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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빚 3억 원.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백화점 광장 벤치에 앉아 시간을 죽이는 한 남자.
음료수를 살 돈조차 없는 처지에 우연히 만난 노인이 100원을 빌려주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진행방식이 소설 형식이라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저자 역시 사업에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이 탄생되었다 하네요.
100원을 빌려 자판기에서 밀크티를 선택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남자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지금' 당장 온기를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말이죠.
'지금'이라는 점에 얽매여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노인. 그러면서 노인은 남자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
돈이란 건 사람이 그걸 가진 순간에 쓸까 말까를 제대로 선택해야 합니다. 쓴다면 언제 무엇에 쓸까 하면서요.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써버립니다. 지금 필요하니까 지금 쓰는 거라면서요. 그렇지만 돈의 세계는 그저 긍정적 사고를 갖춰다해서 굴러가는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노인과 남자의 대화를 통해 알려줍니다.
『 인간이 돈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 중 90퍼센트는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으로 인해 일어난다네. 』 - p32
여유가 없는 상태면 판단력은 더 흐릿해집니다. 서둘러서 돈을 쓰려고만 하게 되고요.
남자는 빚더미에 앉게 된 사연을 말하면서도 자기가 실패한 원인을 단지 운이 나빴을 뿐이라며 스스로 잘못한 것은 없다 생각합니다. 주변을 원망하거나 삐딱하게 바라만 봅니다.
『 부자는 신용의 힘을 알고 있어. 그래서 반드시 약속을 지키려고 하고 남의 믿음에 부응하려고 하지. 돈은 남으로부터 오는 거니까. 』 - p58
결국 신용이 있어야 돈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돈은 신용이 모습을 바꾼 것뿐이라고요. 그렇다면 신용이 바닥을 친 상태에서 누군가가 나를 믿어주는 걸 포기해야 할까요. 노인은 "인생이 변하는 건 순식간"이라고 합니다. 부자가 두려워하는 리스크는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지만 일반인은 헛스윙하는 것을 무서워합니다.
물론 남자는 기회가 온다면 분명 나는 잘할 수 있겠다는 심리로 사업을 시작했었습니다. 말주변 좋은 친구의 동업 제안에 마침내 기회가 왔다는 확신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는 돈의 성질, 돈이 지닌 서로 다른 이면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 꽤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돈을 소유하는 것이 목적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돈에 소유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기에 돈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잘 사용해야 하는 거라고요. 내가 신용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나 물건을 믿을 수 있는지 분별하는 힘의 중요성도 알려줍니다.
『 가치를 분별하는 힘이란, 상대방이나 물건을 신용할 수 있는지를 분별하는 힘을 의미해. 』 - p108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 돈이란 사고와 행동의 결과가 그대로 드러난 산물이라고요. 한 달 영수증을 모아보면 생활습관이나 취미, 성격을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돈의 지배를 받으면 주변이 보이지 않게 된다 해요. 자신이 돈을 어떻게 다루는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과 어울리는 방식이야말로 나의 인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는 걸요. 돈의 본질을 배우는 것은 결국 나의 인격을 제대로 형성시키고 높이는 일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