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 히틀러에게 저항한 학생들, 백장미단 이야기 러셀 프리드먼의 역사 교양서 2
러셀 프리드먼 지음, 강미경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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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상 수상작가이자 논픽션 작가 러셀 프리드먼의 청소년용 역사 교양서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도 엄마도 감명 깊게 읽은 책입니다. 실사진이 많이 들어있어 감동이 더 진해더라고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6월 '백장미단의 전단'이 뿌려지면서 비폭력 학생 운동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백장미단. 나치의 잔학 행위를 알리는 일을 시작으로 독일 국민들에게 나치 체제에 항거할 것을 촉구하는 전단을 만들어 히틀러에게 저항했습니다.

 

 

 

학생을 중심으로 한 백장미단의 주역은 숄 남매입니다. 타고난 지도자 성격의 한스 숄이 주축이 되어 글 재주가 좋았던 동생 조피 숄. 그리고 한스의 동료들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알렉산더 슈모렐, 빌리 그라프가 백장미단의 초석을 다집니다.

 

 

 

히틀러 청소년단에 입단했지만 군국주의적 성격을 혐오하게 되면서 청소년 지하 단체로 눈을 돌리게 된 한스 숄. 나치가 금지한 책을 읽으며 마음 맞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 걸 좋아한 한스는 히틀러의 사상에 점점 의구심을 가집니다.

 

 

 

병약자, 불구자, 불치병 환자, 치매 환자 등을 희생시킨 나치의 악랄한 행태가 극에 달하고. 그러던 차에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 해당하는 독일 유대인 50만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대중교통 이용까지 금지당하는 등 반유대인 인종주의 정책을 실시하며 유대인 박해는 폭력으로 폭발되면서 한스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오빠 한스와 같이 뮌헨 대학교에 들어간 동생 조피도 한스와 함께 행동합니다. "지금껏 내 안에서 그저 하나의 생각으로만, 옳다는 인식으로만 존재해 왔던 것에 따라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그들은 인쇄된 말을 통해 국민의 양심을 일깨우는 비폭력 저항 운동을 시작합니다. 정화와 순결을 상징하는 백장미처럼 백장미단은 비폭력 전단 투쟁으로 학생 저항 운동을 펼칩니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나쁜 양심입니다.
백장미단이 당신을 절대 평화롭게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독일 국민에게 고하는 백장미단의 전단 활동은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에 의해 한스와 숄이 체포되면서 위기를 맞습니다. 나치에선 숄 남매를 본보기로 삼기로 합니다. 악마의 재판관으로 불리는 롤란트 프라이슬러 판사는 그들에게 단두대형을 선고합니다.

 

 

 

스물한 살 조피 숄, 스물네 살 한스 숄, 스물세 살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같은 날 모두 처형된 그들은 마지막까지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조피는 부모님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우리가 한 일은 큰 파도를 이루게 될 거예요"라며 그들이 한 일을 후회하지 않았고, 한스는 "자유여 영원하라!"라는 말로 생을 마감합니다.

 

이들의 죽음은 제2의 백장미단 전단 투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백장미단 학생 투사들이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가 백장미단의 활동에 감명받았고, 1943년 말에는 영국 전투기에서 수만 장의 백장미단 전단을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나치에 순응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저항한 젊은 청년들. 책임감 있는 시민이라면 독재 정권 아래서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옳은가를 고민한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독일이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자 출신 논픽션 작가 러셀 프리드먼의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백장미단 주역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이 읽기 좋은 수준입니다. 백장미단 이야기는 책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진 이름만 아는 정도였다면, 이번 책을 읽고 그 의미가 제대로 와 닿았습니다. 내부에서부터 맞서 싸우는 용기와 신념을 보여준 백장미단은 그동안 진흙탕이었던 사회 시스템이 이제 곳곳에서 터지고 있는 요즘, 우리 국민들에게 더욱 잘 전달되고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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