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에서 우주까지 - 이외수의 깨어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
이외수.하창수 지음 / 김영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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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깨어있는 삶에 관한 이야기 <먼지에서 우주까지>.

목차부터 의미심장합니다. 먼지와의 대화, 삶의 신비에 대하여, 신을 읽고 느끼고 깨닫는다는 것.

오묘한 세계를 다루는 얘기인가보다 하며 첫 느낌은 삐리리~했는데, 읽다 보니 빠져드는 재미가~!

 

<먼지에서 우주까지>의 화두 '먼지'의 의미를 알면 이 책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존재에 대한 탐구. 이 말은 곧 "본성이 무엇인가?"를 묻고 찾는다는 의미라고 해요. 누가 알려준다 해서 깨닫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묻고 지켜보고 깨닫는 것으로 본성을 깨닫지 못하는 건 우리 의식이 '나'의 눈을 가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본성에 대한 공부는 사회체제 유지를 위한 제도권 교육으로는 힘들고, 인문학을 통한 마음공부를 해야 가능하고요.

 

 

이외수 작가는 먼지는 가장 작은 무엇, 무한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합니다.

태산도 결국 시작은 먼지 알갱이일 뿐. 그저 작고 하찮고 별거 아닌 것이 아니라 '먼지라는 이름의 우주'라는 거죠. 이외수 작가에게 우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존재입니다.

 

우리는 앎의 단계를 넘어서 느끼는 단계로 나아가야 하고, 느낌의 단계를 넘어 깨닫는 단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만물에게 의문부호를 달아줄 필요가 있어요. 묻는다는 건 깊이 들어간다는 뜻이거든요. - p63

 

하찮은 먼지를 화두로 꺼낸 것은 결국 삶에 대한 태도와 방식의 문제로 연결됩니다. 먼지로부터 얻어내는 철학적 사유의 넓이와 깊이가 어마어마하네요. 인식 전환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먼지를 예로 들면 앎의 단계에서는 닦아 없애야 할 존재에 불과하지만 깨달음의 단계에선 '무한'을 가르쳐주는 스승이 됩니다.

 

 

<먼지에서 우주까지> 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에 대한 이외수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사이비로도 흔히 불리는, 우리가 미신이라 부르는 것들이 나와요. UFO, 채널링, 임사체험, 유체이탈, 귀신, 예언, 최면, 텔레파시, 공중부양, 윤회, 흑마술... 등 초자연현상 말이죠.

이런 소재가 낯설게 다가온다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기존의 가치관과 통념에 맞지 않는 개념이니까요. 어떤 부분은 여전히 웃기는 소리로 치부할 수도, 어떤 부분은 분명 공감할 거리가 있는 이야기였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목격하고 경험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자세는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관습과 통념 때문에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영원히 놓치게 되는 거니까요. - p55

 

 

이외수의 신비의 사전 코너입니다. 격하게 공감할만한 웃음코드가 담긴 명언이라고나 할까요.

 

유물론적 과학이 주류가 되면서 비물질계의 수난이 시작됩니다. 비과학은 미신으로 치부하죠. 유발 하라리 저자의 <사피엔스>, 최근에 읽은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손>에서도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 무조건적인 과학적 사고방식을 경고하는데 이외수 작가 역시 탈인간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테두리를 좁히면 볼 수 없는 게 그만큼 많아지고, 테두리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태도에(p229) 관해서요. 그러다 보니 불가사의니 초자연현상이니 하는 말이 나온다네요.

윤회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지금의 삶은 자신의 설계대로 사는 것이고, 살면서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이 있듯 고통의 삶 역시 그렇다는군요. 삶이란 행복과 기쁨을 위한 것이지만 그걸 느끼려면 그것과 상반된 무엇을 체득해야 가능하다는 말이 와 닿았어요. 하창수 작가는 그 말에 앞으로 힘든 일 있으면 '내가 선택한 것이다'고 생각해야겠다고 하셨고요.

논란거리가 되는 달 친구 이야기도 꽤 자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읽어보면 SF 소설 같은 황당무계함도 있긴 하지만 그 속에 아! 하는 뭔가가 있긴 하더라고요.

 

 

''에 대한 이외수 작가님의 생각도 공감되네요.

종교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하는 인간에게 그러려면 차라리 이름을 없애고 '신'이라는 개념만 가지라는 겁니다.

저 역시 과학적 사고방식에 익숙하고 과학책을 무척 좋아하지만, 이런 소재 이야기에 거부감은 없습니다.

<먼지에서 우주까지>에 나오는 일명 '초자연현상' 이야기를 이런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니 신선한 재미가 있었어요. 이외수 작가의 소설에서 등장한 선계, 깨달음 등에 관한 의문을 이 책에서 해소할 수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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