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문장력이다 -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찾아낸 실전 글쓰기 비법 40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지음, 양지영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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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보고서를 잘 쓰고 싶은 직장인, 리포트를 써야 하는 대학생, SNS 글쓰기를 하는 일반인 등 직업, 연령, 목적에 관계없이 문장력 향상을 하고 싶다면 유용하게 읽을 수 있는 책 <결국은 문장력이다>. 작가, 카피라이터, 저널리스트 등 글쓰기 전문가들이 쓴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찾아낸 문장 비법이 총망라된 책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글쟁이들이 저마다 개성이 드러난 글을 쓰지만, 공통된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문장의 길이를 줄이면 읽기 편한 글이 된다는 내용이 반복되었습니다.


쓰는 힘과 전달하는 힘을 테마로 한 책 중 일본에서 1989년 이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가 된 책 100권을 살펴보고, 저자별 노하우 목록을 뽑아냅니다. 반복된 주제를 40위까지 선정해 글쓰기 규칙 7, 문장 필살기 13, 실천 노하우 20으로 구분한 책이 <결국은 문장력이다>입니다. 국내 번역 출간된 책은 한글판 도서명이 기재되어 있는데, 액기스만 모은 이 책이 웬만한 궁금증은 해소시켜줄 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 되기 위한 문장 비법 대망의 1위는 뭘까요? "문장은 간결하게 작성한다."입니다. 많은 작가들이 불필요한 단어를 생략하고 문장을 짧게 쓰고 군더더기를 삭제하는 등 간결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조금이라도 길게 느껴지는 글을 피하는 추세다 보니 내용 전달이 쉽고 글의 리듬감이 좋은 글만 끝까지 읽게 됩니다.


<결국은 문장력이다>도 군더더기 없이 설명합니다. '발생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발생하고 있습니다'로 줄일 수 있는 것처럼 나쁜 예문과 좋은 예문을 비교해 이해하기 쉽습니다. 평소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말버릇이 글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기에 문장력이 좋아질수록 말솜씨도 명확해지는 건 덤입니다.


2위는 형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글의 흐름을 나타내는 패턴인 형식만 습관화해도 전달력이 좋아집니다. 의식의 흐름에만 맡기다 보면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소리가 나오는 글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쉬운 문장은 주제, 이유, 구체적 사례, 제안이라는 4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걸 약간 변형해서 블로그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3위에 오른 레이아웃도 중요하지요. 글자 크기, 자간과 행간 균형, 문자 배열 등 레이아웃에 따라 가독성과 느낌이 달라지니까요. 저는 리뷰 쓸 때 블로그와 타 매체의 특성에 맞게 단락 구분을 다르게 하는 편입니다. 진중하게 보이고 싶을 때는 잦은 행갈이가 오히려 느낌을 방해하더라고요. 그래도 블로그나 SNS는 행갈이 빈도수가 아무래도 높은 편이죠. 책에서도 2~3행을 기준으로 행갈이를 하면 좋다고 조언합니다.


글쓰기 기술 향상과 글을 풍부하게 만드는 노하우 13가지가 이어집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문장 필살기 13에서는 정보와 재료를 모으는 아이디어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메모의 기술과도 연관된 이 노하우는 원 페이지, 원 아이디어 습관화하는데도 도움 됩니다.


<결국은 문장력이다>에서는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집니다. 한번 배워 평생 활용하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20에서는 전문가들도 종종 실패하는 부분을 짚어주며 주의할 점을 세세하게 알려줍니다.


테크닉에만 집중하면 흔한 문장을 쓰게 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도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기술을 다루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블로그 글을 쓸 때는 구어체를 자주 사용하다 보니 문어체가 어색해진 사람이라면 비즈니스 문서나 공식 문서 등에 필요한 글쓰기 노하우도 다루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건져올린 노하우 40가지를 적용한 문장력 트레이닝으로 마무리합니다. 비즈니스 메일, 일반 메일, 프레젠테이션 자료, 블로그 게시글에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비포 & 애프터로 보여줍니다. 알맞게 고친 문장 예문을 바로 확인하지 말고, 잘못된 문장을 먼저 스스로 고쳐보면 배움의 정확도와 속도에서 확연히 차이 납니다. 바른 문법과 어휘, 올바른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기본입니다. 헷갈리는 맞춤법과 알쏭달쏭한 띄어쓰기도 익혀보세요. 한글판에만 수록된 파트입니다.


​​​​​​​사업을 할 때도 벤치마킹이 중요하듯 좋은 글을 쓰려면 훌륭한 문장을 많이 읽는 게 필수입니다. 필사하고 싶을 만큼 어휘력과 문장 리듬감이 좋은 문장을 찾아 반복해 읽고,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독서의 힘은 곧 문장력으로 이어집니다.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 되는 글쓰기 책 <결국은 문장력이다>와 함께 오늘도 즐독하시고, 많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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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다는 착각 - 우리는 왜 게으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가
데번 프라이스 지음, 이현 옮김 / 웨일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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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자 데번 프라이스는 게으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게으름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퍼뜩 이해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게을러서,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다며 깨어 있는 모든 순간을 계획으로 채워 넣으려고 하는데 말입니다. <게으르다는 착각>에서 사회가 만든 신념 체계이자 허상인 게으름이라는 거짓을 마주해보세요.


거절도 잘 못하고 소진과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을 앓고, 만성수면 부족을 견디며 때로는 대여섯 시간 몰입해 미친듯이 달리다가 탈진에 이릅니다. 재충전이 끝나면 그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지 못했다고 죄책감에 빠집니다. 빨리 이메일에 답장해야 하고, 두 시간 동안 많은 일을 해내면 뿌듯해합니다.


그들은 성실한 직원, 열정적인 활동가, 사려 깊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자신도 모르게 있습니다. 머리로는 무리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합니다. 이처럼 게으름이라는 거짓에 빠진 이들이 대부분이고, 자신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얻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자도 그랬습니다. 결국 병으로 건강을 망치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몸을 망가뜨리지 않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사는 데 집중하게 된 겁니다. 저자의 말처럼 한다고 해서 구제 불능 게으름뱅이가 될 거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에너지나 동기가 없을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게으름이란 단어는 도덕적 비판, 비난이 담긴 어조로 사용됩니다. 실제로는 무척 힘들게 버티고 있지만 타인의 눈에는 무능해 보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는 게으름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의지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게으르다는 착각>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게으름의 거짓 상식을 짚어줍니다. 내 가치를 생산성에서 찾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직업으로 정의 내립니다. 타인에게 제공하는 노동을 기준으로 분류하죠. 더불어 내 감정과 한계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나태하고 무능하다면서 더 몰아붙이는 걸로 극복해내려 합니다. 게다가 항상 더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믿습니다. 하루를 이상적으로 근면 성실하게 채우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게으른' 단어는 1540년경 영국에서 등장했고, 청교도인의 미국 이주로 게으름이라는 거짓은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계약 하인, 가난한 노동자, 원주민 등 소외된 이들에게까지 확산됩니다. 착취 당하는 집단은 불평 없이 일하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산업혁명 후 더 심화됩니다. 생산 공장의 근로자들이 계속 바쁘지 않으면 범죄나 알코올 문제가 생긴다는 주장으로 선동하면서 말이죠. 게으름은 공식적으로 개인의 실패이자 퇴치해야 할 사회악이 된 겁니다. 그리고 현대에까지 이 관점은 이어집니다.


게으름을 죄악과 동일시하는 세상에서는 무언가를 그만두는 걸 용납하지도 않습니다. 수많은 책임을 떠맡으면 슈퍼우먼, 슈퍼맨이라는 칭찬을 듣습니다. 혐오하고 두려워하게 된 '게으르다'는 느낌. 이것은 사실 피곤하고 소진되었다는 신호라고 합니다. 형편없이 무력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쳤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우리가 느끼는 피로감과 게으름은 약간의 휴식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인 겁니다. 수년간 과로가 남긴 피해의 회복이 물론 쉽지는 않지만요.


흥미로운 점은 늑장 부리는 것도 게으름의 거짓에 포함된다는 거였습니다. 늑장을 부리는 것은 신경을 너무 많이 쓰고 잘하려는 마음에서 나오는 거라고 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손발이 묶일 때 늑장을 부립니다. 완벽주의, 불안, 주의 분산, 실패의 주기에 갇히기 쉬운 사람들이 쉽게 걸려듭니다. 타인의 눈에는 타당한 이유 없이 늑장 부렸다고 생각되지만, 그들은 자신감과 명료함이 부족해 생산적인 방식으로 꾸준히 하기가 힘들 뿐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게으름을 적으로 보는 것을 멈추면, 놓아버리는 행위를 편하게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자책 대신 실제 가치를 반영하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도 되기에 해야 할 일 목록에서 몇 개를 해치웠는지로 내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멈추자고 조언합니다.


"게으름을 받아들이는 것은 삶의 질에 혁명적인 영향을 준다." - 책 속에서 


인간은 하루에 8시간씩 일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업무 도구들 때문에 귀가 후에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긱 경제 출현으로 부업 압박까지 받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을 하려면 휴식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연구결과 주 40시간 이상 일하면 효율성과 정확성이 점점 떨어지고, 55시간을 넘어서면 차라리 일을 안 하는 게 나을 정도라고 합니다. 솔직히 업무를 하다 보면 하루 평균 3시간 정도만 생산적이라는 건 저도 공감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커피의 힘으로 버틸 뿐이죠.


게으르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방법 중 최근에 읽은 책들의 내용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에서 등장한 음미하는 법의 중요성, <공감병>에서 언급한 정동적 공감의 부작용과도 연결되는 과한 책임감을 떨쳐내는 법, 한겨레21에 연재했던 김소민의 아무몸 시리즈의 주제인 살에 대한 혐오 역시 게으름이라는 거짓과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게으름과 생산성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게으르다는 착각>. 게으름의 정체를 알고 나니 오랫동안 세뇌된 만큼 쉽게 벗어나진 못하더라도 스트레스 덜 받고 죄책감을 덜어내며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찾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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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워줘 도넛문고 1
이담 지음 / 다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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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N번방 사건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얼마나 악질적인 형태로 성행하는지 드러나게 되었지만, 경악스러운 이슈 정도로만 생각하고 피해자의 이야기를 잊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메타버스에서도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성착취에 관한 기사가 나올 정도로 기술 발달에 따른 디지털 범죄는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시대를 통과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도넛문고 시리즈 첫 번째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주제를 다룬 이담 작가의 <나를 지워줘>.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접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디지털 장의사 모리는 불법 촬영물을 지워주는 일을 합니다. 어린 시절 실종된 여동생을 닮은 여자아이의 디지털 흔적을 따라가다 우연히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친동생 같은 생각에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을 없애 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동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디지털 장의사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열여덟 살 미성년자인 모리가 이 일을 하려면 불법을 저질러야 했고, 재유포 누명을 받아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만두게 됩니다.


그러던 차에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로 방송에 나오며 핫한 유명 인사가 된 리온이 도움을 요청합니다. 교묘하게 영상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된 겁니다. 모리네 반 남자아이들만 모인 단톡방에도 딥페이크 영상이 올라온 상황에 이르자, 결국 리온은 자살 기도를 하고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집니다. 도움을 요청받았음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해 죄책감이 든 모리는 가해자를 찾아 나섭니다. 리온의 찐친이라 여긴 재이는 생각과는 달리 싸늘하기만 합니다. 수상하게 여긴 모리는 재이의 SNS를 해킹해 비밀글을 살펴보는데, 그곳에는 리온을 향한 분노가 가득한 글은 물론이고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의 원본으로 사용된 것도 있다는 걸 확인하고 재이를 가해자로 판단합니다.


<나를 지워줘>에서는 피해자 리온이 왜 엄마에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채 숨기고 모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는지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가해자 재이의 서사도 비중 있게 다룹니다. 가정 형편이 어떻고 스트레스가 어떻고 하는 식의 가해자가 스스럼없이 내뱉는 변명이 클리셰처럼 쏟아집니다. 하지만 모리는 단호합니다. 그 어떤 이유도 유포할 권리의 정당성이 되지 못하니까요.


소설에서는 메신저로 불법 영상물을 공유하며 거리낌 없이 즐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굳이 그 상황을 지적하지 않는 방관자의 입장인 이들도 등장합니다. 피해자로서는 죽고 싶다는 말이 그저 한탄하듯 내뱉는 말이 아니라는 걸 절절하게 보여줍니다.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자신의 사진을 봤거나 유포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사로잡힙니다.


<나를 지워줘>는 다양한 복합적인 요소를 덧붙여 가해자였다가 피해자로 전락하기도, 피해자이면서 가해자가 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현실적으로 복잡한 이해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쉬쉬하기 일쑤고, 미성년자 피해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쉽게 공감하다가도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고, 그럴만하다는 이유로 정당성을 부여하며 가해자를 용서하는 제3자의 태도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디지털 장의사가 불법 영상물을 재유포한 사건처럼 잊힐 권리를 요구하는 이들을 오히려 상처 입히는 것처럼 디지털 범죄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인 모리가 과연 이번 일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 결말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디지털 성범죄는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모리도 주변 사람이 피해자가 되자 당황스럽고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내 딸이, 내 조카가, 내 여동생이 피해자가 된다면 흥미로운 뉴스 보듯 할 수 있을까요. 소설보다 더 잔인한 현실을 살아가는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청소년들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성범죄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나를 지워줘>.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어야 할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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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병 - 공감 중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나가이 요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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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함의 대명사 ‘공감’.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연대를 만들어주는 공감은 아름다운 개념입니다. 하지만 냉혹한 이면이 도사리고 있다는데?!


NPO 법인 억셉트 인터내셔널 대표이자 유엔 인간 주거 계획 CVE센터의 멘토, 포브스 30세 이하 유망주 30인에 선정된 나가이 요스케 저자는 소말리아 등 분쟁지에서 테러와 분쟁 해결을 돕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공감의 부작용을 비일비재 겪는다고 합니다. <공감병>은 공감을 나쁘게 매도하지 않습니다. 올바르게 이용하면 더 나은 차원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지만, 공감 중독 및 과잉의 문제는 오히려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낳기에 이 문제를 짚어주고 있습니다.


도박으로 전 재산을 날린 남루한 차림의 60대 남성 노숙자와 내전으로 가족을 잃은 누더기 차림의 10세 여아가 있습니다. 두 사람 중 당신은 어느 쪽에 공감하는지요. 둘 다 똑같은 인간으로서 같은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에겐 자업자득이라며 공감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나가이 요스케 저자는 테러리스트 갱생 지원 및 테러조직과의 교섭을 하며 이와 비슷한 상황을 접했습니다. 고향 마을 친구들과 강제적으로 조직에 가입했다 갱생 시설에 들어온 청년과 돈이 없는 백수여서 스스로 조직에 가입했다가 갱생 시설에 들어온 청년에게 대하는 사람들의 공감력은 다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공감할까요. 자신과 공통항을 갖고 있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대상, 혹은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대상에 좀 더 쉽게 공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공감하는 만큼 그 대상에게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개개인이 가진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때 공감은 특정인에게만 해당하는 지향성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공감은 내 편의 사람에게 작동하는 거죠. 명백히 공감이 필요한 경우에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


"바야흐로 공감은 차별주의자다." - 책 속에서


공감의 메커니즘은 타자의 배경과 상황을 파악해 심리 상태를 추론하여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과 무의식에서 일시적, 충동적, 감성적으로 공유하고 동기화하는 정동적 공감으로 구분됩니다. 이 둘은 단독 또는 함께 작용합니다.


개인의 공감이 타자의 의도대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문구나 과장된 주장으로 공감 포인트를 짚어주는 마케팅에 쓰이는 건 애교 수준입니다. 분쟁, 학살처럼 심각한 폭력이 벌어지는 곳에서도 교묘하게 사용됩니다. 민족, 이념 등 대립을 이유로 특정 집단 구성원을 대량 학살하여 절멸시키려는 제노사이드처럼 말입니다.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뿐만 아니라 르완다에서는 루치족은 바퀴벌레니 죽여라고 라디오 방송으로 선동해 후투족을 집결한 사례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더 많은 공감을 얻기 위한 경쟁 때문에 공감의 획득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가고 있는 공감 과잉의 사회. 간단히 선동당하는 사람들과 해결되지 못한 채 나빠진 상황만 남는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이렇듯 공감은 지나치면 중독 문제를 일으킵니다.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며 자기 승인 욕구의 과도한 비대화는 타자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어가고, 과도한 공감에 의한 폭주로 공감 피로, 공감 탈진 문제를 낳습니다. 내집단이 외집단에 대한 증오, 혐오를 표출하며 공감이 분노와 증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공감이 사회와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열쇠이지만, 분쟁 및 대립 같은 것을 불러오는 원인도 된다는 걸 보여주는 <공감병>. 투항해온 사람의 사면 및 사회 복귀를 위한 갱생 지원을 하는 저자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마주하며 살고 있습니다. NPO, NGO 활동을 지원하는 이들 역시 편견이 많다고 합니다. 동남아 지역을 선호하고 어린아이, 여성, 난민 지원 업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테러리스트의 자발적 투항 독려 및 갱생 업무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기 어려운 사람에겐 공감을 대신할 게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권리와 이성을 장착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KuToo 운동을 전개하며 BBC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인의 여성’에 선정된 배우 이사카와 유미와의 특별대담과 공감하지 않을 자유 및 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일본의 지성 우치다 다쓰루와의 특별대담도 실려 있습니다. 뜨겁게 흥분하기보다는 흑백 논리를 경계하며 타자를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에 대해 짚어줍니다. 공감의 장점을 잘 사용하면서 동시에 이성도 작동시켜 고삐를 잡는다면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가능성이 생길 거라는 나가이 요스케 저자의 <공감병>. 공감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슨 일이든 균형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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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계미래보고서 2023 : 휴머노이드가 온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 빅테크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데이비드 핸슨 지음 / 더블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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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MP) 한국 지부 (사) 유엔 미래포럼 대표 박영숙 저자를 포함해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 제롬 글렌, 미국 로봇 공학자 데이비드 핸슨이 함께한 AI 빅테크 대전망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 산업 주류로 부상한 AI 빅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봅니다.


얼마 전 JTBC 과학 프로그램 '국과대표'를 보다가 소름 끼치게 놀랐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그레이스가 등장해 실감 나는 표정을 선보였는데요.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시점을 마주하니 AI 기술 발전 속도에 감탄사만 나옵니다. 몇 년 전의 로봇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나와 상관없는 기술로 여겨졌었다면 이제는 정말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 소피아는 보여주기식 로봇에서 그치지 않고 수십억 명의 상상력과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17개국 정상들과의 1:1 미팅, 40억 회 이상 소셜 미디어 노출, 세계 최초 시민권 부여받은 AI 로봇 등으로 유명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2042년 토큰화한 가상세계 소피아버스에서는 모두가 소피아의 진화를 관리하고 특이점의 시대를 준비하는 도구로 발전할 거라니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국과대표 방송에 출연했던 그레이스는 소피아의 여동생 캐릭터입니다. 코로나 우울증 및 자폐증 치료 프로그램을 탑재한 간호의료로봇입니다. 치매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죠. 노인 케어와 의료 시스템에 주요 역할을 하는 그레이스는 의료용 소셜 로봇 시장의 성장을 예고합니다. 게다가 거의 모든 언어를 탑재해 언어 교사 역할도 가능한 그레이스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AI와 자동화 비율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깊어집니다. 씨앗을 심는 농부 로봇이나 씨앗을 떨어뜨리는 작은 드론, 아인슈타인 교수 로봇, 학습을 돕는 리틀 소피아, 지상과 공중 이동이 동시 가능한 제트 구동 로봇 개발 등으로 여러 전통 직업이 사라지는 대신 자동화가 창출하는 새로운 일자리는 생길 테지만, 기술 격차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 및 숙련도 향상 등이 관건입니다. 이런 발달과 함께 뒤따르는 건 사이버 공간과 모든 종류의 로봇공학 분야로 범죄가 이동한다는 겁니다. 나노로봇으로 불법, 위조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고 다양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쌍둥이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의 시대입니다. 산업,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NFT, 암호화폐 등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이제 익숙한 게임 개념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가 되었습니다. 콜린스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2021년 가장 핫한 단어는 NFT입니다. 예술, 금융, 갤러리, 경매장,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전통 투자 세계를 뒤흔드는 블록체인은 NFT 투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산업의 주류로 부상하는 증강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기술적으로 활성화한 인간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초자연적 수준에서 행동한다는 개념인 증강인간은 장애인을 돕고 병자를 치유하는 것을 넘어 정상적인 인간을 개선한다는 아이디어를 현실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와닿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인공지능, 로봇 등과 만날 때 더욱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 소비자 가전 등에 활용되는 AloT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요즘 전기저상버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기존 버스와 나란히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배기가스 뿜지 않는 전기버스의 깔끔함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배기가스 없고 소음 거의 없이 시속 약 320km로 다닐 수 있는 전기 에어택시를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2025년부터 운영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탄소 중립 목표를 지원하면서 효율적이고 편안한 운송을 위한 기술이 실생활에 다가오는 그날이 기대됩니다.


점점 사실적 표정을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늘어나고 있고, 에스토니아는 AI 기반 판사가 이미 소규모 소송을 해결하는 등 우리 삶 가까이에 다가온 로봇. 대부분 이제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중인 AI 테크 트렌드를 살펴보며 AI와의 공존을 고민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책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 매일 진화하는 기술의 잠재력은 상상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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