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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범죄에 로그인 되었습니다 - 전 세계 사이버심리학 1인자가 말하는 충격 범죄 실화
메리 에이킨 지음, 임소연 옮김 / 에이트포인트(EightPoint)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사이버 범죄를 담당하는 CSI 과학수사팀을 다룬 미드 <CSI : 사이버> 주인공 에이버리 라이언 역에 영감을 준 실제 인물 메리 에이킨 박사의 책입니다.
세계 최초의 사이버심리학자, 범죄수사 전문가 메리 에이킨 박사는 "생각에서 시작해, 인터넷에서 생명을 얻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인 사이버 범죄를 연구합니다. 중독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조직적 사이버 범죄로부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미지의 세계 사이버의 악영향에 대해 그동안 정말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싶더라고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사이버 이펙트가 실생활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걸 깨닫게 한 책입니다.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는 사이버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사이버심리학을 바탕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기술이 인간에 의해 선하게 또는 악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건 인지하지만, 사이버 공간 환경이 자신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온라인에는 유약한 행동부터 범죄 행위, 유쾌하고 이타적인 행동부터 어둡고 흉악한 행동까지 각양각색의 인간 행동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사이버 환경이 현실 세계보다 안전하다고 여깁니다. 관리 감독 부재, 익명성, 상대와의 물리적 거리 등 사이버 공간 환경의 특징은 탈억제를 용이하게 만듭니다. 온라인에게서 더 대담하게 행동하는 거죠.
먼저 인터넷 등장 이후 일상으로 번진 페티시를 통해 정신건강에 문제 있는 취약 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특별한 욕구나 약점을 가진 사람이 클릭만으로 연결되는 온라인 세상과 만났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해 전력 있는 여성이 사람을 찌르는 페티시를 가진 남자를 만났을 때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 사례 등 개인에게 온라인의 충동성, 익명성이 미치는 영향은 컸습니다.
기술에 폭력이 만나면 극단적인 충동성, 계획하지 않은 충동적 행동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중독,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 게임 중독 등은 익히 들어온 사례라 생각하겠지만, 믿기 힘든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었어요. 슬프게도 한국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에 관한 사례가 다뤄졌네요.
위대한 사회는 강한 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아니라
가장 약하고 취약한 계층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로 판단된다.
- 책 속에서
영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사이버가 미치는 다양한 영향 중 디지털 네이티브이면서 취약 계층인 미성년자들의 악영향 사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에서는 인터넷에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줍니다. 현실보다 심각한 사이버 왕따,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유해하지 않은 셀피 등의 숨은 기능을 끄집어내 인터넷이 청소년들의 정체성 수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도덕적 사각지대인 사이버 공간에서 자란 아이들의 자아 변화는 결국 공감 버튼을 누르면서도 정작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현상, 또래와의 현실 속 상호작용이 부족한 채 성장하면서 사이버 자아에만 치중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 주역이 될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사이버에서의 무분별하고 경솔한 행동은 매우 현실적인 결과를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의사놀이를 하게 하는 사이버콘드리아 현상은 없던 병도 만들어냅니다.
암거래 사이트 딥웹 세상도 놀랍네요. 청부 살인 제공 사이트, 도용 데이터 판매 사이트 등 다크넷에서의 범죄와 피해 사례를 짚어줍니다. 32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관리 감독도 없고 책임져줄 사람도 없습니다. 사각지대가 너무 많습니다. 메리 에이킨 박사는 인터넷에 어린아이들이 마음 놓고 수영할 얕은 수심의 공간이 있는지 묻습니다.
중독, 강박 행동, 사이버콘드리아 현상, 딥웹 등 사이버 세상의 부작용 사례를 파헤친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사이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실용적 필수품인 인터넷.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 실용 필수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중독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논쟁은 근시안적 접근이라고 합니다. 기술이 우리에게 필요한 실체이며 앞으로의 인류 생존에 핵심이라면, 나름의 방식으로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시점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아이들은 어떻게 길을 찾는지 배워야 합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은 기성세대가 사이버의 영향력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라고 합니다. 기술보다는 사람들의 삶과 사회에 초점 맞추라고 합니다. 사이버심리학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나와 내 가족이 문제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이 보일 거라고 조언합니다.
기술로 인해 쉬워진 범죄 행위. 온라인으로 장소를 옮겨 변이한 사건투성이입니다. 처음엔 흥미진진한 사건 파일 읽는 기분이었는데 생각보다 영향력이 큰 사이버 문제에 대한 이해의 장을 넓히는 계기가 된 <사이버 범죄에 로그인되었습니다>. 최고의 사이버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