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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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의 신작 동화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초등 5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이니 그 나이대 아이라면 무척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

 

 

 

첫 만남부터 삐거덕한 장루이와 오윤기.

괜히 밉상인 사람 있죠. 오윤기에게는 프랑스에서 살다 전학 온 장루이가 딱 그렇습니다. 살갑지 않은 성격에 시큰둥한 반응 일색인 장루이가 오윤기 눈에는 시건방져 보이기만 합니다.

 

어딜 가나 중간만 하면서 조용히 지내자 태도로 사는 오윤기는 장루이의 뜬금없는 추천으로 반장 후보가 되는데, 그조차 장루이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짓이라 믿습니다. 갑작스럽게 반장 후보가 되니 다른 아이들이 경계하고 '오우우' 야유하며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질 않나. 그나마 있던 친구도 다 없어질 판입니다. 뭐든 중간쯤 하면서 적당히 지내는 오윤기에게 이 일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장루이가 또 나를 돌아보았다. 픽 웃으면서. 그뿐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입 모양으로 뭐라고 했다. 확실치는 않은데 어쩐지 내 눈에는 그 말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나 해라.'

 

 

 

어쨌든 장루이는 여전히 투명인간처럼 행동하고, 처음엔 친해지려 다가왔던 아이들도 점점 장루이에 대한 관심을 끊게 되면서 장루이는 철저하게 혼자로 남습니다. 그런데 오윤기는 그런 장루이의 모습이 자꾸 신경 쓰입니다. 장루이가 자기 별에서 혼자 살고 친구라고는 장미밖에 없던 어린 왕자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아니, 장루이한테는 장미 친구조차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 수업 시간에 장루이가 가져온 과자의 재료가 밀웜이라는 걸 알게 된 친구들이 기겁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일로 오윤기는 장루이와 몸싸움을 하게 되는데.

 

 

 

절대 사과 먼저 하지 않으며 서로 자존심을 세우는 아이들.
이 아이들의 관계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장루이는 속내를 꺼내지 않고 무관심으로 무장한 채 스스로 혼자가 되려는 아이입니다. 오윤기도 처음엔 그런 장루이를 오해했지만, 갈등을 해결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어요.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에 등장한 아이들의 캐릭터는 제각각이지만, 우리 아이와 친구들의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잔소리꾼 엄마와의 관계라든지 자존감 낮은 행동을 하는 오윤기 역시 나름의 처방전을 장루이에게서 얻는답니다.

 

 

 

책에는 이보연 아동심리전문가의 '관계 수업'코너가 실려 있습니다. 친구에 대한 의미와 좋은 친구 관계를 맺는 법, 갈등 해결법 등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마음이 맞고 함께 노는 '친구' 관계. 하지만 관계 속에는 갈등도 함께 존재합니다. 아이들 세계라고 해서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갈등의 원인으로 '경험의 차이'를 드는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지레짐작하는 오해 때문에 갈등을 많이 겪죠. 그렇기에 의사소통 문제는 무척 중요합니다. 올바른 언어와 행동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계속 오해만 쌓일 뿐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남 탓하지 않기, 상대의 말 경청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갈등 해결의 포인트입니다. 갈등을 통해 양보와 타협, 배려, 사과, 용기 그리고 우정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이 모든 것은 공감하고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라는 걸 장루이와 오윤기의 스토리로 보여줍니다.

 

한중 공동 개발한 책이어서 중국판도 동시 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1편이라고 되어 있어 앞으로 계속 시리즈로 나올 예정인가 봅니다.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관계를 다룬 다양한 스토리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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