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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생명이다 - 생명의 아포리즘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7년 11월
평점 :
불안과 공포의 대상, 죽음.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나려면 죽음이 생명임을 이해하는 하는 과정을 보여준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신간 <죽음은 생명이다>. 탄생과 죽음의 주인인 생명에 관한 통찰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생명일 것인가?
생명의 인간일 것인가?
상상의 믿음 속에 머문 설계자, 신의 질서 속 죽음과 생명의 의미를 고찰하는 1부 인간의 생명 파트에서는 철학, 신학적으로 바라본 생명을 이야기합니다.
삶에 가장 위협적인 불안인 죽음의 공포를 상상의 힘으로 해결하는 인간. 그 상상적 힘으로 죽음을 넘어서는 여정을 신화, 종교적 의미의 신학, 철학 세계에서 찾아봅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니체, 메를로 퐁티 등 생명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상을 만날 수 있어 철학사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2부 생명의 인간 파트는 태초 우주에서부터 지구, 생명의 탄생, 종의 분화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생명의 탄생을 이야기합니다. 생명을 구성하는 수많은 원소를 우주의 공간에 날리는 초신성 폭발 과정을 통해 생명의 인간에는 수많은 생명의 죽음이 머물러 있음을 알게 합니다.
성의 생명 입장에서 성은 새로운 생명의 욕망이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생명체는 체세포의 감수분열을 통해 반을 버려야 하는 죽음을 딛고 타자에게 사랑의 이름으로 반을 드리는 공생의 결합으로 봅니다. 성은 가장 생명적인 나를 위해 나를 죽여야 하는 생명의 질서, 즉 파괴와 질서의 연속성을 띠고 있습니다.
죽어야 하는 생명의 약속은 결국 생명의 인간에게 죽음은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사라진 모든 것들이 끝없는 우주 공간에 생명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라지는 것은 구조물일 뿐. 생명체는 영원히 살지 못하지만 생명은 영원합니다.
3부 정신분석과 생명 파트에서는 정신결여를 분석, 분리하는 성찰을 통해 무의식 속에 자아를 버리는 성찰을 통해 죽음이 생명인 자유를 얻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죽음마저 생명이고 싶은 성찰적 의미는 윤정 저자의 상실철학으로 설명합니다. 우리가 아는 상실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피해자의 모습인 상실이 아닙니다. 상실철학과 관련해서는 윤정 저자의 전작 <4박 5일 감정여행>의 생생한 사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묻습니다. 왜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느냐고. 정신분석의 생명은 소외와 결여를 가지고 능동적인 상실의 힘을 이야기합니다.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또 다른 책인 <몸 놀이> 시집에서 등장했던 '생명놀이'도 개념도 언급합니다. 우리 몸은 생명이 잠시 빌려 쓰고 놀다가 돌아가는, 수많은 죽음들이 부활한 터라는 것을요.
생명의 주체에 관한 이야기 <죽음은 생명이다>는 탄생과 죽음의 주인인 생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주와 생명의 모든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산문시 형태의 글이 매력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