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소화제 - 현대인의 답답한 마음을 위한 처방전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답답한, 소화불량인 감정들의 원인을 찾아내고 처방하는 <마음 소화제>.

 

 

 

베스트셀러 <생각 버리기 연습> 저자인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이 직접 그리고 쓴 그림 에세이 <마음 소화제>는 동자스님, 짹짹이, 곰돌이, 꼬마 아가씨, 야옹이 등을 중심으로 한 4컷 만화입니다. 그림마다 스님의 담백한 에세이가 곁들여져있고요.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나지만 너무 일상적이라 잊고 지내기 쉬운 사소한 마음의 이야기들입니다. 답답하기만 하고 소화불량인 감정들이지요. <마음 소화제>는 내 감정의 원인을 찾아내 처방한 마음 치유법 책입니다. 감정은 그저 눈에 보이는 한 가지 감정으로만 이뤄진 게 아니더라고요. 감정의 부메랑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4컷 만화는 무척 간략하지만 그 속에 많은 걸 품고 있습니다. 내 마음을 꿰뚫어보는 노력을 요구하고 있어요. 내가 하는 행동 속에 감춰진,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것들을요. 나의 괴로움을 깨닫는 것이 첫걸음이었어요.

 

노여움은 불안과 외로움의 에너지로 이어지며 막연한 부정적 상태가 지속되고, 구체적 대상이 있을 땐 공격성과 원한으로 연결됩니다. 신경 쓰지 않으면 부정적인 에너지가 폭발하게 됩니다. 스스로를 추악하게 만드는 온상인 거죠.

 

분노의 카르마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데,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노의 카르마를 쌓을수록 화가 나고 오해하는 성격이 몸에 붙어 결국 스스로 에너지를 바꿀 기회도 찾아오지 않게 됨을 알려줍니다. 마음이 장기적으로 어떤 법칙으로 작동되는지 알면 번뇌는 줄어든다는 게 <마음 소화제>의 기본 원칙입니다.

 

 

 

<마음 소화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오만함'입니다.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 역시 마음의 낡은 패턴이 여전히 살아남아 있더라고 합니다. 미리 예상하고 착각에 빠지는 오만함의 번뇌를 들려줍니다. 연애에서든 일상에서든 부정적인 관계의 원인은 오만함의 번뇌였어요. 주도권 놀이는 결국 관계를 망치는 길입니다.

 

솔직히 '나는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했다가 4컷 만화와 글을 보며 그제야 깨닫기도 했어요. '네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니까 나도 같이 해줄게'라는 태도, '이제 그만둘까?'라는 말속에 숨은 의미를 짚어줍니다. 주도권을 잡으려다 상대의 행동이 눈에 안 찰 때 노여움이 생기게 되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할 때도 상대가 말려줄 것을 은근 원하고 있다는 거죠. 상대가 약속을 깼을 때에도 '나보다 다른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니.'라는 생각에 자존심 상하는 것 역시 오만함의 번뇌입니다.

 

 

 

내 마음을 꿰뚫어봤다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음은 빛의 속도로 연쇄 반응을 일으키거든요. 오만한 마음에 빠져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 '이건 내 오만함이야.'라고 평정을 찾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살펴 냉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대하다가 역시 아니지 않을까 하고 접어버리고 그래도... 싶어서 또 기대하고. 기대와 환멸의 모순이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겁니다. 생각의 연쇄고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자금, 여기'에서 일단 몸을 움직여보고 그 동작에 집중하라고 조언합니다.

 

 

 

<마음 소화제>에서 제대로 건진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자기계발서에도 흔히 얘기하는 건데 과거의 나보다 성장했다는 말을 에너지 삼잖아요. 그런데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은 '전과 비교해 자신은 좋게 변하고 있다'라는 말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꼬집습니다. 자기만족으로 인해 정체하고 싶은 욕망은 아닌지 점검하라고 말이죠. 전진했다느니 깨달았다느니 등의 자만한 생각으로 오히려 멈춤이 되는 걸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사용한 심리적 해석에 따라 멋대로 자동완성하는 버릇을 멈추고 오만함의 번뇌를 알아차린다면 부정적인 마음을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꿰뚫어보고, 다스리고, 흘려보내는 방법을 이야기한 <마음 소화제>는 내 감정에 숨겨진 속내를 파헤치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마음을 후련해지게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어요. 상쾌한 행복을 위한 조언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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