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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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간, 2019년 영문판 출간 후 2020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일본 내에서도 역주행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소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일본 사회에서 차별당하고 배제당하며 살아온 재일한국인 유미리 작가의 책이기에 관심을 끌었습니다. 처음엔 일본 사회에 대한 사이다 비판을 만나며 묘한 통쾌감을 얻지 않을까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밀려드는 감정은 꽤 착잡한 슬픔이었어요. 작가가 이야기하는 차별과 배제는 한국도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후쿠시마 출신 노동자 가즈. 우에노역 공원의 노숙자 중 한 명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나름 성실히 일하며 살아왔지만, 줄줄이 동생들이 있다 보니 형편은 나아지질 않습니다. 사는 내내 가난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었습니다.


1964년 도쿄올림픽 개최로 인한 공사가 한창 있었던 1963년에는 이미 가정을 꾸린 상태였지만 집을 떠나 도쿄에서 막일 노동자로 일합니다. 값싼 인건비였지만 도쿄 올림픽이 끝날 무렵부터는 곳곳에서 도시 개발의 바람이 불어 그래도 막일이나마 할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가즈의 인생은 잘 풀리질 않습니다. 갓 스무 살이 된 아들이 갑작스레 죽어버렸고, 부모님 그리고 아내까지 먼저 떠납니다. 일을 하느라 집을 비운 20여 년의 세월. 갓난아기 때 이후로 얼굴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했던 아들의 죽음은 그의 삶의 목적을 잃게 만듭니다.


타향에서 계속 돈벌이를 해야만 했던 가즈에게는 이제 결혼한 딸과 손녀만 남았습니다.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가족들의 이른 죽음을 접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을 사는 것이 이젠 무서워졌습니다. 창창한 손녀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았던 가즈는 결국 처음으로 노숙을 하게 됩니다.


"이 공원에 사는 노숙자들은 이미 대부분 누군가를 위해 돈을 벌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죽을 곳을 찾아 우에노공원에서 며칠 지내다 쭉 눌러앉다 보니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칠순이 넘은 나이에 이르렀습니다. 우에노공원에는 경제 고도성장기에 저마다 큰 꿈을 안고 도쿄로 상경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거품 경제 붕괴 이후 늘어만 가는 노숙자들. 옛날에는 가족이 있었고, 집이 있었던 그들이 이제는 노숙자가 되었습니다. 죽을 때까지는 살아 있어야 하니 근근이 폐품 수집을 하며 살아갑니다.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에서는 집이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이 절묘하게 대비됩니다. 가즈의 눈에는 우에노공원 주변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 아이와 함께 지나가는 가족, 대화를 나누는 친구 등 그들이 너무나도 선명히 잡힙니다. 하지만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노숙자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웃포커싱되는 배경일 뿐입니다.


사회에서 소외된 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묘사하는 장면들이 압권입니다. 가즈는 인생의 절정이라고 말할 만한 시절조차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설마 자신이 노숙자가 될 줄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나는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남에게 손가락질당할 짓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익숙해지지 못했을 뿐이다. 어떤 일이든 익숙해질 수 있었지만 인생에만은 그러지 못했다." -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힘겨운 그들에게 또 다른 비참함을 안겨주는 건 특별청소라는 명목으로 천막집을 이동시키는 강제 퇴거입니다. 천황가에서 근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하러 오면 천막집을 치우고 공원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가야 했습니다. 이번에는 올림픽 유치를 빌미로 제한된 구역으로 내몰립니다.


작가는 2006년 강제 퇴거에 관한 취재를 하며 노숙자의 발자취를 쫓았습니다. 겨울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날이었습니다. 재해가 닥쳤을 때도 대피소 입소는 노숙자들에겐 해당되지 않습니다. 고령의 노숙자들이 과거 가난한 농촌에서 올라온 청년들이었고, 일본의 경제 성장 바탕에는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했다는 걸 누구도 기억하고 있지 않기에 작가는 소설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고 있고 그 결과물이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입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재해와 원전사고 때는 당시 노숙자는 물론이고 후쿠시마에서 대피한 사람들이 다른 현의 대피소 입소나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런 차별과 배제를 행한 측에 오히려 공감과 동정이 쏟아졌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집과 일을 잃은 이들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한 공사 때 또다시 상경 노동자로 일했을 거라고 합니다. 세월이 흘렀건만 1964년 도쿄 올림픽과 다를 바 없는 현재입니다. 2019년 영문판 출간 시 작가의 말에서는 재해 시 배제되는 노숙자 뿐만 아니라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였던 주인공 가즈.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참 쓸쓸합니다. 반짝이는 도시의 빛나는 영광 뒤에 아웃포커싱된 것들을 바라본 <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후쿠시마 출신 가즈의 이야기에는 지역 문화와 방언이 많아 이질감에 낯설었는데, 영어로는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해질 지경이더라고요. 한국어판은 재일교포 3세 강방화의 번역으로 매끄럽게 완성되어 감정선이 정말 맘에 쏙 들 정도로 읽는 맛이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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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사랑 웅진 세계그림책 219
맥 바넷 지음, 카슨 엘리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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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이들은 모두가 철학자와 같습니다. 어른들이 쉽게 정의 내리기 힘든 질문을 던질 줄 압니다. "사랑이 뭐예요?"라는 질문도 그렇습니다. 맥 바넷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이 모티브가 된 그림책 <사랑 사랑 사랑>. 그림책 속 주인공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요?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로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맥 바넷의 사려 깊은 글, <홀라홀라 추추추>로 칼데콧 아너상을 받고 <와일드우드 연대기>, <베네딕트 비밀클럽> 등을 작업한 카슨 엘리스의 다정한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 <사랑 사랑 사랑>.


화려한 색감에 눈길을 머무르게 한 표지를 넘기면 아름다운 마당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초록초록 분위기와 분홍분홍한 꽃 색감이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릴까요. 


"사랑이 뭐예요?" 하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할머니는 세상에 나가 답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뭐든지 잘 알 것만 같은 할머니의 대답에 배신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정말로 먼 길을 떠납니다.


세상 사람들은 사랑이 무엇이라고 알려줄까요. 어부는 사랑이 물고기라고 대답합니다. 물고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지요. 연극배우는 박수갈채라고 대답하지만 역시 불만족스러운 답입니다.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을 들려줍니다. 시인은 사랑에 대한 아주 길고 긴 목록을 가지고 있는 탓에 이야기를 다 들을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아이가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자 한결같이 "네가 사랑을 어떻게 알겠니."라는 대답을 돌려줍니다.


아이는 점점 자라 성인이 되었고, 이제 할머니와 살던 집으로 돌아갑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그곳은 여전합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개도 있고 밥 짓는 냄새가 솔솔 풍깁니다. 마당의 꽃들도 싱그럽게 피어있습니다.


긴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글과 그림이 예술입니다. 맥 바넷의 글에는 다정함이 담겨있습니다. 집도 그냥 집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우리 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줍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무언가를 사랑이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사랑을 내 사랑의 정의로 가져올 수는 없었던 아이.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겠지요.


사랑을 찾아가는 여행을 한 아이에게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어쩌면 세상을 나가 홀로 사랑의 의미를 찾으면서 외로웠을지도 모르고, 고독을 즐겼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아이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긴 시간 동안 사랑을 탐구했습니다. 이토록 철학적인 뉘앙스를 풍기지 않으면서 철학적인 그림책이라니.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맥스처럼 환상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도 엄마가 차려준 따끈한 저녁밥이 아이를 현실 세계로 돌아오게 한 안전장치 역할을 했듯 <사랑 사랑 사랑>의 주인공도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결말이 너무나도 다정하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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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 - 고정 관념을 깨는 ‘철학 사고’ 사용법
호리코시 요스케 지음, 이혜윤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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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전유물로서의 철학이 아닌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인생이 자유로워지는 철학적 생각법을 이야기하는 <철학의 쓸모>. 철학 카운슬링, 철학 컨설팅, 철학 코칭, 철학 카페, 철학 워크, 아이와 함께하는 철학, 소크라테스 대화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도입해 실천할 수 있는 철학의 쓸모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있는 철학 실천 운동가 호리코스 요스케의 책입니다.


구글에 검색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은 철학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살면서 여러 가지 고뇌와 번민에 빠져 답을 구할 때 우리는 직접적인 답을 찾고자 성급해집니다. 누군가가 알려주는 것 역시 남의 생각일 뿐 나의 생각은 아닙니다. 저자는 질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라고 합니다. 이때 어떤 질문을 하는지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됩니다. 물론 돌아가는 길이긴 합니다. 어떤 상황을 가정해서 무언가의 핵심적인 본질에 파고드는 스토리를 사고 실험하듯 철학 사고를 하면 생각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중대한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언어로 자신이 겪은 경험을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판단하고 말해야 하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기 생각을 바꾸어 나갈 필요도 있다는 게 철학 사고입니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는 말을 쉽게 내뱉을 순 있지만,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은 요즘 세상에서 꽤 힘든 일이 되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제까지 당연하던 논리가 통하지 않는 일이 늘어났기에 철학 사고가 더욱 필요해졌습니다.


<철학의 쓸모>에서는 자기 자신만의 축 만들기를 목표로 합니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생각을 의심하고 자기 나름대로 재구축해야 합니다. 해체하고 다시 조립까지 해야 합니다. 재구축하게 되면 사고방식과 생활이 바뀌게 된다고 합니다.


철학이란 만사를 풀어 설명하고 말로 표현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말'입니다. 언어화 자체가 철학적인 태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언어와 씨름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알려고 힘쓸 때 철학적인 사고력이 자리 잡게 된다고 합니다. <철학의 쓸모>는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 비판적으로 질문하고 말로 표현하는 힘,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익히도록 도와줍니다. 


학문으로서의 철학이 아닌 개인이 직접 하는 철학에 초점 맞춘 책인 만큼 일상 속 작은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법을 들려줍니다. 자기 경험이 계기가 되어 더 생각하고 싶다고 느낀 것을 주제로 삼으면 됩니다. 사고하는 과정을 분석하면서 철학 사고의 본질을 짚어줍니다. 그저 감정을 떠올리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진 뒤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솔직히 자기 힘으로 생각하기란 고된 일입니다. 기존의 권위, 전통, 규범을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단편적인 생각만 떠오르기 일쑤입니다. 깊게 파고드는 방향을 잡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저자는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마인드를 짚어주고, 철학 사고의 3단계를 보여줍니다.


질문하는 능력과 습관이 없는 경우에는 질문에 익숙해지기 위한 질문을 연습해야 합니다. 관심 있는 주제로 연습하며 워밍업 해보세요. 1단계는 인생, 직장 같은 관심 키워드로 주제를 정하고, 2단계에서는 의문문으로 질문을 해보는 겁니다.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같은 것으로 말이죠. 3단계에서는 질문의 방향성과 질문의 동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질문을 파생시킵니다. 예를 들어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란 어떤 일인가라는 질문을 했다면 3단계에서는 여기에서 말하는 타인이란 누구인가, 인정받는다는 것은 어떤 일일까 등으로 확대하는 겁니다.


이쯤 되면 질문의 질이 확연히 달라져 뭔가 뿌듯해질 타이밍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했다고 답이 저절로 나오진 않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건 점점 더 늘어만 가고 머리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른 질문들로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언어와 개념의 뜻이 점차 명확해진다고 하니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철학적 질문인지, 검색하면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컵은 얼마일까라는 질문 대신 사물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질까로 바꿔보는 겁니다. 친숙하게 접근하는 기술들로 알려줍니다. ~란 무엇인가라든지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식으로 가치 판단 형식의 질문을 하는 겁니다. 좋은 질문은 대부분 자기 경험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철학 사고에 깊이를 더하는 방법이 이어집니다. 가족과 친구 사이에 문제가 있을 때 단어의 정의를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애당초 가족과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식으로 말이죠. 내가 생각하는 정의가 내면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 상태로 계속 생각하려고 들다 보니 원하는 답으로 나아가질 못합니다.


이처럼 내 생각, 상식, 사회적 규범에 숨어 있는 전제조건이 내 판단 기준 자체일 때가 많습니다. 성장하고 싶다는 고민을 할 때도 애당초 성장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는 겁니다. 규모나 양의 증대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철학 사고를 다른 사람과 대화 나누며 진행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혼자 생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철학 대화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의견을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의 쓸모>에서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 되는 철학 대화로 서서히 철학 사고를 익혀 나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철학 카페, 독일이 발전시킨 소크라테스 대화법, 미국에서 주목받은 아이와 함께하는 철학 등 철학 대화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철학 대화는 일방적인 자기 말뿐인 의견 교환이나 나열이 되어선 안되고 토론과도 다릅니다.


생각보다 어렵겠다는 느낌이 들지만, 합의나 결론에 이르지 않아도 되는 철학 대화는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잘 모르겠어라는 답답함이 남는 그것이 묘미라고 합니다. 이 응어리는 찜찜한 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관심과 흥미, 새로운 사고로 이어지는 실마리가 되는 생각의 응어리라고 합니다. 빠르면 그날 저녁에, 혹은 몇 년 후 어느 날 문득 그 질문이 눈을 뜰 때가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안이하게 얼추 이해한 것 같다며 넘겨 버리면 살면서 이런 기회는 맛볼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개념과 말로써 구별하고 파악하는 철학 사고. 숲을 보는 문제해결 방식은 물론이고 철학 대화의 여정에서 경청의 중요성까지 일깨웁니다. 일상에서 철학 사고를 사용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을 보여준 <철학의 쓸모>. 혼자 또는 타인과 질문이라는 철학 대화를 하면서 철학 사고에 깊이를 더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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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세계 - 인간 우주의 신경생물학적 기원
미겔 니코렐리스 지음, 김성훈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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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에서 전신마비 환자에게 온몸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기술을 선보이며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의 가시적 성과를 보여준 미겔 니코렐리스 교수. 뇌는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을까요. <뇌와 세계>에서 인간의 뇌가 만들어낸 작품들을 살펴보며 인류 역사와 문화, 문명의 근원을 최신 뇌과학 연구와 이론으로 파헤칩니다.


네안데르탈인의 동굴벽화부터 AI 기술에 이르기까지 인간 우주를 구축한 뇌의 비밀. 수학, 열역학, 양자역학 등에서 사용하는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지만 역사, 미술, 신화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 우주의 신경생물학적 기원을 들려주는 저자의 폭넓은 혜안에 감탄하며 읽게 됩니다. 신경과학뿐만 아니라 철학, 예술, 고고학, 고생물학, 계산 기계의 역사, 양자역학, 언어학, 수학, 로봇공학, 우주론 등 지적 여정의 범위를 확대해 펼쳐 보입니다.


​수십 명의 공학자, 신경과학자, 로봇공학자, 컴퓨터과학자, 의사, 재활전문가 등이 합류한 '다시 걷기 프로젝트'. 손상이 일어난 부분 아래로는 몸 어디에도 감각이 없는 임상적 상태에서 실험에 참가한 환자들 모두가 임상적 회복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놀라운 결과를 맞이합니다. 어떤 환자는 촉각을 경험할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놀라운 신경학적 개선을 촉발한 뇌.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 결합과 매끄러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인간 뇌의 놀라운 적응 능력을 들려줍니다.


저자는 선사시대 사냥 장면을 재구성해 본 허구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복잡한 진화 과정에서 탄생한 핵심적인 신경생물학적 속성을 잘 포착해 보여줍니다. 챕터마다 도입부가 흥미 유발을 제대로 하는 탁월한 스토리텔러입니다. 


지식, 지각, 신화, 신념, 종교적 관념, 과학 이론, 철학 이론, 문화, 도덕적 전통, 윤리적 전통, 지적 위업과 물리적 위업, 기술, 예술 및 인간 뇌의 작업을 통해 등장한 부산물을 모두 합친 집합체를 인간 우주라고 명명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 정신의 산물이죠. 저자는 인간의 뇌를 인간 우주의 중심에 놓습니다. '뇌 중심 우주론'은 우주에 대한 인간 중심적인 정의가 아니라, 우주는 잠재적 정보를 제공하고 인간의 뇌는 그 정보를 이용해서 우주에 대한 정신적 표상을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현대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해준 본질적 변화와 잠재적인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짚어주는 <뇌와 세계>. 혼자 혹은 다른 뇌들과 이루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일부로 작동하는 인간의 뇌가 어떻게 놀라운 업적을 이루었는지 상대론적 뇌 이론, 뇌 중심 우주론 등을 바탕으로 합니다.


"산다는 것은 결국 에너지를 소산시켜 유기 물질에 정보를 새기는 과정이다." - 뇌와 세계 


저자가 내놓은 '상대론적 뇌 이론'은 신경과학의 전통적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우주 전체를 대상으로 시공간을 통합했던 것처럼 뉴런의 시공간도 통합이 가능하고, 이질적인 영역들의 활성을 조종하고 정교하게 동기화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집중합니다.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브레인넷 brainet으로 명명하고, 정신적 협동을 이루는 뇌의 메커니즘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브레인넷을 통해 인간은 사회집단을 형성한다는 겁니다. 언어를 이용해 소통하는 성인 사이의 상호작용 뇌-뇌 결합과도 같은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사람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1995년도와 2015년에 한국을 방문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경험한 일을 책 속에서 사례로 들기도 합니다. 실패로 끝난 한국의 인공 시냅스 연구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인간 뇌의 정교한 작동 방식을 알고리즘으로 환산해서 디지털 논리로 재현할 수 있다는 개념을 반박하는 저자인 만큼 적절한 기술만 개발되면 해결되리란 미신 같은 믿음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인간의 두뇌를 대체하는 기계를 만들겠다는 것은 망상이라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이거야말로 신을 흉내 내는 인간의 모습인 겁니다.


빛, 소리, 언어, 화합물질, 전파, 전자기파 등의 외부 신호를 통해 아날로그 영역에서 동기화되어 그 결과 창발적인 집단적 사회 행동을 할 수 있게 된, 다중의 개별 뇌로 구성된 분산식 유기 컴퓨터를 의미하는 브레인넷 개념이 흥미진진합니다. <뇌와 세계>는 우리 뇌가 어떻게 신념을 생성하고, 수많은 인간의 행동을 이끌어가는지 설명해 줄 신경생리학적 메커니즘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신념에 따라 아주 다른 브레인넷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정신적 추상을 만들어내는 거죠. 전쟁을 일으키는 것처럼 잔혹 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브레인넷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시공간 개념이나 수학도 뇌 중심 우주론으로 해석하면, 모두 우리 인간의 뇌가 만들어낸 창조물에 해당합니다. 이 이론에서 수학은 다중의 인간 브레인넷이 우주를 포괄적이고 정확하게 기술하는 최고의 문법으로 창조하고 가꾸고 승격시켜 온 언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수학 역시 인간의 뇌에서 나온 또 하나의 순수한 창조물이라는 주장을 싫어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신기하게도 과학자와 철학자 간의 논쟁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20세기 가장 위대한 지적 결투 중 하나였던 노벨상 수상자 타고르와 아인슈타인의 대화는 거대한 세계관의 충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저자는 우리의 모든 과학 이론 뒤에 정신적 추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가설을 주장합니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과학을 해온 방식이 인간 우주 전체를 기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늘날 소셜미디어라든지 디지털 자동화 시대가 만들어낸 효과가 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겁니다. 대학원생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즉시 구글링하는 모습처럼 우리 뇌는 점점 디지털 모드를 흉내 내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요한 아날로그 방식의 정신 기능이 쇠퇴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잘못된 방향을 지적합니다. 우리 뇌 사용 방식에 변화를 가하면 아주 다른 뇌가 만들어지는 뇌가소성은 여기에도 적용되는 겁니다. 저자가 우려하는 바는 디지털 컴퓨터가 인간의 뇌를 흉내 내는 쪽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디지털 컴퓨터를 흉내 내는 것입니다.


만물의 창조자인 뇌가 인간 우주의 중심에 올라서게 해준 근본적인 힘을 설명하는 <뇌와 세계>.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지만 역자가 잘 정리해 줘서 뒷맛까지 이만하면 깔끔한 편입니다. 영화, 신화, 예술 등의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신경과학계의 빅히스토리를 접할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자기 소멸의 길을 걸을 것인가, 생물학적 디지털 좀비로 만들어진 새로운 종의 인류로 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오랫동안 기대해온 것처럼 궁극의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인가?" - 뇌와 세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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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면 - 프랑스식 육아의 선구자 돌토 박사의 라디오 상담
세베린 비달 지음, 알리시아 하라바 그림, 권지현 옮김, 카트린 돌토 해설 / 신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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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의 바탕에는 프랑스 대표 아동정신분석가 돌토 박사가 있습니다. 지금은 오은영 박사, 서천석 박사처럼 방송을 통해 육아에 대한 조언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아동을 독립적인 인격을 지닌 주체로 대하지 않던 당시에는 돌토 박사의 라디오 상담 코너가 프랑스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었을 정도입니다.


1976년부터 1978년까지 프랑스 앵테르에서 매일 오후 10분 정도의 코너로 진행한 '아이가 태어나면' 라디오방송을 바탕으로 3권의 책이 출간되었고, 이제는 그래픽노블로 탄생했습니다. 돌토 박사의 딸 카트린 돌토의 해설과 세브린 비달의 글, 알리시아 하라바의 그림의 조합이 예술입니다.


오랜 세월 사랑받으며 프랑스식 육아가 전 세계 부모들에게 관심받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돌토 박사의 육아관은 구시대적 육아관이 아닌 지금 시대의 부모들에게도 공감받는 이야기들이라는 데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랑수아즈 돌토는 어린 시절 가족 간 불통을 겪으며 스스로 '교육 의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며 꿈을 꿉니다. 교육이 잘못되면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걸 연구하는 의사를 뜻하는 교육 의사라니. 아이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문제를 겪는 아이와 부모를 도와주는 일을 평생 하셨으니 꿈을 현실로 펼친 멋진 분이셨더라고요.


부모의 사연을 읽어주면 답하고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한 돌토 박사의 라디오 상담. 편지만 받는 방식을 고집했다는데 그래야 부모가 글을 쓸 때 생각할 시간이 생긴다고 합니다. 라디오 상담이 만능 해결책이 된다는 환상을 가질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부모들에게 뭘 가르치려 하지 않고, 부모는 자녀와 자신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라는 데 초점 맞춥니다. 부모가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을 때가 많지만, 그 사실을 몰라서 아이와 자유롭게 대화할 줄 모를 뿐이라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래픽노블 <아이가 태어나면>은 돌토 박사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과 함께 라디오 상담에서 소개한 사연을 주제별로 다룹니다. 사연은 푸른 색감으로 그려져 자연스럽게 일상과 대비되는 효과를 보여줍니다. 아이가 태어나고서부터 생기기 시작하는 형제자매 관계, 식습관, 수면, 성, 교육, 체벌, 욕구, 장애 등 다양한 문제들의 대표 사례는 대부분 다루고 있습니다. 유치원 연령대 전후를 대상으로 한 사연이 많은 편이지만, 돌토 박사의 육아관 덕분에 아이 연령대 상관없이 부모라면 가슴을 두드리는 조언을 건져올릴 겁니다. 예비 부모에게 책 선물하기에도 좋습니다.


동생이 생긴 아이들에 관한 사연이 인상 깊었는데요. 동생이 생기는 걸 싫어하는 아이도 있을 테고, 동생을 괴롭히거나 질투가 심한 아이도 있을 겁니다. 동생의 존재를 부모가 어떻게 정의 내리느냐에 따라 관계의 질은 달라집니다. 어린이의 무의식을 무시하지 말고 아이가 자기도 아기였던 걸 기억하고 있음을 부모가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동생이 생기는 게 싫다는 아이에게는 아기는 자기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해요. 안 그러면 같이 놀 친구가 생기는 줄 안다고 말이죠. 싫어하든 좋아하든 아기는 상관 안 한다고, 아기에게는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걸 아이도 알아야 하는 거죠. 동생을 좋아하지 않아도 된다고 들은 아이가 오히려 동생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돌토 박사의 조언 바탕에는 아이의 성장을 돕는 방향이 언제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기를 도와주지 못하고 계속 아기처럼 대하는 양육 방식의 문제점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면서, 아직 갓난아기인 동생과 온종일 함께 있지 않도록 아이가 자기에게 주어진 길을 가게 한다는 원칙을 지킨다면 어떤 문제가 닥쳐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엄마 안전띠'라는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낯선 소리를 듣고 무서워하는 아이의 사연에서 등장한 용어인데요.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을 때 소리를 들려주라고 합니다. 아이의 삶에서 엄마와 연결된 건 뭐든지 안전하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버튼을 눌러서 어떻게 기계가 작동하는지 보여주고, 말로 소리를 설명해서 안심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편견의 시선을 몸소 느끼는 장애 아동에 대한 당시 교육 제도를 비판하기도 하고, 낙태죄 폐지에 앞장선 시몬 베유 보건부 장관과 면담을 하며 심신이 지친 부모들과 아이들을 위한 대화의 집 프로젝트를 구상하기도 하면서 사회에서 부모와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돌토 박사. 그의 유산이 현재 프랑스식 육아의 바탕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당시엔 옛날식 훈육이 흔하게 행해졌던 시대여서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데다가, 방송 시간에 맞춰 대부분의 부모들이 귀를 기울이고 청소년들이 직접 본인의 문제를 사연으로 보낼 정도로 프랑스 사회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만큼 돌토 박사에 대한 불만도 등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료들은 진료실에서 이뤄져야 할 정신분석학이 대중화된다고 비난하기도 했고, 솔직하고 직설적 화법을 사용하는 돌토 박사의 성격상 빨리 진행되는 라디오 상담에서는 미처 전달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고의적인 비방에 시달릴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돌토 박사. 방송 때문에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지만, 아이를 주체로 대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는 부모와 아이 간의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육아관을 놓지 않았습니다.


같은 문제를 가졌어도 아이마다 저마다 다름을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돌토 박사는 그의 조언을 그대로 하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원하는 걸 직접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조언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갑니다. 말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는 부모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아이들이 겪는 곤란한 문제는 대부분 부모와의 대화로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 문제로 인해 대인관계가 흔들릴 때는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신호임을 짚어줍니다.


라디오 방송의 사연 편지를 분류하고 정리한 딸 카트린 돌토는 영향력 있는 어린이 심리학자로 성장해 그래픽노블 <아이가 태어나면>에서 어린이의 권리 보호에 평생을 바친 어머니의 삶을 잘 정리했습니다. 2년간의 방송은 사실 갑작스레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이상한 할머니지만 인자한 박사와 패기 넘치는 진행자의 찰떡 호흡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됩니다. 청취자에게도 예고 없이 종방될 정도로 진행자들도 이해하지 못한 채 폐지되다 보니 사회적 파장도 컸다고 합니다.


발달 단계별로 사회에서 제대로 대우받는 아이의 존재를 강조하며 어린이를 바라보는 방식, 육아에 대한 부모의 인식을 바꾼 아동심리학자 프랑수아즈 돌토 박사. 라디오 상담을 통해 아동과 아동기에 관한 시각이 더 자유롭게 변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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