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육아 - 이 시대 부모와 아이를 이어주는 따뜻한 소통의 본질
수잔 스티펠만 지음, 이주혜 옮김 / 라이프로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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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육아라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이 책은 아이의 잘못을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양육자인 부모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육아에 지쳐 참고 견딜 게 아니라 오히려 즐길 방법을 찾게 합니다.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에서 성장과 변혁을 이루고 싶은 부분을 찾아서 말입니다.

 

 

 


이성적, 감성적, 행동적 양식을 의식적으로 인지해야 아이에게 어떻게 반응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어찌 보면 참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은 못 했던 "흔들리지 않는 육아"를 위해 그동안 읽었던 노하우 위주의 부모 교육서와는 달리 좀 더 심리학적으로 파고들어 간 책이어서 흥미로웠습니다.

 

『 우리는 아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큰 가르침을 안겨줄 수 있는 스승임을 종종 깨닫는다. 』 - P17


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욱'하게 되지요. 그걸 '의식'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에게 요구하는 자질은 '의식적인' 일정한 수준의 자각을 유지하는 것. 여기서 말하는 의식이란 바로 자기애를 바탕으로 한 마음 챙기기와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게 없으면 순간순간의 마음 상태에 휘둘리게 되니까요.

 

 


『 "아이의 행동이 왜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건드리는지 이유를 이해하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기회가 생기고 더욱 건강하고 완전한 자신이 될 수 있어요." 』- p32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오히려 우리에게 선물이 될 때가 있다 합니다. 우리 상처를 아이들에게 투사하지 않고 기꺼이 내면을 바라보면 과거에 마무리 짓지 못한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아이에게 또는 상황 탓으로 돌리고 싶은 충동을 참고 현재 무엇을 겪고 있는지 그저 인식하는 것, 그래서 감정이 그저 지나갈 수 있게끔 유도하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즉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것이지요.


달라이 라마조차도 육아의 어려움을 이해해줄 정도로... 이상과 현실의 불일치 경험이 작렬하는 게 육아지요.

육아란 건 집안 살림처럼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피곤하기만 하고 우울증세만 높입니다. 그만둬버릴 수도 없는 육아. 그렇기에 더욱 내 마음을 챙겨가며 즐기면서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거겠지요.

 

 


육아에서 부정적 감정을 쫓아내지 말고 그 경험들을 안고 평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잘 알려줍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흔들리지 않는 육아가 필요한 이유를 안내하고, 그것들을 실천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을 <이제 당신 차례>, <실생활 속 육아 상담> 코너를 통해 알려줍니다.


이론은 익숙해지더라고 문제는 실천에 옮길 때죠.

다들 공감하다시피 이해한 것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잖아요. 이 모든 것들이 단번에 간단히 해결되지는 못하지요. 마법의 약은 없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

 

 


『 자신을 돌보기 전에는 아이나 가족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더라고 소용이 없어요. 』 - p155


아이들이 자신감과 자기애를 지닌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그게 어떤 모습인지 부모가 먼저 본보기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저 육아 노하우가 아닌 부모의 의식 부족과 의식 성장을 다룬 책 <흔들리지 않는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관계 개선이지 내 아이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들면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겁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각종 실천 팁은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육아를 할 수 있다는데 그걸 놓치기엔 평소 육아가 주는 고통과 좌절감이 어마어마하잖아요. 양육의 현재 모습에 반발하는 것은 어린 시절 해소하지 못한 부모 자신의 감정과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하는 육아가 아닌 부모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정신수양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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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로 보는 신라 펼쳐 보는 우리 역사
안미연 지음, 정경아 그림, 김창겸 감수 / 현암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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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엄마의 학창시절 때만 해도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 단골지는 천년고도 경주였는데 요즘은 해외로까지 나가는 세상이니 오히려 점점 경주를 제대로 알 기회가 사라지는 것 같아요. 물론 수학여행으로 들러봤자 맛뵈기 식이긴 했지만 그래도 경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억에 남긴 했거든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 정도는 그래도 들러보고 조금은 깊이 알아야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역사니까요.

펼쳐 보는 우리 역사 시리즈는 현재 <서울로 보는 조선>에 이어 <경주로 보는 신라>가 나왔고, 다음에는 백제 편이 출간될 거라 합니다. <서울로 보는 조선> 책은 아이와 함께 직접 광화문 일대를 둘러보고 봤던 책이어서 아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아는 곳 나왔다고. 역시 체험과 함께하는 책 읽기의 효과는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아쉽게도 아직 경주를 직접 가본 적 없는 우리 아이는 <경주로 보는 신라> 책은 일단 책으로만 눈도장 찍었고, 올해 경주 한 번 다녀오자고 약속했답니다.

 

 

 

 

페이지 한가득 그림이 차지하고 있어 아이들이 이 책을 본 첫 느낌은 만만하다~ 입니다. 

특히 오늘날과 옛날의 모습 시각적으로 딱 한눈에 비교되는지라 다른그림찾기 식으로 재미가 쏠쏠해서 아이들 반응이 좋은 책이라는 장점이 있네요. 

 

 

 

 

그림 뒷면에는 우리 역사를 글로 풀어내고 있는데 어렵지 않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령대에 맞게 유아, 초등 저학년은 앞면의 큰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많이 나오고요, 고학년은 꼼꼼하게 읽어보면 좋겠네요.

 

경주에 남아있는 유적지를 통해 신라 시대의 정치, 문화, 생활을 고루 살펴봅니다. 건국 설화부터 뛰어난 왕과 인물 이야기까지, 일반 그림책 분량인데도 신라의 이모저모를 알차게 소개한답니다.

 

 

 

 

 

한국사는 초등 고학년 때 배우는데 교과 연계 책은 아무래도 수준이 있어 그 나이보다 낮은 연령대는 버거울법한데 이 책은 초등 전 연령에게 유익하답니다. 그림책 형식으로 된 책은 어른이 봐도 재밌어서 나이 폭이 솔직히 무한대지요. <경주로 보는 신라>는 암기하는 한국사가 아닌 체험 하며 느낄 수 있는 한국사를 만나는 데 도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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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딴따라다 - 송해평전
오민석 지음 / 스튜디오본프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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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오민석 교수께서 쓴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

2015년은 송해 할아버지에게 특별한 해더라고요. 세상에... 연세가 그렇게나 되신 줄은 몰랐어요. 려! 89세인 송해 할아버지의 데뷔 60주년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해방 70주년, 분단 70주년이라 실향민인 그에게 특히 가슴 먹먹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아흔을 앞둔 연세임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아시아 최고령 MC 송해.

언젠가부터 유재석, 강호동 등 MC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으며 국민 MC라 불렀는데 사실 원조 국민 MC는 바로 송해 할아버지죠. 그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는 <나는 딴따라다> 책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길을 고스란히 겪어 온 긴 세월을 함께 해 봅니다.
 

 


 

송해 할아버지는 노래면 노래, 연기면(코미디언) 연기, 사회면 사회... 원조 엔터테이너이기도 하죠.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만 얼핏 들어본 젊은 세대라면 사회자로서의 모습만 짐작할 수 있을 텐데 실은 다재다능한 분이랍니다. 송해 할아버지는 한국전쟁 전 북한땅에 있을 때 이미 성악 전공을 하셨다네요. 몇 년전에는 만 84세 나이에 단독콘서트를 열기도 하셨죠. <나는 딴따라다> 책은 송해 할아버지의 70년 유랑의 삶이 담긴 가사가 마음을 아련하게 하는 '유랑청춘'이란 노래가 담긴 CD도 구성되어 있습니다.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저자 오민석 교수님께서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까지 동행하며 송해 할아버지의 일거수일투족을 까발리기도 합니다.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는 일반 대중은 미처 몰랐던 아픔의 세월도 드러냅니다.
 

 

 

 

송해 할아버지는 일본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겪어왔습니다.

생애 전체가 공포였다는 그의 고백은 가슴을 묵직하게 합니다. 분단으로 북에 두고 온 어머니에 대한 마음은 오죽할까요. 요즘 세대는 분단의 아픔을 실감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가족과 생이별을 겪은 송해 할아버지처럼 상실한 자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 어느새 떠나가고 있으니, 다음 세대에서는 이산가족이란 말도 낯선 단어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자 오민석 교수님은 그런 그를 두고 궁핍과 고통의 세월을 겪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타자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감이 있다고 말합니다. 변방의 사람들을 문화의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의 성격이 바로 송해 할아버지 같구나 싶기도 하고요. PD는 300여 명이나 거쳐 간 전국노래자랑과 송해는 동의어지요.


우리 앞세대 분들은 특히나 일요일 오후에 어김없이 전국노래자랑을 틀어뒀는지라 채널권이 없었던 시절엔 저도 어쩔 수 없이 자주 접했는데, 나이 불문하고 대중에게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모습만큼은 제 기억에도 또렷하게 남아있네요.


 

 

송해 할아버지는 철저한 프로정신으로 무장한 예술가더군요.

백전노장이면서도 아직도 녹화 직전까지 집중과 긴장의 시간이 이어집니다. 우황청심환까지 복용할 정도로요. 여전히 3,500원 짜리 이발을 하고 무대에 서며... 기획사도, 로드매니저도, 코디도 없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더라고요. 게다가 송해 할아버지는 BMW 애용자였네요. Bus, Metro, Walking 말입니다. 자기관리 모습이 대단하셨어요. 녹화나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그의 생활은 철저하게 루틴화, 패턴화되어 있었고요. 에너지의 쓸데없는 낭비를 막기 위해서랍니다.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기를 되짚어보면서, 아무런 연고 없는 타향에서 힘들게 헤쳐 온 그의 인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는 그저 송해 할아버지의 개인사만 담긴 게 아니라 근현대 한국 대중문화 형성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와 TV 방송시대 전까지 악극단 활동을 하며 유랑생활을 했고, 대중공연예술 장르의 발전 과정에 따라 송해 할아버지의 딴따라 인생 방향이 함께 하더군요. 겉모습 이면에 지닌 그의 아픔과 허무함은 한국의 슬픈 역사이기도 하고요.


금기투성이 사회에서 몸개그밖에 할 게 없던 1세대 코미디언으로서의 송해, 가수로서의 송해, MC로서의 송해 인생을 보며 올해로 데뷔 60주년이 되는 송해 할아버지에게 "만수무강하세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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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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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분야에서 작년에는 토마 피케티의 해였다면 2015년은 필립 코틀러의 해가 될까요. 며칠 전에 읽었던 《준비된 우연 (다산3.0)》책에서도 만난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의 자본주의 이야기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가 주목받고 있네요.

 

이 책은 자본주의의 본질과 속성을 제대로 이해해 현재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마케팅의 대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가 비판한 자본주의. 교양 책처럼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어서 더욱 반가웠네요.


 

필립 코틀러는 《다른 자본주의》에서 "당신이 자본주의에서 행복하지 못한 이유" 14가지를 설명하며,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길을 제시합니다. 필립 코틀러는 상반된 시각을 가진 노벨 경제학자 세 사람에게서 정통 경제학을 배웠다는데요, 행동 중심의 시장경제학자이기에 자본주의 + 경영 + 마케팅이라는 포괄적 구성을 바탕으로 시장의 발전과 영향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부와 소득의 양극화, 환경과 지속가능성, 최저임금과 일자리 등 현재 자본주의의 다양한 문제점을 직시해 재분배와 공유를 바탕으로 인간이 지속가능한 삶으로서의 경제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데 필요한 해법을 제안합니다. 즉,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자유시장을 선호하지만, 유럽의 자본주의는 공동체의 입장에 더 치우쳐 있듯 자본주의 이론과 현실은 국가마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기업에서 '시민'들을 위한 자본주의로의 이행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통으로 필요합니다.


 

최저임금과 생활임금의 괴리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네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기업은 이윤 창출이 목적이고 임금이 생활임금에 미치는지 아닌지는 관심 밖이었습니다.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의 어느 정도의 소득 불평등이 이제는 심각한 수준이 된 현재. 빈곤층, 노동계층, 부유층, 슈퍼리치 간의 소득 격차는 어마어마합니다.

 

『 삶의 의미와 존엄성은 일자리를 얻고, 더 나은 일자리로 발전하는 것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 - p146

 

 

 

과연 자본주의에서 빈곤층은 가난을 벗어날 수 없고, 소득과 부의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지는 것이 당연할까? 성장 지향적 경제 사고방식으로 유지되어 온 우리 시장은 건강한가? 사회적 비용을 회피하는 기업에 어떤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가? 금융 위기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등등.... 현재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정부, 기업, 시민 입장에서 하나씩 짚어갑니다.

 

『 삶의 질과 행복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시민들이 경제 성장의 중요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일까?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일까? 사회적으로 삶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일까? 』 - p318


 

소득분배에 집중해 온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필립 코틀러가 말하는 자본주의 문제점과 해법 14가지 중 소득 불평등에 특히 집중했고요, 《다른 자본주의책은 그에 비해 포괄적입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다른 문제들이 끼어들면서 필립 코틀러의 14가지 이야기가 각각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필립 코틀러는 오늘날 세계 경제 속 자본주의를 설명하고 비판하는 데서 끝내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생각을 끌어내기 위한 자극제로서 해법을 이 책에서 이야기합니다. 건강한 자본주의란 어떤 의미인지, 우리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는 가능한 것인지를 자본주의의 모순을 이야기하며 해법을 생각하게 하지요. 경제정책에는 상관없다 외면하지 말고 내 삶을 둘러싼 자본주의의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크게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어 누구에게나 읽기를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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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 - 강건한 인생을 위한 철학자의 당부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유미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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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니체 신드롬을 일으켰던 『초역 니체의 말』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신간 <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은 얄찍한 에세이네요. 힘들고 괴로울 때 이런 책을 읽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인생을 온전히 살고자 하는데 도움될 47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편당 짧은 분량이지만 내용은 완전 알차답니다. 쉬엄쉬엄 한 편씩 읽기 좋은 책이네요.
 

 


 

 

범죄자가 되지 않고도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 하지요.

스스로 인생을 파멸의 길로 몰아넣을 것인가며 저자는 화두를 던집니다.


우리가 그동안 쉽게 이야기한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는 말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이 파트를 읽으면서 저자가 앞으로 할 이야기가 상당히 기대될 만큼 뭔가 탁 건드려 주네요.

우리는 '선택'이라는 행위가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방법인 것처럼 생각한다(자각하지도 못할 수도) 합니다.

인생이란 게 시스템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요. 선택지가 다양하므로 자유롭다고 착각한다는 거지요. 즉 주어진 길에서 무수한 선택을 하며 살아갈 뿐 사실 창조적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요. 그렇다면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물건이든, 생각이든, 삶의 방식이든. 그래야 개성을 살려서 사는 나만의 삶이 된다고요.
 

 

 


 

교도소에서 자유를 박탈당해 주체적으로 살 수 없는 것과 뭐가 다를 것인가며 악담하듯 꼬집는 것도 많아 뜨끔하더라고요. 자존감이 낮고 주체성이 없다면 말이지요.


『 인생은 괴로운 것이 아니다. 자신이 인생을 소홀히 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 - p25
 

 

 


직접 체험한 무게감 있는 실패는 결코 자신을 후퇴시키지 않는다. 』 - p52


일상 경험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말도 참 좋았어요.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레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이 된다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옭아매지 않고 끝까지 완수하면 그것은 자신의 재능이 되고요.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재능을요.

여러 명이 똑같은 일을 해도 그들간에 분명히 다른 경험이 쌓이지요. 경험의 질, 깊이도 다르고요.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가 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 하나하나의 일이나 매일 마주하는 인간관계, 일 모두가 자기 자신을 바꾸는 경험인 겁니다. 평소에 차근차근 혼신을 다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지요.


 

 

 


타성에 젖은 삶과 사고방식에 익숙한 우리.

어찌 보면 우리는 인생을 게임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하고 묻습니다. 자신을 기만하거나 억지를 부리고 아등바등 안달하며 서두르게 되는 삶을 사니까요. 머릿속 굳은살을 벗겨내는 말들이 많아 진정 살아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찬찬히 고민해봅니다.


복잡한 머리를 치유해주는 병원이 있다고 해요.

바로 '서점'이란 이름의 병원입니다.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다양한 책과 글자를 둘러보면 당장 고민을 해결해줄 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불현듯 무언가 짚이는 데가 있거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네요. 왜냐하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고법이나 가치관이 넘치는 곳이기에 그렇답니다. 그 넘쳐나는 모습을 체감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고민이 미미한 것이라거나 독선적이고 편협한 마음이었는지 깨우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너무 조용하고 긴장감이 없는 도서관보다는 서점이 딱이라고 해요.

 


 

 


불안정함이야말로 인생의 본질이란 것을 알게 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요. 아등바등대신 긍지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겨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기꺼이 나로 살아갈 것>. 사람 사는 인생이란 이렇게 해야 하겠구나 공감하게 됩니다.

말로는 쉽게 '한 번뿐인 내 인생' 이라 외치면서 변화도 두려워하고 창조적으로 살지도 않는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너무 아까운 한 번뿐인 인생이 되지 않겠어요? 정녕 지금 사는 삶이 진정한 '내 인생'을 사는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커피 한 잔 놓고 사색하기 딱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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