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과학책 : 문과형 뇌를 위한 과학적 사고의 힘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문제적 과학책>은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책 36권을 소개합니다. 인류 역사상 과학 발달에 결정적 작용을 한 책들이죠. 화학, 물리학,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 의학, 우주학 등 과학 전 영역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책인 만큼 수준은 상당하더라고요.


해당 분야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도 읽을 수 있을까 싶은 책도 보이길래 절레절레부터 하다가... 저자 이력을 보고 흥미를 느꼈어요. 현재 영문학 교수인 저자가 과학책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초, 중, 고 모두 홈스쿨링을 했고, 한국어도 구사할 줄 아는 언어 천재이면서 다독가입니다. 과학 전문이 아닌데도 저자의 지적 호기심은 전문가를 뛰어넘습니다. 비전공자의 폭넓은 독서에 저도 슬며시 도전 의지가 생기더라고요.

 

<문제적 과학책>은 책으로 과학사를 살펴보기에 연대순으로 진행합니다. 과학의 기원, 오늘날의 과학적 방법론, 지구과학·생명과학·우주과학 영역에서 기원전 420년경 고대 문헌, 히포크라테스의 「공기, 물, 장소에 관하여」부터 1997년 월터 앨버레즈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멸망의 운석 구덩이」까지 총 36권입니다.
 
"과학을 해석하려면 과학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는가'뿐 아니라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내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 책 속에서

 

현전하는 최초의 과학 저술 히포크라테스의 「전집」은 자연주의적 방법론이 신령과 신성에 의존했던 설명 방식을 누른 최초의 사례였고, 이후 플라톤은 기원과 관찰을 분리한 혼합형을 추구함으로써 자연 자체에서 발견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귀납법은 과학사에 실험방법론 붐을 일으켰고 추론으로만 진행하던 방식이 점차 실험·검증하는 시스템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어요. 과학적 방법론은 그야말로 증명을 위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실험 방법술을 우주에까지 확장한 건 뉴턴이었고요.

 

현재는 명백한 오류로 밝혀진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의 저술이 과학사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에서 말한 지구 중심적 우주 역시 수학적, 논리적으로 맞았기에 1,400년간 모든 천문학자의 사고를 규정해버린 것처럼요. 태양 중심 체계를 펼친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는 그저 프톨레마이오스 체계가 간결하지 못해 시작했던 연구였다는 점을 보면 상식이라 말하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네요.

 

멸종은 현재 누구나 아는 개념이지만 한때는 종이 사라진다는 것 자체가 논쟁거리였을 정도입니다. 화석으로 발견된 사라진 종이 실은 어딘가 숨어 지내거나 변종으로 생각했죠. 이처럼 예전에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세월이 지나보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고, 과연 합리적 생각 혹은 비과학적이란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합니다.

 

지구의 역사에서 생명의 역사 연구로 이어진 과학사는 인류가 고유한 존재라는 위치를 끌어내린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을 기점으로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우리가 보는 것이 늘 실제로 그러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줬고요. 이 모든 것이 세상을 이해하는 인간 본연의 방법이었습니다. 개개의 과학적 발견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과학을 생각해왔는지 보여줍니다.

 

대체로 유명한 저술은 이미 그전부터 논쟁이 되어왔던 주제를 글을 잘 쓰는 과학자가 널리 대중화시킨 경우가 많았어요. 위대한 과학 저술의 발달사를 통해 본 과학사 <문제적 과학책>, 과학에 관심 있는 비전공자를 위한 책입니다. 처음엔 36권쯤은 만만하게 봤다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화한 이론과 사고방식을 총망라해서 접하게 되니, '책에 관한 책' 메타북의 폭넓은 지식 확장의 역할을 제대로 해 준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