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메타버스를 타야 학교로 가나요? - 조금은 느린 자폐성 발달장애 우리 아이. 온라인 블록 세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성장 스토리
Reborn Kim 지음 / 좋은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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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를 접하게 된 자폐성 발달장애 아이의 성장 과정이 담긴 자전적 소설 <몇 번 메타버스를 타야 학교로 가나요?>. 몇 년 전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접했을 땐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한 건가 싶었는데, 우리 아이 어린 시절 열심히 한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도 메타버스에 포함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아리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겨우(?!) 이런 게임이 메타버스라고? 하면서 말이죠.


가상의 세계에서 내가 조종하는 아바타와 캐릭터가 나를 대신하여 행동하는 메타버스 세상. 이미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을 알게 모르게 접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게임 형식으로 익숙하다 보니 부모라면 아이들의 게임 중독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성장의 기회로 발견한 부모가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Reborn Kim은 이란성 쌍둥이의 아빠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신세를 지며 심장 덜컥거리게 했지만 잘 견뎌냈습니다. 하지만 첫째 아이 도늬의 발달 상태가 심상찮습니다. 남자아이라 느리게 크는 경우도 있다며 주변에선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만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눈에 띄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결국 아이의 이상행동은 점점 심해지면서 검사를 받게 되었고 자폐성 발달장애로 진단을 받게 됩니다. 도늬의 느림을 이유로, 서로의 맞벌이 바쁨을 이유로, 쌍둥이 육아에 대한 아슬아슬한 감정도 누적됩니다.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부모의 마음 오죽하겠어요. 부부싸움도 하게 되고 술을 마시며 푸념하기 일쑤인 생활에 빠져버립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계속 죽는소리 한다며 따끔한 일침을 하는 선배 덕분에 다행히 정신이 번쩍하고 들게 됩니다. 도늬의 성장을 지켜보며 응원을 약속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이렇게 힘이 되었습니다.


자폐 진단을 받은 아이의 아빠들을 위한 모임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을 잘 못한다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결국 거리도 멀고 비용도 부담되는 사설 기관을 다녀야 하는 고통을 토로하는 아빠처럼 아이의 성장에 고민 많은 아빠들이 가득했습니다. 느리게 자라는 아이처럼 천천히 아빠가 되는 성장통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발달장애 진단 이전과 진단 이후로 확연히 구분해서 생활하게 된 도늬. 치료 수업과 어린이집 생활 비율을 조정하며 치료와 다른 친구들과의 생활을 병행합니다. 유치원에서의 착석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집 환경도 유치원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런 부모의 관찰과 반복적인 교감을 통해 도늬는 조금씩 개선되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카가 하는 로블록스로 세상과 연결한다는 메타버스 게임을 접하게 된 도늬 아빠. 동생 여늬의 관심으로 그렇게 쌍둥이들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로블록스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나씩 알아나가다 보니 실패해도 다시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세상이라는 매력을 발견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실패에 주저하고 눈치를 더 많이 보는 도늬에게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처음엔 도늬가 잘 못하는 것에만 집중해 고쳐야 하는 모습만 수십 가지 메모하기 일쑤였던 생활. 하지만 아이는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그 당시의 걱정이 지금은 중대하지 않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소소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예의주시하는 하루하루이지만 그렇게 가족은 다 함께 성장해오고 있었습니다.


"로블록스는 실수해도 괜찮아. 점프 뛰고 떨어져도 안 다치고, 잘못하면 다시 하면 되거든. 놀이기구도 난 무서워서 잘 못 타는데 여기서는 여러 번 타도 괜찮아." - 책 속에서


그리고 로블록스는 도늬에게 스스로 게임을 하고, 즐기고, 만들어 가는 세계가 있다는 믿음을 줬습니다. 도늬는 피자 만들기 게임을 하면서 피자 주문받기부터 만들기, 배달까지 능수능란하게 해냅니다. 아주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시간 압박 없는 부담 없는 환경이 아이를 편하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피자 배달부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가족여행 후 놀이동산을 만들기까지 하는 도늬입니다.


발달장애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 메타버스 세상을 이야기한 <몇 번 메타버스를 타야 학교로 가나요?>. 덕분에 도늬는 일반학급으로 초등학교를 다니고, 코로나19로 온라인 학습을 할 때도 소통하는 방법을 능숙하게 익힙니다. 도늬에게 훌륭한 학교가 되어준 메타버스 세상. 더 자신감 있게 세상과 소통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된 도늬의 성장 스토리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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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 비문을 쓰고도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글쓰기 법칙
이연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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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검색 시대에 오히려 정보를 풀어내는 능력이 낮아지다 보니 문해력이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아이들을 대면하는 선생님들은 더 실감할 듯합니다. 비문투성이 SNS 대화에 익숙해진 탓에 정돈된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MZ 세대를 위한 글쓰기 책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다가옵니다.


2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된 SBS <스브스뉴스> 인터뷰 영상의 주인공 이연정 저자의 책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문법에 맞는 글, 오류 없는 글을 쓰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합니다.


내 문장이 비문인 줄 모른 채 습관처럼 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연정 교수는 문법에 맞는 글을 쓰려면 주어와 서술어는 반드시 일치시키고, 말의 규칙에 맞는 문장을 쓰고, 높임말을 제대로 구사하고, 적절한 조사를 선택하는 등 8가지 기본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누락된 문장성분은 없는지, 반복되는 유사 표현은 없는지, 어휘의 원래 의미를 점검하는 등 6가지 기본 원칙으로 문장의 격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말투가 글에 반영되기에 의심하지 않고 습관처럼 쓴다면 비문인 줄도 모르고 계속 쓰게 됩니다. 글쓴이의 의도대로 문장을 잘 전달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하는 상황을 마주할 때면 특히 그렇습니다. 카카오톡을 주고받을 때 재차 물어보고 확인해야만 이해하게 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면 지칩니다.


자신이 쓴 글을 어떻게 점검해야 실수를 피할 수 있는지 대학 강의 10년 차 이연정 교수가 학생들이 쓴 다양한 문장으로 설명합니다. 나름 신경 쓴다고 자부하고 있던 저도 뜨끔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이 문장에서 도대체 뭐가 틀린 거지?' 하며 갸우뚱할 때도 있었습니다. 수정한 올바른 문장을 확인하니 아하! 깨닫게 되더라고요.


"영어와 달리 한국어에서 긴 문장은 미덕이 아니다."라는 말은 블로그 글쓰기할 때도 유용한 팁입니다. 잘 다스릴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문장을 쪼개라는 조언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무조건 짧은 문장이 모두 가독성 좋은 글은 아니지만 문장 쪼개기는 훌륭한 연습이 됩니다.


유명한 비문 예시 중 하나가 "아메리카노 한 잔 나오셨습니다."이죠. 이 정도쯤은 알고 있다며 자신만만해 하다가 "이쪽에서 기다리실게요."도 틀린 문장이라고 해서 흠칫했습니다. "이쪽에서 기다리세요.(기다리십시오.)"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온전한 의미로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글쓰기 기본 원칙들을 알려주는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내가 쓴 글을 맥락에 맞춰 전체적으로 수정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것과 같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명료해야 합니다. 익숙한 말습관이 글쓰기에도 나타나는 사례를 하나씩 배우면서 자가 점검하는 시간이 됩니다.





저도 한때 '~것 같은'이라는 말습관을 글에도 그대로 사용했는데요. 그 사실을 깨닫고 난 이후부터는 말할 때든 글을 쓸 때든 두루뭉술한 표현은 쓰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과제 발표할 때나 면접 볼 때 자기주장에 자신이 없어 보이는 '~것 같은'을 사용하지 않도록 교육했더니 스피치 할 때 훨씬 느낌이 좋더라고요.


SNS에서 특히 오그라들 때가 있습니다. 아픈 사람에게 "빨리 나으세요."라는 문장을 써야 할 때 "낳으세요"라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무척 흔합니다. 굳이 알려줘야 할지 못 본 척 넘기는 게 미덕일지... 난감합니다. 틀리기 쉬운 맞춤법을 다룬 카드뉴스가 인터넷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있지요. 이미지 한 장 툭 투척하고 싶어 손이 근질거립니다.



저도 돌아서면 까무룩 잊어버리는 맞춤법이 꽤 많습니다. 블로그에서는 맞춤법 검사를 한 번 해볼 수 있지만 SNS에서 글 쓸 때면 틀리는 맞춤법, 띄어쓰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 게 도움 됩니다. 무심코 쓰는 습관에 제동을 탁 걸어주는 효과가 큽니다.


학교, 회사에서 적용 가능한 상황별 글쓰기 노하우도 짚어줍니다. 디지털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 세대인데도 메일 작성은 서투른 이들에게 유용한 메일 작성법, 슬기로운 직장 생활을 위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생활에서의 리포트 작성법, 논리적으로 잘 풀어내 A+ 받는 시험 답안 작성법 등이 소개됩니다.


더 늦기 전에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쓰기 책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다듬을수록 완성되는 좋은 문장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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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4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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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문 여행작가 박정은 저자의 파리 여행 가이드북 <파리 셀프트래블>. 20대 초반 첫 해외여행지였다는 파리.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여자 혼자 여행을 했던 그 시절의 용기는 이후 세계 곳곳 64개국을 누비면서 여행의 참맛을 알아가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첫 해외여행의 두려움을 떠올리며 초보 해외여행자들에게 든든한 역할을 하는 여행 선배의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 여행자들을 배려하는 가이드북을 만들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 박정은 저자의 <파리 셀프트래블>.


1일에서 6박 7일 일정으로 여행 루트를 소개합니다. 시간 없는 여행자를 위한 초단거리 루트는 물론이고 실제로 걸으며 체크해가면서 일부러 좀 더 많이 걷는 루트도 있는 등 다양한 상황의 루트가 등장합니다. 반나절 또는 하루 코스로 자신의 상황에 맞춰 선택, 조합하면 됩니다.


하나의 나라가 아닌 파리만 중점적으로 다룬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해당 지역의 주요 관광명소, 쇼핑, 식당, 숙소는 지도와 함께 이동 동선을 살필 수 있어 직관적입니다.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에서 개선문까지, 미래지향 신도시 라 데팡스, 파리의 발상지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시테 섬과 라틴 지구(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이 이곳에 있죠), 예술가의 아지트 몽마르트르, 현대적인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청에서 레알까지, 놓칠 수 없는 루브르 박물관과 여러 미술관, 일요일에도 활발한 마레 지구를 지역별로 만날 수 있습니다.





주요 관광 명소 정보는 인터넷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여행 가이드북의 장점이라면 누구보다 더 꼼꼼하게 여행하는 여행작가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행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소확행 방법이라든지, 여행자는 잘 모르는 로컬만의 특이점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파리에 가면 프랑스 코스 요리는 꼭 한번 먹어보고 싶거든요. 프랑스 식당은 어떻게 이용하는지, 메뉴판은 어떻게 읽는지, 미슐랭 맛집은 어떻게 방문하면 되는지, 파리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뭐가 있는지 궁금했던 정보들이 잘 담겨 있습니다.


파리에 머무는 일정이 여유롭다면 근교 여행도 놓칠 수 없습니다. 베르사유 궁전,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 암초 위의 수도원 몽 생 미셸 등 정보를 알면 알수록 놓치기 힘들어지는 매력적인 장소가 많습니다.


<파리 셀프트래블>에는 여행 계획을 하면서 짐 꾸리는 노하우, 떠나기 전 알아두면 유용한 여행 정보가 꼼꼼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초보 해외여행자를 위한 공항 정보, 출입국 수속 등도 세심하게 다룹니다. 테마별 일정으로 볼거리 가득한 정보를 보기 편하게 구성한 <파리 셀프트래블>. 파리 여행 전문가의 꿀팁으로 완벽한 파리 여행을 준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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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라는 혼란 - 인생의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당신을 위해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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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박경숙 저자의 <문제는 무기력이다>를 읽으며 받았던 충격파가 꽤 컸습니다. 인지심리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밀도 높은 정보와 묵직한 울림이 당시 자주 읽던 자기계발서보다 더 깊은 통찰을 안겨준다는 걸 깨닫게 해준 책이었거든요. 그로부터 10년 후 만난 신간 <어른이라는 혼란> 역시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이번 생은 망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딱 도움 되는 책이거든요.


무기력을 없애고 나니 저항이 생기고, 저항을 없애니 이제는 혼란스러운 마음 때문에 엉망진창인 느낌이 드는 참 파란만장한 인생입니다. 박경숙 저자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며 <문제는 무기력이다>, <문제는 저항력이다>를 썼고, '무기력'과 '저항'과는 또 다른 '혼란'이라는 문제를 앞에 두고 다시 한번 마음 문제를 다룹니다.


'하기 싫다'는 마음을 주는 '혼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어떤 것부터 해야 할지 모를 때, 하나의 일을 해내는 중에 다른 일에 마음이 갈 때 일어납니다. 재밌었던 일도 하기 싫게 만듭니다. 삶이 뒤죽박죽돼 무질서해진 상황입니다.


<어른이라는 혼란>은 열역학 제2법칙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엔트로피 증가가 만드는 혼란을 해결하는 방법을 담은 책입니다. 자연의 엔트로피 증가 법칙이 어떻게 우리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지 메커니즘을 먼저 설명하고, 인생의 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훈련법을 알려줍니다.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만 만족을 느끼고, 끊임없이 나아가려 하면서도 인격 완성에는 관심이 없고, 경쟁심이 특히 강하고 늘 바쁘다고 말하는 사람은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혼란에 빠지면 목표가 자주 바뀌고, 주변 상태가 어지럽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인간관계에도 소원해집니다. 무언가를 할 수 있음에도 할 수 없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무기력이나 자신이 해야만 하는 걸 하지 않는 저항과는 다릅니다.





물리적, 심리적 잡동사니가 가득하면 쓸모 있는 에너지가 채워지질 않습니다. 우리가 늙으면 죽고, 뜨거운 물이 식는 이치를 설명하는 엔트로피 증가 법칙이 인간의 마음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자극 없이 마음을 가만히 두면 마음 내부에 엔트로피가 증가해 점점 무질서해집니다. 자신을 방치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의식의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떨어뜨리게 된다고 합니다. 뇌, 성격, 마음, 어린 시절, 사회 등 다양한 요인으로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마음이 한 방향으로 유지되지 않을 때 복잡한 생각 속에서 질서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른이라는 혼란>에서는 마음의 다섯 가지 구성 성분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마음은 동기, 정서, 의지, 인지,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박경숙 저자는 일찍이 다섯 성분을 뮤카MEWCA 엔진으로 불러왔습니다. 이들이 제 기능을 할 때 마음의 질서가 가능해집니다.


다섯 가지 중 저마다 특히 취약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저자는 각 요소마다 질서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비중있게 다룹니다. 왜 우리가 자기계발서를 읽고 심리책을 읽으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지 내 행동의 이유를 알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성장을 위해 우리를 끌어올리는 마음의 자극제들을 메타동기, 메타정서, 메타의지, 메타인지, 메타행동이라는 이름을 붙여 이를 메타마인드라 부릅니다. 예를 들어 메타동기는 동기를 강화해 정서에 영향을 주고, 정서를 제어하는 메타정서는 의지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마인드를 끌어올려 주는 성장 자극제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외부와 늘 작용하며 지속적으로 자극받습니다. 혼란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신 성장의 기회가 되게끔 하려면 알아야 할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수용도 거부도 내 의지에 달려 있으니까요.


"마음의 성장은 엔트로피를 줄이고, 마음의 질서를 높이는 것으로 가능하다." - 책 속에서


<어른이라는 혼란>은 메타코스뮤카 Meta-Cos-MEWCA 모델을 바탕으로 동기, 정서, 의지, 인지, 행동을 훈련해 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인지과학적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 수준에 도달하진 못하더라도 평범한 우리가 탁월해지는 일은 자신이 자각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잊지 않는 데 있습니다.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서 진짜 자기 모습을 확인하고, 일상을 훈련해 2차 성장을 하도록 돕는 <어른이라는 혼란>.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그 혼란에서 힘을 빼고 마음의 질서를 찾는 훈련법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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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그림 - 고통과 환희를 넘나든 예술가 32인의 이야기
이은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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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전도사이자 뮤지엄 스토리텔러 이은화의 <사연 있는 그림>. 반 고흐, 피카소 같은 우리에게 익숙한 유명 화가부터 낯선 현대 미술가까지 예술가 32인의 삶과 작품의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은화 저자의 맛깔나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술술 잘 읽히는 미술책입니다. 다루는 주제도 딱딱하지 않고 흥미 유발 제대로입니다. 다빈치의 <모나 리자>는 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되었을까, 심란하지만 대표작이 된 <절규>를 뭉크는 왜 그렸을까,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하며 팔리는 작품들은 왜 비싼 걸까, 뒤샹의 변기는 어떻게 현대 미술의 신화가 되었을까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1990년 경매 사상 최고가 그림이 탄생합니다. 당시 900억 원 이상에 팔린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가 죽기 6주 전에 그린 <가셰 박사의 초상>입니다. 이 그림에 등장한 남자는 고흐를 마지막까지 돌봐줬던 정신과 의사입니다. 고흐의 눈엔 의사가 더 아파 보였다고 했을 만큼 우울해 보이는 인상이 그림에도 나타나지요. 이 그림의 새로운 소유자는 반 고흐 마니아였던 일본인 사이토 료에이 명예회장인데, 경매 금액만큼이나 화제가 된 건 소유자의 유언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이 죽으면 이 그림도 함께 화장해 달라고 했던 겁니다. 😱


재밌게도 <가셰 박사의 초상>은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첫 번째 버전이 경매에 나왔던 그림이고 붓 터치 자국이 덜한 두 번째 버전은 초상화의 주인인 가셰 박사가 소장하다가 오르세 미술관에서 현재 소장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회장님은 사망하셨는데, 공식적으로 첫 번째 버전 그림의 행방은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말 함께 화장되었는지 누군가 빼돌렸는지... 훗날 짠~ 어디선가 나타날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도 겨우 한 명만 등장하는 여성 미술가에 대해서도 주목합니다. 저 역시 프리다 칼로 정도만 떠오르는데 이 책에는 남성 화가 못지않은 부와 명성을 누렸던 화가, 기막힌 사연을 가진 여성 화가들을 소개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자녀들>을 그린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이 인상 깊습니다. 당시에 활발한 활동을 했음에도 여성에게 붙는 모함, 폄훼로 현대에 이르러서야 재조명된 작가라고 합니다. 


더불어 여성은 모델이자 객체로 뮤즈일 뿐이었던 남성이 지배하는 서양미술사에 최초로 이름을 올린, 로마에서 태어난 1953년생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열일곱 살에 그린 <수산나와 두 노인>은 그야말로 놀라웠습니다.





현대 미술로 올수록 참 신기한 세상이다 싶어집니다. 대량 생산 작품이 고가에 거래됩니다. 시대를 앞서간 혁신적인 생각과 그것을 구현한 앤디 워홀은 그 이름이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상업 미술과 순수 미술의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2019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82억이라는 몸값을 자랑한 건 다름 아닌 토끼입니다. 준수한 외모 덕에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게 화제를 몰고 다닌 제프 쿤스의 <토끼>는 스테인리스 철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 토끼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작품이자 20세기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20세기 미술을 대변하는 작품으로는 뒤샹의 <샘>이 가장 먼저 떠오르긴 합니다. 이 책에서는 뒤샹의 행적들을 되짚어보며 반예술, 반미학을 표방했던 그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사연 있는 그림>에서는 소장된 작품을 볼 수 있는 미술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적의 환경에서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명화를 직접 만나볼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마세요. 저마다의 사연 속에서 앞으로 나아갔던 서른두 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연 있는 그림>. 고통과 환희를 넘나들며 탄생시킨 명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우리에게 영감, 용기, 위로를 안겨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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