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메타버스를 타야 학교로 가나요? - 조금은 느린 자폐성 발달장애 우리 아이. 온라인 블록 세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성장 스토리
Reborn Kim 지음 / 좋은땅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타버스를 접하게 된 자폐성 발달장애 아이의 성장 과정이 담긴 자전적 소설 <몇 번 메타버스를 타야 학교로 가나요?>. 몇 년 전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접했을 땐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한 건가 싶었는데, 우리 아이 어린 시절 열심히 한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도 메타버스에 포함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아리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겨우(?!) 이런 게임이 메타버스라고? 하면서 말이죠.


가상의 세계에서 내가 조종하는 아바타와 캐릭터가 나를 대신하여 행동하는 메타버스 세상. 이미 우리는 메타버스 세상을 알게 모르게 접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게임 형식으로 익숙하다 보니 부모라면 아이들의 게임 중독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성장의 기회로 발견한 부모가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Reborn Kim은 이란성 쌍둥이의 아빠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신세를 지며 심장 덜컥거리게 했지만 잘 견뎌냈습니다. 하지만 첫째 아이 도늬의 발달 상태가 심상찮습니다. 남자아이라 느리게 크는 경우도 있다며 주변에선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만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눈에 띄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결국 아이의 이상행동은 점점 심해지면서 검사를 받게 되었고 자폐성 발달장애로 진단을 받게 됩니다. 도늬의 느림을 이유로, 서로의 맞벌이 바쁨을 이유로, 쌍둥이 육아에 대한 아슬아슬한 감정도 누적됩니다.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부모의 마음 오죽하겠어요. 부부싸움도 하게 되고 술을 마시며 푸념하기 일쑤인 생활에 빠져버립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계속 죽는소리 한다며 따끔한 일침을 하는 선배 덕분에 다행히 정신이 번쩍하고 들게 됩니다. 도늬의 성장을 지켜보며 응원을 약속하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이렇게 힘이 되었습니다.


자폐 진단을 받은 아이의 아빠들을 위한 모임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말을 잘 못한다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결국 거리도 멀고 비용도 부담되는 사설 기관을 다녀야 하는 고통을 토로하는 아빠처럼 아이의 성장에 고민 많은 아빠들이 가득했습니다. 느리게 자라는 아이처럼 천천히 아빠가 되는 성장통을 겪는 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발달장애 진단 이전과 진단 이후로 확연히 구분해서 생활하게 된 도늬. 치료 수업과 어린이집 생활 비율을 조정하며 치료와 다른 친구들과의 생활을 병행합니다. 유치원에서의 착석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집 환경도 유치원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런 부모의 관찰과 반복적인 교감을 통해 도늬는 조금씩 개선되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카가 하는 로블록스로 세상과 연결한다는 메타버스 게임을 접하게 된 도늬 아빠. 동생 여늬의 관심으로 그렇게 쌍둥이들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로블록스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하나씩 알아나가다 보니 실패해도 다시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세상이라는 매력을 발견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실패에 주저하고 눈치를 더 많이 보는 도늬에게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처음엔 도늬가 잘 못하는 것에만 집중해 고쳐야 하는 모습만 수십 가지 메모하기 일쑤였던 생활. 하지만 아이는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그 당시의 걱정이 지금은 중대하지 않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소소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예의주시하는 하루하루이지만 그렇게 가족은 다 함께 성장해오고 있었습니다.


"로블록스는 실수해도 괜찮아. 점프 뛰고 떨어져도 안 다치고, 잘못하면 다시 하면 되거든. 놀이기구도 난 무서워서 잘 못 타는데 여기서는 여러 번 타도 괜찮아." - 책 속에서


그리고 로블록스는 도늬에게 스스로 게임을 하고, 즐기고, 만들어 가는 세계가 있다는 믿음을 줬습니다. 도늬는 피자 만들기 게임을 하면서 피자 주문받기부터 만들기, 배달까지 능수능란하게 해냅니다. 아주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시간 압박 없는 부담 없는 환경이 아이를 편하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피자 배달부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가족여행 후 놀이동산을 만들기까지 하는 도늬입니다.


발달장애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 메타버스 세상을 이야기한 <몇 번 메타버스를 타야 학교로 가나요?>. 덕분에 도늬는 일반학급으로 초등학교를 다니고, 코로나19로 온라인 학습을 할 때도 소통하는 방법을 능숙하게 익힙니다. 도늬에게 훌륭한 학교가 되어준 메타버스 세상. 더 자신감 있게 세상과 소통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된 도늬의 성장 스토리를 만나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