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The Art of the Movie
라민 자헤드 지음, 최지원 옮김 / 프롬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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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린왕자 메이킹북, 어린왕자 The Art of The Movie 정말 환상적이네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고전명작이 영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올겨울에는 어린왕자에 푹 빠져 지냈었어요. 어른이 되어 읽은 어린왕자는 그야말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었고, 진한 감동에 허우적~!

 

 

 


CG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합작품 영화 어린왕자.

고전을 영화로 만드는 무시무시한 도전이라는 문구가 정말 딱 와 닿는데요. 책으로 읽으며 가슴 속에 나름대로 간직한 추상적인 감동을 영화의 시각적 묘사가 자칫 훼손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영화 어린왕자는 영화대로 멋진 것 같아요.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발표한 원작 어린왕자.

심오한 주제를 품은 고전 명작을 영화로 만든다는데 따르는 책임감은 어마어마했을 것 같아요. 원작 어린왕자 이야기 자체의 아름다움과 시적인 면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었다는데, 그래서 영화 어린왕자에는 원작의 이야기를 더 큰 스케일의 이야기 속에 온전하게 담은 채 진행합니다.

 

 

 

 

영화 어린왕자에는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죠.

현실세계를 끌고 가는 캐릭터 소녀입니다.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어른들의 세계에 물든 아이. 동심이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그게 뭔지 아직은 모르는 어른스러운 아이 캐릭터입니다. 진짜 자신의 모습은 아니기에 자신감도 없고요. 그러다 늙은 조종자와의 우정을 통해 동심을 간직하게 됩니다.

 

영화 어린왕자는 현실세계, 생텍쥐페리의 세계, 어른들의 세계로 구분됩니다.

제작과정의 초기 모델이나 어쩔 수 없이 빠진 장면 등을 메이킹북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스토리보드에서 컬러스크립트를 거쳐 최종 영화 장면까지, 디자이너들의 비주얼 노트와 그 변화 과정을 보면서 영화 제작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왕자 명장면을 그 감동 그대로 영화로 볼 수 있다니 ^^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작업한 생텍쥐페리의 세계는 정말 멋져요~ 종이 질감이 어쩜 이렇게 어린왕자와 딱 분위기가 맞아떨어지는지. 스톱 모션을 위한 디자인은 알렉산더 유하스 인형 디자이너가 했는데 원작의 평면 그림이 입체감 있는 캐릭터로 변신한 걸 보면서 상상했던 것과 닮아 정말 감동이었어요.​

 

 

 

 

스톱 모션 기법도 정말 어마어마한 작업 과정이 숨어있더라고요. ​어린왕자의 표정을 위한 얼굴만 해도 그 수가 장난 아니네요.​

 

 

 

 

영화 어린왕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는 바로 여우입니다.

이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들 정도로 ㅠ.ㅠ 디자이너 알렉산더 유하스는 여우가 수채화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특히 스톱 모션 기법으로 만든 생텍쥐페리의 세계에서는 종이와 조명의 노출 차이로 반투명한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 너무너무 아름답더라고요.

 

비행기가 사막에 불시착하는 장면을 위한 작업, 장미 꽃잎을 한 장 한 장 만드는 작업, 조명을 통해 분위기 전환 등 다양한 작업들을 보며 영화 어린왕자 무한반복 감상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론 CG보다는 스톱 모션 작업 쪽이 더 관심 있어 눈여겨봤네요.

특히 어린왕자가 장미 정원에서 여우와 함께 있는 장면은 조명의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더해져 완전 예술이거든요. 그 장면만 한참 뚫어지라 쳐다볼 정도였어요.

 

 

 

 

영화 어린왕자에는 소녀가 상상한 허구, 어른들의 세계도 등장하는데요.

아이들의 눈으로 본 카프카적인 세상입니다. 어른들의 세상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어린 시절 추억이기도 합니다.

소녀가 상상한 어린왕자의 비참한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사회에 적응 못 한 몸집만 큰 어른이 된 어린왕자와 절대로 그 모습으로는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이미지가 나오죠.

 

잊는 것과 기억하는 것, 어른이 되는 것과 동심을 간직하는 것, 친구를 사귀고 헤어지는 것.

영화 어린왕자 3막에 해당하는 어른들의 세계야말로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원작에서 말하고 싶었던 주제가 고스란히 반영된 부분이기도 해요.

 

 

 

어린왕자가 내게 말 거는듯한 느낌이 들게 한 "양 한 마리만 그려줘요."

조종사가 그려 준 상자 속에 든 양을 그려주기엔 제 마음이 순수하지 못한 것 같아 선뜻 손대기 망설여지더라고요. 이 한 컷이 이 책의 여운을 더 오래 잡아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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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훈육법 - 우리 아이 인성교육을 위한
제인 넬슨 외 지음, 박예진 옮김 / 학지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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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파 긍정의 훈육 창시자 제인 넬슨의 책 <긍정 훈육법>.

바른 인격을 갖춘 건강한 자녀를 훈육한다는 양육의 장기적 목표로 삼아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상황을 해결하는 다양한 훈육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랍니다. 유형 사례 목차를 보면서 엄마라면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듯한데요 ^^ 사례부터 덜컥 읽기보다는 60페이지가량의 스물일곱 가지 긍정 훈육법의 기본원칙을 읽는 게 우선입니다.

 

훈육이라는 말 자체에 뭔가 엄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긍정 훈육법은 절대 체벌과 통제를 의미하지 않아요. 긍정 훈육법은 바른 인성을 위한 교육, 훈련, 감정 조절을 말합니다. 곧 삶에 유용한 자세를 뜻하기도 하죠.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방식이고요.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합니다.

 

육아에서 힘든 점은 근본적으로 아이와의 힘 겨루기일 거예요.

아이와 기 싸움에 밀리지 않으려면 긍정 훈육의 27원칙을 한번 살펴보자고요.

 

1. 부드러움과 단호함을 균형적으로 사용한다.

2.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려준다.

3. 말 대신 행동.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기.

4. 말한 대로 실행하는 주도적인 부모.

5. 체벌이 해결책은 아니다. 실수에서 배우게 하기.

6. 소통 기술 개선하기.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하고 동시에 부모의 경청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7. 자신에 대한 적정기대 수준 설정.

8. 가족회의 하기. 서로의 책임 묻는 대신 모두가 문제 해결에 초점 맞추는 법이라고 해요.

9. 제한된 선택권 제안. 물론 엄마가 수용 가능한 선택에서.

10. 허용범위의 기준 정하기.

11. 일과 정하기.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12. 아이들을 똑바로 알기. 아이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 자신에게 자주 질문하라고 하네요.

13. 실수 받아들이기.

14. 긍정적 타임아웃. 벌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는 공간의 의미라는 데서 일반적인 타임아웃과 달라요.

15. 아이들을 모두 한배에 태우기. 형제자매 있는 집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고요.

16. 아이들이 문제 해결하도록 도와주기.

17. 말보다 행동에 귀 기울이기. 아이의 행동 안에 답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목적입니다.

18. 약속을 삼가라.

19. 의미와 소속감을 느끼게 하라.

20. 칭찬이나 상대신 격려.

21. 안 된다고 말하기.

22. 유머 감각 사용.

23. 자신의 삶을 살라. 아이에게 의존하지 말지어다.

24.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기.

25. 믿음 가지기.

26. 사랑의 메시지 전달하기.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죠.

27. 서두르지 말기.

 

 

 

 

몇 가지 원칙이 특히 제 가슴을 툭툭 건드렸는데요.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려준다는 부분을 조금 더 적어보자면. 남을 통제하고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통제, 변화시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스스로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에 집중하면 행동이란 스스로 뱉은 말을 수반하는 거라는 걸 깨달아야 하죠. 스스로 한 말은 지켜야 하는 것. 그러려면 잔소리나 설교처럼 설명, 반복, 상기시키는 말은 금지하라는 거죠.

 

긍정 훈육법 27원칙을 기본으로 이제는 실제 사례를 소개하며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양육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아이 행동에 대해 올바르게 대응하는 생활 속 긍정 훈육법입니다.

해결방안을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데 의미있는 책이었어요. 읽는 것만으로도 흥분한 마음도 진정시킬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문제 발생 때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이해하고 실질적인 긍정 훈육법을 실천해볼 수 있어요.

그리고 미리 그런 문제를 예방하는 좋은 습관 기르는 법도 알려주고 있어 아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와 방법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훈육 도우미로 아이의 독특한 고유성과 존재감을 인정하면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 <긍정 훈육법>. 엄마도 아이도 윈윈하는, 서로 상처받지 않는 효과적인 방법이랍니다.

센스 넘치는 재치가 돋보이는 답변도 참 많았어요. 긍정 훈육법이란 의미답게 읽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마음까지도 조금은 가볍게 해 주는 느낌이었거든요.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경험하게 허락하는 것은 아이가 귀중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아이는 실수를 하는 것이 괜찮다는 것을 배우고 다시 시도해 본다. (중략) 이런 경험을 하지 않으면 아이는 결코 자신의 행동의 결과를 알 수 없다." - 책 속에서

 

<긍정 훈육법> 27가지 원칙에서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칭찬과 격려의 미묘한 차이를 배운 것이었어요.

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 너는 네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겠구나.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칭찬이고 어떤 것이 격려일까요? 앞 문장이 칭찬, 뒷 문장이 격려예요. 외적 평가 vs 내적 지혜와 자기평가 신뢰의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칭찬보다는 격려가 좋다고 합니다. ​칭찬과 상에 익숙해지면 실수를 회피하게 된다는 거예요. 격려에 익숙해진 아이는 자신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을 수 있게 되고요.

 

<긍정 훈육법>은 아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아이를 통해 삶을 살려는 부모는 아이 자체만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하지 않게 된다고 해요. 아이의 자존감은 물론이고 부모의 자존감도 높일 수 있는 원칙이니 부모 자신을 위해서도 꼭 읽어보길 권하는 책입니다. 부모의 일상생활, 직장생활에서도 응용할 부분이 많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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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국인 - 대한민국 사춘기 심리학
허태균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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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그랬고 어떻게 내 문제를 해결하느냐만 다루는 개인적인 심리학에서 벗어나 '그런 내가 모여서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책 <어쩌다 한국인>.


헬조선, 7포세대, 불신 만연한 현재 한국 모습을 청소년의 질풍노도 시기로 비유하며 대한민국 사춘기 심리학이란 부제를 단 <어쩌다 한국인>은 한국사회와 한국인의 본질을 문화심리학적으로 접근,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자 허태균 교수님은 한국인들의 특성 여섯 가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합니다.

주체성, 가족확장성, 관계주의, 심정중심주의,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로 대표하는 한국인의 특성은 곧 한국사회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를 발전시켜온 특성이었지만, 사춘기 시기에는 과거의 존재에 대한 강한 인식과 함께 부정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이 특성을 이제는 어떻게 조화롭게 변화시켜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무시 받고 못 사는 주체​성 강한 한국인은 결정권과 통제감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고 합니다.

한턱 쏜다의 진짜 의미, 갑질 하는 이유 등을 통해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누리지 못하는 환경이 되면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고 해요. 그냥 시키는 대로, 정해진 대로 무조건 따르기에는 너무나 주체적인 특성을 어떻게 현실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만족하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이유입니다.

 

 

 

가족확장성이란 특성은 가족처럼 원칙을 적용한다는 뜻인데요.

엄마 친구도 이모, 아빠 친구는 삼촌, 식당이나 가게 주인은 이모, 언니. 친구 엄마는 곧 내 엄마. 이렇게 주변 아무하고나 가족을 만드는 사고방식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심지어 정부조차 부모처럼 믿고 따르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관계주의 특성은 흔히 동양은 집단주의라고 말하는 것에서 벗어나는데요. 동서양 심리학 연구에서 일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었기에 동양은 집단주의라는 결과가 나왔을 뿐, 실제 우리나라는 오히려 관계주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관계가 단기적, 피상적이 되면서 관계주의적 한국인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통과 불통의 문제도 한몫하고요. 나쁜 놈, 책임질 사람을 찾으면 쉽게 해소시키는 경향이 생기게 된 원인이라고 해요. 구조적, 제도적 문제는 간과한 채 말입니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건이 여기에 해당하죠.

 

 

 

 

최근에 <일본 엄마의 힘  (황소북스, 2015)> 을 읽으며 일본인의 특성 중 하나가 그렇게도 타인에게 폐 끼치기 싫어한다는 점이라는 것을 알고 그때 든 생각이... 그러면서도 침략에 몰두한 역사라든지, 과거사 반성과 사과는 없는 만행이 의아했다고 했는데요. <어쩌면 한국인>에서 그 점을 제대로 해소해주네요. 일본인의 문화심리적 특성상 군국제국주의 시대 일본인의 만행을 가능하게 했음을 알 수 있는 이야기를요.

 

 

일본인은 수직적 집단주의에다가 한국인보다는 약한 주체성을 가지고 개인적 판단보다는 소명에 따라, 순응, 복종 등 집단의 한 부분으로 남는 개인이라는 사고방식이 강하다고 해요. 이는 완벽에 대한 집착, 조직 충성, 대를 잇는 장인정신을 낳았고요. 다만 예외를 인정해야 할 개인적 이유를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즉 그때는 전쟁 중이었으니까. 이 한마디로 개인의 판단은 넘어가는 거죠.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벗어나는 규범에 의해 쉽게 지배받을 수 있는 일본인 특성과는 달리 ​심정주의적인 우리는 마음을 중요시하는 심리적 특성이 있어 행위보다 마음에 중요성을 둡니다.

행동 뒤에 숨겨진 마음을 중요시한다는 거죠. 이는 체면, 배려, 눈치라는 것을 낳습니다.

 

 

 

 

불확실성 회피 성향은 왜?라는 이유를 모른 채 결과에 집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무엇인가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고, 단기 성과를 원하게 되죠. 성공지상주의, 결과주의, 물질주의, 장기적 전략 부재를 낳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지켜야 할 가치는 사라지고 생존만 남은 상황에서 빚어진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도전을 꿈꾸기보다 실패할까 봐 두려워하는 문화를요. 그렇다 보니 행복지수는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사태를 만든 한국인 스스로에 대한 분석이 냉철한 <어쩌다 한국인>.

사건, 이슈 때마다 보이는 한국인의 반응을 사례로 드는데 격공감되더라고요. 물론 이런 반응이 옳다, 틀리다의 근거는 없습니다. 그저 이것이 한국인이고 한국의 문화라는 것을 분석한 책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본질과 한계를 명확히 알 때, 우리가 그런 모습으로 변해가는 데 가장 최선의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으냐고 묻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원하는 모습과 지금 우리 모습이 다르다면, 우리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그 시작 아니겠느냐고요.


술술 읽어나갈 수 없는 책이었어요. 어려워서가 아니라 너무 격공하다보니 찬찬히 읽게 되는 책이었어요. 문화심리학적 접근방식이어서 예전에 <문화심리학 (학지사,2015)> 책을 읽어둔 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됐네요.

 

 

"이래서 우리나라는 안 돼." 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고 생각하게 되는 현재 한국사회.

하지만 그 나라를 만들고 구성하고 있는 건 바로 우리, 나 자신이라는 것. 현실적 문제를 그저 나 빼고 남의 탓으로 치부하지 말자는 의도가 다분한 책이네요.

이제는 벼락부자, 개천에서 용 난다, 인생역전 같은 기대는 사라진 사회. 그만큼 느려진 사회에서 질풍노도 사춘기 한국사회를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고,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지 고민하게 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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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덕끄덕 세계사 1 : 고대 제국의 흥망 - 술술 읽히고 착착 정리되는 끄덕끄덕 세계사 1
서경석 지음 / 아카넷주니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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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고 착착 정리되는 끄덕끄덕 세계사 1권 고대 제국의 흥망 편.

아니, 책 읽는데 왜 이렇게 낯선 내용이 많은지 ^^;; 이 책은 초등 고학년 ~ 중학생이 읽는 책인데,

이 엄마도 너무 큰 도움 받았어요. 이 책으로 세계사 흐름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서경석 저자는 역사를 '이야기이자 문학'이라고 말씀하시네요.

잃어버린 이야기의 재미를 살리려 했다는데 그 의도가 정말 잘 반영된 것 같았어요. 스토리텔링으로 세계사 흐름을 따라가면 인과관계와 전후관계가 더 잘 이해되더라고요.

 

세계사 시작하는 중학생이나 빠르면 초등 6학년도 읽을 수 있는 수준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진중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너무 말랑하지도 않은 방식이라 대중교양서 읽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네요.

 

세계사는 인류 전체의 역사이니만큼 그 내용도 참 방대합니다. 예전처럼 유럽 중심 세계사가 아니라 지역별로 고르게 편성한 방식도 마음에 들었고요. 4대 문명을 설명할 때도 그 지역 역사가 함께 소개되어 문명의 탄생 이유와 과정 등 문명의 흥망을 이해하기 좋게 풀어내고 있어요.

대부분 역사책이 해당 지역의 역사 이야기만 일단 풀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비교를 제법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흐름을 잡을 수 있겠더라고요.

 

 

 

장별 끝날 때마다 마인드맵으로 정리를 해주네요. 역사는 마인드맵 하기 정말 좋은 과목인 것 같아요.

이렇게 마인드맵을 접하다 보면 읽으면서 직접 마인드맵으로 정리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또 마음에 드는 부분은, "왜?" 라는 질문이 참 많이 나옵니다.

그리스는 왜 하나의 강력한 제국으로 통합되지 못한 걸까? 로마 제국은 왜 쇠퇴했을까? 등등...

전후, 인과 관계를 탐색하기 좋은 스토리텔링의 특성을 제대로 살렸더라고요.

과거의 발자취인 역사를 통해 이 시대의 고민을 생각해보게 하는 의도를 잘 보여준 책입니다.

 

 

 

 

매 장 시작할 때 나오는 김수박 만화가의 삽화는 그 장 테마를 유추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림만 보고도 이번엔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짐작할 수 있죠. 이야기의 주제를 드러낸 핵심이기도 하네요.


인류의 기원부터 시작해 농업 혁명을 거쳐 국가, 문명이 탄생하는 과정.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 동서 세계의 통합과 로마 멸망까지를 다룬 1권 <끄덕끄덕 세계사 - 고대 제국의 흥망> 편. 정말 끄덕끄덕 하게 하는 세계사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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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엄마의 힘 -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안민정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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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일본 엄마의 힘.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본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해요. 노벨상 발표 때마다 배 아프며 아니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배워보자는 의도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일본 특유의 문화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철저한 면이 있긴 하더군요.

장인 정신이야 말할 것 없고. 놀라웠던 건 타인에게 폐가 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뿌리 깊이 박혀있더군요. 그런 국민성을 가졌으면서 타국민에게는 엄청난 폐를 끼친 역사를 가졌다니 놀랄 수밖에요.

 

목조 주택 위주인 일본은 방음이 잘 안 돼 특히 층간 소음 문제라든지 아이 울음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군요. 대신 우리처럼 대면해서 다투는 게 아니라 서면을 통한 해결이 일찌감치 자리잡혔다 합니다. 어쨌든 일본 특유의 분위기는 공공장소에서 폐를 끼치는 것을 엄청 민망해하고, 남에게 실례하지 않으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는 것, 이쯤되면 가정교육 바탕이 무엇일지 짐작하게 합니다. ​그렇기에 아이를 키울 때도 아이가 그저 어리다는 이유로 방관하지 않고 예절 지키는 것에 초점 맞추겠죠. 한마디로 버릇없는 아이로 만들지 않으려는 ​가정교육이 육아의 기본 마인드로 잡혀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토대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일본 보육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학습 면에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생활 습관과 태도를 말합니다.

 

억지로 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꾸준히 설명하고 설득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교육,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을 최고로 치죠. 아이가 제 일을 스스로 깨닫고 행동할 수 있게끔 하는 교육을 목표로 한다는 점은 우리 부모들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좀 느리다고 해서 냉큼 도와주거나, 버럭하거나... 반성할 부분이 많습니다. 참고로 일본 부모의 자녀 교육 의식 1위가 아이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지 않는 엄격한 어머니라고 하네요.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어머니상입니다. 

 

 

 

 

전체적으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스타일을 유지하는 일본 육아. 규칙이 철저한 일본사회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겠어요. 그러면 오히려 경직되고 고리타분한 인간상이 되지 않을까 싶을 테지만, 일본 보육 현장을 보면 그 말은 쏙 들어갑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수, 전통이란 말은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는 것에서만큼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의도로 볼 수 있어요.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하면 한국, 중국, 일본의 육아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다르긴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와 중국은 아기는 보호 대상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답니다. 

 

만 0세부터 커뮤니케이션이 들어갑니다. 잔소리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안 돼!가 아니라 이유를 설명하는 거죠. '아직 어리니까 괜찮아'는 엄마의 착각일 뿐, 타인에게 피해 주기 싫어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상 이런 훈육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 공중도덕 훈육만큼은 공감 많이 되었어요. 오죽하면 요즘 우리나라는 노 키즈 존이 생길 지경이겠어요.

 

 

 

 

일본 교육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는데, 일찌감치 공부냐 다른 쪽이냐 결정지어 중학교부터 진학 목적의 사립 중학교와 공립 중학교로 나뉜다 하고요. 사립파는 우리 강남 학원가와 유사한 분위기입니다.

공부에 적을 두려면 에스컬레이터식 진학 시스템이 많아 사실상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시절부터 수험생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게 놀라웠어요. 유치원 면접부터 부모와 아이 따로 면접을 본다는데, 평소 생활습관과 가정교육이 당락의 열쇠라고 합니다. ​어쨌든 이때도 아이의 학습능력이나 부모의 경제여건만 따지는 게 아니라 아이 자체의 심성을 본다는 건 일본 보육 핵심을 벗어나지 않죠. 이런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가정교육이 잘 된 상태여야 가능할 테니까요.

 

대신 기술은 기술대로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일본 특유의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기술만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분위기 자체를 가진 일본. 그 부분은 솔직히 부러웠네요.

 

 

 

 

10월에 읽었던 <흙 땅에서 맨발로 노는 아이들 / 학지사> 책을 읽으면서 일본 보육 현장에 감탄했었는데요. 아이가 아이답게 잘 놀 수 있는 환경, 일방적인 가르침에서 벗어나 자립심을 길러주는 게 인상적이었거든요. 일본 보육의 예의, 자립심을 핵심으로 하는 부분이 결국 성장하면서 기가 하는 일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요.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연구 지원을 하는 상황에서 왜 노벨상 수상자 배출에 차이가 날까. 이 의문에 일본인들은 노벨상을 개인의 노력으로 본다고 하는데, 그만큼 좋아하는 일을 평생 파고들 수 있는 저력, 바탕이 탄탄하다는 것. 어렸을 때부터 체감하지 않고서는 몸에 배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엄마의 힘, 부모의 힘이 미래를 좌우한다는 말이 결코 허튼 소리는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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