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2016
김윤이 외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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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2016년 우리나라 핫이슈와 트렌드를 예측해보는 책이 나오는 시점이지요.

저도 몇 권의 트렌드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빅 피처 2016>으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늠해봅니다.

 

 

빅 픽처는 <빅 픽처 2015> 로 시작해서 올해 두 번째로 나온 책입니다.

국내 IT, 정치, 경제, 교육, 미디어, 환경, 의학 등 몇 가지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하버드 출신 전문가들이 모여 다음 해의 핫 이슈를 소개하고 있어요. 공저자들이 혈기왕성한 젊은 축에 속해서 쟁점을 바라보는 코드가 맞아떨어져 읽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빅 픽처 2015>에서는 교육 분야의 거꾸로 교실과 인포그래픽 관련 이슈가 기억에 남는데 <빅 픽처 2016>에서는 무인시대, 공유문화, 모바일 시대, 소셜 미디어 시대, 디지털 시대 등 이제는 인터넷 기술발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은 쟁점이 많습니다. 작년 책에서는 지각변동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번 책에서는 본격적인 행보를 위한 발걸음을 다루고 있네요.

 

 

<빅 픽처 2016>에서 말하는 핵심코드는 특이점입니다.

특이점이란 기존의 가치, 기준점이 더는 의미가 없고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순간이라는데요.

 

패러다임이란 단어가 떠올랐어요.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이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개념적 틀의 변혁을 뜻하는 인식의 전환으로 패러다임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이처럼 한 시대 구성원이 공유하는 신념, 가치, 기술 등이 암묵지처럼 공통된 합의를 이루고 있다가 깨어지는 것, 기존의 가치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예측한 기술이 인간을 넘어서는 시점이야말로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빅 픽처 2016> 에서는 사고방식, 행동방식, 환경을 급변시키는 특이점을 염두에 두고 기존 가치를 무너뜨리고 기준점을 재정의하도록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처럼 자신의 공간을 공유하는 글로벌 숙박 서비스처럼 인터넷 발달로 공유문화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요즘. 전혀 없던 사고방식이 새롭게 등장했다기보다는 이웃과 정을 나누고 객을 맞이하는데 넉넉했던 옛날 그 시대 풍토를 인터넷과 아이디어의 합작으로 비즈니스 모델로 승격한 셈입니다.


그 속에서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나눔의 가치를 찾기도 합니다. 이웃 사촌이란 말이 옛말이 되어버릴 정도로 고립감이 절정에 이른 이 시대에 어딘가에 속하고 싶고 공유하고픈 심리가 반영된 것일지도요.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는 마을공동체 회복, 도시재생과 연관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금융과 관련한 새로운 패러다임도 겪고 있습니다.

금융과 기술의 융합으로 생긴 핀테크라는 경제용어는 낯설긴 하지만, OO페이 같은 결제시스템을 들어봤거나 사용하고 있다면 이미 새로운 금융시스템에 발을 들인 겁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금융 개념을 파괴한 핀테크는 지갑, 통장이 사라질 미래의 시작일 겁니다.


핀테크에 대한 개념은 저도 잘 알지 못했던 건데 단순히 결제, 송금 외에도 P2P 대출이라든지 신용도 파악 기술 쪽은 놀랍더라고요. 빅 데이터를 이용한 개인의 신용 평가 기준 자체가 달라질 것을 예상하니 우리 아이들 시대는 디지털 발자국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질 거라 예측합니다.


 

프로그래밍 중요성을 이야기한 부분도 관심 있게 읽었어요.

세계의 코딩 교육 추세와 함께 우리나라 코딩 교육 현황과 방향을 이야기하는데요.


우리 아이도 자기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느니, 스마트폰의 게임앱은 어떻게 만드는 거냐며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걸 교육할 기관 찾는 게 수월찮더군요. 뭘 하나 배우고 싶은데도 가까운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현실이라니. 구글링으로 독학하는 게 더 나을 판입니다.

제 어린 시절 잠깐 다녔던 컴퓨터 학원에서는 코딩 교육을 했습니다. 어찌어찌 프로그래밍하니 고전 게임 같은 게 만들어지고 했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는데, 정작 우리 아이 초등학교 컴퓨터 수업을 보면... '영어를 게임으로 배웠어요' 라는 말을 할 정도로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학교 컴퓨터 수업 수준은 발맞춰 따라가지 못하는 과정이 대부분이었어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된다는데 얼마나 기대치에 부합할지 모르겠습니다.


 

학부모이기도 하고, 평생교육에 관심이 많아 교육 분야 이야기는 눈 반짝이며 읽었어요.

세계적으로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인 무크 열풍에 우리나라도 바로 2015년 10월 런칭한 한국형 무크인 K-MOOC 에서 이번 달부터 강좌 오픈되었지요. 10개 대학 강좌가 공개되었는데 아직은 볼 게 부족하긴 해도 앞으로 기대는 됩니다. 학창시절 기본 교재 저자 강의를 직접 듣는 학교 학생들이 부러웠는데 이제는 갈증 해소가 조금 되려나요.


 

기술 분야와 관련해서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만든 그림 기술 정말 신기했어요. 카메라앱 의 포토 필터도 볼 때마다 신기하다는 소리하긴 했지만.

컴퓨터, 스마트폰, 사물인터넷의 복합적인 활용도 수준이 한 해 한 해 달라지는 세상이니 평범한 저로서는 앞일을 상상하지 못하겠어요. 샤오미 체중계로 몸무게를 재면 스마트폰과 연동되니 나보다 기기가 더 똑똑해 보이고. 페이스북에 접속했을 때 맞춤형 광고를 보면서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디지털 세상에 섬뜩한 기분이 몇 번 들기도 했고요. 인간의 무력감, 위기감을 배제한 기술발달은 원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런 생각조차 이해 불가한 사고방식으로 치부하는 그 날이 올 것 같네요.


이렇듯 기존의 것이 너무 많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편견, 고정관념을 지닌 채로는 이 시대에 발맞춰 살아가기 힘든 것 같습니다. 유연한 사고방식, 새로운 관점으로 변화의 숲을 보게 하는 <빅 픽처 2016>. 무엇이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 지금 이 세상 흐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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