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 어느 과학자의 탄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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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그의 회고록이라니~!

젊은 시절 모습만 기억에 남아있다가 어느새 백발노인이 된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올해 75세라니. 벌써 인생의 말년에 접어들었군요. 생물학 분야에 낯선 대중에겐 그의 이름은 몰라도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개인적으로는 대중적 과학 글쓰기 대가로 불행히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스티븐 제이 굴드를 좋아하는지라 덕분에 낯설지 않은 학자이기도 합니다. 서로 많이 까신(?) 전적이 있어 정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ㅎㅎ 어쨌든 국내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유명세가 훨씬 더 좋고, 과학 분야 스테디셀러에 항상 랭킹 되죠. 그런 그도 이제 건강이 썩 좋지는 않은가 봅니다. 이번 자서전은 의미가 깊어 보이고 대중과학도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네요.

 

한국어판으로는 2016년 두 권이 동시 출간되었는데 실제 원서 1권은 2013년 12월에, 2권은 2015년에 출간된 자서전이라고 합니다. 자서전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에서는 유년 시절 이야기와 생물학에 입문하는 과정, 학부 시절 연구한 것들 그리고 그의 첫 책이자 스테디셀러가 된 <이기적 유전자>의 탄생까지 다룹니다. 자서전 2권에서는 본격적인 그의 학문적 업적 이야기가 나오고요. 

 

 

 

처음엔 조상 이야기까지 나오는 어린 시절 이야기는 그냥 대충 읽고 얼른 그의 책 이야기 부분을 봐야지 싶었는데... 읽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멈출 수가 없었어요. 남의 가족사 따위 자세하게 알고 싶지 않아! 했다가 그의 글발에 넘어가 크큭거리며 읽었네요.

 

지독한 회의주의자에 무신론의 아이콘인 리처드 도킨스 명성 때문인지 좀 완고해 보이고 꼬장꼬장한 성격일 것 같았는데 자서전 1권 읽으면서 생각지 못했던 다른 면을 많이 봤습니다. 은근 유머감각 있고 재미있는 분이더라고요.

 

 

 

영국인이지만 케냐에서 태어난 리처드 도킨스. 어린 시절 아프리카에서 생활한 추억담을 풀어냅니다. 창의력 가득한 식물학자 아버지, 예술성 풍부한 어머니 슬하에서 천혜 환경의 아프리카 생활. 그런데 그런 환경이 그가 동물학자가 되는데 작용했다고는 말하지 못할 정도로 어렸을 땐 동물이고 자연이고 그다지 큰 관심 없었다고 해요. 게다가 현재의 비판적이고 회의적 사고력으로 꽉 찬 상태가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을 정도로 무척 잘 속는 편이었다 합니다. 엘비스 프레슬리 팬이어서 덩달아 모종의 창조자에 대한 광적인 믿음이 있었던 시기도 있었고요.

 

 

 

옥스퍼드에 진학할 때도 생화학 전공을 생각했다가 우연히 동물학 전공을 선택했을 정도로 동물학자의 특출한 기질 같은 건 없는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대신 옥스퍼드 특유의 튜터 제도인 교수의 개인지도 방식이 잘 맞아 훌륭한 스승들을 모시면서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배웠다는 게 현재의 그를 만든 일등공신이었어요.

 

인생에 영향을 준 중요한 조언자들과 동료들을 만나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면서 인생 전반부의 마침표를 찍을 책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는 인생 전반부의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볼 수 있는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1권 중반부터는 슬슬 학문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과학자의 사고법, <이기적 유전자>를 쓰게 된 이유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놀랄만한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우리가 요즘 사용하는 '밈'이라는 단어를 리처드 도킨스가 만든 용어라는 것. 우와~

 

자기가 연구하는 동물 외에는 무지하고, 별자리도 잘 모른다는 그는 다윈이 설득하려는 주제를 계속 이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다윈의 발자국을 따르는 데 일조하는 생물학자의 한 명으로 살아왔습니다. 인생의 말년에 접어든 그가 회고한 인생 전반부는 사실 큰 굴곡 없이 보낸 것 같아요. 독자로서는 신선한 면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던 1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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