해결점은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이해하고 상대에게도 이해시킬 때 풀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사고와 판단은 어린 시절 영향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내 아이에게 절대적 가치가 되는 어린 시절. 부모로서 지금 내 삶의 태도를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감정고백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아니라 내 느낌을 진실 되게 전할 수 있는 힘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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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오쿠이즈미 히카루 지음, 지비원 옮김 / 현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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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 기념으로 현암사에서 출간하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시리즈 읽어오고 있는데, 지금까지 소설 11권을 접했네요. 처음엔 꼭 읽어야 하는 작품이지만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은 그런 근대소설이 아닐까? 선입견이 사실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면서 소세키 작가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도련님>을 읽으며 B급 블랙코미디를 보는 느낌도 들었고, <풀베개>를 읽으면서 그림 같은 문체에 홀딱 빠져들기도 했었네요. 전에는 미처 몰랐던 내 새로운 취향을 발견했기에 뿌듯한 기분도 들었답니다.

 

그런데 소세키 책을 더 재밌게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네요. <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제목처럼 정말 가~뿐하게 그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오쿠이즈미 히카루 저자의 입담이 제대로 터지더라고요. 다만 소세키 책 모두가 다 실린 건 아니어서 그 부분은 1% 아쉽습니다.

 

 

 

이 저자는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문체를 재현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살인사건>을 쓸 정도로 소세키에게 제대로 홀릭했더라고요. 그런 광팬이 바라본 소세키 소설과 내가 읽어 낸 소세키 소설의 느낌을 비교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소세키 책 가뿐하게 읽어내는 독서법은 소세키 책뿐만 아니라 다른 소설도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핵심은 바로 능동적으로 읽기였어요.

 

"어떤 소설이 재미있다는 것은 독자가 능동적으로 작품을 읽고 자기 힘으로 재미를 발견해간다는 뜻입니다. 머릿속에 세계를 만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세계를 만들고 그것을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소설의 재미라는 사실..." - 책 속에서

 

예전엔 재미없었는데 지금은 재미있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기는 것은 소설의 재미란 그때그때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감각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이라 합니다. 그러니 한 번 읽고 소설, 소설가에게 책임을 돌리지는 말라고 하네요.

 

 

 

나쓰메 소세키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읽지 않아도 제목을 들어본 분이 많으실 텐데요. 그저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이라 해서 쉽게 접근했다가 초반만 읽고 중단한 경우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사례가 정말 많은가 봐요. 저자가 그 부분을 콕 짚어주거든요. 저자는 '스토리 지상주의를 버려라'고 합니다. 이 책은 오히려 세부적인 것들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네요. 하긴 원래 1장만으로 끝내려다가 인기를 얻어 계속 연재했던 소설이라 스토리가 소설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풀베개>는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인데요. 저는 한 편의 그림 같은 문체에 반해 이런 문체로도 소설이 완성되구나 하며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동백꽃 떨어지는 장면과 오필리아의 죽음을 그린 미술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은 정말 인상 깊었어요. 저자 역시 <풀베개>는 예술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라 회화 감상하듯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소세키 본인도 "아름답다는 느낌이 독자의 머리에 남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네요.

 

일본에서 영화, 드라마 등으로 많이 제작된 <도련님> 책은 어미를 ~다. 에서 ~습니다로 바꿔 읽어보라고 제안합니다. 그랬더니 와우... 혈기왕성 유쾌통쾌했던 이미지가 순식간에 우울증 환자처럼 바뀌길래 너무 신기했어요. <도련님>은 힘이 넘치는 문장의 역할이란 이런 거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 소설이라는 걸 실감했네요.

 

 

 

<산시로>에서는 주인공 산시로에만 주목하지 말고 산시로가 좋아하는 미네코를 눈여겨보라고 합니다. 미네코도 호불호가 갈리지요.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독자의 수만큼 인물의 이미지가 존재한다는 게 소설의 매력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연령, 성별, 가족 구성이나 사회적 입장이 전부 다른 사람들이 '이것은 내 이야기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소설의 힘" - 책 속에서

 

 

 

나쓰메 소세키 단편집은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이 책 보면서 급 호기심이 생겼어요. 특히 <하룻밤>을 이해한다면 그게 더 놀랍다고 말하는 저자. 소세키다운 장난기가 가득한 책이라네요. 이 <하룻밤>이 얼마나 이해 불가한 내용인지 소세키 본인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에 '누가 읽어도 몽롱하고 종잡을 수 없다'고 언급할 정도입니다. 이쯤 되면 도대체 얼마나 몽롱한지 궁금해서... 읽어봐야겠더라고요.

 

<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는 미처 몰랐거나 놓쳤던 포인트를 짚어줘서 소세키 소설 가이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연재 중 사망하면서 미완으로 남은 <명암>이 왜 걸작인지 그리고 저자의 애정이 유난히 가득한 <그 후>를 호러식으로 해석한 부분 등 도움되는 글이 많네요.

 

소세키 소설을 이미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느낌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이제 소세키랜드에 입성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읽어야 재미를 느끼며 읽어낼 수 있을지 감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일반 소설을 읽을 때도 큰 도움되고요. 등장인물들을 틀에 가두어버리는 빈약한 해석으로 끝내지 말고 새로운 시점으로 읽는 방식이라든지, 스토리에만 주목하지 말아야 한다든지...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저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님을 짚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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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4-1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잔뜩인내요 ㅡ소세키 월드 ㅡ사..사...사랑합니다 ㅡ^^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