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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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s 인비저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 숨은 전문가들을 의미합니다. 타인의 인정이나 명성을 제1 가치로 두지 않기에 불만은커녕 일 자체에 만족감을 사명감으로 느끼지요. 뒤에서 조용히 중책을 수행하는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입니다. 일을 잘할수록 존재는 더욱더 보이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조용한 고수들이죠. 각자 자기분야에서 뛰어나고 유능한 이들이지만 우리는 그들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비저블은 오로지 그들이 실수를 저지를 때나 시스템 미흡 등으로 잘못되었을 때만 모습이 드러납니다.


요즘 같은 퍼스널 브랜딩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풍요로운 삶과 성공적인 비즈니스 및 리더십 자질을 갖추고 자기 발전에 능할 뿐만 아니라 속한 조직까지 개선하는 특징이 있다 합니다. 타인의 인정이 아닌, 일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인비저블의 특성을 다양한 심리 이론, 철학 등으로 그 배경을 설명합니다.

 

 

 

 

 

인비저블 저자 역시 잡지사에서 사실 검증 담당자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눈에 언뜻 보이지 않는 고수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직업적 성취감과 내적 만족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인비저블의 가치관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자기 브랜드화와 과시욕 시대에 사회적 지위, 명성을 추구하기보다 인비저블의 가치관을 수용한다면 우리 경제,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길 찾기 전문가, 동시 통역사, 구조 공학자, 조향사, 촬영감독, 기타 테크니션, 조율사 등 다양한 인비저블의 사례를 통해 인비저블의 특징 세 가지를 도출합니다. 첫째, 타인의 인정에 연연해 하지 않는 태도. 둘째, 치밀성. 셋째, 무거운 책임감입니다. 인비저블은 세 가지 특성을 동등하게 구현하는 경향이 있다 합니다.


타인의 시선보다 내적 목표를 지향하며,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지식과 기술을 치밀하게 배우고 익혔고  후천적 학습을 통해 꼼꼼함과 치밀함을 갖춘 데다가 무거운 책임감까지 동반합니다.


『 고된 일을 통한 보상과 몰입의 경험은 오직 기술과 지식이라는 토대를 미리 닦아 놓았을 때에만 가능하다. 』 - p156


단순히 평범하고 대접받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지니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예요. 그럼에도 대단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요. 그저 꽤 잘하는 정도로는 부족하지만 우리는 점점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아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 가고 있다 합니다. 아마추어들의 세상이라고요. 하지만 인비저블은 아마추어는 도달할 수 없는 전문성을 얻기 위해 매진한 사람입니다.

 

 

 

『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본능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만 기꺼이 책임을 떠안거나 혹은 그렇게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과 개인의 성취감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  - p127


요즘은 하다못해 SNS로 결별하는 세상이라 책임 의식 부재가 심각합니다.

 

 

 

 

<인비저블>에서 소개하는 인비저블은 성공과 성취감을 연결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분야에서는 엄청난 유명인이기도 하고요. 그저 대중의 관심이나 이목을 바라지 않을 뿐입니다.


일 자체에서 순수한 만족감을 얻는 인비저블을 우리는 동경하며 우리가 내심 추구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번번이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관심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 살며 돈과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을 원하면서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힘들고 지루한 일을 하는 것은 꺼립니다. 

 

 

 

일을 통해 인정받기보다 일 자체에서 보람을 얻는 것이야말로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인비저블은 내적 기준에 따라 만족감을 얻으면 흡족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비저블의 특성을 얻기 위해 반드시 인비저블이 될 필요는 없다 합니다. 타인의 인정이나 높은 보수처럼 외적 보상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히려 내적 목표를 지향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러니 가능하면 일을 하면서 스스로 격려하고 자긍심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증폭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점점 외부의 인정과 찬사를 통해서만 자존감을 얻는 시대입니다. 자기 브랜드에 힘쓸 수밖에 없는 시대에서는 그것이 우리 자신을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기 브랜드화에 빠졌다 실패한 사례들도 알려주고 있어 새겨들을 만 했습니다.


사적인 삶과 직업적 삶을 통합하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자기 브랜드를 성장시킨다는 것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꾸 잊는 시대입니다. 그것은 그저 자기 홍보 능력일 뿐인데 말입니다. 비록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일에 집중할 때 금전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확보하고 나아가 직업 면에서 자긍심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인비저블은 강조합니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처럼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 특성에 따른 인비저블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마침 우리나라 교수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몇 가지 사례가 언급되어 있어 더 이해가 쏙쏙 되었네요. 우리나라는 자랑하거나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을 경시하는 집단주의 문화였지만, 점점 미국식 개인주의 문화로 이동 중이라 합니다. 과시와 겸손 태도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토로하지만, 과연 현실에서 쉽사리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외재적 가치를 추구하며 내재적 가치를 잃고 있습니다.


 

 

 

일을 통해 지속적인 행복과 성취를 얻는 삶이라니. 진정한 행복은 내면에 있다는 걸 실천한 인비저블의 모습에 부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겠지요.


내 일, 내 가치를 측정하는 수단과 기준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남의 인정이냐, 나의 만족이냐 사이에서 인비저블의 삶과 가치를 통해 진정 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내면적 만족과 외면적 풍요를 조화롭게 한 삶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인비저블>에서는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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