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왓치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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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작가의 첫 탐정 추리소설, 메르세데스 3부작 완결편 출간 소식에 들썩들썩~
첫 편 <미스터 메르세데스> 읽은 지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리뷰를 살펴보니 2015년에 국내 출간된 책이더라고요. 벌써 2년의 세월이! 첫 탐정 추리소설로 2015 에드거 최고 장편소설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니 역시 킹옹 짱!

 

묻지마 테러 사건을 다룬 <미스터 메르세데스>에 이어 <파인더스 키퍼스>는 사이코 스릴러가 가미되어 날카로움이 빛났던, 개인적으로 세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고요. 해마다 한 권씩 출간되더니 드디어 마지막 완결편 <엔드 오브 왓치>로 메르세데스 3부작을 마치는군요. <미스터 메르세데스>에서 일어난 두 건의 사건 피해자 혹은 피해자 가족을 대상으로 <파인더스 키퍼스>, <엔드 오브 왓치>로 새로운 사건들이 연결되는 방식입니다.

 

 

 

탐정 추리소설인 만큼 메르세데스 3부작을 잇는 자는 은퇴한 호지스 형사. 사건의 피의자 브래디와 호지스와의 질긴 악연이 볼만합니다. 호지스는 나이도 많고 훅 끌리지 않는 형사 캐릭터인데다가, 2권에서는 활약이 두드러지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밉상도 아니어서 무난한 인물입니다. 오히려 범죄자와 피해자들의 캐릭터가 더 매력적일 때가 많았어요. 마지막 편 <엔드 오브 왓치>에서는 드디어 미친 브래디와 암에 걸려 남은 생이 얼마 안 되는 호지스와의 마지막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킬러 브래디 사건을 다시 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엔드 오브 왓치>.

1권 <미스터 메르세데스> 편에서 훔친 메르세데스 벤츠를 몰고 일자리를 구하러 시티 센터에 모인 사람들 사이로 돌진한 사건. 차 한 대가 저지른 참혹한 현장으로 달려가는 구급대원의 시선으로 시작하는 첫 장면, 인상 깊네요.

 

브래디는 결국 볼베어링이 담긴 양말에 맞아 혼수상태로 지내게 되는데요. 호지스는 그가 정신을 차렸음에도 연기하는 것으로 의심합니다. 어느 날 시티 센터 사건의 피해자 중 심각한 부상으로 전신마비가 되었던 딸과 그녀를 돌보던 엄마가 살인, 자살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브래디의 머리를 박살 내 혼수상태로 만든 장본인 홀리와 함께 흥신소를 운영 중인 호지스. 비관 자살이 아닌 유도된 자살 사건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호지스와 홀리는 다시 한 번 이 사건에 뛰어듭니다.

 

 

 

자살한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재핏 커맨더 게임기. 그중 한 게임이 자살 사건과 관련 있었습니다. 여러 색깔 물고기 중 분홍색 물고기를 터치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고전적인 게임인데 데모 영상이 수상쩍습니다. 영상 속 노래가 최면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죠.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었어요. 최면에 걸려든 자의 머릿속에선 어떤 목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대로 행동하게 되는 거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브래디입니다. 깨어날 가망성이 없다던 살인범 브래디 말입니다.

 

어느 날 정신 차린 브래디는 계속 무뇌아인 척 연기를 해왔던 겁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인드 파워(염력) 능력이 생긴 데다가, 연습의 연습을 한끝에 다른 자의 머릿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능력까지 갖습니다. 남의 머릿속에 들어가 제2의 인격을 심어버리고 인간 드론화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모든 이의 머릿속으로 다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우연이겠지만 재핏 커맨더의 피싱 홀 게임이 최면 효과를 연출하고 있었기에 이 게임의 데모 영상을 보는 이들의 머릿속으로는 침투하기 쉬워졌습니다.

 

실제로 몇몇 게임에는 경고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정상인에게도 발작, 가벼운 최면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 말입니다. 장시간 플레이를 자제하고 간질 환자는 플레이를 삼가라고 되어 있죠. 포켓몬 시리즈 중 한 편에서도 두통, 시력 저하, 메스꺼움, 발작 증세로 방영 전면 금지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미사일 몇 대가 연속으로 발사되는 장면이 스트로브 효과를 연출했기 때문이라는군요. 재핏의 피싱 홀 게임 역시 물고기와 배경음악의 조합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된 겁니다.

 

 

 

브래디는 재핏 게임기로 호지스에게 복수하려고 합니다. 개조한 게임기와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들의 자살을 유도하는 브래디의 복수는 아찔하기만 합니다.

 

"모든 인간은 자살 유전자를 타고난다."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발현되지 않습니다. 브래디의 방식은 그걸 켜는 것이었습니다.  불안한 아이들의 두려움이 먹이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살은 전염성을 띠게 됩니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상에 십 대 자살 사건이 뜨면 일곱 명의 자살 시도자가 생긴다고 하니 자살 전염성은 상당히 강합니다. 

 

영감은 탁월했으나 언제나 한 발씩 늦어 매번 좌절감을 맛본 브래디. <엔드 오브 왓치>에서는 브래디가 왜 그토록 자살에 매료되었는지 언급합니다. 그와 함께 자살하는 아이들의 심리도 꿰뚫고 있습니다. 성 정체성, 학업 스트레스, 가정불화, 신체 불만 등 아이들의 고민을 드러내며 십 대 자살에 관해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메르세데스 3부작 중 1, 2권은 전형적인 탐정 추리소설 기법이었다면 완결편은 스티븐 킹 작가 특유의 초자연적 공포가 심어졌습니다. 머릿속으로 침투해 결국엔 몸까지 빼앗는 브래디의 방식으로요. 역시 그저 평범한 탐정 소설로 끝내지 않는군요.

 

은퇴 형사 호지스. 심장마비도 왔었고, 이번엔 췌장암까지. 고통 속에서 브래디와의 마지막 결전을 치릅니다. 더 이상의 메르세데스 시리즈는 없다는 걸 소설의 결말로 분명하게 드러낸 스티븐 킹 작가. 뭔가 찝찝함이 남는다던지, 오싹함이 남는 결말은 아니고 무난하게 마무리한 탐정 추리소설입니다.

 

<엔드 오브 왓치>에서 재미있었던 점은 스티븐 킹 작가가 언급하는 책과 영상물이 유독 많았어요.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모킹 제이, 크리미널 마인드, 더 와이어, 호건의 영웅들 등이 등장해 스티븐 킹 작가가 본 것들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는. 2017년 8월 Mr. Mercedes 미드 방영 예정이라니 원작 소설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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