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과자 - 나는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꿈꾼다
김규흔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국가지정 한과 명인이자 국내 최초이면서 아직은 유일한 대한민국 한과 명장 1호 김규흔. 평생 한 가지 일에 매달린 한과 인생 34년, 명인과 명장 칭호를 얻었습니다. <한국의 전통과자>는 요리책이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를 담은 책입니다. 물론 한과 레시피도 있지만요.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꿈이 실현되길 바라며 우리 전통과자인 한과의 모든 것을 김규흔 명장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제삿날이면 유독 눈독 들인 산자, 유과. 알록달록한 색동옷을 입은 사탕인 옥춘은 색깔과 비교하면 생각했던 맛이 아니어서 한 번 먹고 더는 안 먹긴 했지만요. 지금도 저는 일반 과자보다는 약과, 유과, 강정 종류를 더 좋아합니다. 어머니 댁 근처에 땅콩강정을 만드는 곳이 있어 1년에 한차례 택배로 배달해 먹을 정도지요. 

 

 


 

그런데 사실 한과라고 하면 그동안 제수, 명절선물용도로만 생각해 온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제과회사에서 만들어내는 약과 외에는 흔한 편의점에서도 보기 힘들고요. 우리의 전통과자이지만 일상에서는 흔히 접하지 못하는 음식입니다. 한과가 대중에게서 멀어진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전통 한과의 맥을 이어 한과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몸 바치는 김규흔 명장의 노력이 그래서 더 반갑기도 합니다.

 

 

<한국의 전통과자>에는 한과의 전통, 한과의 종류와 만드는 법 등 한과의 모든 것을 알려줍니다. 마카롱, 브라우니, 월병 등 세계의 유명 과자도 함께 소개하고요.  과자의 역사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데 생각외로 우리 한과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더군요. 삼국유사 김유신전에 이미 과자 존재가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요. 단순히 기호식품 외에도 제사, 혼례 등 잔치와 의례음식으로 숭상되어온 전통 과자입니다. 한과가 얼마나 인기였는지 한과 금지령까지 있었다네요.

 

 

『 세상에는 수많은 음식이 있고,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들도 많지만 한과처럼 인간의 평생을 두고 인생의 중요한 자리마다 떡 하니 제자리를 차지하며 삶과 동행하는 형태의 음식은 드물다. 』 - p49


천연재료, 정성 가득, 모양도 예쁘고, 무채색에서 화려한 것까지 색깔도 예쁜 한과는 색소, 방부제, 식품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름답고 화려한 색을 내면서도 그 어떤 인공적인 식품첨가물 없는 건강식품입니다. 게다가 한과는 국산 농산물이 주원료인 한국의 전통식품입니다. 그 재료만해도 곡류, 씨앗류, 콩류, 견과류, 과실류, 채소류까지 다양합니다. 색과 향과 맛을 내는 것도 모두 자연재료들이고요. 오직 자연이 준 재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전통과자입니다. 

 

 

한과의 종류도 정말 많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에게도 그나마 눈에 익은 약과가 포함된 유밀과, 유과, 숙실과, 다식, 과편, 정과, 엿강정 이렇게 크게 7가지로 구분한다고 합니다. 그 안에는 친숙한 이름과 모양도 있고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들도 많더군요.


만드는 법을 소개할 때에는 기함했네요. 특히 유과는 한과 중에서도 시간과 정성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 합니다. 옛날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요즘은 기계로 쉽게 만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한과의 꽃이라 불리는 유과를 이제는 허투루 바라볼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한과 레시피도 소개하는데 유과는 솔직히 정성이 가득 담겨야 해서 선뜻 도전하기엔 어려워 보였지만 나머지는 할만해 보입니다. 우리 아이 입맛이 다행히 이 엄마를 닮아 인공 맛이 강한 과자보다는 이런 전통 음식 쪽으로 입맛이 트여있어서 다양한 한과 레시피로 주전부리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네요. 특히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 때 저는 생강정과를 챙겨 메슥거리는 속을 진정시키는데, 이 책에도 정과류 레시피가 나오니 응용해봐야겠어요.  



아래 사진은 김규흔 명장의 혼이 담긴 한과 작품입니다. 예술 작품이네요. 자연이 준 것으로만 이렇게 만들어낸다는 것, 참 놀랍습니다.

 

각 나라의 음식과 음식문화에는 역사, 국민성, 민족성, 예술이 깔렸다지요. 한과는 자연을 말하고 있고, 조상의 지혜와 자연의 미, 자연의 혜택이 담겨 있습니다. 전통 주전부리인 우리의 한과 역시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전통과자>는 한과 레전드 김규흔씨가 한과 명장으로서의 사명을 다 하는 간절한 노력이 담긴 책입니다. 전통 한과의 맥을 잇는 것은 물론 새로운 한과 개발을 위해 땀 흘린 에피소드를 통해 그분의 끝없는 연구와 개발 의지에 감탄하게 됩니다. 이번 설맞이 선물로 일본 전통과자인 화과자를 선물 받았는데 화려한 색감에 눈은 즐거웠지만, 제 입맛은 역시 한과 쪽인지... 한과의 담백한 맛이 더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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