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산의 기술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3
우메사오 다다오 지음, 김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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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나미 시리즈 스물세 번째 책 <지적 생산의 기술>은 무려 1960년대 책이지만, 시대를 예견한 선견지명을 볼 수 있다고나 할까요.

 

'지적 생산'이라는 단어를 제일 처음 사용한 우메사오 다다오.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은 연구와 학습의 기본 바탕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비밀리에 개인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던 시대에 이 책을 내놓았습니다.

 

지적 생산은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일반인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요즘 시대에 유용한 이야기입니다. 지적 작업을 필요로 하는 일반인, 학생들이 읽으면 좋은 수준으로 풀었습니다.

 

 

 

<지적 생산의 기술>은 수첩, 노트 등 지적 생산의 장치적 문제와 독서, 쓰기 등 지적 생산의 양식적 문제로 나눠 설명합니다. 일본 문화인류학의 선구자 우메사오 다다오 저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되고 싶어서 기록을 시작했다고 해요. 사소한 발견, 약간의 번뜩임도 놓치지 않고 문장으로 기록했습니다. 수첩은 효과적인 소재 축적법이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지적 생산의 기술'이라는 제목에 끌려 읽었는데, 초반 수첩 정리법 같은 내용은 그 부분에 특화한 책이 많이 나와있기에 현재로선 신선한 점은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수첩, 노트 기록을 하며 느꼈던 단점을 저자도 일찌감치 경험했더라고요. 저자와 저의 다른 점이라면, 저자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는 겁니다.

 

 

 

자유자재로 페이지를 추가하거나 제외하기 힘든 노트 기록. 내용 보전에는 적합하지만, 정리에는 별로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수 있는 카드시스템으로 넘어갑니다. 카드는 메모와는 다른 시스템이었습니다. 기억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 B6판 크기의 카드에 짧은 논문식으로 한 장을 완성하는 겁니다.

 

카드시스템은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여러 카테고리로 재조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카드를 조합해 지적 생산을 이루어야 진정한 카드시스템이 완성됩니다.

 

스크랩 한 번 안 해 본 사람 없을 만큼 스크랩이 인기였던 시기도 있는데요. (저도 30년 전 스크랩이 아직도 파일 속에 보관만! 되어 있는 상태) 발췌 인쇄물 정리법은 오픈 파일 폴더라는 근사한 방식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수첩과 노트에서 카드로, 스크랩에서 오픈 파일로 발전하는 과정. 결국 지적 생산의 도구를 지식 분류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지식 창조 작업을 위해 조합 가능한 수준으로 사용하게끔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구가 지적 생산의 원천은 아니다.
문제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발상이다. - 책 속에서

 

 

 

 

지적 생산 기술로서의 독서 이야기도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독서법에도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책을 읽는다'의 기본 바탕에 관해 들려줍니다. 읽었다와 보았다의 차이를 언급하며 한 권의 책을 확실하게 읽었다면 스스로에게 이를 확인시키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많이들 비판적 책읽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오히려 저자는 감탄하며 읽어보라고 합니다. 중요한 부분과 흥미로운 부분에 밑줄 그어보고, 앞서 언급한 카드시스템을 독서노트로 활용해보라고 합니다. 독서 카드에는 저자에게 중요한 대목을 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 촉매제로 활용할 수 있게끔 써야 하고요.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나만의 개성적인 아이디어들을 낚아채기 위한 미끼로 활용하라고 말이죠.

 

 

 

모든 지적 직업인이 갖춰야 할 소양으로 문장 쓰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도 강조합니다. 생각과 정보와 지식을 다른 사람이 이해하도록 전달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생각 정리 단계가 없으면 문장을 쓸 수 없습니다.

 

처음 습득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해나가는 걸 보면 문구의 진화와 함께 지적 생산의 기술도 발전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적 생산의 기술>에서 배울 점은 저자가 어떤 도구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에 있습니다. 환경에 맞게 시스템화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저자의 기술은 '질서와 안정'을 위한 방법입니다. 두뇌 활동 흐름이 잘 되도록 하는 지적 생산의 기술입니다.

 

이 기술만으로 콘텐츠가 떡하니 생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 것으로, 개성적으로 개발하면서 창조라는 요소만큼은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아날로그 시스템을 선호하는 입장에서는 꽤 만족스러운 기술 몇 가지를 획득했습니다. 지적 활동의 방법론은 정신 자극제이자 재조합이 가능한 계기를 마련해주는 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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