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사용설명서 - 그림으로 보는 주택의 구조와 작동 원리
찰리 윙 지음, 김일선 옮김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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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주택 내부가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지 알고 있을 때 그 효용이 꽤 크다는 걸 <내 집 사용설명서>를 읽으며 깨닫게 됩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다 보니 폭염으로 냉방비 높은 고지서를 받는 달이 더 늘어나고 난방비 폭탄 때문에 실내 온도 설정을 어디까지 낮춰야 하나 고민 중인 요즘. 내 집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에너지 절감 방법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어요.​


MIT 공대 출신의 찰리 윙 저자는 미국 최초 오너빌더(건축주가 소정의 자격을 얻어 자신의 집을 직접 시공하는 방식) 스쿨을 창립했고, 건축과 설비에 관한 실용서를 수십 권 집필한 집짓기와 리모델링, 주택 유지 보수 분야 전문가입니다. 2007년 첫 출간한 <내 집 사용설명서>는 주택 유지 보수 도서 분야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받은 책입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세 번째 개정증보판으로 스마트홈과 태양열 주택에 대한 정보까지 담고 있습니다.


큼지막한 판형에 시원시원한 그림으로 설명하는 책이어서 한눈에 보기 쉽습니다. 각종 설비의 공학적 원리를 투시 일러스트로 보여줍니다. <내 집 사용설명서>에서는 배관, 전기, 냉난방 설비, 가전제품, 창호 등 주택의 거의 모든 구성 요소와 목조 주택까지 작동 원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집은 한 번씩 배관이 터져 곤란한 상황이 생기죠. 여기 막으면 저기 터지고 말썽이 한 번 시작되면 조마조마합니다. 수도관과 보일러관이 번갈아 애먹일 때도 있고요. 새 아파트에 들어갔는데 위층에서 배관 터져 헌 집으로 되어 버리는 사태도 심심찮게 주변에서 만나게 됩니다. 살다 보니 이처럼 한 번씩 큰돈 들이는 공사 사태를 접하고서야 내 발밑과 머리 위를 지나는 수많은 관들을 느끼게 됩니다.





난방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기 위해 난방 온도는 몇 도로 해야 하는지, 열 손실을 막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자연냉방이 힘든 도시 생활에서 냉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세먼지로 환기가 힘든 날이 많은 오늘날 실내 공기 정화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그 외 각종 가전제품들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며 내 집을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됩니다.


크고 작은 고장이 났을 때 스스로 고치거나 수리업체에 문제점을 설명할 때, 새 집을 짓거나 리모델링 할 때 유용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우리나라 건물은 유지 보수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지어지지 않으니, 원리를 이해한다고 해서 뚝딱 내 손으로 고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직접 원인을 파악해 문제점을 이해하고 있으면 올바른 수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니 내 집의 작동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후 위기로 계절의 변화가 심상치 않은 만큼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원을 절감하는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게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내 집 사용 설명서>로 똑똑하게 집 공부하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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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무라카미 리코 지음, 문성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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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빅토리아 시대의 바로 그 주인공, 빅토리아 여왕.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가 그 시대에 활약했고 버지니아 울프도 시대의 영향을 받았지요. 하지만 정작 빅토리아 여왕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영국에서조차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검은 상복을 입고 엄숙한 얼굴을 한 과부 이미지로만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영화 <영 빅토리아>와 드라마 <빅토리아>를 통해 젊은 빅토리아의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빅토리아 여왕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이 더 풍부해졌습니다.


무려 40년을 검은 상복을 입고 지낸 빅토리아 여왕.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AK 트리비아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나온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에서 초상화, 사진, 일기, 편지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여왕의 공적, 사적 생활의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할아버지는 조지 3세입니다. 아버지 켄트 공은 조지 3세의 4남이었는데, 백부들 중 적자가 없었기에 결국 왕위 계승권이 빅토리아에게까지 왔습니다. 10세 때 이미 여왕이 될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켄싱턴 궁전에서 지내던 어린 시절부터 19세기 도덕적인 숙녀의 소양을 익혀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귀족 여성의 일과뿐만 아니라 왕위 계승자를 위한 수업까지 하루 일과가 1시간 단위로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일기 쓰는 걸 좋아하는 빅토리아입니다. 그날그날의 감정이 담긴 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일기와 편지 쓰기는 평생 동안 했던 일이었기에 훗날 이렇게 후세에도 볼 수 있는 기록 자료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림 그리는 것도 무척 좋아했습니다. 자화상과 남편을 그린 그림을 보면 감정이 담긴 눈빛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 보입니다.


여왕의 남편을 목표로 한 신랑 후보들의 물밑 작업은 일찍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왕으로 즉위하기 전에 후보들을 만나며 빅토리아는 단 한 명에게 마음을 주게 됩니다. 독일에서 온 동갑내기 앨버트입니다. 앨버트도 여왕의 신랑 후보가 될 거라는 걸 어렸을 때부터 인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귀족들의 운명이란!) 다행히 빅토리아와 앨버트의 사랑은 쌍방향이었습니다. 18세에 즉위식을 하고 그로부터 3년 후 둘은 결혼에 이릅니다.





군주가 당당하게 정치에 참견하고 권력을 휘두르던 시대는 과거가 되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는 정당 체제가 정립되어간 시기입니다. 훗날 보수당과 자유당의 전신이 양립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과 다를 바 없이 그때도 정당 간의 대립은 치열했고, 유럽 정세가 혼란스러울 때면 빅토리아 여왕에게도 정치적인 위기가 찾아옵니다. 당사자가 아닌 주변 인물들 때문에 화가 미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걸핏하면 남편 앨버트를 걸고 넘어가니 남편 사랑이 대단한 빅토리아가 꽤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앨버트는 온갖 개혁 사업에 참여하며 일명 일 중독자였습니다. 만성 컨디션 불량 상태였지요. 부친과 형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는 높은 도덕 기준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빅토리안이라는 말에는 고귀함, 고덕적, 위선적 등 성에 엄격한 이미지가 따라붙는데 빅토리아 여왕보다 오히려 앨버트의 이미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왕세자 버티가 분란을 일으킨 겁니다. 아들의 일에 신경 쓰던 앨버트는 안 그래도 안 좋던 몸이 더 악화되었고 결국 일찍 세상을 떠납니다.


남편의 사망 후 세상일에 물러난 상태처럼 지내자 군수로서의 의무를 잊었다는 비판이 일기도 합니다. 총리 디즈레일리는 빅토리아의 내재된 애국심과 제국주의적인 성질을 끌어내 개화시키려는 듯한 시책을 바치며 은둔해 있던 여왕을 대영제국의 상징으로 끌어올리는 길을 만들어냅니다.


빅토리아의 일기는 1901년 1월 13일로 끝납니다. "어젯밤까지는 그저 그랬지만, 눈이 떠져버리고 말았다. 일찍 일어나 우유를 약간 마셨다. 렌헨이 왔고, 신문을 좀 읽었다."로 시작하는 일상을 기술한 일기였습니다. 18일 빅토리아의 아이들이 불려왔고, 22일 81세의 나이로 영면했습니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검은 상복을 입고 지낸 빅토리아 여왕.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귀족 문화>에서는 로맨틱한 개인적 욕망을 추구했고 19세기의 여성다운 역할을 기꺼이 남편에게는 연기하고 싶어 했던 빅토리아의 모습, 호전적인 제국 의식은 강했던 반면 계급과 인종에 관한 관용은 경이로울 정도였던 한 인간의 다채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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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뇌 - 인간이 음악과 함께 진화해온 방식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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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로 <정리하는 뇌>, <석세스 에이징>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대니얼 레비틴. 학계에 뒤늦게 들어가기 전에 스티비 원더, 블루 오이스터 컬트 등의 음반을 제작하고 세션 연주자, 음향 엔지니어로 일하는 등 음악계에도 깊숙이 관여할 만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번에는 문명의 사운드트랙에 관한 책을 내놓았습니다. <노래하는 뇌>에서 음악이 인간의 삶에서 맡아온 역할, 음악과 인간이 함께 진화해온 방식을 들려줍니다.


음악을 잡음처럼 취급하는 이도 있겠지만 호불호와는 별개로 음악이 알게 모르게 인간에게 큰 도움을 준다는 건 분명합니다. 우리 삶 속에서 음악을 이용하는 방식을 보면 말이죠. 대니얼 레비틴은 우정, 기쁨, 위로, 지식, 종교, 사랑이라는 여섯 가지 방식으로 인류라는 종으로서의 정체성을 빚어낸 음악을 들려줍니다.


그런데 왜 음악하는 뇌가 아니라 노래하는 뇌라고 명명했을까요. 순수한 리듬 형태의 표현도 포함해서 포괄적인 의미에서 모든 형태의 음악을 상징하는 약자처럼 '노래'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멜로디가 있든 없든, 가사가 있든 없든 모든 음악이 포함됩니다.


언어 이전에는 뇌가 언어를 배우고 말하고 표상하는 능력이 온전히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뇌 메커니즘의 진화는 언어와 예술을 발달할 수 있게 만듭니다. 시, 음악, 춤, 그림 등 예술을 하는 뇌로 발달합니다. 지구상의 다른 종과 구분해 주는 게 바로 예술입니다. 우리의 예술적 표현의 욕망은 동굴벽화에도 드러납니다. 가사에 멜로디, 화음, 리듬이 한데 어우러지면 언어는 전달할 수 없는 미묘한 의미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규모가 큰 집단을 처음 이루었을 때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긴장이 따라올 수밖에 없었을 텐데 인간은 어떻게 그런 긴장을 해소하고 거대한 사회와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요. 노래 부르기의 생리학은 그냥 말을 하는 경우와는 다르기 때문에 집단이 더 오랜 시간 동안 큰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일치단결된 소리로 노래함으로써 자신들이 각기 따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신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신뢰와 유대감을 확립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화학물질이 분비되기도 합니다.


공자는 "음악은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인간은 천성적으로 이런 즐거움 없이 살 수 없다."고 했고, 니체는 "나의 우울한 마음은 완벽이라는 심연의 은신처에서 쉬고 싶어 한다. 그게 바로 내게 음악이 필요한 이유다."라고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뇌과학적으로 음악이 우리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들려줍니다. 


본질적으로 우리에게 기쁨의 노래가 존재하는 이유는 돌아다니고 춤추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 진화의 역사에서 적응에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쁨의 노래는 수천 년에 걸친 진화의 시간 동안 그 중요성이 계속 유지되었고 우리에게 기분이 좋아지는 뇌 화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분, 행복한 느낌, 긍정적 감정을 찬양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 상태를 타인과 더 잘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사회와 응집력 있는 집단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 되었습니다.





수술실에서도 음악을 듣고 마트에서도 치과에서도... 우리는 어디에서든 음악을 듣습니다. 이 모든 행동의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위로를 얻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자장가는 전형적인 위로의 노래라고 합니다. 자장가를 부르면서 생기는 느리고 안정적인 리듬이 호흡과 심장 박동을 안정시켜주고, 맥박을 느리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켜줍니다.


슬플 때는 많은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습니다. 왜 그럴까요. 슬픈 사람은 행복한 음악을 들어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말입니다. 흥미롭게도 마음을 진정시키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슬플 때 분비됩니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에는 프로락틴이 분비되지 않는데 슬픔의 눈물에서는 분비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슬픈 음악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운율에 맞춰 숫자를 세는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기억 훈련에 도움 되는 동요를 많이 불렀을 겁니다. 문화권마다 저마다 문화적 지식, 역사, 일상생활의 절차를 기록하는 지식의 노래가 있습니다. 무언가에 음악을 입히면 기억에 잘 남습니다. 이 책에서는 가사의 기억을 돕는 일에 리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들여다봅니다.


사람들이 한데 모여 축하하기를 원하는 자리에는 거의 항상 음악이 함께 합니다. 시간과 장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의례)의 노래는 그 활동을 신성하게 만드는 목적을 띱니다. 특히 가스펠 음악은 공동체와 개인을 모두 축복하며 연대의식과 역사의식을 강화합니다.


우정, 위로, 의례, 지식, 기쁨보다 더 큰 사랑. 낭만적인 사랑은 보통 맹목적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낸 것도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랑의 노래는 어디서 왔는지 진화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왜 사랑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살펴봅니다.


음악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음악을 잘 활용했던 초기 인류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 데 가장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음악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거라는 <노래하는 뇌>. 영어권 노래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어 팝송에 문외한이라면 낯설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음악과 춤, 이야기, 영성을 사랑했던 선조들의 후손입니다. 인류 진화와 문명 발달이라는 거대한 이야기는 제쳐두고서라도 저마다 다른 음악적 취향으로 자신의 삶에 음악이 작동해온 방식을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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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패턴 - 60년 투자경험과 데이터로 돈의 흐름을 밝혀낸 가치투자법 부자의 나침반 1
짐 쿨렌 지음, 최윤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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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불이익 당해 온 일반 투자자를 위한 책 <돈의 패턴>. 60년 투자경험과 수많은 데이터에서 시장의 패턴을 읽으며 200억 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짐 쿨렌의 가치투자 기법을 담은 책입니다.


가치투자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의 철학을 이어받은 짐 쿨렌은 데이터로 돈의 패턴을 읽는 법을 알려줍니다.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투자자들이 잘 대처하도록 돕습니다. 가치투자는 한국시장에서 어렵다는 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투자자,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투자자, 방향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추천합니다.


짐 쿨렌은 <돈의 패턴>에서 시장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7가지 패턴을 소개합니다. 먼저 지난 100년간 주식시장의 역사를 훑어봅니다. 주식시장이 얼마나 유동적이고 예측불가능한 것인지 투자자 스스로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1960년대 진격의 투자 시대에 월스트리트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대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현재까지 광풍이 불다가 나락에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오르락내리락 난리도 아니더라고요. 그럼에도 원칙이 수반된 장기투자는 투자자가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돈의 패턴>은 가치투자 5년의 법칙을 이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3가지 원칙인 주가수익률, 주가순자산율, 배당수익을 알아보며 가치주와 성장주의 비교를 통해 장기적인 가치투자 접근법의 기초를 배울 수 있습니다. 


대체로 투자자의 가장 큰 실수는 너도나도 시장에 몰려들어 주식 가격이 비쌀 때 매수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저렴한 주식을 매수하고 과도한 지불을 피하기 위한 가치주를 찾는 3가지 기준으로 성장동력, 공포, 탐욕이 아닌 해당 기업의 기초 체력과 수익에 좌우되는 5년 이상의 장기 투자에 대해 알려줍니다.


기록만큼 정확한 것 없습니다. 실제 기간별로 3가지 원칙과 5년 단위 실적을 도표화한 목록으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칙을 갖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투자자에게 우위를 제공한다는 것을요. 솔직히 끝까지 버티기 힘든 현실 때문에 장기 가치투자의 효과를 맛본 이들이 적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수십 년간 마켓 타이밍(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해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행위)의 유혹을 이겨야만 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짐 쿨렌은 장기적인 성과를 방해는 침묵의 살인자로 통하는 마켓 타이밍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우주처럼 방대한 주식들 중에서 어떤 주식을 선택해야 할까요. 3가지 투자원칙에 근거해 다양한 기업 사례에 적용해 보면서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언제 매수하는지 보다 더 까다로운 건 언제 팔아야 할지입니다. 저자는 비싼 주식은 팔고, 매력적인 가격의 새로운 주식을 산다고 합니다. 어떤 수치를 보일 때 그런 결정을 하는지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실전에서 가치투자 5년의 법칙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볼 차례입니다. 투자자들이 시기별로 서로 다른 주식에 노출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고배당 가치주, 소형 가치주, 신흥시장 고배당 가치주 등을 구분해서 전략을 소개합니다. 투자 전략 범위 내에서 가치투자 원칙을 적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락장이든 상승장이든 시장 작동원리를 이해하면 방법은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투자 실수는 약세장과 경기 침체 속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약세장과 경기 침체, 투기 거품, 금리 급등 등 투자자들이 대처해야 하는 몇 가지 상황을 다뤄보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정에 빠지지 않고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금융자산의 연간 성과를 보면 연 단위로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치주는 전반적으로 해마다 최고나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진 않으며 견고한 실적을 나타낸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해의 최고에만 증권업계와 언론이 집중하기에 가치주가 거론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주린이는 물론이고 주식을 하는 자녀에게도 복리의 힘을 꼭 알려주세요. 짐 쿨렌은 소액으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투자금을 늘려가며 장기 투자 원칙을 고수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14세에 1,000달러로 투자를 시작한 청소년 사례부터 알뜰히 돈을 모은 20대 청년, 어느 정도 재산이 있는 40대 부부의 사례까지 있습니다. 부록에서는 가치투자 3가지 원칙을 S&P500 종목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도 알려줍니다.


투자 철학에서부터 좋은 주식을 선택하는 실용적인 방법, 함정에 빠지지 않는 법 등은 물론이고 지금은 투자하기 적절한 시기가 아닌 것 같다며 세계 경제 상황을 변명으로 머뭇거리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등장하는 <돈의 패턴>. 초보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교과서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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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Z (Z세대) -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로버타 카츠 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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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없는 세상을 전혀 모르는 최초의 세대 Z세대. 1995년 전후부터 2010년 전후 태어난 이들을 일컫습니다. 현재 10대 청소년부터 20대 중후반까지인 Z세대가 자녀로 있는 가정은 물론이고 이들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학교, 직장 등에서 '요즘 애들'을 이해하려면 읽어야 할 책이 나왔습니다. 대학교에서 Z세대를 직접 가르치는 인류학자, 언어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들이 협업해 탄생한 <GEN Z: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Z세대 특유의 존재 방식, 가치, 세계관을 다룹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 구분 없이 넘나드는 Z세대. 아날로그의 향수를 가진 윗세대와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예 다르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18~25세까지의 포스트 밀레니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하고, Z세대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7천만 개 어휘를 수집해 'i세대 말뭉치'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Z세대 특유의 세계관을 도출합니다.


Z세대는 아주 선명한 자기 정체성을 가졌고, 온라인 기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으며,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평등과 협업을 바탕으로 공정을 지향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철저히 디지털 기술의 영향 아래에서 행동됩니다. 일하고 관계 맺고 사회운동을 벌이는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Z세대의 인터넷 규범은 윗세대와 다르다고 합니다. 해시태그를 잔뜩 붙이지도 않고, 그들만의 인터넷 에티켓이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인식하는 방식이 바로 윗세대인 M세대와도 미묘하게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구두점, 대문자, 숫자 사용에 따라 의미까지 달라지기 일쑤입니다. 메시지의 뉘앙스에 세대차이가 생겨버린 겁니다. 마침표를 찍으면 화가 났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합니다. Okay 문자를 보낼 때 k.라고 하면 '큰일났다'(자동 대문자를 굳이 소문자로 바꾸고 마침표까지 찍힌 상태)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kk는 긍정적이고 유쾌한 사인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 의아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우리 아이와의 카톡 창을 쭉 살펴보니 책에서 말한 대로 진짜 그렇더라고요. 저는 여러 문장을 이어서 쓸 때 (이미 여기서 기성세대) 한 문장이 끝날 땐 구분하기 쉬우라고 마침표를 습관적으로 찍는데, 울 아이는 마침표 따위 1도 없군요. 마침표를 찍으면 왜 부정적인 느낌이 드냐고 물어보니 "점 하나로 단단해져"라고 말해서 빵 터졌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정체성 형성 방식이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내적 안정감을 주는 자아 발견 과정에서 스스로 탐색해가는 진정성 있는 정체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젠더에 대한 것조차 이분법이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세분화합니다. 이를 두고 미립자 정체성이라고 합니다. 어느 세대보다 정밀하게 정체성 표지를 찾는 Z세대입니다. 구체적으로 정의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동호회를 결성하며 공통의 문화를 온라인에서 형성하기도 합니다. Z세대는 젠더와 섹슈얼리티, 인종과 민족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라벨을 붙이며 유연하게 표현할 줄 안다는 걸 기성세대는 이해해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 단절감은 배경을 이해 못해서 발생한다. 대명사를 쓰는 목적이 무엇인지, 젠더 정체성과 인종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해 못하는 어른들이 많다." (중략) 성장기에 젠더, 인종, 정체성 따위에 관한 논의를 접하지 못한 어른들에게 자기 또래집단이 먼저 손을 내밀어 요즘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책 속에서





생생하고 거침없으며 통찰력이 넘치는 Z세대는 자신의 정체성을 진정성 있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정체성 큐레이션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사진을 선별해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는 행위에 정성을 쏟습니다. 이 책에서는 포스트 밀레니얼이 온라인 정체성을 큐레이션 하는 방식을 소셜미디어 매체별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앱과는 차이 있지만 Z세대가 SNS를 대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Z세대는 핀스타(소수의 친한 친구들에게만 공유하는 부계정)에서 가장 진실되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고 느낍니다.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온라인에서만도 다양해서 참 복잡하게 산다는 느낌을 받으시나요. 하지만 Z세대는 이를 비교적 쉽게 해냅니다. 평생 일상적으로 수행해왔기 때문입니다. 약점을 드러내는 것은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찬사 받는 행동으로 여깁니다. 진정성 지키기는 개개인이 감당해야 할 과제입니다. 베끼거나 훔치는 건 용서 불가입니다. 누군가 진실하지 못하고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신속하게 반응하는 캔슬 컬처 또는 저격 문화도 있습니다.​


진정한 정체성을 탐색하는 과정에는 디지털 기술이 엮여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자신과 똑같이 사고하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핏줄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바탕으로 결속합니다. 그러면서도 한 집단에 모든 정체성을 투사하거나 평생 한 집단에 매이려 하지 않습니다.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유동적입니다. 저자는 이를 조립식 소속감이라 명명합니다. 그리고 요즘의 플랫폼들은 이를 자유롭게 형성할 수 있도록 사이트 구조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불평등, 인종차별, 기후 위기 문제, 불의 등 현재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과거 제도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미 실망했습니다. 제힘으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제도를 불신하고, 자기 의존을 중시하고, 협업에 친근하고, 온라인 관리자의 존재에 익숙한 포스트 밀레니얼의 사고방식. 그러다 보니 세대 간 오해 또는 단절감은 Z세대에 이르러 더 커졌습니다.


Z세대는 점진적으로 상황을 개선해나가기를 희망하기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바랍니다. 여기서 연대의 힘이 등장합니다. 정신과 정서 문제에 대처할 때도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로 지지하는 밈의 도움을 받습니다. <GEN Z: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에서는 Z세대가 세상의 문제들, 역설, 모순과 어떻게 씨름하고 있는지를 파헤칩니다.​


네 명의 학자들이 연구한 Z세대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스로의 의지로 타인을 돌보고, 정체성 공동체에 공을 들이고, 타인을 포용하려 노력하고, 진정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협업을 즐기는 것을 넘어 사교적이기도 하고, 합의된 권위를 지향하며, 유연한 조립식 구조를 선호하고, 환멸을 느끼는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에 집중하고, 밈을 통해 웃으면서 끈끈해지면서 인류를 위해 투쟁하는 Z세대입니다.


세대 간 갈등 대신 이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기성세대와 Z세대 간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걸 짚어주는 <GEN Z: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Z세대의 삶이 디지털 기술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 어떻게 끊임없이 적응해나가고 반응하는지를 생생한 인터뷰와 연구 자료를 통해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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